아부. 아첨 (천성적으로 이런 것들한테는 알레르기가 있다 -_-)
거짓말 (미안하게도, 나는 귀신같이 안다. 다만, 알면서 모르는 척 할 뿐..)
건방짐 (싸가지 없는 건 절대 용서 못 한다. 그게 매력이라고? '시니컬'과 '싸가지'를 혼동하지마)
간보기 (유감스럽게도, 나를 저울질하거나 시험해보려고 한다는 것을 이미, 말하는 시점에서 알고 있다)
이용하기 (본인들은 내가 보기 좋게 속았거나 당하고 있다고 착각들 하고 있겠지만, 내가 자신들 머리 위에
있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 머리 위에 있으니 안 보이겠지, 상대방이 어떤 생각인지)
딱히, 욕하거나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저런 사람들을.
오히려 재밌다.
인간 관찰에 더욱 더 가산점을 줄 뿐이니까.
단지, 나한테는 안 통한다는 것을, 그들은 몇 번을 반복해도 깨닫지 못한다. 쯧.
<아부,아첨>편
몇 년 전 일이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는 중소기업 치고는 꽤 큰 편이었는데, 그러다보니 거래하는 협력업체나 하청업체가
많았다. 그 중 한 업체는 아주 소규모여서 사장이 직접 다리품을 팔며 영업을 했었다.
내가 그를 좋아했던 건 늘 밝은 표정과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의 예의바름이었다.
당장 일본에 던져놓고 일본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 친절과 굽히는 태도가 과하기도 했었다.
아, 한국에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자신의 회사를 위해 자존심도 버리고 늘 최선을 다하고 성실한 사람.
나는 한 번도 그가 가식적으로 그런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가끔 그 과한 행동이 부담스럽긴
했어도. 그래,천성이 아부/아첨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솔직히 거북하긴 했다.
그의 행동은, 거의 아부에 가까웠지만, 나는 그의 성실함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기에 그냥 넘어갔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그와의 사적인 술자리에서 심한 배신감을 맛보았다.
회사에서는 그렇게 (심하게는 굽실거린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예의바르게 행동하더니,
사석에서 술자리 하는 것을 뭔가 착각했나 보다.
갑자기 말부터 놓는게, 마치 오래 전부터 나하고 친구 먹은 것처럼 허울 없이 행동하는 거다.
처음엔,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점점 가관이었다. 앚은 자세는 건방져졌고, 평소와 달리 터프한 척
말하는 말투도 거슬렸고, 무엇보다 자신이 옛날에는 한 가닥 했던 야성미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었다.
아니다. 내가 좋아했던 건 그의 사근사근한 성격이었지, 이렇게 거들먹거리는, 두 얼굴의 사나이가 아니다.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바로 일침을 가했다.
"우리가 그렇게 말 놓을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 평소와 좀 다르네요?"
그리고 그 이후, 내 전매특허인 냉정한 잔소리가 시작됐다. 그러자, 그는 바로 언행이 바뀌었다.
아, 정말 실망이었다. 오랫동안, 그는 다를 것이라고. 그가 하는 행동들은 아부나 아첨이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던 내 마음에 그런 배신도 없었다.
<거짓말>편
솔직히, 거짓말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기에.... 말 꺼내기도 싫다. ㅡ.,ㅡ
특히, 나이 먹어가지고 뻔한~~ 거짓말 하는 거 보면, 기가 차다 못해 한 방 날려주고 싶은 욕구가..;;;
<건방짐>편
솔직히, 나도 약간은 건방진 구석이 있는 사람이 그저 착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매력적이란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적당히 해야지. 아무한테나 들이대면 쓰나?
사람들이 좋다고 좋다고 하니까, 모두가 다 자기를 좋아하는줄로 착각하고서, 아무한테나 건방 떠는
인간들이 있다. 자기의 무례하고 시건방진 언행이 모두에게 다 용서되는줄 알고 있는 공주병/왕자병들.
(알라딘에도 있다. 솔직히 알라딘 마을 생활 4년만에 처음 겪는 불쾌함이었다)
얼마 전 일이다. 새로운 외국친구를 만들까 해서 가입한 사이트가 있는데, 내게 맞는 친구를 찾아주기도 하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채팅도 할 수 있다. 채팅창에 누구 있나 구경삼아 멍~하니 있다보면 채팅 신청이 계속
들어온다. 첫 번째는 모로코, 두 번째는 터키, 세 번째는 미국이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동시에 신청 수락
하고 채팅을 했었다. 근데 문제는 그 미국놈이었다. 내 이름을 물어봤으면 지 이름도 말해야 예의지, 자기 소개
홀랑 건너뛰고 지가 하고 싶은 질문만 들이부었다. 물론, 모로코도 처음에 똑같이 그랬지만, 내가 뭐라 하니까
바로 시정했고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놈은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나 : 당신은 매너가 없군요. 당신은 아직 이름을 말하지 않았어요.
(이미, 이 시점에서 처음 만난 사람한테 물으면 예의에 어긋나는 질문들을 몇 개 해놓은 상태다 -_-)
그 놈 : 당신이 내 이름 안 물었잖아요.
나 : 당신이 나한테 채팅 신청 했거든요? 그럼, 먼저 이름 말해야 되는 거 아닌가? (아쉬운 놈이 누군데!)
그 놈 : 나는 상대방이 묻기 전에는 먼저 이름 말 안 해요.
(뭐시라 ㅡ.,ㅡ^ 나는 너무 기가 찼다. 미국놈치고 이렇게 말하는 인간은 처음이다.
한국에서야 이런 경우 흔하다 치지만, 영어권 나라 사람한테 영어로 들으니까 더 열 받는다)
내가 뭐라고 한 마디 더 하자, 그 놈은 같은 말만 되풀이 하면서 뭐라뭐라 변명을 했다.
나는 OK, bye 하고 채팅창에서 나와버렸다. 얼굴도 별로 잘나지 않은 놈이 어디서 그런 거만함이 나오는지.
한국 또한 만만치 않은 인간들이 있는데, 이거 말고도, 겪은 많은 일들을 떠올리면, 혈압만 올라간다.
<간보기>편
몇 달 전이었다. 국가 혹은 공기관에서 내놓은 부동산 경매를 전문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느 날 저녁, 내게 이런 소리를 한 적이 있었다.
"L님은 법쪽으로도 좋아하고, 적성이 잘 맞아서 잘할 것 같은데, 경매 한 번 해보실래요?
(예를 들면) 10억짜리를 절반 가격도 안 되서 구매하니까 이득이 많아요~"
이게 웬 실없는 소린가 싶어서 나는,
"글쎄요, 지금은 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몇 년 뒤에 생각해볼게요."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자마자 그가 하는 말이,
"역시~ 죄송한데요, 제가 테스트 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대답하나 궁금해서 물어봤거든요.
근데 정말 다르네요. 남들은 이런 제안 쉽게 안 들어오기 때문에, 이런 경매는 일반하고 달라서 기회도 없고,
보통 이러면 덥썩 물거든요. 근데, L님은 바로 잘라 버리시네요. 흐흐흐.."
이 인간은 이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ㅡ.,ㅡ 내가 이 때 이 소리 듣고 머리에서 줄이 딱 끊어졌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내가 그 때는 아직 그렇게 친하지 않아서 속으로 삭히고 꽤나 곱게(?) 대꾸해줬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나한테는 씨알도 안 먹히니까 테스트 할 생각일랑 마세요"
그리고 얼마 전, 두 달에 걸쳐 겨우 과외를 끝낸, 올해 고 1이 되는 남학생은 2월달 중순쯤에 이런 적이
있었다.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길래, 어디냐고 문자를 보내니까, 늦게 일어났단다.
그래서 언제 오냐고 했더니, 점심쯤에 중학교 때 선생님이랑 영화 보러 가기로 했단다.
그래서 내가 '그럼, 푹 쉬어. 그 대신 내일 두 배로 한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잠시 후에 약속 취소 됐다고
공부하러 온단다. 쯧쯧쯧.... 감히 날 간보려 하다니, 넌 아직 한참 멀었어, 이 놈아~ ㅎㅎㅎ
<이용하기>편
글쎄...사회생활 12년차다 보니...(그간 고생한 거 생각하면, 2,30년은 한 거 같다,큭...)
거기다 다양한 일을 해봐서...워낙 많은 군상들을 만나서.
딱히 뭐 하나 집어서 말하기엔 너무나 많다. -_-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서툴러서 표가 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인다.
경륜이란 길이가 중요한게 아냐. 압축파일처럼 얼마나 밀도 있게 경험 했느냐에 따라 틀린 거야.
사람에 치이고, 세상에 치이다 보면 이 나이에도 닳고 닳더라. ㅡ.,ㅡ
몰라서 가만 있는줄 아니?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단다~♡
바보들.
지구는 정말 재밌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