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둘 다 욕심 부리기가 힘들다.
나한테만 맛있는 글을 쓸 때는, 며칠이고 잠도 자지 않고 써내려갈 정도로 속도가 멈추지
않는데다 정신적 쾌락이 최고조에 달한다.
'먹고 싶은 욕망'과 '자고 싶은 욕망'을 모두 누르고 오로지 '쓰고 싶은 욕망'만 가득해져서
나의 뇌는 끊임없이 천연 각성제를 분비하곤 한다.
내용에 막힘 또한 없다. 생각나는대로 다다다다다닥 쓴다.
아무런 제약 없이.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만족감도 충족시켜 주려는 글을 써야 할 때는,
쓰는 도중 수시로 손가락이 멈추고 만다.
이것이 주제에서 벗어났나?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는 않나?
이 부분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아, 이 부분은 내가 좀 지겨운데. 쓰기 싫은데...
그러다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종종 딴짓 하게 된다.
이 책 저 책 먹거나, 재미도 없는 영화를 보거나...
알라딘에 뭐 새로운 글이 올라왔나 기웃거리기도 하고...
글이란 것은, 의욕이 있을 때 샘솟는 영감과 함께 씌여져야 맛있는 글이 만들어지는데
나는 지금 너무 의무적으로 쓰는 건 아닐까.
천성이 청개구리라, 약간이라도 의무적인 기분이 들면 하기 싫어진다. -_-
기한을 옮길까?
아니지, 다음 번 기한에는 내가 다른 일로 바빠져서 또 손을 놓기 십상인데....
이런 저런 잡생각들을 머금은 채 다시 썼다.
나한테 맛없는 부분을 지나고 나니까 이제 좀 속도가 나는 듯...
뭐든지 어느 하나만 만족시켜 줄 수는 없음을 새삼 깨닫는다.
여지껏 나만을 만족시켜주는 글을 써왔는데..
하지만 쓰는 본인도 즐거워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데...어렵다. 쩝.
ㅡ.,ㅡ
에라,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나 마저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