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둘 다 욕심 부리기가 힘들다.
    나한테만 맛있는 글을 쓸 때는, 며칠이고 잠도 자지 않고 써내려갈 정도로 속도가 멈추지
    않는데다 정신적 쾌락이 최고조에 달한다.
    '먹고 싶은 욕망'과 '자고 싶은 욕망'을 모두 누르고 오로지 '쓰고 싶은 욕망'만 가득해져서
    나의 뇌는 끊임없이 천연 각성제를 분비하곤 한다.
    내용에 막힘 또한 없다. 생각나는대로 다다다다다닥 쓴다.
    아무런 제약 없이.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만족감도 충족시켜 주려는 글을 써야 할 때는,
    쓰는 도중 수시로 손가락이 멈추고 만다.
    이것이 주제에서 벗어났나?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는 않나?
    이 부분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아, 이 부분은 내가 좀 지겨운데. 쓰기 싫은데... 

    그러다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종종 딴짓 하게 된다.
    이 책 저 책 먹거나, 재미도 없는 영화를 보거나...
    알라딘에 뭐 새로운 글이 올라왔나 기웃거리기도 하고... 

    글이란 것은, 의욕이 있을 때 샘솟는 영감과 함께 씌여져야 맛있는 글이 만들어지는데
    나는 지금 너무 의무적으로 쓰는 건 아닐까.
    천성이 청개구리라, 약간이라도 의무적인 기분이 들면 하기 싫어진다. -_-
    기한을 옮길까?
    아니지, 다음 번 기한에는 내가 다른 일로 바빠져서 또 손을 놓기 십상인데....
    이런 저런 잡생각들을 머금은 채 다시 썼다.
    나한테 맛없는 부분을 지나고 나니까 이제 좀 속도가 나는 듯... 

    뭐든지 어느 하나만 만족시켜 줄 수는 없음을 새삼 깨닫는다.
    여지껏 나만을 만족시켜주는 글을 써왔는데..
    하지만 쓰는 본인도 즐거워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데...어렵다. 쩝. 

 

    ㅡ.,ㅡ 

 

 

    에라,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나 마저 먹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10-02-2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싶은대로 쓰고 싶은대로 하시는 게 맞아요.^^
개츠비는 다 드셨어요? ㅎ

L.SHIN 2010-02-21 13:36   좋아요 0 | URL
역시 그래야겠죠?
내가 즐겁지 않은데 좋은 글이 나올리 없으니까...
개츠비는 아직입니다! 결국, 어제 그냥 자버렸다눈...^^;

마녀고양이 2010-02-2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글쓰는 일을 하시는군요? 대단하다, 존경존경.. 어쩐지 글을 맛갈나게 쓰시더라니.

L.SHIN 2010-02-21 13:37   좋아요 0 | URL
'일'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직업은 아니거든요.^^;
여기에서 편하게 '일기' 쓸 때와 '제대로' 글 쓰는 것과의 갭이 너무 많아서요,
머리를 쥐어뜯고 있습니다.(웃음)

후애(厚愛) 2010-02-2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시는군요.^^
전 2년째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었는데 요즘 머리가 텅 빈 상태에요.ㅜ.ㅜ
쓰야하는데... 에고~
많이 드시면 배탈 나십니다.ㅋ 소화시키시면서 천천히 드세요~ ^^

L.SHIN 2010-02-21 13:3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직업은 아니라고..;; ^^;
후애님은 어떤 글을 쓰실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 2,3년 전인 것 같아요.
상당히 게으릅니다, 저는. -_-
개츠비는 오늘 다 먹으려구요.ㅎ~

stella.K 2010-02-2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게 그렇더라구요.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은 대중이 별로고
난 시큰하게 썼는데 사람들은 좋다고 그러고.
그래서 글쓰기가 어렵다능...ㅜ.ㅜ
그 완독하기 어렵다는 Mr.개츠비를 지금쯤 다 읽으셨겠군요. 대단해요.^^

L.SHIN 2010-02-21 14: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은....대중성이 없달까.
그럴 수 밖에 없죠. 저는 늘 독특하고 이상한 소재만 생각하고 있으니까.-_-
'독창성'과 '대중성'의 결합을 적절히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오로지 독창성만으로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유럽이나 일본이면 속 편할텐데 말입니다.
한국은 여러모로 답답한 나라입니다.

응? 근데 개츠비...원래 어려운 거였나요? 전...지루해 죽겠습니다. (긁적)

stella.K 2010-02-21 14:4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어렵거나 지루하나 이해안되기는 그게 그거 아닌가용?
그나저나 A4용지125장은 다 채우셨습니까??ㅋ

L.SHIN 2010-02-21 16:38   좋아요 0 | URL
네, 그게 그거군요.(웃음)
아아...125장 말입니까....지금 머리 뜯으며 하고 있...;;; ( -_-)

302moon 2010-02-2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말이죠,
어렸을 적의 황당한 경험이나 장난,
개구쟁이 모험 에피소드를 잔뜩 끌어와
서재에 널려놓을까 말까,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그냥 무난하게 리스트만 만들고 말아요.
맛깔나게 쓰고 싶은 욕심과,
아직은 비밀주의(;)로 남고 싶다는 생각에 갈팡질팡 상태인 거죠.
풋, 어쩌면 덤벙대고 산만한,
그리고 그다지 비밀스러울 게 없는 아이-_-로 비쳐지고 있는 걸
혼자만 모르고 있을지도?
만약, 글을 쓰게 된다면,
엘님은 달려와 맘껏 웃어주세요. :)

L.SHIN 2010-02-22 22:24   좋아요 0 | URL
기꺼이 날아가서 맘껏 웃어드리지요.
허리춤에 두 손을 얹고 등을 뒤로 제낀 다음, '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말이죠.(웃음)
그리고 가끔은 문님의 손을 덥썩 잡고 웃어줄거에요. 베시시...하고 말이죠.ㅎㅎ
일단 쓰기만 하세요!
특히 모험담 초환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