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E
* 관람일 : 2008. 08. 30
* 영화관 : 강남 CGV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좋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루하지 않고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으며 메세지가 있는
꽉 찬,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픈 그런 영화랄까.
(오랜 세월, 혼자 살면서 지구의 잡동사니를 모으는 취미를 갖게 된 월.E
외로움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로봇이나 사람이나 외로운 건 똑같나 보다)
솔직히 말하면, 내용을 모르고 보았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들 영화인줄 알았다.
그냥 재미로만 보는 가벼운 그런 애니메이션.
그러나 이 영화는 어른들이 꼭 봐야 할, 지구에 사는 인간들이 모두 봐야 할,
특히 지구의 환경 문제를 등한시 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이다.
길거리 아무 데나 침을 뱉고, 쓰레기를 버리고, 노상방뇨를 하는 이들,
공장 산업 폐수나 화학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방치하는 이들은
얼마나 이기적인가.
지금 당장 그 결과가 오지 않는다고, 어차피 자신들이 죽고 난 다음의 일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오만불손함이 아름다운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인간들을 데리고 우주를 떠돌고 있는 우주선 안에서, 월.E가 끌고 온 흙먼지를 닦고 있는
귀여운 청소 로봇. 꼬맹이에게 장난치는 월.E의 모습에서 그만 웃음이~)
영화는 코믹하고 귀여운 두 로봇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러나 어렵지 않게 지구의
문제로 마음을 잡아 끈다.
지구의 쓰레기를 정리하고 치우는 일을 하며 혼자 남게 된 '월.E'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하고 탐사를 나오게 된 '이브'
(나는 이브를 볼 때마다 삶은 계란이 떠올랐다..-_- 너무 매끈한거샴~
장담하건데, 어느 날, 사우나에서 이 영화를 보여준다면 그 날 계란 매상은 대박일 것이다)
이 귀엽고 성격 다른 두 로봇이 좌충우돌 겪는 에피소드에 빠져들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 하고 놀라거나 '에헤헤~' 하고 웃으면서 그들과 함께
지구를 위해 뛰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나도 몰르게 로봇의 말투를 따라하며 귀여운 척 해봤다.
(영화 [E.T]에서 손가락을 데고 빛을 냈다면, 여기에선 망가진 전구로 빛을 발한다.
저 빛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희망의 빛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포기하지 말라는)
이 영화에서 나오는 쓰레기장 지구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준다.
누구도 우리는 이런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위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일회용품을 물 쓰듯 쓰거나,
비양심적인 일을 하는 자가 있다면 이렇게 외쳐야 할 것이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걱정마라. 그 때는 당사자가 무안할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그들도
다른 이들을 향해 저렇게 외칠 것이다.
지구를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