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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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글쓰기 방식은 매우 독설적이다. 비판의 대상에게 결코 면죄부를 부여하는 법이 없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불독같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삶의 비루함에 잠시 우울해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속물근성도 그는 견디기 어려워한다. 어찌보면 이런 생각, 즉 자신의 속물근성을 못견뎌하면서 부르조아를 비판하는 것, 은 자칫 이율배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그런 글쓰기가 좋다. 도리어 그의 글쓰기에서 냉소와 실랄함이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의 독설은 그의 글이 살아남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와 대비되는 글쓰기는 고종석일 것이다. 고종석은 언제나 반듯하고 간결하게 글을 담아내는 재주가 있는 반면, 김규항의 글에는 언제나 분노가 서려 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권위(혹은 집단주의)에 대한 치떨리는 두려움이다. 그 결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글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다만 나는 김규항식의 글이 진보주의자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좌파이면서도 사람을 설득하는 품위있는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지향하는 것도 이런 글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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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 대중가요를 통해 바라본 우리 시대 이야기
이영미 지음 / 황금가지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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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무척이나 유쾌하게 읽었다.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는 많은 문화관련 책중에서 이 책은 단연 돋보인다. 그 이유는 그의 글이 자신의 체험과 우리 식의 연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 식이란 우리의 사례를 서구의 논의의 틀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나름의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썼듯이 대중문화까지도 서양의 것을 연구해야 폼이 나는 풍토에서 저자는 드물게 우리 가요의 가사를 중심으로 우리의 현대사를 꿰차고 있다. '동백아가씨'가 왜 금지곡이 되었는지, 소위 뽕작이라고 불리는 '트로트'가 당대에는 매우 세련된 노래로 인식이 되었다든지 등의 이야기는 단순히 가사에 대한 해석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우리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우리 현대사 연구가 더욱 폭넓게 전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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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박정희
최상천 지음 / 사람나라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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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박정희 개인을 탐사해 보겠다는 의욕에 비해 글은 정돈되지 않아 도리어 비판의 초점을 잃고 있다. 사실 박정희 개인에 대한 평가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오로지 박정희 개인에, 그것도 매우 주관적인 관점에서 비판하는데 머물고 있다. 특히 박정희의 출생비화까지 그의 성격과 연관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적어도 전직 역사학 교수의 글치고는 많은 독자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박정희를 결코 좋게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에 대한 평가는. 비록 그것이 사후라 할 지라도,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 면에서 이 책은 이후 박정희 연구의 반면교사 역할을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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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학고재 산문선 16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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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순우 선생은 우리 문화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들 중의 한 분이다. 사실 막고 살기에 급급했던 그 시절에 우리의 문화를 아끼고 보살핀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아마 한량이라는 오해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우리 문화 애호정신은 지금 고스란히 살아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는 문화사랑 못지않게 훌륭한 글을 많이 쓴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글은 그 자신만큼이나 담백하고 간결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유명한 수필인 '바둑이와 나'는 그 전형적인 예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최순우 선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문화사랑이 어쩔수 없는 한량정신에 기대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참으로 빼어나다. 이 점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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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그러나 다시...
황선홍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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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황선홍 선수가 드디어(?) 선수은퇴선언을 했다. 이제 더이상 그는 선수가 아닌 것이다. 아직 코치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조금 어색하고 그럼 황선홍 씨라고 불러야 하나? 아마도 황선홍 씨에게 지난 해 월드컵은 그 누구보다 값진 성과롷 남았을 것이다. 만약 작년 월드컵에서 그가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그는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그는 아마도 자신의 선수생활을 초라하게 접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면에서 그에게나 우리에게나 월드컵은 다행스러운 경기였음에 틀림없다. 그의 자서전에도 그의 이런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이면서 그만큼 많은 욕을 먹었던 선수가 있었던가? 한 때 그를 욕했던 입장에서 창피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는 그 어려움을 겪고 드디어 일어섰다. 이제 그는 선수의 꿈을 접고 코치라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고 하고 있다. 그의 새로운 출발에 박수를 보낸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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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자기 2004-05-2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품 평점이 1점 이라는 것이 좀 이해가 안됩니다. 리뷰 내용과 많이 차이가 나는 점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