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액션
조너선 하 지음, 김은정 외 옮김 / 김영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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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환경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현재는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내 인식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들중의 하나가 바로 <시빌액션>이다.

사실 시빌액션은 민사소송을 뜻하는 말이다. 이런 제목을 달고 있다면 십중팔구 교과서류일텐데, 뜻밖에도 이 책은 논픽션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뛰어난 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그만큼 현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보스톤 근교 화학공장에서 누출된 오염물질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법정공방을 다룬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자 변호사인 슐렉만은 오염사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쏟아붓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환경의식이 뛰어나다거나 도덕심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데, 왜 그렇데 열심히 자신을 내던졌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결국 그의 법정소송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파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옳았음이 끝내 밝혀지고 공장은 패쇄되고 만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문제를 둘러싼 대기업과 지역주민, 지역간 갈등이 어떻게 문제를 악화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있었다. 내가 환경문제데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즉 환경문제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을 둘러싼 권력관계이며, 결국 피해자는 힘없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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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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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석제 선생의 글을 처음 보게 된 것은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서였다. 얼핏보면 이런 저런 에피소드 들을 소개한 책 같지만 사실은 일관된 주제의식이 돋보였다. 그것은 주류에 끼지 못하는 사람의 삶을 남루하지만 진실되게 그렸다는 것이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직업 겪었거나(아니 지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시골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내가 가장 공감이 간 부분은 군대라면 이야기이다.

남자하면 군대, 군대하면 라면먹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면에 얽힌 이야기쯤은 하나씩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요령도 피우지 못하는 신병이 얼떨결에 라면을 얻어먹게되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다.

그러고보면 성석제 소설의 장점은 이런 묘사에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세세하고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이여기의 감칠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바야흐로 성석제 소설이 꽃을 피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서 어느샌가 잊어버렸던 이야기꾼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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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블랙잭 1 - 제1외과 편
슈호 사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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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집안 어른중 한분이 갑자기 쓰러지셨다. 별다른 병이 없으셨던 분이라 다들 깜짝 놀랐다. 부랴부랴 동네 근처의 대학병원으로 모셨다. 문제는 입원실에 모시고나서부터였다. 주치의라는 사람은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고 인턴 또한 어디있는지 알수도 없었다. 기껏 간호사들이 가끔 들어와 체온을 재거나 링겔을 놓아줄 뿐이었다.

병명도 모른 채 검사만 하는 날이 계속되었다. 감염검사에 당뇨검사, 전립선 검사, 폐렴 검사...... 그나마도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정한 날짜에 했다. 아니 환자는 아파 누워있는데 자신들 일정에 맞춰 검사나 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렇게 검사를 했으면 결과라도 알려주어야 할텐데 결과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이것들이 환자를 봉으로 아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환자가족은 아무 소리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의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검사결과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열흘 넘게 병원에 계시다 퇴원하셨다. 어떻게 보면 별 것아닌 병을 부풀려 검사비와 입원비를 뽑아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족이 길었다. <헬로우 블랙잭>은 우리 가족이 겪었던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의사가 의사다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 놈의 사회는 일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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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2
데이비드 J. 리버만 지음, 주미숙 옮김 / 창작시대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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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좋아 그 책을 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니.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책 내용 또한 제목에 걸맞게 좋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습관들이 얼마나 삶을 힘들게 하는지도 잘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대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잘못을 고치면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도 살기 좋아지는가? 나는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리 그 습관이 고쳐져도 문제는 계속 양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그리고 한 개인도 잘날 부분과 못난 부분이 어우어져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탄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에 못지 않게 자신의 장정을 개발하고 칭찬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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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풍경 - 빛샘 한국 대표 문학 30
박태원 지음 / 빛샘(Vitsaem)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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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들어 청계천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장이 청계고가도로를 걷어 청계천에 푸른 물을 흐르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고가도로를 뜯어내고 물이 흐른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겠지만, 무엇인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청계천에 의지해 살아가는 많은 서민들이다. 사실 청계천은 그 자체가 인공하천이다. 조선시대 범람의 문제와 치수차원에서 물길을 낸 것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또한 청계천은 그다지 깨끗한 물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급격한 도시화로 서울로 인구가 몰려들면서 가난한 이들이 청계천 주변에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소설 천변풍경에 잘 묘사되고 있다.

이 소설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소설이 작가의 자의적 해석이나 장황한 이야기에 의존했던 반면 이 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다.

이제 몇년만 있으면 청계천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한다. 그렇지만 청계천에 의지해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갈지 궁금하다. 그들 또한 역사의 일부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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