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석제 선생의 글을 처음 보게 된 것은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서였다. 얼핏보면 이런 저런 에피소드 들을 소개한 책 같지만 사실은 일관된 주제의식이 돋보였다. 그것은 주류에 끼지 못하는 사람의 삶을 남루하지만 진실되게 그렸다는 것이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직업 겪었거나(아니 지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시골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내가 가장 공감이 간 부분은 군대라면 이야기이다.

남자하면 군대, 군대하면 라면먹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면에 얽힌 이야기쯤은 하나씩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요령도 피우지 못하는 신병이 얼떨결에 라면을 얻어먹게되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다.

그러고보면 성석제 소설의 장점은 이런 묘사에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세세하고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이여기의 감칠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바야흐로 성석제 소설이 꽃을 피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서 어느샌가 잊어버렸던 이야기꾼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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