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助敎)라는 이름의 비정규직 노동자..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5.30

4년제 대학에는 대학원생이 조교라는 이름으로 담당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및 학위 취득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일부 학과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듣기로는 크게 달리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의 법적 지위는 어떻게 될까 ? 학생 ? 임금을 받으려고 하는 노동자 ? 글쎄다. 학과 관련 업무를 하고 일정한 금품을 받는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그 범위 안에서는 노동법의 적용도 고려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오늘 할 얘기는 그들에 관한 것이 아니니 여기서 그만두자.

한편 똑같이 조교로 불리지만, 2년제 대학에서는 4년제 조교들과는 전혀 다르다(일부 4년제 대학에도 아래에서 말하는 그런 조교들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2년제 대학보다는 덜한 것 같다). 그들은 학교에 채용되어 업무 부서를 학과로 배정받아 학교 업무 중 학과 관련 업무를 주로 하거나, 어떤 때는 학과가 아닌 부서에서도 근무하기도 한다. 앞의 경우를 주로 학과조교라고 부르고, 뒤의 경우를 주로 행정조교라고 부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모두 비정규직, 즉 계약직 노동자라는 점이다. 거의 모든 2년제 대학이 다 그렇다(다만, 노동조합이 있는 곳에서는 단체협약으로 정년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과 업무는 다른 업무와 마찬가지로 계속적이고 상시적이다. 따라서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또 하나 문제는 조교라는 이름이 갖는 데서 오는 사실상의 불이익이 만만치가 않다. 흔히들 조교라고 하면 위에서 본 4년제 대학 조교를 떠올린다. 노동자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담당 교수를 모시고 다니면서 학위나 취득하려는 대학원생"정도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2년제 대학 조교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권리 주장을 하게 되면 의아해 하는 경우를 본다. "조교가 무슨 노동자야 ?" 하면서 말이다. 조교라는 이름만으로 그들의 현실과 주장은 무시될 가능성이 있으니, 그 불이익이 적지 않다.

한 예를 들어 보자.

지금 파업 53일을 맞이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 지역의 안산공과대학에 조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있다. 그들이 하는 업무는 학교 업무다. 누구나 채용되면 그렇듯이 학교의 필요에 따라 근무 부서와 하는 업무가 결정된다. 그들은 학교 업무 중 업무 부서가 학과이고 학과 관련 업무를 주로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다른 부서 근무자들도 다 마찬가지 아닌가 ?

그럼에도 그들은 다른 부서 근무자들과 달리 계약직이다. 게다가 재계약도 2회밖에 할 수 없다. 따라서 3년 이상을 근무할 수가 없다. 그들은 다른 부서 직원들보다 임금도 적다. 다른 부서 직원들이 얼마나 일을 많이 그리고 어려운 일을 하길래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대학 직원들이 하는 일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데도 말이다(이것은 나 혼자만의 판단은 아닐 것이다. 간혹 대학 직원들 입에서 직접 듣는 말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대부분이 같은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다. 교수의 권유에 따라 조교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어리다. 안산공과대학 노동조합은 19명의 조합원 중 1명이 남성이고, 18명은 여성이며, 대개 20대 중반이다.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계약기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학교가 마음만 먹으면 20대 중반에 직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많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이 어떠할까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임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이면 계약직으로 노동자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 지극히 당연하고도 누구나 요구할 수 있는 주장 아닌가 ? 그런데도 그들은 오늘로 파업 53일을 맞이하고 있고 학교는 요지부동이다.

한편 헌법은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정한 조치를 국가가 마련할 것을 정하고 있다(헌법 제32조 제1항). 그럼에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다고 볼 만한 조치를 제대로 취해 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을  "비정규직 보호법"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정부의 주장이 코메디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고, 더 멀리 더 많이 지난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 내 생각이 지나치다고 보지는 않을 거라 확신한다. 국가마저 그 모양이고 자본가(사용자)는 그렇게 하는 국가를 좋아하니, 특히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투쟁이 안타깝다.  

아무튼 조교라는 이름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안상공과대학 노동조합의 파업 결과는 다른 대학의 조교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만하다. 조교라는 이름으로 같은 학교 졸업생들을 채용한 다음, 계약직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하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하면서도 지금까지 노동조합의 요구에는 요지부동인 학교에 제대로 맞서 싸워서 노동조합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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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코메디라는 단어를 쓰고 보니, 안산공과대학에서 나를 웃게 만든 일이 있어 적어 본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집회를 하거나 유인물을 벽에 붙이면 졸졸졸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조교가 아닌 다른 부서 직원들이다.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사진 찍고 다닌다. 유인물을 찢어 버린다. 찍지 말라고 찢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초상권 침해, 사생활 침해, 집회 방해, 노동조합 활동 방해 등등..아무리 경고를 해도 소용없다. 그것이 자신들이 학교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면 칭찬을 해주어야 하나 ?  많은 사립대학, 특히 2년제 대학 중 많은 경우는 학교측과 친인척 관계, 지인 관계, 학연 관계 등이 채용을 하는 데 있어서 영향이 크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 안산공과대학 역시 예외는 아닌듯 싶다. 그래서 더 극성이었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다니. 어떻게 그런 사람을 채용할 수 있지 ?

그런데, 지난 5.16. 생각해 보면 날짜도 참 거시기하다. 그 다른 부서 직원들이 일도 안하고 모였다. 붉은 조끼를 맞춰 입고서는 보직 교수들 책상을 들어내고 학교 유리창을 부수고, 학장실을 점거하고 벽에 유인물을 붙이고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 걸었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농성을 위해 천막을 학교 건물 앞에 치려고 하니까,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밀어붙여 끝내 막아서던 그들이, 주차장 한켠에 친 천막에 전기마저 끊던 그들이,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노동조합 사무실 인터넷 접속마저 차단하던 그들이, 졸졸졸 조합원들을 따라 다니며 시비거리나 만들던 그들이, 조합원들이 머무는 곳에 그것도 마침 여성 조합원들만 달랑 4명 있었을 때 150여명이 몰려와 집기를 부수고 난리를 치던 그들이, 조합원들이 나이가 어리고 여성이라는 것 때문인지 함부로 욕지거리를 해대던 그들이,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라는 것을 만들어, 학교 집기를 부수고 본관을 점거하고 있다. 학장은 그것을 방관하고 있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유인물을 돌리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더니만, 자기를 옹호하는 직원들이, 학장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 보직교수들과 노동조합을 함부로 대하고 때려 부수어도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한다.

난 그 광경을 보고 웃었다. 이건 코메디다. 그런데 너무 쓰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어디 있을까 ?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기나 할까 ? 도대체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합리화할까 ? 너무나 미우면 오히려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데, 정말 그런가 ? 참 불쌍하기까지 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대 맞아라.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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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3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대 갖고 안되겠어요.
퍽퍽퍽=3
교육의 최전선인 학교라는 곳이 저 지경이니......

히나 2005-05-31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글 읽으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월급을 비슷하게 주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가요..

릴케 현상 2005-05-3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그 광경을 보고 웃었다. 이건 코메디다. 그런데 너무 쓰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어디 있을까 ?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기나 할까 ? 도대체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합리화할까 ? 너무나 미우면 오히려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데, 정말 그런가 ? 참 불쌍하기까지 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대 맞아라. 퍽<---요거 참 와닿습니다. 근데 저는 마지막에 화룡점정^^ 을 못해서리..퍽

숨은아이 2005-05-3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사립대학들, 특히 규모가 작을수록 문제가 많은가 봐요.
따우님/근데 사실 대학 행정직원은 별로 바쁘지 않은 것 같던데요. -.-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도록 더 적은 시간 일하는 거라면 좋지만...
스노드롭님/월급도 월급이고요, 고용이 안정되어야지요. 3년 지나면 짤린다, 이런 상태라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어요?

숨은아이 2005-05-3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댓글 쓰는 사이에 오셨네요. ^^

숨은아이 2005-05-3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_-;

비로그인 2005-05-3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교들이 힘내야 강의실이 힘냅니다. 어처구니없는 세상은 가기를.. 조교들 만세.

숨은아이 2005-05-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나침반님/대학까지 교육을 무상으로 하고, 의료의 공공성을 극대화하고, 군대를 모병제로 바꾸면서 세금을 한 소득의 30퍼센트 이상으로 늘리면... 여론이 반대할까요? -_-;
비숍님/하하... 조교란 이름은 그야말로 연구와 강의를 돕는 일을 하는 "선생님들"한테만 쓰고, 행정조교들은 정직원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어요.

2005-06-01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01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5-06-0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영세민이 세금 30% 떼면 극빈층이 될 걸요-_- 토지공개념을 도입해서 월세부담을 없애준다면야 몰라도(월세가 거의 소득의 30%네...)

숨은아이 2005-06-0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교육비하고 의료비만 해결돼도 사는 데 돈이 많이 안 들지 않을까요. 주택 문제 해결되면 금상첨화고. -_-;

릴케 현상 2005-06-0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 안 낳을 거고^^ 의료비는 죽을 병 걸리지 않는 이상 평상시 생활비에는 포함 안 되지 않을까요 매달 나가는 돈은 집세밖에 없을 듯...

숨은아이 2005-06-0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문제까지 해결된다면야 세금을 50퍼센트 뗀다고 해도 환영이에요. :-) 몫돈을 모으려고 기를 쓰는 게 다 집, 그리고 부모님이나 내가 언제 큰병 걸릴지 모르기 때문 아니겠어요.

릴케 현상 2005-06-0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그럼 저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재 비정규직들이 받는 수입 안팎으로밖에 못 받는 게 될 텐데... 전 그렇게 금욕적인 사람은 못 되는 듯...

숨은아이 2005-06-0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틀렸군. 여기선 몫돈이 아니라 목돈인데... --;

숨은아이 2005-06-0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음... 현재 비정규직의 수입보다는 많이 받으신다는 말씀? 영세민 아니네요, 뭐. ^^ 근데요, 주거와 의료비 문제가 해결되면 암보험 같은 거 들 필요도 없고, 주택 융자 갚으려고 허덕일 필요도 없잖아요. 청약부금 부을 필요도 없고, 비싼 월세 내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 결국 먹고 입고 책 사고 하는 데 쓰는 돈은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숨은아이 2005-06-02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훙=3

릴케 현상 2005-06-0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전에 얘기한 것 같은데^^ 천만다행히도 저는 정규직입니다. 5인이하 사업장. 가령 전번에 발마스님(을 거론하는 건 용서하시길^^)이 한달 책값으로 70만원 가량 든다고 하더군요. 근데(저를 포함한) 일부 사람에게 그보다 적은 돈으로 '먹고 입고 책 사고' 하는 걸 감수하라는 것은 정당한 요구일까요? 제 생각에 일부 사람이 자신이 그런 삶을 살겠다고 얘기하는 건 뭐 아름답다고 할 수도 있지만, 소득격차를 고려하지 않고(숨은아이님 글의 늬앙스는 부자들에게 돈을 걷는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숨은아이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서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을 감수하라는 요구인듯해서 이렇게 표현하게 되네요) 모두에게서 50%의 세금을 걷자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네요. 저는 위에서 +거주비까지 보장하면 제 경우에는 30%까지는 괜찮겠다는 뜻으로 말했습니다만, 입장이 다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니 어느 선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는 다르게 생각되네요. 비정규직(도 나름이긴 하겠군요 여하간)보다 많이 받으면 영세민이 아니다고 하시는데 그 개념은 제가 잘 모르겠네요^^

숨은아이 2005-06-03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1. 제가 50퍼센트 운운한 것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었을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고 즉자적으로 떠올린 대로 말한 것임을 인정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정부가 주거 교육 의료를 다 책임지고 대신 세금을 소득의 50퍼센트씩 거둬라, 라고 요구하거나 운동하진 않을 거예요.
2. 그런데 저 50퍼센트라는 수치가 튀어나온 것은, 주위에서 사람들이 주거 교육 의료에 이미 소득의 50퍼센트를 훨씬 상회하는 비율을 갖다 바치는 걸 보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녀 교육뿐 아니라 자신이 공부를 더 하고 싶다거나 셋집 이사 다니는 게 지긋지긋해서 주거 안정을 꿈꿀 때, 소득의 50퍼센트 이하에 해당되는 돈 가지고 그냥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전 별로 알지 못합니다. 노후의 주거 불안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껍데기만 남은 부모님 걱정하지 않고, 식구 누군가 큰병에 걸려 온 집안이 거덜나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제외한 소득을 온전히 만족과 쾌락을 위해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지금 먹고 입고 책 사고, 하고 싶은 것 하는 데 쓰는 돈은 소득의 30퍼센트나 될까요. 그런데 소득의 50퍼센트를 그렇게 내 맘대로 쓸 수 있다면, 전 지금보다 더 많이 저 자신을 위해 소비할 수 있을 거예요.
3. 그래서, 제 짧은 생각으로는, 그런 복지가 이루어진다면 보편적 사람들은 더 가난하지 않고 오히려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릴케 현상 2005-06-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열올린 것 같아 좀 쑥스럽네요...숨은아이님이야 깊은 뜻이 있어서 하신 말들이겠지만...저는 솔직히 금전적으로 손해보는 게 싫어서 반사적으로 흥분해버렸습니다.
물론 아주 포괄적으로 복지를 보장해 주고 부자들에게서 받아낼 걸 합당하게 걷어내는 성의를 보이고 세금을 대폭인상한다면 저도 받아들이겠지만... 숨은아이님이 고소득자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세금얘기를 하신 것이 '가난하게 살기'를 하라는 도덕적인 주장이 아닌가 하는 반감이 들었고, 포괄적인 복지가 아닌 몇가지 제한적인(거주비 등) 지원 정도만 받는 걸로그렇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데 대해서는 실업상태 등에 대해선 보장도 안해주면서 저축은 불가능해질 거라는 생각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여하간 숨은아이님이 노동이나 복지문제에 대해 저보다는 생각이 많으신 줄이야 잘 압니다^^ 저는 가끔 조건반사를 하는 편이죠...

숨은아이 2005-06-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경솔하게 말한 탓이군요. 다만 "가난하게 살기" 이야기라면, 평소 미국처럼 풍요로운 약육강식 사회보다는 노르웨이나 스웨덴처럼 절약하는 공존 사회가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한답니다.

릴케 현상 2005-06-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숨은아이님이 경솔한 것 아니에요...
 
 전출처 : stella.K > 정감있는 순수 우리말

 

 
 
   [출처 :우리말사랑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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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

심사가 비뚤어져 하는 짓이 험상하고 남의 일에 헤살을 잘 놓는 사람”을 “불땔꾼”이라 한단다. 불땔꾼이라, 굴뚝에 연기 나도록 불을 때는 이, 곧 남의 화를 북돋우는 사람이라는 뜻인 모양이다. 영어로 하자면 바로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가 아니겠는가.

트러블메이커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부정 비리 편법이 으레 관습이 되어 있는 걸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어가지 않고, 그것에 따지고 저항하는 사람들은 공연히 소란을 일으키는 불땔꾼 취급을 왕왕 받는다. “좋은 게 좋은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대체 누구에게 좋은 것이 무엇에 좋단 말인가? 하지만 나도,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아서, 나한테는 해당 안 되니까, 또는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식으로, 그냥 넘어가고 묻어가곤 한다. 이래서야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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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30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사람이군요^^

하이드 2005-05-3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말은 해야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할 수 없지만, 때로는 의견을 내는것조차 말대답이나, 불복종이나, 버르장머리 없음으로 여겨지는게 너무 싫습니다. 어느정도의 융통성은 있어야하겠으나, '말'을 꺼낼 수 조차 없다면, 불땔꾼이 되고, 왕따가 되더라도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게 비록, 고작, '말을 꺼내는 것' 밖에 안 되더라도요.

릴케 현상 2005-05-3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을 꺼낼 수조차 없을 정도라면... 조용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_-

숨은아이 2005-05-3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ㅎㅎ
하이드님/멋져요. 말을 꺼내는 것, 그게 시작일 테니까요.
산책님/사실 말을 꺼낼 수조차 없는 경우는, 사람들 스스로 말 꺼내기를 포기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무력감에 사로잡혀 스스로 포기하는 것, 그게 제일 무서워요.

릴케 현상 2005-05-3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걸 어떡해 흙흙

어룸 2005-05-3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무서운 걸 어떡해요~ 흙흙
암튼 '불땔꾼'이란 단어 맘에 들어요! 앞으론 '트러블메이커'란 말 안써야쥐~룰루루~^^

숨은아이 2005-05-3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제가 몇 번 대들어본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들도 우리를 무서워한다구요.
투풀님/ㅎㅎ 성공했당. d(^^)b

릴케 현상 2005-05-3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번 대들고 잘렸어용

숨은아이 2005-05-3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잘하셨어요. (아니 이게 무슨 소리?) 음, 아픈 경험이 있으시군요. 그게, 대드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더라구요. 전 면접 자리에서 대들었다가 짤렸죠... ㅎㅎ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

돈으로 벼슬을 산 사람을 “멍첨지”라고 한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돈으로 벼슬을 산 개 같은 놈”이란 뜻이다.

그런데 보리 따위 곡식을 주고 벼슬을 산 사람을 “보리동지”라고 한다. 동지(同知)가 무엇일까? 찾아보니 “동지중추부사”의 준말이다. 조선시대 중추부에 속한 종2품 벼슬이란다.

전에 보니 멍첨지 할 때의 첨지(첨지중추부사의 준말)도 중추부의 정3품 벼슬이랬는데, 왜 자꾸 중추부에 속한 벼슬 이름이 이런 말에 쓰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중추부를 찾아보았다.

중추-부(中樞府)
「명」『역』 조선 시대에, 현직(現職)이 없는 당상관들을 속하게 하여 대우하던 관아. 세조 12년(1466)에 중추원을 고친 것으로, 일정한 사무나 실권이 없었다.

으하하, 그러니 중추부에 속한 첨지니 동지니 다 명예직이었구나. 실권 없이 감투만 쓰는 벼슬이다. 그러니 돈 받고 팔아먹기 딱 좋은 관직이렷다. 대학에서 팔아먹는 "명예박사"와 비슷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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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5-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건희가 멍첨지인 거죠?

릴케 현상 2005-05-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예박사라:)

숨은아이 2005-05-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사실 이건희의 경우, 본인이 돈으로 사려 했다기보담 대학 쪽에서 팔아먹으려고 안달이었단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땜에 멍첨지라 하기도... ^^a
산책님/그냥 그렇단 이야기죠. 사실 명예박사보담, 선거 때 각 정당에 돈 바치고 공천 받는 이들이 더 이쪽에 가깝죠.

릴케 현상 2005-05-3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걔들은 실권이 있잖아요...

어룸 2005-05-3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냥첨지, 찍첨지, 꿀첨지, 메첨지 등등으로 활용할수 있겠어요!! ^^

숨은아이 2005-05-3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아, 제 말은요, 예전에 첨지, 동지 같이 실권 없는 관직이 돈으로 팔아먹기 좋았겠다는 뜻이에요. 멍첨지가 꼭 실권 없는 사람만을 가리키진 않겠지요.
투풀님/오오, 정말 놀랍습니다! 맞아요!! >ㅂ<
 

지난주 제주도에 갔을 때 서귀포에서 다시 중문 쪽으로 오면서, 차창 밖으로 “서복전시관”이 있는 걸 보고 지나쳤다. 서복전시관이 뭐냐고 기사 아저씨께 여쭈니, 옛날 중국 사신인 서복이 제주에 왔다가 저 포구로 돌아갔단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니까 최근에 저 전시관이 생겼다 한다. 그런데 오늘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을 읽는데, 서불(徐市)이란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서불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보낸 사자(使者)로서 우리나라에도 동정녀 500명을 거느리고 삼신산에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고 한다. 예로부터 동양의 이름난 약초들이 많이 나는 땅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인지라 유달리 진시황의 불로초에 얽힌 얘기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서귀포라는 지명에 대한 얘기다. 서귀포라는 지명은 서불이 제주도에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가 이곳에서 중국으로 돌아갔대서 ‘서불이 돌아간 포구’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중략)
‘서불’의 한자 표기는 ‘서시’지만 읽을 때는 ‘서불’로 읽는다.

아하, 서귀포가 서(徐)불이 돌아간(歸 : 귀) 포구(浦)란 뜻이라고. ^^ 지금 서귀포는 한자로 西歸浦라고 쓴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재미있다.

서복과 서불이 같은 사람인 모양인데, 서복이 맞나, 서불이 맞나? 엠파스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서복 [徐福, ? ~ ?]

중국 진(秦)나라 도사. 서불(徐市)이라고도 한다. 제(齊)나라 출신으로, 제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신선설(神仙說)을 퍼뜨려 진나라 시황제(始皇帝)의 환심을 사 거액의 원조를 받아 수천명의 동남·동녀를 이끌고 동해 가운데 있는 삼신산(蓬萊·方丈·瀛洲)으로 신선과 불로장생의 신약을 찾아 나섰다. 나중에는 바다신과도 싸운다고 하여 군사적 지원을 받았다. 그는 바다 위에서 어떤 넓은 육지(일설에 亶洲라 함)를 발견하고, 그 지역의 왕이 되었다고 전한다.

삼신산 다음의 괄호 안에 ‘봉래·방장·영주’라고 한자로 쓰여 있는데, 영주는 제주도의 옛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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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5-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방폭포쪽 안갔어요? 대부분 거기서 '서귀포'의 유래를 얘기해주는데...
서귀항에서 문섬, 섶섬, 범섬을 보는 것도 예쁘고.... 천백도로를 지나치다 중간에 멈춰 바라보는 남쪽 바다도 이쁘고요.....(가고 싶다~ ^^;)

숨은아이 2005-05-2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갔는데, 기사분이 따로 설명해주진 않으셔서... ^^ 서귀항도 예쁘더라구요. 바다와 강이 이어지는 목에 배들이 정박해 있는 게 참 예뻐서 사진 찍고 싶었는데 차로 지나는 길이라...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