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

돈으로 벼슬을 산 사람을 “멍첨지”라고 한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돈으로 벼슬을 산 개 같은 놈”이란 뜻이다.

그런데 보리 따위 곡식을 주고 벼슬을 산 사람을 “보리동지”라고 한다. 동지(同知)가 무엇일까? 찾아보니 “동지중추부사”의 준말이다. 조선시대 중추부에 속한 종2품 벼슬이란다.

전에 보니 멍첨지 할 때의 첨지(첨지중추부사의 준말)도 중추부의 정3품 벼슬이랬는데, 왜 자꾸 중추부에 속한 벼슬 이름이 이런 말에 쓰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중추부를 찾아보았다.

중추-부(中樞府)
「명」『역』 조선 시대에, 현직(現職)이 없는 당상관들을 속하게 하여 대우하던 관아. 세조 12년(1466)에 중추원을 고친 것으로, 일정한 사무나 실권이 없었다.

으하하, 그러니 중추부에 속한 첨지니 동지니 다 명예직이었구나. 실권 없이 감투만 쓰는 벼슬이다. 그러니 돈 받고 팔아먹기 딱 좋은 관직이렷다. 대학에서 팔아먹는 "명예박사"와 비슷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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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5-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건희가 멍첨지인 거죠?

릴케 현상 2005-05-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예박사라:)

숨은아이 2005-05-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사실 이건희의 경우, 본인이 돈으로 사려 했다기보담 대학 쪽에서 팔아먹으려고 안달이었단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땜에 멍첨지라 하기도... ^^a
산책님/그냥 그렇단 이야기죠. 사실 명예박사보담, 선거 때 각 정당에 돈 바치고 공천 받는 이들이 더 이쪽에 가깝죠.

릴케 현상 2005-05-3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걔들은 실권이 있잖아요...

어룸 2005-05-3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냥첨지, 찍첨지, 꿀첨지, 메첨지 등등으로 활용할수 있겠어요!! ^^

숨은아이 2005-05-3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아, 제 말은요, 예전에 첨지, 동지 같이 실권 없는 관직이 돈으로 팔아먹기 좋았겠다는 뜻이에요. 멍첨지가 꼭 실권 없는 사람만을 가리키진 않겠지요.
투풀님/오오, 정말 놀랍습니다! 맞아요!!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