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
돈으로 벼슬을 산 사람을 “멍첨지”라고 한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속담에서 나온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돈으로 벼슬을 산 개 같은 놈”이란 뜻이다.
그런데 보리 따위 곡식을 주고 벼슬을 산 사람을 “보리동지”라고 한다. 동지(同知)가 무엇일까? 찾아보니 “동지중추부사”의 준말이다. 조선시대 중추부에 속한 종2품 벼슬이란다.
전에 보니 멍첨지 할 때의 첨지(첨지중추부사의 준말)도 중추부의 정3품 벼슬이랬는데, 왜 자꾸 중추부에 속한 벼슬 이름이 이런 말에 쓰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중추부를 찾아보았다.
중추-부(中樞府)
「명」『역』 조선 시대에, 현직(現職)이 없는 당상관들을 속하게 하여 대우하던 관아. 세조 12년(1466)에 중추원을 고친 것으로, 일정한 사무나 실권이 없었다.
으하하, 그러니 중추부에 속한 첨지니 동지니 다 명예직이었구나. 실권 없이 감투만 쓰는 벼슬이다. 그러니 돈 받고 팔아먹기 딱 좋은 관직이렷다. 대학에서 팔아먹는 "명예박사"와 비슷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