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 가족에 얽힌 수수께끼, 그리고 남자들 간의 우정이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는 과정이 어우러져, 재미있다. 무엇보다 마음으로 아끼는 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나츠미가 애틋해 좀 울었다.

"전에 몇 번인가 근처까지 가서, 일부러 길에서 스쳐 지나가 본 적도 있었지." ...

그런데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또또 그 사람도 같은 보육 시설 출신이란 건 좀... --;

이마 이치코 지음, [키다리 아저씨들의 행방] 전 2권,
일본에선 1999년 발표. 시공사에서 2000년 한국어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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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0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책은 해적판이다. --; 아직도 해적판이 버젓이 유통된다니 참 놀랍다. 해적판이 있으면 정식 수입해서 출간하기 어려울 것이다.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해적판을 샀을 테고, 독자들이 같은 책을 또 사주리라 기대하긴 어려울 테니.

해적판 책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게 독자의 양심을 지키는 것일까? 해적판은 분명 작가의 열정과 시간과 수고를 도둑질한 것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해적판이란 이유로 안 보고 버티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식 수입판이 있다면 당연히 그걸 사겠지만, 없는데 어쩌라구. 그래서 결심했다. 해적판 책을 읽고 좋았다면, 정식 수입판이 나올 때 반드시 다시 사기로. 해적판 책을 사는 건 내 즐거움을 위해서고, 정식 수입판을 다시 사주는 건 내게 즐거움을 선사한 작가에 대한 예의다.

이 책에서 처음 이마 이치코를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알았다. ^^ 今市子다.




이마 이치코의 작품집 [다섯 상자의 비밀]에는 “상자”를 소재 삼은 단편 연작 “다섯 상자의 비밀”과 다른 단편 네 개가 실렸다.



다섯 편으로 이루어진 “다섯 상자의 비밀”은 단편 연작이라고 해도 서로 줄거리가 이어진다든가 등장인물이 겹친다든가 하지는 않는다. 그저 모두 어떤 “상자”에 얽힌 이야기일 뿐.



"다섯 상자의 비밀" 첫 번째 이야기인 "일몰"의 겉장 그림이다. 그림 선이 거칠다. 해적판이라 그런가.

“도서관에서 만나고 싶어”는 “꽃구름”과 관계가 있다. “도서관에서 만나고 싶어”에 등장하는 두 연인이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꽃구름”이다.



나는 이 "도서관에서 만나고 싶어" 겉장 그림이 좋다.



그리고 "이상한 녀석들"에서 이렇게 손을 맞잡은 장면도.

모두 다정한 연애담이다. [게임]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더 좋았다. 그런데 이 책도 그렇고, [키다리 아저씨들의 행방]과 [낙원까지 조금만 더]도 모두 동성애자들이 주인공이다. 이 작가, [백귀야행]과 [해변의 노래] [외딴섬의 아가씨] 등 단편집 몇 권을 제외하고는 거의 게이를 주인공으로 삼는군. 게이 만화를 잇따라 보게 되니 세상 남자들이 다 남자만 좋아하는 것 같다. @.@ 그런데 [백귀야행]에는 어째 게이가 한 명도 안 나올까? 게이와 이성애가 공존하는 연애담이 나오면 좋겠다.

2001년 하이북스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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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아니야 !!! 2004/12/22 16:14

oh

《김상돈 만평》2004.12.22

 

 

말도 통하지 않는 자들과 뭘 협의하고 뭘 합의하겠다는 건가 ?

 

아 !

원래 자기들은 그러니까 더 이상 자기들한테 뭘 바라지 말라는 '자기 고백' ?

 

열린우리당...너희도 아니야 !!!!!

 

 

늦었지만 내일부터 여의도 단식농성에 함께 하기로 했다.

 

내 생각을 말하고 또 행동에 옮기는 것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잠재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싫어서다. 그리고 칼바람을 맞으며 배를 곯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해서다.

 

저들에게 기대할 것도 없다.

그저 우리들끼리 함께 나누면 그만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러면 그만이다. 

 


(숨은아이의 말)

* 이 글에서 "우리끼리 함께 나누면 그만이다"란 말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정말로 국보법을 폐지해야지, 국보법을 폐지하자는 뜻을 우리끼리 함께 나누면 그만이란 말인가? 제가 그렇게 말했지만 이 사람 글을 고치지 않는군요. 합의 처리다 뭐다 하면서, 친일진상규명법처럼 누더기를 만드느니 깨지더라도 원칙을 지키자는 뜻인 모양입니다.

** 옆지기는 원래 이번주 월요일부터 국보법 폐지를 위한 단식 농성에 참여할 생각이었지만, 이러저러한 일로 오늘 아침 10시 단식 농성단에 합류했습니다. 방금 통화했는데, 국회 앞에서 전경들과 한판 술래잡기를 했다 합니다. 오늘 오후 중앙노동위원회 출두할 일이 있어 잠시 다녀오고, 그 뒤로는 내내 단식 농성단과 행동을 함께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마로 아빠가 쓰러지셨군요. 몸 상하시지 말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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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23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협상은 무슨 협상이랍니까. 야합이지.

그나저나 옷 뜨시게 입혀 보내셨나요?

마로 아빠도 그리고 님 옆지기도, 다른 분들도 모두 걱정입니다.

깍두기 2004-12-2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 아이님, 저도 응원할게요. 건강 조심하시라고 전해 주세요.

물만두 2004-12-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로 아빠께서... 조선인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ㅠ.ㅠ 이게 뭔 일이야. 정말... 저 어제 민노당에 기금낸다고 했다가 엄마한테 혼났어요. 풀뜯어먹는 소리 말라고... 믿을 사람이 없는 현실이 참 아득합니다... 숨은아이님 옆지기분도 몸 조심하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2-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몸 상하시지 말아야 할 텐데. 날씨도 너무 추워지는데 걱정스럽군요.

urblue 2004-12-2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말 내내 추울거라고 합니다. 건강하시기를, 곧 이런 사태가 끝나기를 바랍니다.

플레져 2004-12-2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너무 추워요. 걱정이네요. 홧팅!!

아영엄마 2004-12-2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이렇게 추운데... 정말 옷이라도 든든하게 입고 나가셔야겠어요. 에궁... 조선인님 서재에 가봐야겠네요..

hnsfree 2004-12-23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은 추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입니다만, 농민들 걱정에 앞서 단식하는 분들 추위가 더 걱정이 되는군요. 여럿이 함께하니 마음은 따뜻하겠지요. 모두 건강하시길 ..저도 응원합니다.

숨은아이 2004-12-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로드무비님, 깍두기 언니, 물만두님, 이안님, 블루님, 플레져님, 아영엄마님, 치카님, 걱정하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얀마녀 2004-12-2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이 추운 날에... 하루빨리 폐지되길 바랍니다. ㅜㅜ

숨은아이 2004-12-2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도 고맙습니다.
 

 

[게임]은 이른바 야오이, 그러니까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 만화다. 그런데 사실 “야오이”라는 것과 그냥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 만화”를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다. 같은 작가인 이마 이치코가 쓰고 그린 [어른의 문제]는 동성애를 소재로 삼았지만, 이성 부부 가족이 깨어지면서 동성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과 연결고리가 생기는, 가족애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었다고 할까... [어른의 문제]를 가리켜 야오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야오이를 많이 본 편은 아니라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야오이는 대개 꽃미남들이 나와서 서로 끌린다는 걸 부정하고 부정하다가, 결국은 동성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줄거리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내가 듣기론 희한하게도 이런 만화를 만드는 건 주로 여성 작가, 그리고 읽는 것도 주로 여성 독자다. 실제 동성애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누가 알면 좀 가르쳐주세요.


그냥 나는, 동성애자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과정의 아픔과 고민을 그린다고 해도, 실제로는 꽃미남들이 서로 성적으로 끌리는 과정을 구경거리 삼아 즐기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도 그런 범주에 든다고 본다. 야오이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매력적인 주인공은 또 하나같이 냉소적이다. 끌리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는 일 말고는 아무 데에다가도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내 맘에 들지 않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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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4-12-2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동성애자가 일부 나오기만 해도 야오이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혼자 다른 분류로 놓아버립니다..^^;; 마리모 라가와의 <뉴욕뉴욕>도 저는 야오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다룬 만화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야오이가 원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만화이기에 아마도 실제 동성애자들은 꺼려하지 않을까요?

어룸 2004-12-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저두 새벽별님 의견에 무지하게 동감이어요!!! ^ㅂ^

숨은아이 2004-12-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슴돠! ^^

깍두기 2004-12-2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 뉴욕> <어른의 문제> 둘 다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만화들이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그야말로 순수한(?) 야오이물이란건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호기심이 생기네요. 어떤 얘긴지. <게임>을 보면 되나요?

숨은아이 2004-12-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은 야오이 중에서는 아주 품격 있는 편일 듯합니다. 그거 말고 옛날에 봤던 다른 것들은 제목이 기억 안 나네요. ^^;;
 
해변의 노래 -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 4
이마 이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 4권, [해변의 노래]에는 연작이라고 볼 수 있는 만화 세 편이 실렸습니다. 지인이 빌려준 이 책을 읽고, 마침내 대원씨아이에서 나온 이 작가의 “걸작 단편집” 네 권을 다 사기로 했습니다. 이마 이치코란 작가가 내 안에 들어오고야 말았어요.

때는 (언제일까?) 중세 중국? 사람들 눈에 도깨비가 보이던 시대입니다. 최근 이 작가가 인기리에 발표하고 있는 [백귀야행] 연작에선 인간 사이에 섞여드는 요마가 조금은 무서운 존재이지요. 그런데 이 작품에선 사람들이 도깨비를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눈 마주치지 마. 건드리지 않으면 해코지를 하지 않아.” 또 이렇게도 말하지요. “예전엔 도깨비와 사람이 서로 돕고 살았지.”

이 사람들이 입은 옷은 청나라 때와 비슷한 듯... 후기에서 작가는 “역사극풍 엉터리 판타지”라고 말합니다. “엉터리니까 시대 배경도 필요 없고, 판타지니까 뭐든지 다 있고...”

아무튼 옛날 옛적, 사람들이 농사를 짓거나 칼을 쓰며 살아가던 시절, 가뭄이 혹심해지자 마을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젊은(어린?) 여자 한 명을 멀리 산 너머 사막 건너에 있는 ‘취호’로 보냅니다. 취호에는 물의 신인 하백(아시지요? 우리 고구려 신화에서 주몽의 어머니가 하백의 딸인 유화잖아요. 하백河伯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신이지요.)이 산다 합니다. 그러나 기우제는 기록에만 나올 뿐, 실제 제례를 지내는 방식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마을을 위해 기우제를 지내러 가는 여자는 그 먼 길을 한 발 한 발 걸어서 갑니다. 도중에 말이나 배를 타서도 안 되고, 오로지 스스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가야만 합니다. 연작 세 편, “해변의 노래” “예언” “얼음의 손톱, 돌의 눈동자”는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마 이치코는 여러 작품에서 “보통 규율과 체제에 맞춰 정해진 길을 따라 사는 인간”이 아닌, 뭔가 다른 존재들, 배척되기도 하고, 혹은 뭔가 모자란 듯 여겨지는 존재들을 아름답게 그려내는군요. “예언”에서 왼손잡이들을 등장시킨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하면, 비약인가요? “농부는 왕이 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란 대사는 그런 맥락에서 나온 거라고...

그런데 왜 이토록 매혹적인 [해변의 노래] 연작은 세 편으로 끝났단 말인가? 후기에서 보니 [코믹 아이즈]란 잡지에 2회까지 발표하고 3회도 싣기도 예정했는데, 그만 그 [코믹 아이즈]가 휴간되고 말았답니다. 이런이런! 장편 연재를 해달라! 슬리자가 열여덟 살이 되어 엔의 청혼을 받는 것까지 보고 싶단 말이다! 그리고 진파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단 말이다!

 일본에선 2002년 발표. 한국의 대원씨아이에선 2003년 1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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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12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마 이치코의 해변의 노래는 처음 듣네요.

그런데 저는 무슨 큰일난 줄 알고 달려왔어요.

제목 보고...^^

숨은아이 2004-12-12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빌려보다 보니 저도 반해부렀어요. ㅎㅎ 그런데 정말 이대로 끝나버리다니 아깝거든요.

숨은아이 2004-12-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쿠당.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