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이른바 야오이, 그러니까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 만화다. 그런데 사실 “야오이”라는 것과 그냥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 만화”를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다. 같은 작가인 이마 이치코가 쓰고 그린 [어른의 문제]는 동성애를 소재로 삼았지만, 이성 부부 가족이 깨어지면서 동성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과 연결고리가 생기는, 가족애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었다고 할까... [어른의 문제]를 가리켜 야오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야오이를 많이 본 편은 아니라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야오이는 대개 꽃미남들이 나와서 서로 끌린다는 걸 부정하고 부정하다가, 결국은 동성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줄거리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내가 듣기론 희한하게도 이런 만화를 만드는 건 주로 여성 작가, 그리고 읽는 것도 주로 여성 독자다. 실제 동성애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다. 누가 알면 좀 가르쳐주세요.
그냥 나는, 동성애자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과정의 아픔과 고민을 그린다고 해도, 실제로는 꽃미남들이 서로 성적으로 끌리는 과정을 구경거리 삼아 즐기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도 그런 범주에 든다고 본다. 야오이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매력적인 주인공은 또 하나같이 냉소적이다. 끌리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는 일 말고는 아무 데에다가도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내 맘에 들지 않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