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 Bleak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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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호밀밭의 파수꾼>의 마지막 말은 (원서로) 이렇다고 한다.

"Don’t ever tell anybody anything. If you do, you start missing everybody."

우리말로 된 번역본에서는 뒷 부분이 "말을 하면 쓸쓸해지니까"였을 거다. 한동안 누군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 구절을 적어두었기에 나도 외운 것. 말을 하면 쓸쓸해지니까...볼 때마다, 보는 즉시 쓸쓸해지고, 자꾸 보면 더욱 쓸쓸해지는, 참으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문장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기억도 난다.

영화 <파수꾼>의 세 아이도 말을 해서 모두 쓸쓸해졌다.
말해보라는 친구의 말에 우물거리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이, 짐작하고 오해하고 그 행간의 틈까지 쌓여가는 사이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는 거잖아!'라고 절규하듯 갑갑함을 내뱉고 나서 상대가 그나마 그 '말'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순간, 기태는 모두를 잃었다 - start missing everybody.

아니나 다를까, 윤성현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원래부터 <호밀밭의 파수꾼>을 무척 좋아해서 제목을 파수꾼으로 지었고, 영화의 전체 분위기도 그 책과 흡사해졌다고 한다.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아 - 하지만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책이라면, 수많은 텍스트로 작가가 혼자서 마음껏 '말하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영화다. 혼자만의 작업이 아닌 영화에서, 그것도 아주 열악했을 것이 뻔한 독립영화 제작 환경에서, 어떻게 그 분위기를 이토록 완벽하게 표현했지? 그저 놀라웠다. 보면서도 놀랐고 본 후에도 놀람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평론가 정성일이 '나쁜 영화를 보면 나빠지고 좋은 영화를 보면 좋은 사람이 된다' 고 했던 말이, 이제는 체험으로 이해가 간다 - 이 영화를 보고 나는 아주 약간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으니까.

놀라운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
이제껏 청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도, 책도, 그 외 다른 매체들도 넘지 못했던 - 어쩌면 넘지 않았던 - 한계를 가뿐히 넘겼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 - 개뿔, 아이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런데도 어른이 만든 모든 책과 영화는, 아이들을 미래에 어른이 될 존재로만 인식해 왔다. 그래서 '성장영화'라는 딱지표가 늘 붙어있고, 보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연기하는 사람도, 아이들의 통증을 굳이 '성장통'이라는 수식어 안으로 밀어넣기 바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아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 중에 - 적어도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 - 아이들의 현재를 함께 사는 영화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이것이 한계라는 건 누구나 알았겠지만, 넘기 힘들다는 데 무의식적으로 동의해왔다.
아이들의 현재를 미래와 상관짓지 않고 바라보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영화 <파수꾼>은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죽음을 전제로 하고 시작한다. 기태라는 아이의 미래는 죽음 그 후, 존재는 십대였던 그 시기에서 삶을 멈췄으니, 적어도 한 아이의 미래는 '없다'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더이상 아이들을 미래로 향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현재를 사는 아이들로 바라볼 수 있는 특권을 2시간 동안 누린다. 그래서 그 2시간 동안, 남자 고교생의 성장을 그린 뻔한 영화가 아니라, 인간 - 그리고 인간 간의 관계를 그린 영화를 보며, 갑자기 삶 그 자체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신을 깨닫게 되고, 평소에는 저 멀리 치워두었다고 생각한 심오한 고민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히 바라건대, 새털처럼 가벼운 나날들 중에 꼴랑 2시간과 8천원의 비용만 치루고 선뜻 '심오한 고민'에 풍덩 빠져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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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3-1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민음사판에는 마지막이 이렇게 되어있어요.

사실 난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 난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한 걸 후회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건, 이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사람들이 보고 싶다는 것뿐. 이를테면, 스트라드레이터나 애클리 같은 녀석들까지도. 모리스 자식도 그립다. 정말 웃긴 일이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p.279)

드디어 벼르던 영화를 보셨군요, 치니님. 저도 볼게요. 꼴랑 2시간과 8천원, 저도 치루겠습니다!!

치니 2011-03-10 17:08   좋아요 0 | URL
네, 그러고보니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도 기억나요! (이제는 쓸쓸해지기 시작하니까, 가 있기나 했는지, 내가 기억 속에 지어낸 건지 헛갈림. ㅋ)

다락방 님이 좋아할까요, 네, 좋아할 거에요. 다락방 님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사랑하니까.
저랑 같이 본 친구는 좀 울었어요. 저는 울 수 조차 없었어요. 하아 -

로드무비 2011-03-1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저도 이런 리뷰 쓰고 싶었어요.
영화에 이어, 리뷰 읽고 흥분하기도 오랜만.^^

치니 2011-03-10 17:12   좋아요 0 | URL
아 - 그러게요, 오랜만에 우리 영화를 보고 이런 흥분을 느껴요. 극장 상영으로는 데뷔작이라죠,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됩니다.

nada 2011-03-10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굉장한 리뷰예요.
아직 보기 전이지만, 열광하게 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듭니다.
꼭 보겠어요!

H군 얼굴 너무 앳되고 귀여워요.ㅎㅎ 요즘 사진 아니죠?

치니 2011-03-11 12:33   좋아요 0 | URL
네, 꽃양배추 님이 꼭 보시면 좋겠어요. 대사는 대체로 '아 뭐' '기냥' 이런 식으로 씹는 대사지만, 꽃양배추 님은 그들의 대화를 다 알아들으실 거니까. 그리고 저처럼 놀라실 지도 몰라요, 남자 고등학생들의 섬세함에 대하여.

요즘 사진이에요. ㅋ 머리를 짧게 치니 또 어려져 버림.

당고 2011-03-11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오- 저도 보고 싶어요-
<호빌밭의 파수꾼>도 영화 <파수꾼>도.
<호밀밭의 파수꾼>은 너무 어릴 때 읽어서 감흥이 없었어요. 잘 생각이 안 난다는;

치니 2011-03-11 12:3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 영화 보고나서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극 우울로 빠질까봐 초큼 두렵기도 하공.

Arch 2011-03-1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뷰 안 읽었어요. 언제 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본 다음에 치니님 리뷰를 읽으려구요. 3월 말부터 아트 시네마에서 독립영화 상영하던데. 보고 싶어요. GV하면 옥희의 영화에서 나온 장면이 떠올라요. 흐~

치니 2011-03-11 12:35   좋아요 0 | URL
네네, 아치 님, 저도 늘 그래요. 그래서 스포 조심이라고 써놨기도 했고요.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영화는 아주 사소한 관련 글도 미리 읽기 싫어요.

옥희의 영화에서 그 장면 - 흐흐. 거 참. 실제로 그런 일 있으면 나는 완전 저열한 호기심에 들떠 신이 났었을 거에요.

굿바이 2011-03-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영화를 안봤으니, 내용은 영화보고 읽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자꾸 글을 흘깃흘깃 훔쳐봅니다 :)

그런데, 치니님, 요즘 저는 꼴랑 2시간도 마음이 자유롭지 않은 날들입니다. 어째야쓰까요~
문득, 살아온 날들과 살아야 할 날들이 폭격받은 지붕처럼 폭삭 꺼지는 느낌입니다.
이런 민망한 고백을 여기에 쓰네요. 참말로 어째야쓰까요~

치니 2011-03-11 12:37   좋아요 0 | URL
저번에 굿바이 님 만추 글 쓰셨을 때 저도 그랬답니다. ㅎ 나중에 읽기로 했지만 흘금흘금.

아 - 그렇군요, 그렇군요. 꼴랑 2시간이라고 쓴 제가 잘못이야요. 꼴랑,이라뇨. 단 2분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황도 살다보면 있는 법인데.
하지만, 혹시, 영화를 보고나면, 그 폭삭 꺼지는 느낌이 제법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히융...안타깝기만 하고.

2011-03-18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8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illyours 2011-03-1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에 볼거예요!!

치니 2011-03-18 18:56   좋아요 0 | URL
오, 감상 꼭 남겨 주셔요 ~ 궁금.

stillyours 2011-03-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어제 봤어요. 잠을 못 이루었답니다.
내 옆에는 이 영화를 여섯 본 사람이 앉아 있었어요.

치니 2011-03-24 13:58   좋아요 0 | URL
아아, 네, 잠을 못 이루었다는 말씀, 왜인지 알 것 같아요.
뭐 대박 감은 아니니 관객이 적다는 건 짐작되는 상황이지만, 이 감독이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동력 정도는 마련되었음 싶네요.

stillyours 2011-03-2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치니님. 오타였어요ㅋ
여섯 번 본 사람이 앉아 있었다는 거였어요!
여튼 나도 곧 한번 더 보려고요.

치니 2011-03-24 15:32   좋아요 0 | URL
우어어, 여섯 번이나! 흑, 뭉클합니다.
오래 전 프랑스에서 영화 '그랑블루'를 수십 번 보러 다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이는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더이상 상영 안한다고 그랑블루 보러 다른 상영되는 도시로 여행을 따라 다니더라고요. 그 열정이 그들의 영화 문화를 살리는구나, 대단히 감동 받았는데, moon 님 옆 좌석 그분 얘기가 무척 고무적이어요. 기쁩니다.

니나 2012-03-1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순간도 친구인적이 없어...
그말들을 때마다 아우 가슴이 얼마나 메어오던지...
스포 조심, 이긴 하지만 영화 처음부터 기태의 죽음이 나오니까...
뭐, 뒤늦게 보기도 한데다가... 아, 슬프네요. 힝.

치니 2012-03-15 23:44   좋아요 0 | URL
슬프죠, 진짜, 근데 생각해보면, 인생이 다, 그런 거 같기도 해요. 힝.

근데 아까 카톡에서 말 못한 거 하나 또. ㅋ 이제훈이 유아인이랑 같이 담주부터 티비 드라마 패션왕에 나온대요. 근데 여주인공은 신세경과 유리, 왠지 걱정돼요. 망가지면 안돼에 ~ ㅋㅋ

니나 2012-03-21 18:29   좋아요 0 | URL
앗, 이거 이제 읽었네요. 이제훈 나오는지 알았으면 봤을텐데
엄니 보시는데 방에 있었;; 담주부터 볼테닷!
헬스장 2층 도서관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데려왔어요.
다시 보고 싶어서 ㅎㅎ

치니 2012-03-21 20:21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한 십 분 본 게 다이긴 한데, 패션왕은 안타깝게도 망한 듯. ㅋㅋ
그래도 이제훈은 멋져요. <건축학 개론>에서도 빛나고(그 덕분에 엄태웅 망함 ㅋ). 이 배우가 늙어서도 빛남을 유지할지, 자못 기대됩니다!
 
아파트 공화국 - 프랑스 지리학자가 본 한국의 아파트
발레리 줄레조 지음, 길혜연 옮김 / 후마니타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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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는 접수,외국인의 시각이 장점이자 한계,미래의 행동에 대한 사유는 우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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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6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오 2011-03-1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레리 볼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은 정말 필견의 책입니다~

치니 2011-03-15 18:42   좋아요 0 | URL
오, 읽어보셨군요. 감상이 어떠셨는지 궁금 ~
 

세계일주라 - 가만, 돌이켜보니 내 생애 단 한번도 세계일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 왜 그랬을까, 여행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좋아하는 편인데. 누구나 한번쯤은 꿈 꿔보는 세계일주에 왜 관심 무였을까.  

 

이 책을 읽어보니, 그 답이 저절로 나온다. 내게는 도무지 '목표의식'이란 게 평생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행을 간간이 했지만 어느 여행도 뚜렷한 목표를 지닌 적 없었고, 소위 목표라는 게 생길까봐 오히려 전전긍긍했던 모양. 

그런데 이 작가, 세스 스티븐슨의 말을 들어보니 오호라,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쯤은 깊게 고민할 만하기는 하다.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를 타고 내가 가고싶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대신, 그러면서 비행기 이코노미 석을 언제 돈 벌어 탈출하려나 툴툴대는 대신, 발상의 전환이자 새로운 도전에의 의식을 여행의 목표로 삼는 것. 이런 고민이 전혀 없었던 내가, 조금쯤 창피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읽다보니 게을러 터진 나는, 죽었다 깨나도 이런 여행은 못하지 싶다. 단지 비행기 타지 않고 지상의 교통수단으로 세계일주를 해냈다는 만족감을 위해, 뛰고 또 뛰고 많은 시간 지상교통이 제대로 그 임무를 완수해줄지 걱정을 거듭하면서 여행한다는 게, 솔직히 공감되지 않았다.  

내가 꿈 꾸는 여행은 어찌 보면 그 반대다. 세계일주를 목표로 처음 집을 나섰다고 해도, 지상의 교통수단만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해도, 여행하다 마음이 바뀌면 바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러니까 세계일주 하겠다고 실컷 경로를 계획했지만 가다가 이름 모를 어느 지역에 홀딱 반하면 남은 시간동안 그냥 거기 눌러 앉아 살아보는 것, 지상의 교통수단만 이용하려고 했는데 막상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화물선을 타고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바로 포기하는 것, 이것이 '일상'이 아니라 '여행'에서만 가능한 '내 멋대로 해보기'지 않겠느냐, 여행에서 그런 내 멋대로 해보기가 없다면 굳이 왜 여행을 하면서 '사서 고생'을 하는가, 뭐 이런 반발심이 들었다. 

그러나 책은 나와 여행에 대한 가치가 다른 저자의 기록이긴 해도 '여행을 꿈 꾸는 설레임' 만큼은 충분히 자극적으로 전달한 모양이다. 지난 겨울 무리해서 영국에 간 이후로 당분간 여행 따위는 생각지도 말아야지, 주머니 짤랑이는 돈이라도 잘 지키자, 이랬는데 - 후아, 지금은 갑자기 마음이 두근거리고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최소한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다. 아흑. 로또를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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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1-02-2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로또 사셨나요? 여행하다 마음이 바뀌면 바로 바꾸는 것,,완전 여행목적의식의 유연성 혹은 즉흑성^^, 윤미나씨의 번역물을 좋아하시나봐여? 도대체 150일면 5달인데 그럼 직장인들은 도저히 실현불가능한 여행계획인데여~

치니 2011-02-28 11:39   좋아요 0 | URL
아아뇨, 맨날 말만 하고 실제로 직접 사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 동네에 파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ㅎㅎ 로또는, 그냥 마음이 허할 때 상상하기 좋은 도구.
네, 윤미나 번역가를 존경하죠, 여러가지 면에서. :)
책에서는,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살던 집은 임대를 끊어버리고 가구와 세간살이는 짐 창고에 맡기고, 그러고 5달 간 여행을 떠나요. 그럴 용기가 부럽기도 하지만, 으음, 다녀와서 대책이 설 만한 직업 - 프리랜서 기자, 변호사 - 을 가진 분들이라는 게 좀... ^-^;;

네오 2011-03-03 09:43   좋아요 0 | URL
이책 시사인에서의 이주의 추천책이더군 :)

치니 2011-03-03 13:55   좋아요 0 | URL
오, 그래요? 흠, 홍보가 좀 되는 편인가 보네요. :)

2011-02-28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추 - Late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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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온라인 잡지에서 읽었던 김태용 감독의 인터뷰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나도 궁금해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감독이, 나는 좋다. 일관성도 없고 지그재그, 그 순간 하고 싶은 걸 그저 해볼 수 있는 환경이 될까 라는 문제를 생각하면, 어쩌면 많은 감독 지망생에게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영화라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그래야 할 것 같은' 담담함과 용기로 보인다. 

무서운 영화라면 딱 질색이고 받아들일 자신도 없던 내가 이 감독의 <여고괴담 2>를 본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왜 그랬나 모르겠는데 그 영화가 끌렸고 그 당시에는 감독의 영향은 전혀 받지 않은 채 공포 영화 쟝르에 속하는 이 영화를 본 그날, 나는 '이런 영화를 만든 감독이 남자!!!라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생전 자신이 속해보지 않은, 그래서 보통은 그 가장자리를 만지기조차 힘든 세상 - 여학생이라는 이름 하에 잔인하게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긴 - 을 실제 겪은 나조차도 잊고 있던 가장 마지막 감정까지 끌어올리며 연출한 사람에게 가없는 호의를 느꼈던 것이다. 

다음 영화인 <가족의 탄생>은 아무래도 이전 감동을 배제할 수 없는 선입견을 지닌 채 보러 갔다. 오, 기대 이상이었다. 이 감독은 예의 '겪지 않은 이야기를 담을 때에도 유지되는 따뜻한 시선'을 또 한번 근사하게 선사하면서, 더불어 공포영화에선 채 발화하지 못했으리라 짐작되는 명랑성과 (우울한 명랑성이라고 해도 좋겠다) 유머 감각까지 보여준다. 그 안에서 천진난만함의 표상으로 떠오르던 정유미는 이제 충무로의 스타가 되었고, 나는 이런 발군의 실력을 제대로 캐치해내는 감독이 또 어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지 궁금해졌었다.  

그 다음, 오늘 이야기하려는 <만추>까지 오기에 시간은 아주 더디 흘렀다. 하지만 나는 기다림이 싫지 않았다. 마치 영화 속 탕웨이 - 애나의 기다림이 싫어보이지 않았던 것처럼.  

사람은 혼자 태어나서 혼자 죽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좋다'는 감정을 가장 절실할 때 느끼게 해준 사람을 잊지 못하게 되어 있고, 그럴 때 기다림은 죽도록 힘든데도 죽도록 매혹적인 그 무엇, 그러니까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기다림은 사랑을 가장하지만 때때로, 그 자체로 참으로 충일한 감정이고, 우리는 그 감정을 잊거나 피하며 살지만, 마침내 이런 영화에서 발견할 때 아 - 하는 탄성과 함께 꼭 끌어안게 되기도 하는 걸 테지, 라는 생각을, 영화 보는 내내 헀다. 

훈도 애나도, 세상에 대한 기대가 없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게는 서로를 알아보는 마음이 있다. 세상에 대한 기대 - 이것이 중요하다. 알아보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세상에 대한 기대가 있나 없나 여부가 알아본 다음에 어떻게 할 지를 정해주니까. <만추>는, 원작이 어땠는지 몰라도, 이렇게 느리고도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감정을 애써 짓누르며 알아보는데도 외면하는 마음, 그래도  결국 사랑하게 되는 슬픈 예감과 운명을 탄식하는 동시에, 그 탄식의 행간 속 빛나는 하루살이의 환락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일 거라, 약간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감독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일관성 따위는 없다고(과연, 영화의 톤은 한결같지 않았다, 이 슬픈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관객석에서 낄낄거리는 웃음이 나올 만큼), 앞으로 무엇을 할 지 본인도 궁금할 뿐이라고, 오예, 그렇다면 다음에는 보편적인 이해도 따라오는 영화를 만들게 될 지도 몰라, 나는 또 다시 그에게 반한 마음으로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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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1-02-2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보셨군여,,어제 영화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커피마시면서 이야기하다가 이 영화 다들 강추하더군여~ 다들 김태용팬이라서^^ 원래부터 보려고하던 영화인데 ㅋㅋ 훈과 애나,,이름 멋있져? 그런데 예고편에서 나오는 상황을 물어봤어여,,버스에서 훈이 애나에게 돈빌릴때 이게 가능한 얘기일까라고질문의 돌아오는 답변 현빈이니깐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좌절스러운 OTL!! 아놔 현빈의 럭셔리한 외모~

치니 2011-02-24 15:17   좋아요 0 | URL
아, 네오 님은 아직 안 보셨구나.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했지만 이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써도 스포일러가 되는 영화 같아요. -_-;
제 주변엔 김태용이 누구야? 이런 분들도 많은데, 역시 네오 님은 ~ ㅎㅎ
현빈이니까 가능하다 - 흠, 이건 저로서는 동의하기 어렵사옵니다. 그냥, 세상에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란 없다, 정도로 해두죠. :)

네오 2011-02-24 15:48   좋아요 0 | URL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을일이란 없다란 현빈이 아니어도 보통의 남자도 가능하다는 희망스러운 답변 인가여? ^^;

치니 2011-02-24 16:33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제 눈에 안경, 이란 말도 있고요. :)

nada 2011-02-2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김태용 감독에 대한 애정이 뚝뚝 흐르는 리뷰네요.
창작자로서 김 감독님이 무척 흐뭇하실 듯합니다.
전 가족의 탄생밖에 못 봤지만,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이 남자라니, 하는 생각 저도 했던 거 같아요.
나쁘지 않았지만 제 눈에 비친 몇 가지 틈들이 못마땅해서 야박한 별점을 매겼는데, 치니님의 따뜻한 리뷰 앞에서 제 냉소가 부끄러워집니다.

세상에 일어나지 않을 일이란 없다, 이 말 참 좋네요.^^

치니 2011-02-24 16:35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애정에 있어서 편파적이라, 어차피 좋아하는 사람 영화는 객관적으로 못 봐요. 평론가도 아니니 맘껏 편애 ~ 헤헤.
하지만 몇 가지 틈들이 있다는 것 - 요건 또 동의합니다.

세상에...이 말은 저도 어디서 읽은 말인데, 지금 그 책 제목이 생각 안나요. 히잉.

프레이야 2011-02-2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에요, 치니님^^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도 없다는 말, 같이 생각나요.
아직 보지 못했어요. 이번 토욜쯤 볼 거 같은데 소문난 잔치라 해도
충분히 그 잔치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지요.
말씀하신 전작 둘 다 봤는데 저도 박수 주고 싶은 영화였어요.
참 섬세한 인상만큼 영화도 그렇다는 느낌, 만추에서는 어떨까 더 궁금해지네요.

치니 2011-02-24 19:29   좋아요 0 | URL
오, 프레이야 님이 보시면 또 어떤 느낌을 받으실지, 벌써 궁금합니다. :)

인상 이야기가 나와서 덧붙이자면, 저는 김태용 감독님처럼 생긴 분을 좋아해요. 하하. 외모까지 마음에 든다는 게 점수를 더 주게 되는 요소.

라로 2011-02-2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나도 궁금해요"라고 저도 늘 생각해.^^;;

그나저나 나는 김감독의 영화는 [만추]가 처음이네.
[여고괴담2]나 [가족의 탄생]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야!! 이렇게 멋진 리뷰를 써주는 사람이 있는 김감독이 갑자기 왜 부러운걸까???( ")

치니 2011-02-25 11:54   좋아요 0 | URL
맞다, 나비 언니도 그런 분이죠! ㅎㅎㅎ 그러니 이렇게 인기가 높죠. 다음엔 또 무엇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궁금하게 하는 사람.

[여고괴담2]는 상당히 무서워요, 밤에 혼자 보시지 말길. ^-^;;
[가족의 탄생]은 꽤 유쾌하게 보실 수 있을테니 남편 분과 같이 봐도 좋을 듯?

2011-02-2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5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1-02-2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의 탄생]도 그렇고 [만추]도 그렇고.
저는 이 영화들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그래서 김 감독의 다음 작품도 기대중입니다! ^^

치니 2011-02-25 11:57   좋아요 0 | URL
오, 레와 님도 [가족의 탄생] 보셨군요. 이 작품은 당시엔 흥행에 쫄딱 실패한 걸로 아는데, 의외로 나중에 챙겨본 분들 많은 듯. :)
저도요, 다음 작품 기대중이긴 한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액션물이나 사극은 하지 말았음 하는 바람이;;; ^-^;

따라쟁이 2011-02-2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은 <마음이 열리는 순간>을 담고 싶었다고 어디선가 본것 같아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그 순간은 어디일까.. 하고 생각했었었어요.

멋진 리뷰에요^-^

치니 2011-02-25 11:59   좋아요 0 | URL
그 순간은 어디였을까요, 정말...처음 훈이 30불을 빌리던 때부터일까요, 아니면 애나가 장례식에서 오열할 때일까요, 그도 아니면 변사놀이? 아니면 하오/화이 놀이? 아니면....아, 매번 다, 였지 않을까요.

chaire 2011-02-2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 정말 좋네요. 감독과 영화에 대한 진심이 털옷 짜듯 언어와 언어 사이에 한가득..
가족의 탄생을 감동적으로 봐놓고도 그게 만추 김태용의 전작인 줄은 또 잊고 있었어요, 전.
만추를 봐야 할 이유가 늘었군요.
아참, 치니님의 '편애'라는 단어가 정겹습니다.

치니 2011-02-25 12:00   좋아요 0 | URL
카이레 님, 진심이 털옷 짜듯 언어와 언어 사이에 한가득, 이 표현 참 좋네요. 고마워요, 그렇게 읽어주셔서. :)
카이레 님도 제가 편애하는 알라디너인 거, 아시죠? (헤 - 낯 간지럽지만서도 커밍 아웃)

굿바이 2011-02-25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결국 사랑하게 되는 슬픈 예감과 운명을 탄식하는 동시에, 그 탄식의 행간 속 빛나는 하루살이의 환락! 캬~~~~~~~ 커피가 술처럼 꼴딱꼴딱 넘어가요 :)

그러니까, 저는요, 그런 걸 맨날맨날 일부러(!) 스스로 제 발로 찾다가 완전히 망해버린, 변태 오브 더 변태!! 그래도, 저는요, 막 그렇게 살래요. 그렇게 살아서 그렇게 사는 것들과 죽자살자 부대끼며 살래요. 이런 다짐을 이런 나른한 오후에 해요. 유후~~~
(봄이 온다고 하니, 춘삼월 미친년이기를 미리 선언하는 굿바이입니다)

치니 2011-02-26 12: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춘삼월 미친년, 낭만적인 굿바이 님, 저도 그래요, 그....변태 오브 더 변태!
인간이 좀 하루살이보다야 길게 살지만서도, 덧없이 환락에 목 메고 사는 거야 비슷하지 않습니꺼.

... 2011-02-2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모든 리뷰를 그냥 지나쳤는데 보고 나니까, 하나 둘 찬찬히 읽을 수 있게 되네요. 저도 만추의 김태용감독이 유머감각을 꾸준히 유지해줘서 좋았어요! 유머감각을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

치니 2011-02-26 12:48   좋아요 0 | URL
저도요, 보기 전에는 아무리 리뷰가 궁금해도 읽지 않고 나중에 하나하나 봤어요. 모두 공감되는 편이었죠. 그 말은 아마도, 영화가 은근 다채로운 감성을 전해준다는 뜻이기도 하겠고요. :)
아, 저는 유머 감각 있는 남자에게 사족을 못 씁니다요.
 

봄! 대신 보옴, 이라고 늘여 불러줘야 할 것 같은, 죽어도 끝날 것 같지 않던 혹독한 추위 끝에 느릿느릿 다가온, 계절이 왔다. 마침내. 

그토록 기다렸음에도, 간사하기 이를 데 없는 내 마음, 다시 서늘한 추위가 그리운 이 마음은 또 어쩌누. 살랑거리고 미적지근하고 먼지가 푸울풀, 눈쌀이 햇살 때문에 찌푸려지고 잡은 손에는 슬며시 땀이 고이는, 이 봄의 끈적함이, 갑자기 견디기 어렵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기는" 대신 저 먼 상등성이 아지랑이를 실눈을 뜨고 바라보면서 깔깔거려야 할 것 같은 계절, "봄 무순이 잊어버린 눈설(雪)처럼" 나도 그렇게 누군가의 얼굴을 잊고 살아야 할 것 같은 계절, "어린 꽃을 단 눈먼 동백처럼" 바보가 되어야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이 계절이 두려운 것이리라. 가는 겨울과의 이별이 조금쯤 미안하기도 한 것이리라.

찬란한 바깥에서 나딩굴지 못하고, 처박혀 이런 시를 읽고 있으니, 말이다.  

 

수수께끼  

 

극장을 나와 우리는 밥집으로 갔네  

고개를 숙이고 메이는 목으로 밥을 넘겼네 

밥집을 나와 우리는 걸었네 

서점은 다 문을 닫았고 맥줏집은 사람들로 가득해서 들어갈 수 없었네 

 

안녕, 이제 우리 헤어져 

바람처럼 그렇게 없어지자 

먼 곳에서 누군가가 북극곰을 도살하고 있는 것 같애 

 

차비 있어? 

차비는 없었지 

이별은? 

이별만 있었네 

 

나는 그 후로 우리 가운데 하나를 다시 만나지 못했네 

사랑했던 순간들의 영화와 밥은 기억나는데 

그 얼굴은 봄 무순이 잊어버린 눈설(雪)처럼 

기억나지 않았네 

 

얼음의 벽 속으로 들어와 기억이 집을 짓기 전에 얼른 지워버렸지 

뒷모습이 기억나면 얼른 눈 위로 떨어지던 빛처럼 잠을 청했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당신이 만년 동안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들여다보고 있었네 

내가 만년 동안 당신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붙들고 있었네 

먼 여행 도중에 죽을 수도 있을 거야 

나와 당신은 어린 꽃을 단 눈먼 동백처럼 중얼거렸네 

 

노점에 나와 있던 강아지들이 낑낑거리는 세월이었네 

폐지를 팔던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지하도를 건너가고 있는 세월이었네 

왜 그때 헤어졌지, 라고 우리는 만년동안 물었던 것 같네 

아직 실감 나지 않는 이별이었으나 

이별은 이미 만년 전이었어 

 

그때마다 별을 생각했네 

그때마다 아침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던 

다리 밑에 사는 거지를 생각했네 

수수께끼였어, 

당신이라는 수수께끼, 그 살肉 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잊혀진 대륙들은 

횟빛 산맥을 어린 안개처럼 안고 잠을 잤을까?

- 허수경 시인의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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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2-2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시 좋다!
저도 이 시집을 사겠어요! 불끈!

치니 2011-02-21 17:51   좋아요 0 | URL
불끈! ㅎㅎㅎ 다락방 님은 언제나 책에 대한 열정이 넘쳐요.

hnine 2011-02-2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불끈! ^^

치니 2011-02-21 17:51   좋아요 0 | URL
^-^ 읽어보시고 소감 알려주세요.

웽스북스 2011-02-2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요 이 시집!

치니 2011-02-21 17:52   좋아요 0 | URL
웬디양 님 페북에서 보고 사고싶다 했는데, 멋진 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던지요.

차좋아 2011-02-2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왔군요... 저는 몰랐네요 ㅎㅎㅎ 봄 소식 알려줘서 감사해요. 그러고보니 봄이었네요. 나는 왜 따뜻한 겨울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치니 2011-02-21 19:56   좋아요 0 | URL
따...따뜻한 겨울, 이것도 맞죠, 뭐. ^-^;;
추운 봄도 맞을 테고.
기냥, 시 적고 싶어서 헛소리 한 거여요.

차좋아 2011-02-22 12:33   좋아요 0 | URL
치니님... 아침에 추워 혼났어요. 아직 겨울이에요ㅜㅜ

아침에 브이넥에 홑껍데기 윗도리 입고 나온 건 치니님의 봄 소식을 듣고...
ㅋㅋㅋㅋㅋㅋ

치니 2011-02-22 14:40   좋아요 0 | URL
일교차가 큰 것도 봄의 징후라고 우겨봅니다. ㅇㅎㅎ 감기 조심하세요 ~

굿바이 2011-02-2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읽으셨군요. 우왕~ :)

치니 2011-02-22 14:40   좋아요 0 | URL
우왕 ~ 누구 덕분에 잘 읽었답니다, 우왕 ~ :)

가시장미 2011-02-23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보다 치니님의 앞 글이 더 감동적이네요. -_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비워야 또 채울 수 있고,
겨울을 보내야 봄을 맞이할 수 있고...

이히히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제가 좀 우습네요.
봄날은 간다..는 영화가 떠올랐어요.
사실 그래서 엊그제 제가 올린 페이퍼의 부제는
봄날은 온다..로 정했답니다.

올꺼에요. 비록 같은 봄은 아닐지라도.
비록 같은 사랑은 아닐지라도요. :)

치니 2011-02-24 11:3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계절은 어김이 없고, 우리는 보내기 싫어도 보내야 하는 사람,일,계절을 보내고나서 또 새로이 그들을 맞이하고, 그걸 알면서도 못내 아쉬워하고 또 반가워하고. :) 어찌 보면 굴레 같다가도, 가끔은 축복 같은 삶이에요.

네오 2011-02-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수경 시인님 요근래의 인기인이신가요? 아님 전부터?? 최근 한겨레21에서의 신형철의 칼럼에서 황정은 소설가랑 이분을 리뷰하시더라구여,,아 그런데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새롭지만 도대체 뭐가 뭔지 잘, 난 안읽히더라구여,,뭐지뭐지 하면서 계속 읽어던,,그리고 겨울날은 아쉽지만 갔습니다,,

치니 2011-02-24 16:37   좋아요 0 | URL
인기인,이라고 할 만한지 그건 전혀 모르겠는데 아마 주목받는 시인? 그런 듯해요. 저야 뭐, 늘상 그렇듯 알라딘이나 지인들의 포스팅을 보고 삘 받아서 보니까 대세는 몰라요. ^_^;;
백의 그림자 - 음, 그럴 수 있다 싶어요. 잘 안 읽힐 수도. 뭐지뭐지, 그런 느낌.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