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깨우는 수학 -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움직여라
장허 지음, 김지혜 옮김, 신재호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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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김민형은 자신의 저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 수학은 수로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라, 수 없이도 생각으로 충분히 세상의 문제들을 파헤칠 수 있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일상의 문제에서 정답부터 찾기보다 '먼저 좋은 질문'을 던져보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라고.

 

<생각을 깨우는 수학>의 저자 장허도 책 전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도 '수학적 사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좀 더 나아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판단하는 삶이 중요한데 그것을 뒷받침하게 해 주는 것이 '수학적 사고' 라고 강조한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수학적 사고'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수학적 사고는 수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할까? 수학적 사고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논리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논리는 사고의 전체의 과정을 말한다. 논리를 밟지 않는 사고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 논리적 사고가 빠진 말은 빈약한 논리로 인해 말한 사람 당사자의 신뢰를 추락하게 만든다. 수학을 통해 수학적 사고를 기르게 되면 좋은 점이 바로 어떤 문제에서든 논리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여러 각도에서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수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만 수학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직종에서는 수학 공부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수학은 객관적이고, 명확하고, 단순하면서도 규칙적이기에 자연스럽게 논리적 배열과 규칙을 배우게 된다. 나라를 운영할 사람은 통계학을 배워야 한다고 나이팅 게일은 몸소 낙후된 병원 시설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말한 바가 있다. 역대 중국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최무영 교수는 자신의 저서 <최무영의 물리학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지도자층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가?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다룬 학문이 물리학이며 물리학을 통해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영역이 물리학이 아닌가 싶다."

 

"현대사회가 얼마나 과학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사회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있어서 얼마나 치명적일까요?"(최무영의 물리학 이야기, 35쪽)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여러 가지 국가 정책 운영 비전들을 발표하고 TV토론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다. 제한된 시간 내에 토론이 진행되기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긴 하겠지만 토론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아쉬워하는 점은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비전을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거티브로 상대방의 약점을 흠집 잡는데 시간을 모두 할애하거나 자신의 주장에 대해 객관적 근거로 답변하기 보다는 감정으로 대하는 모습을 볼 때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수학적 사고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깨우는 수학>은 보기 보다 쉽지 않은 책이다. 함수와 기하를 다루며 나처럼 수학을 극히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머리가 쥐가 날 정도로 읽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 하나 하나를 그림책 보듯 넘겨보더라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수학적 사고가 부족한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기 위해, 이 책이 나에게 도끼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독자들도 학창 시절을 기억하며 '머리' 좀 한 번 써 보시죠^^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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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 - 교과서 속 과학을 쉽게 알려주는
이화 그림, 정완상 글 / 성림주니어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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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는 십대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을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당장 눈앞의 것, 땅 위의 것만 관심을 쏟고 살아간다. 만약 그들이 별을 보고 우주를 생각한다면 넓은 시각으로 세상과 인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지구의 나이도 과학이 발달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로는 138억살로 추정된다. 우주에는 수 많은 별들이 존재한다. 여기는 말하는 별이란,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말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지구가 포함되어 있는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존재하고 있다. 명왕성은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에서 행성 자격을 박탈당했다. 8개의 행성 외에도 혜성도 태양계 가족으로 분류한다. 혜성은 태양계에서 행성들이 쓰고 남은 건축자재다! 구체적으로 암석과 얼음이 합쳐진 덩어리로 태양 가까이 오면 얼음이 녹으면서 가스 형태로 방출되기에 육안으로 긴 꼬리로 관찰된다. 혜성은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간직하고 있다.

 

"인간이란, 나란, 우주 속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 작은 존재인가를 깊이 자각하기 위한 것이며 장구한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확대 속에서 내 자신 즉 자아의 위치를 찾아내는 분별력과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 이라고 천문학자 이광식은 말한다. 그는 지금 강화도 깊은 산 속에서 별을 보며 우주를 향해 살아가고 있다. 천문학자 이광식처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학을 손쉽게 전하고 친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로로 과학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138억살 신비한 별별 우주탐험>의 저자 정완상 교수다. 그는 이 책에서 청소년들이 우주에 호기심을 가질만큼 살짝 정보를 던져주고 있다. 채팅 형식의 웹툰으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유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소한 우주 정보를 제시하고 있으니, 결코 이 책이 초등학생들만을 위한 책이 아님을 읽어보니 깨닫게 된다. 특히 태양계에는 소행성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을 아는 분이 몇 분이 있을까 싶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행성이 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천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을 소행성대라고 부른다. 수백만개의 소행성이 있기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주 미래 도시를 꿈꾸며 행성 탐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노력으로 우주로 이주해 가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압이 강한 금성에 공중도시를 설계하는 일이나 다이아몬드 바다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해왕성은 지구인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에 나오는 지구와 달의 단원에 보조 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어른들에게는 겸손함을 가르쳐주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 광활한 우주를 공부할수록 겸손해지지 않을 사람이 그 누가 있을까? 현대의 우주론을 정립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주창자 아인슈타인은 "나는 신이 이 세상을 어떻게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나의 관심은 이런저런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다." 라고 말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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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 5단계로 이해하는 생물학
폴 너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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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적인 세포 주기 조절 인자(효모 유전자) cdc2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폴 너스의 생명 유전자에 관한 그의 이론이 담긴 책이다. cdc2 효모 유전자가 세포 주기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폴 너스는 유전을 연구하면서 화학과 물리학을 연구 도구로 활용하였다. 유전학은 점점 우리 삶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세계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모든 사람은 생물학적 부모에게 없는 무작위로 생기는 비교적 소수의 새로운 유전자 변이체를 지니고 태어난다. 

 

폴 너스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을 아래와 같은 원리로 정의한다.

 

첫 번째 원리는 자연선택을 통해서 진화하는 능력으로 살아 있는 생물의 집단이 변이를 보이며, 변이가 유전적인 변화를 생기는 것이라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는 사실에 토대를 둔다.

 

두 번째 원리는 생명체가 경계를 지닌 물리적 실체라는 점이다. 생명체는 곧 세포다. 세포는 생명의 모든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포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갖 수 천가지 화학 반응을 끊임없이 일으킨다. 살아 있는 세포는 자라면서 특정한 화학 반응을 직접 일으킨다. 모든 생물의 세포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생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을 '대사'라고 한다. 대사는 생물의 에너지 원천이다.

 

세 번째 원리는 생명은 화학적, 물리적, 정보적 기계라는 것이다. DNA에는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생명과 무생명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류 역사 내내 사람들은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선충을 비롯한 기생충과 해충의 공격으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절반을 앗아간 가래톳페스트도 바이러스의 공격이었다.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결코 완승은 없다. 세균과 바이러스 모두 진화하기 때문이다. 

 

생명은 유전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특정한 질병이 발병한다. 암도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의 산물이다. 암은 통제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분열과 성장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적 변화와 돌연변이가 세포에 생길 때에 시작된다. 유전자가 손상되거나 재배치된 결과다. 세포가 멋대로 분열할 때 생긴다. 

 

다만, 유전자 변형(GM) 방법으로 만들어진 식품에 본질적으로 위험하거나 유독한 것은 없다. 다양한 정보를 연구하지 않고 유해한 것으로 단정 짓는 것을 비과학적이라고 폴너스는 이야기한다. 동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항생제를 소량으로 사료에 섞어 먹이는 사육 방식은 사람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린다. 내성 세균은 의학을 과거로 되돌려서 수백 만명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생명이 화학이라는 개념을 발효 연구에서 찾아낸 폴 너스의 생명에 관한 그의 지적 연구를 읽어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이 얼마나 경이로움이며 복잡한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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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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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전공한 이탈리아 소설가 파올로 조르다노는 Covid-19 가 한창일 때 이탈리아 현지에서 각종 감염 증세 현상을 숫자로 파악했다. 파올로 조르다노는 물리학자답게 바이러스의 확산을 의학적 위급 상황보다 수학적 비상사태로 받아들였다. 바이러스의 속성이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고 인간 생활의 대부분이 '연결과 교환'의 고리에 관련되어 있기에 이번 상황을 수학적으로도 파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염병의 빠르기를 수학적 기호인 'R0' 값으로 표기하며 홍역(R0=15), 스페인 독감(R0=2.1), 코로나 19(R0=2.5)를 비교했다. 감염자 수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R0<1.0 이어야 한다. 이처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일상 생활을 강타한 바이러스 점염이 수학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에서 밝혀내고 있다. 

 

위 책에서는 질병의 발발 즉 아웃브레이크(out break)를 수학적으로 분석한다. 1918년 미국 캔자스주 군사 기지 캠프 '펀스톤'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팬데믹이 되었고 5,000만명 이상이 죽음을 당해 당시 1차 세계대전에서 죽은 사상자의 두배 가량 되었다. 참고로 인플루엔자는 이탈리어로 '영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 남부 지카숲에 서식하는 모기에서 처음 확인 되었으며 '너무 자라난'이라는 뜻을 가진 지카의 증상은 소두증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듐이라는 기생충으로 인해 발병하며 4C 중국학자 갈홍은 청호라는 식물로 열을 내릴 수 있음을 발견해 냈다. 그후 로널드 로스라는 학자는 1902년 말라리아 연구로 2회 노벨 의학상을 수사하였으며 그가 주장한 것처럼 말라리아를 줄이가 위해서는 모기 서식지를 줄여하는 하는데 그것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학에 눈을 돌렸다. 로스는 기존의 서술식 질병 분석 방법 대신 역학적 방법을 수학식을 이용해 질병의 전파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모형을 정리했다. 

 

역학은 전염병 과학을 말한다. 로스는 "역학은 사실 수학적 존재다" 라고 말한다. 전염병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데 좀 더 집중한다면 충분히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집단 면역은 면역된 사람이 충분해서 전파를 막으면 그 인구 집단은 집단 면역이 되었다고 말한다. 20C 통계학자 메이저 그린우드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전염병의 발발은 금융에도 밀접적인 영향을 준다. 금융 거품은 전염병과 명백한 유사성을 지닌다. 1711년 영국의 남해회사의 주식이 폭락한 사례를 본다면 금융 전염은 한 나라의 경제 문제가 곧 다른 나라로 퍼질 수 있음을 말해 준다.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거품이 더 빨리 커질수록 감염 될 수 있는 사람은 더 빨리 소모된다. 수학자 클라우스 디츠는 감염재생산수 즉 줄여서 R을 정의했다. R은 전형적인 감염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염자 수를 말한다. R은 대규모 아웃 브레이크가 일어날 지 일어나지 않을 지 알려주기 때문에 특히 유용하다. R은 감염된 사람 한 명이 일으키는 전파를 측정할 수 있다. 전염병이 얼마나 빨리 커질 지 추측할 수 있다. R을 이용해 감염병을 관리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혀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인구의 95% 이상 백신 접종해야 아웃 브레이크를 막을 수 있다. 집단면역 임계점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도 올 해 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한다고 정부에서 계획을 발표하였다. 수학적인 분석을 통해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고 백신 접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수학과 전염병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이 책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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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지식 - 역사의 이정표가 된 진실의 개척자들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이승희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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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에서 언급된 금지된 지식들을 다룬 책이다. <금지된 지식>이란 무엇일까? 과학자, 철학자, 종교인 등 당대 엘리트라 자부하는 이들이 손 대지 말았어야 할 지식을 말한다. 남태평양 섬나라 폴리네시아 원어로는 '타부'라고 한다. 해석이 필요한 정보, 또는 라틴어 Ar Kan, 영어로는 시크릿, 미스터리로 명명되는 비밀이 곧 <금지된 지식>이다.

 

금지된 지식은 고대에는 숨겨진, 비육체적이고 죽지 않는 것을 말했다. 경험을 통하지 않고는 알려질 수 없는 것이다. 말그대로 비밀이다. 저자는 책 서두에 금지된 지식의 사례로 구약성서 창세기에 언급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언급한다. 아담과 하와에게 그 열매를 취하지 말라고 금지 명령을 하나님이 내렸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것은 금지된 지식이었다. 존경받는 그리스도교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책 <고백록>에서 인류의 지식사에서 '호기심'을 금지 목록에 담았다. 특히 성적 호기심을 금지된 지식으로 강조했다. 

 

18세기에 이르러 사람은 지혜로운 인간, 영리한 인간이라는 라틴어 '호모 사피엔스'로 불리울 정도로 지식과 이성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창조주의자 입장에서 다윈의 진화론은 금지된 지식이었고, 코페니쿠스의 태양 중심 세계관, 수학에서 무한히 작은 것을 다루는 무한소, 과학에서 원자를 다루는 것은 금지된 지식이었다. 특히 무한소는 카톨릭의 교리를 흔들 수 있었기에 수백년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수학을 경시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 수학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국의 토머스 홉스는 사회의 강력한 중심 권위를 흔드는 자유주의 사상을 금지된 지식으로 여겼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흑인에 대한 폭력과 살인에 대한 흑역사는 다루지 말아야 할 지식 목록이다. 최근까지 동성애도 대중 미디어에서 손 대지 말아야 할 것이었고 제국주의 시절 통치와 관련된 비밀은 백성들에게 공개되서는 안 되는 비밀 유지 목록이었다. 정보기관, 사기업의 고객 정보, 연금술(화학) 기술도 금지된 지식이었다.

히드리아누스 황제는 그리스도인을 박해하기 위하여 곡물상으로 일하던 '프루멘타리'를 스파이로 비밀에 활용했다. 손무의 <손자병법>은 적국의 금지된 정보를 수집한 책이다. 수집은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 비용은 전쟁 비용보다 적었다. 환경보호자들이 발견해 낸 멸종위기 생물에 대한 정보는 금지되어야했다. 알려지는 순간 사람들에 의해 멸종 위협을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비밀 지식은 불타는 가시덤불에서 모세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이름이었다. 아이작 뉴턴은 자기 원고의 많은 부분을 비밀 언어로 작성해서 누구도 이를 해독하지 못하도록 했다.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 콜럼버스는 동료들에게 숨겨야 했던 비밀이 있었다. 바로 배에 구비된 식량으로는 귀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숨겨야 했다. 신약성경에서 말하는 천국의 비밀도 비유로 이야기할 정도로 공개되지 않는 지식이었다. 

 

금지된 지식이 공개되었을 때 나타난 결과는 무엇일까?

 

1915년 제1차 세계대전에 투입된 화학무기는 전쟁 시기 불가피한 과학의 양면성이었다고는 하지만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유대인이면서 독일의 과학자였던 프리츠 하버가 공개한 과학 지식으로 만들어진 독가스였다. 그는 암모니아 합성법으로 노벨화학상까지 받을 정도로 촉망받는 과학자였지만 추후 나치 집단수용소의 대량 학살을 손쉽게 한 독가스 '치클론베'의 제조법을 공개하기도 장본인이다. 결국 과학이 죄를 알게되면서 과학 기술은 차가운 기술이 되어 버렸다. 과학은 밤의 학문으로 전락당했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뿐인가. 핵분열과 유전자 화학 지식은 원자폭탄을 세상에 내놓게 하였고,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게 만들었다. 물론 금지된 지식을 공개하면서 득을 본 이도 과학자였고 당대의 엘리트였다. 

 

지금은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진작 쓸만한 지식은 소수이며 휩쓸려오다시피한 지식들은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들 뿐이다. <금지된 지식>을 인류의 평화와 건강한 성장을 위해 사용해야 할 몫은 바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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