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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김유익 외 지음,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0년 4월
평점 :
바이러스에 맞서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감염자 수를 모두 공개하는 나라!
- 긴급 상황이 되면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공공성이 발휘되는 나라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 를 대응하는 한국 방역 모델이 세계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한국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각종 신화들이 깨지고 있다. 선진국 신화, 미국 신화, 시장 신화말이다.
국난 극복에 도덕성이 한 몫을 차지한다.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전국새마을부녀회가 주도했다. 2017년 12월 3일부터 1주일간, 돌반지를 기부받는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이 시초였다. 국민의 단합으로 351만 국민이 227톤의 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위 책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염병 재난에 맞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을 진단하고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방역을 넘어 국가 방역, 세계적인 방역이 공조를 이루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응이 모델로 언급된 이유는 중앙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로 분석했다. 진단 검사의 속도와 혁신성,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의심증상자, 확진자의 병원 접근성, 국가가 부담하는 감염증 관련 비용, 시민 사회의 예방 지침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일본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한국적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유들 중의 하나였다.
현대는 통치가 아니라 협치의 시대다!
세계 언론이 극찬하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단계가 아님을 지속적인 확진자의 발생과 예기치 못하는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들이 힘든 경험을 한 것이 선례가 되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만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증에 대비하여 미흡한 부분들을 사회적 합의안으로 도출하여 차곡차곡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공 보건 시스템의 확충이 절실하다. 2010년 대구 취약계층 의료를 담당하는 적십자 병원 폐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예다. 신종 감염병처럼 의료가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병원마다 딜레마가 있다. 공공 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비용면에서 적자가 발생하기에 공공 의료 병원 지정에 난색을 표한다. 환자가 적고 의료 수가가 낮은 외상의료, 응급 의료, 재활 의료, 중환자 의료, 산과 진료, 장애인 진료는 국가가 나서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의 지불제도를 행위자별수가제 → 예산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소방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관은 예산제로 운영해야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는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재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고파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군대가 무너지면 국가가 불안하듯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국내 76만 3,759명을 감염시키고 270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7년 186명 감염에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보듯이 신종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가축을 기르던 선사시대에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다.(천연두, 홍역)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의 대부분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인수공통바이러스는 61종이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박쥐는 인류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야생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축산 농가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달자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동물, 생태계 건강은 하나다! One Health!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 생태공공보건 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건강해야 하고 동물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녹아들어 가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이 대두되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의료인들이 대구로 달려간 사례, 광주에서 대구경북인들에게 재난 의료 병상을 제공한 사례, 구세군 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례, 쿠바가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감염국에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사례는 공공 방역의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