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도시 - 대규모 전염병의 도전과 도시 문명의 미래
스티븐 존슨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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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이 전염병에 취약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현실이다. 1850년대 영국 런던의 인구가 200만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통계상 세계 최고의 밀집 도시였다고 한다. 산업혁명과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한 도시에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리라 예상 못했던 것 같다. 귀족층과 극빈층이 사는 지역이 저절로 구분되어 있었고, 200만 인구가 쏟아내는 쓰레기양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금이야 상하수도처리, 쓰레기 처리 시설, 분뇨 처리 시설이 현대화되어 있어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150년 전 영국 런던에는 그런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다.

 

거대한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처리는 의외로 체계적으로 처리되었다. 쓰레기 처리 전담반이 자생적으로 구성되어 빈틈없이(?) 재활용되었다. 하수관에서 쓸만한 것을 줍는 사람들, 강 개펄에서 고철을 줍는 넝마꾼들, 동물의 사체에서 뼈만 수거하는 이들, 귀족층들이 쓰다 버린 천 조각이나 조금이라도 쓸만한 것들은 죄다 주워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바꿔 생계를 꾸려 가는 이들 덕분에 200만 거대 도시 런던은 자생적으로 버티어 나갈 수 있었다.

 

의료 시설 및 위생 관념은 어땠을까? 과학의 발달과 의학 기술의 점진적 향상으로 전염병의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아지고 있었으나 고정관념을 바꾸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감염도시』에서 다루는 '콜레라'에 접근하는 의학적 관점이 상식 밖이었다는 점을 고발하고 있다. 전염론 대신 독기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독기 이론은 공기 중의 악취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관점이다. 콜레라로 단기간에 수 많은 사람이 죽어간 것이 공기 중 악취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악취를 유발하는 저소득층, 극빈층 사람들이 문제라는 발상을 은근히 언론에 흘렸다. 계층을 구분하겠다는 발상이며 분명 차별적인 시각이었다. 악취를 발생시키는 그들은 선척적으로 게으르고 도덕적으로 해이하며 위생 관념이 없다고 인식했다.

 

이때 의사로써 소신을 굽히지 않고 콜레라의 원인은 마시는 물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존 스노'라는 의사다. 당시 런던 주택가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분뇨를 쌓아두거나 별도의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분뇨에서 발생한 오수들이 식수원인 템즈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오염된 물들이 다시 식수로 사용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1854년에 런던 브로드 가에 콜레라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불쾌한 악취에 있고, 오염된 공기에 있었다고 여겼다. '존 스노'는 직접 현장 조사와 탐문을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오염된 식수원을 밝혀냈고 콜레라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해냈다. 그는 "직업적 성공이나 왕족의 비호 같은 안전한 세상을 뒤로하고 대담무쌍하게 거리로" 나갔다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감염도시』에는 콜레라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19세기 영국 런던의 상하수도 시설의 상태와 도시 환경이 어땠는지 독자들에게 낱낱히 안내해주고 있다. 불과 150년 전 얘기다. 위대한 전투나 혁명 같은 세계사적인 사건만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존 본능인 마시는 물과 관련된 콜레라 전염병이 어떻게 한 도시의 삶을 바꿔갔는지 친절하게 말해 주고 있다.

 

당시 주류 집단의 사고 방식이 얼마나 독선적이고 한 치의 양보도 없었는지 보여 준다. 지식의 세계를 점령한 일부 주류 집단의 지식인들은 콜레라보다도 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지식인들 대부분이 감염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의 체질 허약을 사회적 실패로 간주하고 가난한 이유, 알코올을 남용하는 이유, 불결한 삶을 감염의 원인으로 고정화시켰다.

 

참고로 산업혁명 이후 도시로 이주한 많은 이들이 식수가 오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근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차'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닌산'이 끓는 물에서도 살아남은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 대신 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이유도 식수가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국 런던은 흑사병(1664년~1665년), 대화재(1666년 9월), 콜레라(1854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자그마한 세균이 질병을 퍼뜨린다는 개념을 믿지 않았던 시대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모르고 죽어갔다.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 E.O. 윌슨 덕분에 널리 알려진 '통섭'이라는 용어가 영국 런던 케임브리지 철학자 윌리엄 휴얼(1794~1866)이 1840년대에 처음 창안한 용어라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박사가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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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김유익 외 지음,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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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맞서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감염자 수를 모두 공개하는 나라!

- 긴급 상황이 되면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공공성이 발휘되는 나라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 를 대응하는 한국 방역 모델이 세계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한국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각종 신화들이 깨지고 있다. 선진국 신화, 미국 신화, 시장 신화말이다.

국난 극복에 도덕성이 한 몫을 차지한다.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전국새마을부녀회가 주도했다. 2017년 12월 3일부터 1주일간, 돌반지를 기부받는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이 시초였다. 국민의 단합으로 351만 국민이 227톤의 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위 책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염병 재난에 맞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을  진단하고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방역을 넘어 국가 방역, 세계적인 방역이 공조를 이루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응이 모델로 언급된 이유는 중앙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로 분석했다. 진단 검사의 속도와 혁신성,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의심증상자, 확진자의 병원 접근성, 국가가 부담하는 감염증 관련 비용, 시민 사회의 예방 지침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일본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한국적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유들 중의 하나였다.


현대는 통치가 아니라 협치의 시대다!


세계 언론이 극찬하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단계가 아님을 지속적인 확진자의 발생과 예기치 못하는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들이 힘든 경험을 한 것이 선례가 되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만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증에 대비하여 미흡한 부분들을 사회적 합의안으로 도출하여 차곡차곡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공 보건 시스템의 확충이 절실하다. 2010년 대구 취약계층 의료를 담당하는 적십자 병원 폐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예다. 신종 감염병처럼 의료가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병원마다 딜레마가 있다. 공공 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비용면에서 적자가 발생하기에 공공 의료 병원 지정에 난색을 표한다. 환자가 적고 의료 수가가 낮은 외상의료, 응급 의료, 재활 의료, 중환자 의료, 산과 진료, 장애인 진료는 국가가 나서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의 지불제도를 행위자별수가제 → 예산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소방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관은 예산제로 운영해야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는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재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고파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군대가 무너지면 국가가 불안하듯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국내 76만 3,759명을 감염시키고  270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7년 186명 감염에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보듯이 신종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가축을 기르던 선사시대에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다.(천연두, 홍역)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의 대부분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인수공통바이러스는 61종이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박쥐는 인류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야생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축산 농가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달자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동물, 생태계 건강은 하나다! One Health!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 생태공공보건 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건강해야 하고 동물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녹아들어 가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이 대두되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의료인들이 대구로 달려간 사례, 광주에서 대구경북인들에게 재난 의료 병상을 제공한 사례, 구세군 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례, 쿠바가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감염국에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사례는 공공 방역의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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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우리는 새로운 감염병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슈 리포트 1
김우주 지음 / 반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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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대한감역학회 이사장 등 감염내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 의사이자 교수다. 원래 간 전문의로 진로를 정하려고 했으나 군의관 시절 감염병으로 인해 신체 건강한 군인 청년들이 픽픽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감염내과의 길을 결정했다고 한다. 저자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을 통해 팬데믹의 서막을 알린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독자들에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질 것을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가 인식하는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시면 큰 유익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한 폐렴으로 처음 불리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최초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시점은 2019.12.31. 이다. IHR 즉 국제보건협약에 의해 각 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관찰되었을 경우 즉시 WHO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신종 감염병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을 말한다)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중국 정부의 발표는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았다. 2020.1.20. 사스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박사를 통해 사람 간 전염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COVID-19,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 질병, 19는 처음 발생이 보고된 2019년을 뜻한다)는 사스와 전파경로과 유사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웻마킷: 젖은 시장)에서 판매했던 야생 큰 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해, 중간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고, 인체 내에서 적응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연구진은 천산갑이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미생물과의 싸움은 일반 질병과의 싸움과 다르다. 예측 가능하지 않기에 미생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데이터를 축적시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변종에 따라 병독성이 강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전파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정체되고 진정되는 기미가 보일 때, 어딘가에서 슈퍼전파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2.23.을 기점으로 피해완화전력의 일종으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감염이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자의 비말로 인해 분내 수십 명까지 전염될 수 있다. 감염예방용으로 천 마스크는 권장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마스크로 쓰이는 KF80 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다. 에어로졸(공기) 감염이 있을 수 있는 곳에서는 N95를 착용한다. 마스크 착용은 독감이나 감기도 예방 가능하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방어체계는 피부, 탐식세포(점막), 백혈구, B림프구로 되어 있다. 면역을 키우기 위해 사람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우리가 조금 신경쓰면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다. 술, 담배, 과로를 하지 않는 것,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세 끼 식사, 스트레스 털어버리기 등이다.


세계 감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 10~40년 주기설을 흔히들 말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 독감은 팬데믹이었다. 40년, 1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눈여겨 보자.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인구의 30%가 감염되어야 한다. 30% 감염력을 갖기 위해서는 치사율이 높아서는 안 된다. 인체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한풀 꺽여 계절독감 수준으로 축소될 때 팬데믹이 종료된다.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 사업은 리스크가 크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최소 1년여의 시간이 걸리고,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술, 담배가 호흡기에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담배의 니코틴은 점액질에 붙어서 점막 세포를 건조하게 만든다.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점막에 수분이 부족하면 이물질이 점액질에 달라붙기 쉽다.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술 자체는 수분이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알코올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부른다.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 공기 감염의 대표적인 예는 홍역과 결핵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한 해 2천여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다. 1명의 결핵환자가 20명까지 전파한다고 한다.


신종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정글탐험, 개간, 야생동물의 포획 등으로 인간과 야생 동물과 접촉이 잦아지면서 야생동물이 지니고 있던 병원체가 인류에게 넘어온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보통 중간 숙주를 끼고 넘어온다. 사스는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다.


코로나19의 유행을 종식시키려면 R0 값을 1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R0란? 기초감염재생산 지수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 살펴보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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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 인간 -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에서의 기록
이낙원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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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변종 하나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하고 있다. 의료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와중에 인천 지역 소화기내과 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대응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 이낙원 의사는 2020.1.29부터 3.27.까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했고 각종 매스컴을 도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의사로써의 생각을 SNS에 담아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기록은 소화기내과 전문 의사의 기록이기에 일반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그랬듯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는 별 탈이 있을까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나라 이야기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럭저럭 차분하게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의 위력에 불안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감염증 환자가 눈부시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증가했고 사망자도 늘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우리의 생활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일상속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불문율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바이러스와 인간』에서 바이러스의 속성에 관한 의학적 상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바이러스의 생존 방식이라든지 바이러스의 변이에 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가는 것을 각종 비유를 들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막연히 바이러스를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안은 자칫 혐오를 일으킬 수 있고 국가적 혼돈에 놓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초래한 지구 생태계 파괴에 따른 위기 상황을 전 세계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합의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확진된 환자들이 주변에 있다면 다른 말보다 그저 위로와 격려가 제일임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바이러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 역시 유전자 덩어리다.


바이러서는 단순한 몸을 가지고 있어 세포 대사를 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살아 있는 다른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 사람 안에 기생하는 것이 최고다 → 일단 개체수가 70억이나 된다. → 동물을 숙주로 삼고 살고 있었던 바이러스는 보금자리의 위협을 받고 있다 → 동물 보다 사람에게 침투하는게 살아갈 최고의 방법이다.


스스로 움직일 줄 모른다.  바이러스는 언제나 이동을 위해 다른 생명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 지카 바이러스(태아 소두증) → 모기/ 조류 독감 바이러스 → 철새 / 말라리아 원충 → 모기 / 쓰쓰가무시병 → 등줄 쥐(진드기 유충)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크기가 너무 작고 세포벽, 세포소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세균은 항생제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까지 다른 생물의 몸속에 잘 살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다. 이것을 '이종간 감염'이라고 한다. 언젠가 코로나19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소멸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전염병은 계속 반복된다. 1976년 에볼라 출혈열, 1981년 에이즈 바이러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이번에 발병한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은 COVID-19. COVID-24, COVID-30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염두에 둔 작명이다.


데이비드 콰먼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역사 』에서 지적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법이다.


1. 바이러스가 있던 자리, 아마도 그 자리에서 숙주와 바이러스는 잘 지냈을 것이다. 지구 생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그 다양하고 복잡한 바이러스 세계는 생태계 속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


2. 벌목, 도시 건설, 화전 농법, 야생동물 사냥과 섭취,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숲의 개간, 광물 채취, 도시 확장, 해양 식량 자원의 남획, 기후변화 등. 그러다보니 바이러스들이 살아갈 곳이 없다.


3.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다.


4. 이윤을 위해 가축들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의 진화를 부추겼고, 기후 온난화를 부추겨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지를 넓혀주었다. 이 모든 게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 기회를 넓혀주는 것들이다. 인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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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염병 - 세균과 바이러스에 맞선 인간의 생존 투쟁 세계사 가로지르기 14
예병일 지음 / 다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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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독감의 차이


감기의 원인은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수 많은 바이러스때문이다. 종류가 많다보니 감기 치료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단지 증상을 완화해 주는 효과제만 있을 뿐. 그러나 독감은 다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타미플루 또는 릴렌자를 처방받는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B형, C형이 있으나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A형이다.


십자군의 전쟁의 승패를 가른 전염병


1095년 클레르몽 종교회의에서 십자군 원정을 결의했다. 약 200년간 아무 의미 없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1097년 1차 십자군 원정에서는 장티푸스로 의심되는 전염병이 유행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1148년 2차 십자군 원정에서는 장티푸스세균성 이질로 의심되는 전염병이 도시 전체를 휩쓸었다. 1218년 원정에서는 괴혈병, 1250년 원정에서는 괴혈병이질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세를 몰락시킨 페스트


십자군 원정의 폐해로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봉건제도의 결속보다 개인이 더 중요하고 내세보다는 현세가 더 중요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347년 시실리에 제노바 선박이 들어오면서(크림반도의 카파 시에서 타타르인 즉 몽골족이 남긴 쥐벼룩에 의한 전염된 상인들이 제노바 선박을 이용해 시릴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유행하기 시작한 페스트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되었다. 『데카메론』, 『페스트』에 그려진 페스트 폐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 결과 농촌을 버리고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산성이 감소, 기근이 계속되었다. 봉건제도 붕괴의 단초는 페스트였다. 검역법도 강화되어 프랑스어로 40을 의미하는 '검역'이 시행되어 항구에 들어온 배는 40일을 기다려야 했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표적인 질병, 두창(천연두)


1519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는 550명의 병사를 이끌고 쿠바에서 멕시코로 들어갔다. 1520년 또 다른 스페인 군대가 멕시코 동부 해안에 상륙했는데 이때 두창에 걸린 아프리카 노예가 있었다. 코르테스 부대에게로 두창이 전염되어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런데 코르테스 부대에게로 전염된 두창이 이번에는 아즈텍인들에게 유행하기 시작했다.(두창의 전염 경로: 나르바에스의 배에 있던 두창 환자 → 코르테스 부대 병사 → 아즈텍인) 결국 1521년 아즈텍 문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페루에서 발생한 잉카 문명도 두창의 희생양이었다. 1530년 프란시스코 피사로 이끄는 스페인 군대가 쳐들어가기 3년 전부터 이미 두창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원정에 나선 나폴레옹, 전염병에 무릎을 꿇다!


1798년 나폴레옹 군대는 이집트를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페스트의 유행으로 이집트 원정을 포기해야했다. 1812년 러시아 원정에서는 발진티푸스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 상황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현 미국 영토의 절반 가까운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던 루이지애나주(루이 16세의 당)는 황열에 견디지 못한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나폴레옹이 미국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긴 땅이었다. 1880년대까지 파나마 운하를 차지하고 있었던 프랑스가 이 지역을 포기하고 물러난 것도 황열(모기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얼굴이 노랗게 되고 열이 나는 병)과 말라리아 때문이었다. 황열을 해결하지 못한 프랑스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이 전염병을 해결한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여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처칠의 목숨을 건진 프론토질


프론토질은 항균 작용을 의미한다. 항균 작용을 하는 약제를 설파제라고 했다. 1943년 폐렴에 걸린 영국 수상 처칠은 도마크가 발견한 항균제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성경의 <레위기>에는 위생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항상 신체를 깨끗이하라는 것과 전염병이 돌 때 산후조리 시 어떻게 해야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중세 말기 페스트를 통해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위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인도 뱅골 지방의 풍토병이던 콜레라가 19세기가 되자 맹렬하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코흐는 콜레라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4 에볼라, 2020년 코로나19까지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할 때면 예방 또는 치료법이 연구되었다. 지난 수십년 년간 전염병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였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 쌍둥이 빌딩 테러 직후 탄저균 포자를 담은 흰 가루가 곳곳에 배달되었다.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과 기침을 동반한 호흡곤란 증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확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베타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이 알려졌다. 이것은 중동 지방에서 많이 발생되었다해서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로 불리웠다.


최근 전염병들이 과거와는 달리 원래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던 동물의 전염병이었다. 인수공통전염병인 것이다. 증가하게 된 이유는 동물로부터 의료 산업에 사용되는 재료를 얻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통의 눈부신 발전은 사람들의 이동과 접촉을 빈번하게 하였고 사람과 동물이 접촉 빈도수도 늘었다. 지구상의 환경 변화는 병원체의 변이를 쉽게 하였다. 자연 환경의 파괴는 사람과 격리되었던 동물들이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다. 에볼라의 경우 박쥐가 사람에게 옮긴 질병으로 추측되며, 에이즈는 원숭이가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판명되었다. 공장화된 형태의 가축 키우기는 집단적 발병을 초래했다.


반면 위생 수준이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높은 전염병이 있다. 냉방용 에어먼 사용이 증가하면서 '레지오넬라 감염증'이 널리 퍼졌고 A형 간염은 위생 수준이 높아지면서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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