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사 노트 (반양장) - 17가지 주제로 읽는 의학 이야기
예병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의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일 계속 보도되고 있는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까지 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들어 감염병이 이토록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의학사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병의 위협이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일어났으며 인류의 역사가 곧 전염병의 역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의학사 노트』의 저자 예병일 박사가 쓴 『세상을 바꾼 전염병』에서도 십자군의 성패를 갈랐던 것은 '장티푸스'(수인성 감염병, 콜레라와 함께)였으며 중세를 몰락시켰던 것도 '페스트'였음을 밝히고 있다. 위 책 『의학사의 노트』에서도 저자 예병일 박사는 고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부터 오늘날 맞춤의학의 시대를 연 유전학의 발견까지 17가지의 주제로 의학의 이야기를 일반 대중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저자 예병일 박사는 인류 의학의 첫 번째 개혁을 신비의 학문이던 의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게 했던 점으로 꼽고 있다. 주술적이고 신의 영역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고대 사람들에게 의학이 과학적이며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윤리적인 의식이라고 강조한 점은 일대적인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한다. 히포크라테스 이후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의학을 지배했던 갈레노스의 의학은 철옹성과 같았지만 해부학계의 거두 베살리우스의 등장으로 의학계의 패러다임은 바뀌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는 의학에서 발전된 것들이 종종 발견된다. 검역이라는 용어는 페스트가 한참 유행이었던 시기에 환자 발생 지역에서 배가 오는 경우 배를 항구에 40일간 정박시켜놓았다가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만 배에서 사람과 물건을 내리게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의학계에서는 최초로 발견한 사람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경우보다 파급효과를 중시하는 서양인의 사고 방식에 따라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클수록 '최초'의 수식어를 사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해부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나 해부학계에서는 베살리우스를 거두로 모신다. 해부학에서 유래한 '강사'라는 용어는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데 '강사'는 해부학 수업 과정을 읽어주는 사람이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종교적인 관점으로 의학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이 있었기에 혈액의 순환 논리를 펼친 세르베투스는 종교학자 장 칼뱅에 의해 반대 여론에 부딪치게 되었고 이단으로 몰려 종교재판으로 화형에 당하기도했다.

 

인류가 감염성 질환을 정복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사례인 두창(천연두: 일제의 잔재)은 보툴리누스균, 탄저균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제3대 적으로 존재해 왔지만 1979년 공식적으로 지구상에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공포했다. 공중보건학의 아버지 '존 스노'는 빅토리아 여왕의 분만을 마취제를 통해 통증없이 한 것을 계기로 신임을 얻게 되었고 1853년 콜레라가 런던에서 재유행할 때 질병의 분포와 런던의 개인 상수도 분포와의 관계에 관한 매우 뛰어난 연구를 수행했다. 스티븐 존슨의 『감염도시』에서 '존 스노'의 활약상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때 의사로써 소신을 굽히지 않고 콜레라의 원인은 마시는 물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존 스노'라는 의사다. 당시 런던 주택가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분뇨를 쌓아두거나 별도의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분뇨에서 발생한 오수들이 식수원인 템즈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오염된 물들이 다시 식수로 사용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1854년에 런던 브로드 가에 콜레라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불쾌한 악취에 있고, 오염된 공기에 있었다고 여겼다. '존 스노'는 직접 현장 조사와 탐문을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오염된 식수원을 밝혀냈고 콜레라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해냈다."

 

수술을 받은 사람의 70%가 패혈증으로 발전해 죽어간다는 사실을 밝힌 제멜바이스는 의사가 산모를 대하기 전 소독 액으로 손을 씻기만 하면 산욕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으나 거의 대부분 무시당하고 말았다. 시대를 앞서가는 이들은 외로운 법이다. 자신들이 과거에 행한 잘못을 인정해야 할 처지였기에 무시하는 방법으로 넘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의 존재를 발견한 파스퇴르에 힘입어 리스터는 무균 처리법을 개발했다. 파스퇴르에 의해 광견병 또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게 되었고 균을 약하게 만들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백신 개념과 예방접종을 발견하면서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차츰 자유로와질 수 있었다. 파스퇴르가 남긴 말인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는 말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는 진료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

 

세균이라는 미생물의 존재를 확실히 밝힌 코흐는 현미경으로 각종 세균을 연구하다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다고 한다. 공중보건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얻는 존 스노도 다수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매몰찬 냉대와 조소를 받곤 했다. 한 때 조선이라는 땅에도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생각되는 콜레라로 수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듯이 코로나-19 또한 인류가 딛고 서야 하는 과제로 남겨져 있다. 예병일 박사의 꼼꼼한 메모 형식의  『의학사 노트』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직면한 감염병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지금까지 감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수 많은 선각자들의 노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무쪼록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는 코로나-19 감염병이 속히 지나가기를 손모아 기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염도시 - 대규모 전염병의 도전과 도시 문명의 미래
스티븐 존슨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이 전염병에 취약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현실이다. 1850년대 영국 런던의 인구가 200만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통계상 세계 최고의 밀집 도시였다고 한다. 산업혁명과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한 도시에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리라 예상 못했던 것 같다. 귀족층과 극빈층이 사는 지역이 저절로 구분되어 있었고, 200만 인구가 쏟아내는 쓰레기양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금이야 상하수도처리, 쓰레기 처리 시설, 분뇨 처리 시설이 현대화되어 있어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150년 전 영국 런던에는 그런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다.

 

거대한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처리는 의외로 체계적으로 처리되었다. 쓰레기 처리 전담반이 자생적으로 구성되어 빈틈없이(?) 재활용되었다. 하수관에서 쓸만한 것을 줍는 사람들, 강 개펄에서 고철을 줍는 넝마꾼들, 동물의 사체에서 뼈만 수거하는 이들, 귀족층들이 쓰다 버린 천 조각이나 조금이라도 쓸만한 것들은 죄다 주워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바꿔 생계를 꾸려 가는 이들 덕분에 200만 거대 도시 런던은 자생적으로 버티어 나갈 수 있었다.

 

의료 시설 및 위생 관념은 어땠을까? 과학의 발달과 의학 기술의 점진적 향상으로 전염병의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아지고 있었으나 고정관념을 바꾸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감염도시』에서 다루는 '콜레라'에 접근하는 의학적 관점이 상식 밖이었다는 점을 고발하고 있다. 전염론 대신 독기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독기 이론은 공기 중의 악취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관점이다. 콜레라로 단기간에 수 많은 사람이 죽어간 것이 공기 중 악취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악취를 유발하는 저소득층, 극빈층 사람들이 문제라는 발상을 은근히 언론에 흘렸다. 계층을 구분하겠다는 발상이며 분명 차별적인 시각이었다. 악취를 발생시키는 그들은 선척적으로 게으르고 도덕적으로 해이하며 위생 관념이 없다고 인식했다.

 

이때 의사로써 소신을 굽히지 않고 콜레라의 원인은 마시는 물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존 스노'라는 의사다. 당시 런던 주택가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분뇨를 쌓아두거나 별도의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분뇨에서 발생한 오수들이 식수원인 템즈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오염된 물들이 다시 식수로 사용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1854년에 런던 브로드 가에 콜레라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불쾌한 악취에 있고, 오염된 공기에 있었다고 여겼다. '존 스노'는 직접 현장 조사와 탐문을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오염된 식수원을 밝혀냈고 콜레라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해냈다. 그는 "직업적 성공이나 왕족의 비호 같은 안전한 세상을 뒤로하고 대담무쌍하게 거리로" 나갔다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감염도시』에는 콜레라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19세기 영국 런던의 상하수도 시설의 상태와 도시 환경이 어땠는지 독자들에게 낱낱히 안내해주고 있다. 불과 150년 전 얘기다. 위대한 전투나 혁명 같은 세계사적인 사건만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존 본능인 마시는 물과 관련된 콜레라 전염병이 어떻게 한 도시의 삶을 바꿔갔는지 친절하게 말해 주고 있다.

 

당시 주류 집단의 사고 방식이 얼마나 독선적이고 한 치의 양보도 없었는지 보여 준다. 지식의 세계를 점령한 일부 주류 집단의 지식인들은 콜레라보다도 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지식인들 대부분이 감염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의 체질 허약을 사회적 실패로 간주하고 가난한 이유, 알코올을 남용하는 이유, 불결한 삶을 감염의 원인으로 고정화시켰다.

 

참고로 산업혁명 이후 도시로 이주한 많은 이들이 식수가 오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근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차'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닌산'이 끓는 물에서도 살아남은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 대신 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이유도 식수가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국 런던은 흑사병(1664년~1665년), 대화재(1666년 9월), 콜레라(1854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자그마한 세균이 질병을 퍼뜨린다는 개념을 믿지 않았던 시대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모르고 죽어갔다.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 E.O. 윌슨 덕분에 널리 알려진 '통섭'이라는 용어가 영국 런던 케임브리지 철학자 윌리엄 휴얼(1794~1866)이 1840년대에 처음 창안한 용어라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박사가 널리 알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김유익 외 지음,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이러스에 맞서 자원 봉사를 자처하고, 감염자 수를 모두 공개하는 나라!

- 긴급 상황이 되면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공공성이 발휘되는 나라


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 를 대응하는 한국 방역 모델이 세계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위기 상황이 한국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있다. 각종 신화들이 깨지고 있다. 선진국 신화, 미국 신화, 시장 신화말이다.

국난 극복에 도덕성이 한 몫을 차지한다.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전국새마을부녀회가 주도했다. 2017년 12월 3일부터 1주일간, 돌반지를 기부받는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이 시초였다. 국민의 단합으로 351만 국민이 227톤의 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위 책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감염병 재난에 맞서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영역을  진단하고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방역을 넘어 국가 방역, 세계적인 방역이 공조를 이루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응이 모델로 언급된 이유는 중앙집권화된 민주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 지도자의 의지로 분석했다. 진단 검사의 속도와 혁신성,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의심증상자, 확진자의 병원 접근성, 국가가 부담하는 감염증 관련 비용, 시민 사회의 예방 지침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은 일본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한국적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유들 중의 하나였다.


현대는 통치가 아니라 협치의 시대다!


세계 언론이 극찬하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단계가 아님을 지속적인 확진자의 발생과 예기치 못하는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들이 힘든 경험을 한 것이 선례가 되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지만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증에 대비하여 미흡한 부분들을 사회적 합의안으로 도출하여 차곡차곡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공 보건 시스템의 확충이 절실하다. 2010년 대구 취약계층 의료를 담당하는 적십자 병원 폐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예다. 신종 감염병처럼 의료가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병원마다 딜레마가 있다. 공공 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비용면에서 적자가 발생하기에 공공 의료 병원 지정에 난색을 표한다. 환자가 적고 의료 수가가 낮은 외상의료, 응급 의료, 재활 의료, 중환자 의료, 산과 진료, 장애인 진료는 국가가 나서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 건강보험의 지불제도를 행위자별수가제 → 예산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소방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관은 예산제로 운영해야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는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재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고파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군대가 무너지면 국가가 불안하듯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국내 76만 3,759명을 감염시키고  270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7년 186명 감염에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보듯이 신종 감염병은 끊이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가축을 기르던 선사시대에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다.(천연두, 홍역)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의 대부분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인수공통바이러스는 61종이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실 박쥐는 인류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야생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축산 농가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축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의 전달자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동물, 생태계 건강은 하나다! One Health!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 생태공공보건 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건강해야 하고 동물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이 녹아들어 가야 하는 이유다.

공공성이 대두되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의료인들이 대구로 달려간 사례, 광주에서 대구경북인들에게 재난 의료 병상을 제공한 사례, 구세군 냄비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례, 쿠바가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 세계 감염국에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사례는 공공 방역의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우리는 새로운 감염병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슈 리포트 1
김우주 지음 / 반니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대한감역학회 이사장 등 감염내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 의사이자 교수다. 원래 간 전문의로 진로를 정하려고 했으나 군의관 시절 감염병으로 인해 신체 건강한 군인 청년들이 픽픽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감염내과의 길을 결정했다고 한다. 저자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을 통해 팬데믹의 서막을 알린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독자들에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질 것을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가 인식하는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시면 큰 유익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한 폐렴으로 처음 불리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최초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시점은 2019.12.31. 이다. IHR 즉 국제보건협약에 의해 각 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관찰되었을 경우 즉시 WHO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신종 감염병은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한 감염병을 말한다)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중국 정부의 발표는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았다. 2020.1.20. 사스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 박사를 통해 사람 간 전염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COVID-19,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 질병, 19는 처음 발생이 보고된 2019년을 뜻한다)는 사스와 전파경로과 유사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웻마킷: 젖은 시장)에서 판매했던 야생 큰 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해, 중간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고, 인체 내에서 적응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연구진은 천산갑이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미생물과의 싸움은 일반 질병과의 싸움과 다르다. 예측 가능하지 않기에 미생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데이터를 축적시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변종에 따라 병독성이 강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이 전파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정체되고 진정되는 기미가 보일 때, 어딘가에서 슈퍼전파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2.23.을 기점으로 피해완화전력의 일종으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감염이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자의 비말로 인해 분내 수십 명까지 전염될 수 있다. 감염예방용으로 천 마스크는 권장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마스크로 쓰이는 KF80 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다. 에어로졸(공기) 감염이 있을 수 있는 곳에서는 N95를 착용한다. 마스크 착용은 독감이나 감기도 예방 가능하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방어체계는 피부, 탐식세포(점막), 백혈구, B림프구로 되어 있다. 면역을 키우기 위해 사람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우리가 조금 신경쓰면 면역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다. 술, 담배, 과로를 하지 않는 것,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세 끼 식사, 스트레스 털어버리기 등이다.


세계 감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 10~40년 주기설을 흔히들 말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 독감은 팬데믹이었다. 40년, 1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눈여겨 보자.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인구의 30%가 감염되어야 한다. 30% 감염력을 갖기 위해서는 치사율이 높아서는 안 된다. 인체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된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한풀 꺽여 계절독감 수준으로 축소될 때 팬데믹이 종료된다.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 사업은 리스크가 크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최소 1년여의 시간이 걸리고,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술, 담배가 호흡기에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담배의 니코틴은 점액질에 붙어서 점막 세포를 건조하게 만든다.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점막에 수분이 부족하면 이물질이 점액질에 달라붙기 쉽다.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술 자체는 수분이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알코올은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부른다.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 공기 감염의 대표적인 예는 홍역과 결핵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한 해 2천여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다. 1명의 결핵환자가 20명까지 전파한다고 한다.


신종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정글탐험, 개간, 야생동물의 포획 등으로 인간과 야생 동물과 접촉이 잦아지면서 야생동물이 지니고 있던 병원체가 인류에게 넘어온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보통 중간 숙주를 끼고 넘어온다. 사스는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다.


코로나19의 유행을 종식시키려면 R0 값을 1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R0란? 기초감염재생산 지수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 살펴보는 지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이러스와 인간 -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에서의 기록
이낙원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이러스 변종 하나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하고 있다. 의료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와중에 인천 지역 소화기내과 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대응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자 이낙원 의사는 2020.1.29부터 3.27.까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했고 각종 매스컴을 도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의사로써의 생각을 SNS에 담아냈다.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솔직 담백한 기록은 소화기내과 전문 의사의 기록이기에 일반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그랬듯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는 별 탈이 있을까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나라 이야기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럭저럭 차분하게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의 위력에 불안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감염증 환자가 눈부시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증가했고 사망자도 늘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우리의 생활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일상속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불문율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바이러스와 인간』에서 바이러스의 속성에 관한 의학적 상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바이러스의 생존 방식이라든지 바이러스의 변이에 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가는 것을 각종 비유를 들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막연히 바이러스를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불안은 자칫 혐오를 일으킬 수 있고 국가적 혼돈에 놓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초래한 지구 생태계 파괴에 따른 위기 상황을 전 세계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 보호를 위한 합의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확진된 환자들이 주변에 있다면 다른 말보다 그저 위로와 격려가 제일임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바이러스는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 역시 유전자 덩어리다.


바이러서는 단순한 몸을 가지고 있어 세포 대사를 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살아 있는 다른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 사람 안에 기생하는 것이 최고다 → 일단 개체수가 70억이나 된다. → 동물을 숙주로 삼고 살고 있었던 바이러스는 보금자리의 위협을 받고 있다 → 동물 보다 사람에게 침투하는게 살아갈 최고의 방법이다.


스스로 움직일 줄 모른다.  바이러스는 언제나 이동을 위해 다른 생명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 지카 바이러스(태아 소두증) → 모기/ 조류 독감 바이러스 → 철새 / 말라리아 원충 → 모기 / 쓰쓰가무시병 → 등줄 쥐(진드기 유충)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크기가 너무 작고 세포벽, 세포소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 세균은 항생제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까지 다른 생물의 몸속에 잘 살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다. 이것을 '이종간 감염'이라고 한다. 언젠가 코로나19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소멸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전염병은 계속 반복된다. 1976년 에볼라 출혈열, 1981년 에이즈 바이러스, 1997년 조류독감, 2003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이번에 발병한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은 COVID-19. COVID-24, COVID-30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염두에 둔 작명이다.


데이비드 콰먼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역사 』에서 지적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법이다.


1. 바이러스가 있던 자리, 아마도 그 자리에서 숙주와 바이러스는 잘 지냈을 것이다. 지구 생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그 다양하고 복잡한 바이러스 세계는 생태계 속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


2. 벌목, 도시 건설, 화전 농법, 야생동물 사냥과 섭취,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숲의 개간, 광물 채취, 도시 확장, 해양 식량 자원의 남획, 기후변화 등. 그러다보니 바이러스들이 살아갈 곳이 없다.


3.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다.


4. 이윤을 위해 가축들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의 진화를 부추겼고, 기후 온난화를 부추겨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지를 넓혀주었다. 이 모든 게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 기회를 넓혀주는 것들이다. 인간이 문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