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느낌표! - 어린 시절의 위로
최도설 지음, 최도성 그림 / 북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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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글인 것 같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육체적으로 쉬는 것이 쉼이 아니라 정서적 쉼이 동반되어야 진정한 쉼이라는 얘기가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정서적 메마름 때문에 더 피곤하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환하며 독자들에게 함께 꿈꾸기를 초대하고 있다. 등장인물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자는 동기부여의 메세지가 담겨 있다. 특히 관심 있게 들여다볼 부분은 책 중간 중간에 그려진 삽화도 저자의 친형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친형이 동생의 부탁을 받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그림들을 기꺼이 그려냈다. 두 형제의 남다른 형제애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도 저자처럼 허세를 부린 적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쪼그만 애가 무슨 허세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당시 린 아이들 세계에서도 허세는 당연히 존재했다. 저자가 동네 아이들을 꼬드겨 화력발전소 굴뚝까지 가보자고 제안한 뒤 걸어가보았지만 실제 눈으로 본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라는 것을 알고 돌아가자고 이야기한다. 두 시간 넘게 걸어왔는데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당연히 얘들의 반발이 일어났다. 반발을 무마시키고자 있지도 않은 돈이 있다고 뻥치고 배고픈 허기를 달랠 수 있다라는 기대를 꾸게 한다. 당시 500원이면 빵이며 음료며 뭐든 사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500원이 있다는 얘기는 뻥이요 허세다. 어른이 된 저자가 혹시 지금도 허세를 부리는 자신의 모습을 있지 않나 스스로 돌이켜 본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없었다. 아빠가 있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우리 아빠, 원양 어선을 타고 멀리 나가 있어" 

당시 원양 어선을 타고 먼 바다에 나가 일을 하는 사람을 부러워할 때다. 

"우리 아빠, 갑판장이야" 라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려 거짓말을 마구 해댔다. 

심지어 앞뒤가 맞지도 않는 이야기도 하고 다녔던 것이 기억이 난다.

"우리 아빠, 6.25 전쟁 때 북한군과 싸우다가 죽었어" 

친구들 사이에서 이 이야기가 퍼져 나갔고 어떻게 어떻게 소문이 사실이 된 건지 그해 호국보훈의 달에 학교엥서 구호물품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물품으로는 라면 한 상자였다. 당시 라면은 귀한 물품 중에 하나였다. 저자보다 더 큰 허세를 부리며 유년 생활을 보냈다. 사실, 지금도 허세가 쬐금 남아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틀림이 없다. 과장하고 드러내고 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어렸을 때 일들이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은 단지 과거에 머무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옛 모습을 뒤돌아보며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성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가끔 집에서 차곡히 쌓여 있는 앨범을 무심코 열어 보는 경우가 있다. 한 번 앨범을 열어보면 삼사십분이 훌쩍 넘어간다. 사진첩에 몰입하는거다. 사진을 보며 무슨 생각에 빠졌을까? '아, 옛날이여' 가 아니라 '앞으로 잘 살아가야지' 라는 마음의 각오가 든다.

 

저자도 어린 시절이 지금의 자신을 위로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 마음의 백신이 되어 줄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동화같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내 놓았다. 베스트셀러보다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선호한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그럴싸한 유명세를 탄 책보다 저자의 삶이 담겨져 있는 책이 오히려 더 정겹고 손이 간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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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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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강원랜드를 배경으로 <캐딜락 전당사> 사장 성제욱과 직원 장진, 철민이가 등장한다. 캐딜락 전당사 성사장은 통큰 대인배다. 과거 주먹 세계에 몸담았지만 어떤 계기로 캐딜락을 타고 강원도 산골까지 오게 되었다. 장진이 10살 때부터 전당사에 들락날락하면서 키우다시피 했으니 아버지나 다를 바 없다. 아참, 이 소설은 책날개에도 소개해 놓았듯이 누아르와 SF가 결합된 장르다. 범죄와 폭력을 다루고 있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힘들이 펼쳐지니 각오하고 책장을 펼쳐야 한다. 

 

스물 살 장진에게 포트(시공간을 넘나드는 문)를 여는 힘이 알려지면서 게이트(포트를 여는 힘을 가진 사람들)의 쫓고 쫒기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게이트 중의 최고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되는 심 경장의 주변 이야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심 경장은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 공여자를 어렵게 찾게 되지만 접선 장소에서 그만 심장을 빼앗겨버린다. 딸의 죽음과 아내의 갑작스런 자살로 심 경장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지닌 포트의 힘을 활용한다.

 

게이트들의 집합 장소인 카지노로 점차 모이게 되는데....

 

게이트들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카지노 회장으로 나오는 한 회장과 한 회장 측근인 한 이사, 보안팀장으로 근무하는 배준은 자신들 외에 게이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제거 목록 대상으로 장진이 걸려 든 것이다. 아들 장진을 보호하려는 엄마 정희도 게이트였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장진은 상황을 되돌리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의도치 않게 자신을 키우다시피한 캐딜락 사장 성제욱의 죽음을 초래하게 한다.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성제욱을 살리기 위해 강릉 병원으로 가는 포트를 열려고 하지만 성제욱은 한계령으로 가자고 이야기 한다.

 

왜 한계령일까?

 

성제욱 사장이 강원도 정선으로 오기 전 10년 전 그는 한계령에서 죽음을 기도했다. 다행히 순찰차에 의해 목숨을 건지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열살이었던 장진 꼬마를 10년 동안 보살피며 이제 스물살 청년으로 키워냈던 성제욱 사장은 캐딜락을 타고 한계령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장진은 캐딜락 전당사 사장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3월 추운 날, 왠 낯선 거구의 사내가 전당포를 인수하겠다고 들어온다. 흰 캐딜락을 타고....

성제욱 사장이 돌아온 걸까. 이렇게 소설은 끝난다. 

 

낯익은 지명에 반가웠다. 강원도 정선, 강릉, 한계령. 한 때 들썩거렸던 불법 장기 매매, 카지노에 중독되어 빈털털이가 되는 사람들의 초로한 모습들을 읽으며 안타깝게 여겨진다. 전당포에 시계, 휴대폰, 자동차 등을 맡길 때에는 당장이라도 돈을 딸 것처럼 생각하지만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잃은 돈을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 제어가 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잃을 때까지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하니 소름이 돋힌다.

 

SF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추정경의 또 다른 소설이다. 2011년 청소년 소설, <내 이름은 망고>가 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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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함
최순조 지음 / 리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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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에 대해 알지 못했다. 한국전쟁 발발 당일 동해안에서 벌어진 최초의 해전도 알지 못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은 기습 선제 공격을 감행했다. 육로를 통해서만 공격한 것이 아니라 해로를 통해서도 거침없이 공격을 해 온 사실을 알게되었다. 당시 38도선을 기준으로 분단되어 있었으니 지금의 속초는 북한 지역으로 최전방 지역이었고 남한 지역은 <백두산함>에 기록된 대로 묵호(현재 동해시)가 최전방 지역이었다. 

 

"스탈린은 어디로 얼마의 병력을 이동시킬 것인지 물었다. 김일성은 정동진과 옥계 해안 일대에 1,800명과 삼척과 임원 해안 일대에 1,300명 그리고 부산에 600명을 침투시킬 것이라고 했다" (298~299쪽)

 

부산에 600명을 침투시킬 요원들은 적후방을 교란하고 만에 하나 있을 미군 원조를 차단하기 위한 교두보로 부산항구를 장악하기 위할 목적이었다. 정예요원 600명을 탑승시킨 천톤급 이상의 철제선은 당시 소련이 원조해 준 선박이었다. <백두산함>의 방어가 없었다면 김일성이 장담한 대로 두 달만에 남한 지역을 장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백두산함>은 우리 국민들의 땀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첫 해군함정이었다. 해방 후 국가 재정은 말할 수 없을만큼 바닥이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군함을 사들일 형편은 없었다. 이 일에 손원일이라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민간 차원에서 일어난 해군 만들기 운동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부녀자들이 폐품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 월급을 떼어 군함을 구입하는 일에 기부하며 여비마저 반납하면서까지 재정을 아껴 미군이 쓰다버린 폐함과 같은 군함을 전투함으로 변모시킨 것이 <백두산함>이었다. 

 

대한민국 초대 해군 참모총장이었던 손원일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미군을 설득하고 미국 사업자들과 만나 담판을 지으면서 열악한 재정이었지만 바다를 지켜낼 전투함을 사들였다. 재정을 아끼기 위해 손수 페인트 칠을 하고 중고 부품을 사서 교환하며 쓸고 닦고 수리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승조원들의 일화가 담겨 있다. 누가 시켜서 했던 일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을 오직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그들이 있었기에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해상 침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내용일 수 있겠다. 나 또한 1970년대생이니 당연히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 간접적으로 경험한 바는 있다. 1996년 9월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 때였다. 당시 나는 703특공연대 1대대 4소대장이었다. 1996년 9월 당시 북한은 잠수정을 강릉 앞바다까지 침투시켰다. 승무원조를 제외한 침투조를 육상에 침투시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런데 그만 잠수정이 기관 고장으로 좌초되고 북한의 승무원과 침투조는 퇴로를 위해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주변 산악으로 이동했다. 이 소식이 군당국에 의해 전해지고 대침투작전 수행이 가능한 부대였던 703특공연대는 새벽에 강릉으로 바로 투입되었다. 실탄과 함께 방탄조끼가 지급되었고 작전 지역은 우리 특공부대 외에는 철저히 통제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실제 전투는 쫓고 쫓기는 일들을 반복하면서 1996년 12월까지 지속되었다. 강동면 모전리 마을, 칠성산 만덕봉, 오대산, 계방산, 향로봉까지 매복과 수색 작전을 반복했다. 그때 나의 간절한 기도는 "하나님, 제발 아침을 보게 해 주세요" 였다. 캄깜함 밤 중에 어떤 방식으로 교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기에 시계가 보장되지 않는 밤에는 목숨을 위한 기도를 애타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군생활 2년 4개월 중에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이라면 바로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백두산함>의 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천한 경험이지만 전쟁의 순간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목숨을 담보로 대립할 수 밖에 없는지 많은 생각을 했던 시기였다. 분명한 사실은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태세가 없다면 언제든지 침략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연평해전도 그렇고 천안함 사건도 그렇다. 다른 국가가 대신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지금도 우리가 평안히 지낼 수 있는 것도 평화가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다만, 정치권들이 서로 대립하기 보다 국가의 안위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대립하지 않았으면 한다. 민생을 위해 경제를 위해 치열한 대립은 있을 수 있겠다. 먹고 사는 일에 이런저런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더 좋은 방안을 찾겠다는 데에 누가 반대하겠느냐마는 국가의 안보가 달린 일은 다툴 일도 아니고 정당의 욕심을 담보할 일도 아니다. 

 

역사가 말해 주듯이 국가가 혼란할 때 어김없이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바친 순국선열들에 대해 감사함과 고마움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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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 - 시대의 논리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평하다 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 1
김재헌 지음 / 대경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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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여야 후보들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일치감치 자체적으로 캠프를 만들어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기도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제한적이다.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발표되는 후보들의 말들과 행동들이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해석되어 전달되고 있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몫은 국민들에게 있다.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기 좋은 것 중에 하나는 후보가 쓴 책이나 후보를 대상으로 한 평전 같은 종류의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물론 평전 또한 저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씌여진 점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저자의 성향에 따라 같은 인물의 평전이라도 전개되는 인물평이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발표하는 내용에만 의지하여 수동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으로 인물평을 해 놓은 자료나 책을 직접 읽어보면서 판단해 본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대통령 후보로써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가 인물을 평한 평전보다는 후보 자신이 쓴 자서전 또는 정책 제안이 담긴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한다. 시간적으로 제한이 있기에 책을 펴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다면 국민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차선책으로 평전이라도 읽어보면 인물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전을 읽을 때 주의 할 점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담겨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 인물을 두고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한 책들을 두루두루 읽을 수만 있다면 더욱 더 좋을 것 같다. 최고 좋은 방법은 직접 대면하여 대화하는 방법이겠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 일이기에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꼭 한 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후보들의 책들을 두루두루 읽어보았으면 한다. 현재까지 대통령 후보 중에 후보 자신이 직접 이런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책을 낸 경우는 박용진 후보, 김동연 후보 인 것으로 알고 있다. 평전으로는 이재명 후보, 최재형 후보 등등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번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전 다음으로 두 번째 읽게 되는 평전은 최재형 후보에 관한 책이다. 미담제조기로 불린 최재형 후보에 대한 특징은 원칙주의자, 신실한 기독교 신자,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섬김의 리더라고 한다. 판사와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그가 보인 행보는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대로 원칙대로 직무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작은 예수라고 불릴 정도로 희생과 박애의 정신으로 실천한 삶을 살았던 그리스도인이라는 점, 부친이 백두산함에서 최초의 한국전쟁 해전에 참여했던 해군 예비역 대령으로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가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점을 책에서 부각하고 있다. 최재형 후보의 집안 가족 남자라면 모두 병역이 의무를 성실하게 한 점, 두 아이를 입양하여 키워낸 점, 신체적 장애를 가진 친구를 얻어 등하교를 시킨 점, 소신을 가지고 정치 권력 앞에서도 당당했던 점 등이 책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2022년에 당선될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도 위기의 국면에서 국가의 안위를 지켜내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감염병 위기 상황, 외교안보, 교육과 문화, 경제 분야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몫이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신중하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찍거나 개인적인 이익 측면에서만 판단해서 찍는 것보다 공동체와 사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최선의 후보가 누군인지를 염두해 두고 투표에 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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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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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즐겨쓰는 언어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언어는 글로도 표현되지만 글보다는 말이 더 대중적이다. 말은 입만 열만 나올 수 있기에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언어적 도구이다. 반면 글은 말을 문자로 전환해야 하는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기에 조금 주저하게 된다. 말은 녹음 기능이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재생할 수 있지만 쉽게 잊을 수 있다. 반면 글은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자료화가 되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오랫동안 신문에 말과 관련하여 800자 이내의 독자들이 가장 가독성이 높다는 글자 수의 범안에서 정선된 글을 실어왔다. 그 중에서 발췌된 글들을 모은 책이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책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되었다. 말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 친밀도를 알 수 있다고 하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아주 친한 관계일 경우에는 말끝이 짧다. 장황하게 길게 쓰거나 격식을 갖추어 끝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렇지 않지만 어떤 분들은 부모님께 아주 짧게 말한다. 누가 들으면 반말인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분 나쁘다거나 당황스러울 경우에는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엿들으면 말끝이 아주 짧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상에 부모-자녀 관계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도 자녀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서로 간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딸보다는 아들들이 더 그런 것 같다. 직장 안에서도 말끝만 봐도 서로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파악이 된다. 물론 공적인 시간 안에서는 상호 간 존중하는 말을 쓰지만 사적인 시간 대에 서로 오고가는 대화 또는 문자 메세지 내용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말끝이 부드럽게 다가가기도 하지만 화살이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로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위력을 앞세운 막말은 부지불식 간에 서열을 드러낸다. 말끝이 권력이 되는 셈이다. 대중 매체의 발달로 말끝이 정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말을 축약해서 쓰기에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축약 된 말도 시간이 흐르면 대중적인 말이 되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말끝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이렇게 말은 탈도 생기게 하지만 말을 통해 연대하고 화합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 권력을 지닌 지도자의 말은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도 하지만 말에 실리는 무게가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말하는 법도 학습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어 실력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한글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한국 학생이 상당히 뒤쳐진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웹 상에서 긴 장문의 글을 읽지 않거나 읽더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라고 한다. 디지털 문해력이 바닥을 친다고 하니 세종대왕님께서 들으면 크게 노할 일이다. 내 손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긴 장문의 글을 읽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대부분 사진과 영상, 제목 글씨만 본다. 

 

이제 손쉽게 모르는 어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가끔 어휘들을 검색해보고 사용해 보는 습관을 가져봄으로써 자신이 사용하는 말끝을 좀 더 유창하게, 시의적절하게 갈고 닦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끝이 당신이다>의 저자 김진해님은 800자 내외의 글을 다듬기 위해 마치 글감옥 갇혀 일주일 동안 살아간다고 한다. 저자의 정제된 글들을 책을 통해 만나보시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떤 어휘들을 사용했는지도 유심히 관찰하며 읽어보시면 뼈가 되고 살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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