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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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강원랜드를 배경으로 <캐딜락 전당사> 사장 성제욱과 직원 장진, 철민이가 등장한다. 캐딜락 전당사 성사장은 통큰 대인배다. 과거 주먹 세계에 몸담았지만 어떤 계기로 캐딜락을 타고 강원도 산골까지 오게 되었다. 장진이 10살 때부터 전당사에 들락날락하면서 키우다시피 했으니 아버지나 다를 바 없다. 아참, 이 소설은 책날개에도 소개해 놓았듯이 누아르와 SF가 결합된 장르다. 범죄와 폭력을 다루고 있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힘들이 펼쳐지니 각오하고 책장을 펼쳐야 한다. 

 

스물 살 장진에게 포트(시공간을 넘나드는 문)를 여는 힘이 알려지면서 게이트(포트를 여는 힘을 가진 사람들)의 쫓고 쫒기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게이트 중의 최고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되는 심 경장의 주변 이야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심 경장은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 공여자를 어렵게 찾게 되지만 접선 장소에서 그만 심장을 빼앗겨버린다. 딸의 죽음과 아내의 갑작스런 자살로 심 경장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지닌 포트의 힘을 활용한다.

 

게이트들의 집합 장소인 카지노로 점차 모이게 되는데....

 

게이트들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카지노 회장으로 나오는 한 회장과 한 회장 측근인 한 이사, 보안팀장으로 근무하는 배준은 자신들 외에 게이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제거 목록 대상으로 장진이 걸려 든 것이다. 아들 장진을 보호하려는 엄마 정희도 게이트였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장진은 상황을 되돌리려고 애쓰지만 결국은 의도치 않게 자신을 키우다시피한 캐딜락 사장 성제욱의 죽음을 초래하게 한다.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성제욱을 살리기 위해 강릉 병원으로 가는 포트를 열려고 하지만 성제욱은 한계령으로 가자고 이야기 한다.

 

왜 한계령일까?

 

성제욱 사장이 강원도 정선으로 오기 전 10년 전 그는 한계령에서 죽음을 기도했다. 다행히 순찰차에 의해 목숨을 건지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열살이었던 장진 꼬마를 10년 동안 보살피며 이제 스물살 청년으로 키워냈던 성제욱 사장은 캐딜락을 타고 한계령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장진은 캐딜락 전당사 사장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3월 추운 날, 왠 낯선 거구의 사내가 전당포를 인수하겠다고 들어온다. 흰 캐딜락을 타고....

성제욱 사장이 돌아온 걸까. 이렇게 소설은 끝난다. 

 

낯익은 지명에 반가웠다. 강원도 정선, 강릉, 한계령. 한 때 들썩거렸던 불법 장기 매매, 카지노에 중독되어 빈털털이가 되는 사람들의 초로한 모습들을 읽으며 안타깝게 여겨진다. 전당포에 시계, 휴대폰, 자동차 등을 맡길 때에는 당장이라도 돈을 딸 것처럼 생각하지만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잃은 돈을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 제어가 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잃을 때까지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하니 소름이 돋힌다.

 

SF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추정경의 또 다른 소설이다. 2011년 청소년 소설, <내 이름은 망고>가 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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