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 - 북유럽 도서관과 복지국가의 비밀
윤송현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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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만나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듣고, 가보지 않은 곳의 이야기, 해보지 않은 경험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 당연히 생각하는 폭이 넓어지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다." (270쪽)

 

저자의 북유럽 도서관 탐방기를 통해 수고하지도 않고 앉아서 편하게 북유럽 도서관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북유럽 도서관들은 책만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만남의 광장이라고 한다. 책과 슬슬 멀어지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창작하는 장소이며 음악을 듣고 심지어 공연하는 장소도 도서관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도서관 공간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곳이며 이주민들에게는 새로운 곳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 북유럽 도서관이라고 한다. 

 

북유럽 도서관은 한국의 도서관과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도서관의 위치다. 북유럽 도서관은 소위 말해서 도심지 노른자 위에 위치하거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 건립된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땅값이 싼 곳, 접근성이 불편한 곳에 있지 않는가! 도서관을 생각하는 시민들의 수준에서 벌써 큰 갭이 생긴다. 복지국가라고 하는 북유럽이 도서관을 생각하는 것이 남다른 것을 도서관의 위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둘째, 도서관의 기능이다. 장서를 보관하거나 시험 공부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소로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즐겨 찾는 곳이 북유럽 도서관이다. 육아에 함께 참여하는 북유럽 아빠들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소도 도서관이다. 

 

셋째, 도서관에 지원되는 예산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적긴 하지만 보통 1인당 8만원 이상으로 국가에서 도서관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출판도시라고 하는 파주나 제법 도서관이 잘 구비되어 있는 청주만 하더라도 1인당 2만원 정도 꼴로 예산 지원이 된다고 하니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북유럽이 처음부터 도서관을 중요시하고 지원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쟁의 참화를 겪기도 하고 재정적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책 읽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높은 시민의식을 키울 수 있었고 창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노동자들이 연대모임을 가질 때도 독서를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까지 대기업 노조연대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먼저 주창하며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재정적 곤란을 위해 자신이 누리는 혜택을 줄이고 함께 잘 사는 방향으로 결정지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것 또한 독서의 힘이라고 말한다. 함께 학습하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고통을 분담하려는 연대 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복지국가의 비밀을 도서관에서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도서관은 제3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제1의 공간이 거주하는 집이고 제2의 공간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다. 그리고 쉼과 창의성을 만들어내는 만남의 장소인 도서관이 3의 공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서관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집,직장과 함께 거의 흡사하다는 말이다. 우리에게 있어 도서관은 어떤가? 빼곡히 꽂혀 있는 책만 보더라도 숨이 헉 막히지 않는가. 장서량으로 도서관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도서관이 사회적 기능을 잘 하고 있는지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점점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적다고 한다. 당연히 도서 대출량도 줄고 있고 국민 1인당 독서량도 오를 기세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도서관이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말이다. 

 

http://blog.naver.com/bookwoods/2218569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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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자, 교육법! - 법을 알아야 교육을 바꾼다
정성식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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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다른 학교로 출장을 갔을 때였다. 학교에서 나를 다급하게 찾는 전화였다. 학부모가 교감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나를 찾는다는 학부모 전화를 남겨 달라고 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십중팔구 좋은 내용은 아닐 것라는 것은 예측되었다. 문자로 찍힌 낯선 전화번호를 꾹 눌려 통화를 시도했다. 바로 그 학부모와 전화 연결이 되었다. 다짜고짜 고음으로 자신이 담임 선생님때문에 불쾌하고 속상하다면서 울음이 잔뜩 섞힌 목소리로 쉬지 않고 불만사항을 쏟아냈다. 학교로 당장 쫓아 가겠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 출장 때문에 나와 있고 학교로 가는데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릴 수 없으니 교육지원청으로 바로 쫓아가겠다고 한다. 나도 급한 나머지 바로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면서 통화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에서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다. 무슨 일 때문이지? 운전하면서 학교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살펴보라고 부탁했다. 

 

학교에 도착했지만 학부모는 교육지원청에 이미 가 버린 상태였다. 얼마 있지 않아 역시나 교육지원청 장학사님이 전화를 걸어 왔다. 학부모 민원이 접수되었고 일단 학부모의 이야기를 들어 드렸다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혹시나 해서 학부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통화가 연결되었다. 시간이 되시면 교무실로 오실 수 있냐고 했더니 오시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1시간 이상 교무실에서 이런 저런 학부모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점과 시간이 좀 걸리는 점 등을 구분해서 조속히 해결해 드리겠다고 이야기 드리고 돌려 보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 가득한 학부모 전화와 교육지원청에서 접수된 민원으로 그때 그 순간만큼은 아찔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교감으로 최대한 민원을 오래 끌지 않고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나름대로 해결점을 제시하고 학부모를 달래듯이 돌려보냈지만 정성식 선생님의 책 <같이 읽자, 교육법>을 읽고 약간 얼굴이 붉어옴을 느낀다.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은 교사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학부모의 항의에 무조건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교감의 태도이다. 이렇듯 교권을 지켜주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220쪽)

 

"학부모 말에 당장 교사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 교감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자신 또는 타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가기관에 민원 한 번 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221쪽)

 

최근들어 교장, 교감이 교사의 적이 되고 있어 씁쓸하다. 탁월하게 역할을 책임있게 감당하는 교장,교감도 적지 않게 많은 것이 사실임에도 언론이나 일부 단체에서는 교장, 교감을 공공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정성식 선생님이 책에서 기록한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무조건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 교감도 문제이지만, 교사로써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민원이라는 것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불편한 민원을 대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한 건의 민원으로 인해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교장, 교감은 민원의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여 민원을 제기한 이에게 분명하게 답변을 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성식 선생님이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평소에 교육법과 친해져 다양한 민원에 대비해야 될 것 같다. 평소에는 모르겠지만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관련 법을 알고 있느냐의 여부가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시간 나는대로 관련 교육법들을 읽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교육법을 즐겨 읽는 사람이 관련 몇 사람이나 될까 싶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육법 읽기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교장, 교감이라면. 학교회계법도 마찬가지다. 학교 안에서 직종 간 갈등이 생기는 것 중에 하나가 예산 쓰는 것에 있다. 나는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회계는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다보면 갈등의 골을 좁히기 어렵다. 학교에 있는 한 교육과정과 학교회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육과정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교회계법에 맞게 사용해야지 내 맘대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학교 안에 있는 구성원 모두가 협력적인 관계에서 서로 서로의 역할들을 공부해간다면 좀 더 상호 간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 교육법 읽기는 교사, 교감,교장 모두에게 필수다. 

 

교육법전 읽기가 쉽지 않다. 두껍기도 하고 가독성이 떨어지기에 숨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같이 읽자, 교육법>은 술술 익힌다. 그러면에서 쉽게 교육법을 분석하여 해석해 놓은 저자의 교육법 이해력만큼은 높히 살 만하다. 이해력 뿐만 아니라 직접 질의하고 불편한 점을 개선해가려는 실천력도 평범한 나와 비교하자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책상 앞에서만 교육법을 이해하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불편한 점을 직접 경험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담겨진 책이라 현장의 교사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누군가 대신 희생하며 노력했기에 많은 이들이 그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이 함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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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사와 교사 되기 - 우리의 교사와 학생들이 세계의 BTS(The best teacher and student)가 되기를 꿈꾸며
이혁규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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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육대학교총장이자 수업비평의 학문을 연 이혁규 교수께서 쓴 책이다. 지금의 한국 교사들의 현 상황을 체크하며 전문가로써 교사 되기를 위한 다양한 측면에서 제안을 하고 있다. 먼저 한국 교사들의 현 상황을 점검하는 부분에서는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교사가 인기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현직 교사들의 자존감이 다른 국가에 비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실태 분석을 보면 왜 그런 지경이 이르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도 여전히 고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조사에 의한 대학 진학 목표를 보면 여전히 교사 되기 위한 진로 방향을 우선적으로 잡고 있으며 꽤 높은 성적이 아니면 교육대학교 진학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우수한 교육대학 학생들이 교사로 임용되어 학교 현장에 나왔을때 그들이 부딪치는 현실은 결코 희망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님을 직시하게 된다. 가르쳐야 할 교과 내용은 충분히 알고 현장에 나왔지만 진작 중요한 가르치는 방법, 학생을 대하는 방법, 학부모의 요구 사항에 대처하는 방법, 학교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적응하는 것 등 교사 되기 과정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왜 그럴까?

 

저자 이혁규 교수는 한국의 교사와 교사 되기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사실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로 비교하고 해석을 내 놓았다. 먼저는 한국의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 또는 사범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이 교사 되기에 적합하지 않음을 꼬집어 비판한다. 특히 교육대학교에 비해 종합대학교 내에 있는 사범대학의 교수진, 대학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이 교사 되기보다는 임용 고시 합격을 위한 시험 준비 장소로 전락당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 일례로 중등교사가 되는 길이 하늘에 별따기임을 알 수 있다. 자격증 남발로 임용고시 합격 정원에 훨씬 넘치는 교사 자격자들에 의해 임용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학부 과정은 그야말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장소로 변질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교육대학교는 양호한 편이다. 이에 저자는 양질의 교원 양성 체계를 위해 4년제에서 5년제로 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핀란드처럼 1년 동안 실습할 수 있는 시간은 부여하지 않더라도 좀 더 체계적이고 현장 중심형 실습 과정을 위해서라도 교원 양성 대학의 학제를 1년 더 확보하여 전문성도 키우고 실제적인 교원 양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는 시험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성장할 때 교사 되기가 될 수 있다. 교사 되기의 종착점은 역시 수업 전문성에 있다. 수업은 자신의 수업 성찰을 꾸준히 하는데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수업을 돌아볼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교직 사회의 수업 나눔, 수업 성찰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한다. 최소한의 교사의 전문성을 체크할 수 있는 기준안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준안을 통해 최소한의 교사 전문성을 외부로부터 인정 받으며 좀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가야 한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그어 놓은 부분이다. 되새김질할 문장들이다. 

 

10. 우리나라 교사들을 생각하면 좁은 벽장에 갇힌 거인의 이밎가 떠오른다. 

14. 미래의 교사는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29. 자기 주도적 교사는 자신의 수업 실천을 끊임없이 관찰하여 개선하는 성찰적 안목을 가진 교사이며...

47. 아무리 내용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학습자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그 발달(성장) 과정을 이해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능력이 없으면 잘 가르칠 수가 없다. 

161. 교사는 추상적 지식을 학생들이 경험 가능한 현실로 다시 풀어내는 활동을 한다. 

167. 교사는 특별한 품성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교사는 교과를 깊게 이해해야 하며,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을 배움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하고, 민주 시민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로서 성장을 계속 할 수 있어야 한다. 

300. 오늘날 교사는 수업을 잘 설계하고, 능숙하게 실행하며, 실행 후 성찰하고, 동료들과 더불어 성장하는 존재여야 한다. 

405. 21세기 현실에서 교사 되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삶의 태도를 연마하는 것이 교사 되기의 핵심이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928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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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학교, 그 이상…
곽경애 외 지음 / 단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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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있는 작은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다. 작은 학교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의 이야기도 있고, 작은 학교를 지원한 교육지원청 장학사의 이야기도, 도 단위에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진행한 주무관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저자들의 공통된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학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교사가 아니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교사들은 학교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드린 이들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자신의 삶에 중심을 두고 교육을 짊어진 이들이다. 그들의 교육적 경험이 우리 모두의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여기며 하나라도 더 경험시켜 주고 싶어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갔으며 교육적 본질을 찾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 불편한 길을 찾아 걸어간 이들이다. 그들이 진솔하게 쏟아낸 학교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독자들 모두 가슴이 분명 뜨거워질거다!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시골 지역은 더더욱 그렇다. 시골 지역이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강원도는 인구 소멸 지역으로 일치감치 정해졌다. 춘천, 원주, 강릉을 제외하고는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으며 출생아 감소로 학교마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작은 학교라고 해서 아이들의 꿈이 작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문화적 소외 지역에 있는 아이들에게 좀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하는 것이 학교의 존재 이유이고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학교가 살 수 있다. 학교와 마을이 서로 상생해야 그 속에 자라는 아이들이 성장해 갈 수 있다. 그 역할의 중심에 바로 '교사'들이 있다!

 

작은 학교 교사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모두 마을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주어진 교육과정을 그냥 사용하는 교사들이 아니라 마을에 존재하는 학교가 마을을 수업의 일부로 가지고 오고, 수업이 마을이 되어 마을을 통해 공부를 하며, 마을을 위한 마을의 문제점들을 직접 발굴하여 해결해 가는 체인지메이커 수업을 기획한다. 당연히 수고로움이 따르고 희생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마을 주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학부모와 만나는 것을 꺼려하지 않으며 교육과정을 만들어갈 때 학부모와 학생을 참여시키는 어찌보면 번거로운 작업을 조금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교사들이 있는 학교라면 교장 선생님도 교감 선생님도 걱정 근심 없을 것 같다. 학교마다 학교폭력, 안전사고, 학부모 민원 등 골치 아픈 사건들이 예상치 못한 곳에 뻥뻥 터진다. 이 모든 것들의 공통된 원인이라면 교사와 학생의 소통 부재, 교사와 학부모간의 대화 부재로 인한 관계 단절이 가장 큰 이유다. 연대하고 공감하며 연결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고 서로 이해를 통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말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교사의 삶은 한 해 한 해가 새롭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하면 터득하고 축전된 노하우가 있기에 거저 생활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교사들이 만나는 학생들은 매년 새로운 아이들이며 개개인별도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라 예전에 했던 것들을 그냥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교사의 삶은 오래되었으나 늘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해야 하는 삶이 교사의 삶이다. 변화려고 하지 않는 교사는 고여 있게 되고 타성에 젖어 무미건조해 질 수 밖에 없다. 작은 학교은 학생들은 적지만 큰 학교만큼 교사의 손길이 많이 간다. 학생이 적다고 해서 교육과정을 축소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족한 면을 보완하기 위해 더 촘촘하게 세워야 하는 것이 작은 학교 교육과정이다.

 

작은 학교의 아름다움을 발전시켜 가기 위해 앞서서 수고한 교사들이 있기에 참 감사하다. 마음 모아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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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 - 15년 차 특수교사와 아이들의 환장하게 행복한 하루들
권용덕 지음 / 소소한소통(소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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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담임입니다"

 

작은 학교에는 특수 교사가 없었다. 특수 교사를 대신해서 담임 교사가 특수 학생을 돌보고 보조로 지원해주시는 분이 배치된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약간 규모가 있는 학교에 오니 특수 교사를 보게 되었다. 특수 학급 담임으로. 보통 읿반 학교에서는 일반 학급과 특수 학급을 합쳐 학급수로 통계낸다. 특수학급에 배치된 학생들은 장애 정도에 따라 통합학급에서 주로 생활하고 가끔 특수 학급에 가서 수업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에서 특수 교사를 담임으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특수 교사 뿐만 아니라 병설유치원 교사도 마찬가지다. 병설유치원에 교사가 있는 것을 인지 못할 때도 있다. 꼭 전달해야 할 사항들을 공지할 때 누락시킬 때 서운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얼마 전 특수 선생님이 속상한 나머지 "저도 담임입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소식을 전달받지 못해 당황스러웠다는 얘기였다. 아차, 싶었다. 교감인 나도 깜빡 잊고 있었으니까. 소식을 전달할 때 특수 선생님을 누락한 담당 선생님도 아마도 깜빡 했을 것이다. 급하게 교사 단톡방에 앞으로는 꼭 특수 선생님을 빠뜨리지 말것을, 특수 선생님도 담임 교사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글을 남겼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는 현직 특수 교사가 쓴 책이다. 특수학교, 일반학교, 특수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 특수 학교 생활상을 담아냈다. 배꼽잡고 웃으면서 읽었다. 웃지 말아야 할 대목에서도 저절로 빵 웃음이 터졌다. 저자의 필력이기도 하다. 중증 장애를 가진 학생과 씨름하며 힘겹게 보낸 이야기들인데 무겁게 느껴지기보다 친근하게 다가왔다. 학교 이야기를 이렇게도 쓸 수 있겠구나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특수학교에는 특수한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힘쎈 학생, 특별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 용변을 스스로 보지 못하는 학생 등 선생님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생들이 많은가보다. 실제로 근무해 본 적이 없기에 권용덕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특수학교 현실을 머리 속에 그려보게 되었다. 학생도 학생이지만 학생의 보호자인 학부모와의 관계도 만만치 않나 보다. 전적으로 선생님께 감사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자신의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며 섭섭함을 민원으로 응수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하니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한 때 언론에서 특수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했던 적이 있었다. 특수학급 안에 CCTV를 설치해야 하니 마니 하는 문제로 시끄럽게 떠들었던 기사가 기억이 난다.

 

남이야 어떻게 보든 교사의 사명감으로 오늘도 보이지 않게 도움이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내 자식보다도 더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대한민국 특수 교사들이 계심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분들이 계시기에 여전히 교육에는 희망이 있고 따뜻함이 있다! 권용덕 선생님의 에세이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를 읽고 나니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특수 학급 아이들이 새롭게 보인다. 학생 한 명 한 명 소중히 대하고 성인이 되어 직업을 얻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애쓰는 특수 선생님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선생님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용덕 선생님이 한 때 근무했던 학교의 교감선생님 이야기에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교감선생님이 선생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못되게 대했던 대목에서는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세상에 아직도 그런 교감이 있나 싶었다. 물론 예전의 얘기겠지만 말이다. 교감이 되고 보니 선생님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권용덕 선생님이 바라본 교감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지 않나 돌아보게 된다.

 

교사들이 교감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감이 아닐까. 이해받고 싶고 격려 받고 싶어 하지 않을까. 노력한 것에 대해 질타보다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 특히 복무에 대해서는 편안하게 받아주기를 바라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최대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결재를 한다. 본인 복무 본인이 사용한다는데 무슨 토를 달 필요가 있을까. 우리 선생님들을 교감이 믿어야지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교감의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지 않도록 늘 살얼음판 걷듯이 주의해야겠다. 아무리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게 백번 옳은 일이다.

 

특수 선생님들의 고충을 알게 된 책이다.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한 두명 학생들 데리고 있는데 뭐 힘들게 있을까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다행히 권용덕 선생님의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기쁘다. 경력이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말이다. 학교에서 특수 선생님을 만나면 친절하게 인사드려야겠다. 누구 누구 가르치느라 고생 많으시죠라고 말 한마디라도 진심을 담아 건네야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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