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같이 읽자, 교육법! - 법을 알아야 교육을 바꾼다
정성식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다른 학교로 출장을 갔을 때였다. 학교에서 나를 다급하게 찾는 전화였다. 학부모가 교감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나를 찾는다는 학부모 전화를 남겨 달라고 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십중팔구 좋은 내용은 아닐 것라는 것은 예측되었다. 문자로 찍힌 낯선 전화번호를 꾹 눌려 통화를 시도했다. 바로 그 학부모와 전화 연결이 되었다. 다짜고짜 고음으로 자신이 담임 선생님때문에 불쾌하고 속상하다면서 울음이 잔뜩 섞힌 목소리로 쉬지 않고 불만사항을 쏟아냈다. 학교로 당장 쫓아 가겠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 출장 때문에 나와 있고 학교로 가는데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릴 수 없으니 교육지원청으로 바로 쫓아가겠다고 한다. 나도 급한 나머지 바로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면서 통화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에서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다. 무슨 일 때문이지? 운전하면서 학교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살펴보라고 부탁했다.
학교에 도착했지만 학부모는 교육지원청에 이미 가 버린 상태였다. 얼마 있지 않아 역시나 교육지원청 장학사님이 전화를 걸어 왔다. 학부모 민원이 접수되었고 일단 학부모의 이야기를 들어 드렸다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혹시나 해서 학부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통화가 연결되었다. 시간이 되시면 교무실로 오실 수 있냐고 했더니 오시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1시간 이상 교무실에서 이런 저런 학부모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점과 시간이 좀 걸리는 점 등을 구분해서 조속히 해결해 드리겠다고 이야기 드리고 돌려 보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 가득한 학부모 전화와 교육지원청에서 접수된 민원으로 그때 그 순간만큼은 아찔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교감으로 최대한 민원을 오래 끌지 않고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나름대로 해결점을 제시하고 학부모를 달래듯이 돌려보냈지만 정성식 선생님의 책 <같이 읽자, 교육법>을 읽고 약간 얼굴이 붉어옴을 느낀다.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은 교사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학부모의 항의에 무조건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교감의 태도이다. 이렇듯 교권을 지켜주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220쪽)
"학부모 말에 당장 교사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 교감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자신 또는 타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가기관에 민원 한 번 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221쪽)
최근들어 교장, 교감이 교사의 적이 되고 있어 씁쓸하다. 탁월하게 역할을 책임있게 감당하는 교장,교감도 적지 않게 많은 것이 사실임에도 언론이나 일부 단체에서는 교장, 교감을 공공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정성식 선생님이 책에서 기록한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무조건 사과부터 하라고 종용하는 교장, 교감도 문제이지만, 교사로써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민원이라는 것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불편한 민원을 대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한 건의 민원으로 인해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교장, 교감은 민원의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여 민원을 제기한 이에게 분명하게 답변을 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성식 선생님이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평소에 교육법과 친해져 다양한 민원에 대비해야 될 것 같다. 평소에는 모르겠지만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관련 법을 알고 있느냐의 여부가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시간 나는대로 관련 교육법들을 읽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교육법을 즐겨 읽는 사람이 관련 몇 사람이나 될까 싶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육법 읽기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교장, 교감이라면. 학교회계법도 마찬가지다. 학교 안에서 직종 간 갈등이 생기는 것 중에 하나가 예산 쓰는 것에 있다. 나는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회계는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다보면 갈등의 골을 좁히기 어렵다. 학교에 있는 한 교육과정과 학교회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육과정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교회계법에 맞게 사용해야지 내 맘대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학교 안에 있는 구성원 모두가 협력적인 관계에서 서로 서로의 역할들을 공부해간다면 좀 더 상호 간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 교육법 읽기는 교사, 교감,교장 모두에게 필수다.
교육법전 읽기가 쉽지 않다. 두껍기도 하고 가독성이 떨어지기에 숨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같이 읽자, 교육법>은 술술 익힌다. 그러면에서 쉽게 교육법을 분석하여 해석해 놓은 저자의 교육법 이해력만큼은 높히 살 만하다. 이해력 뿐만 아니라 직접 질의하고 불편한 점을 개선해가려는 실천력도 평범한 나와 비교하자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책상 앞에서만 교육법을 이해하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불편한 점을 직접 경험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담겨진 책이라 현장의 교사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누군가 대신 희생하며 노력했기에 많은 이들이 그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이 함께 든다.
http://blog.naver.com/bookwoods/222589282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