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레드메인즈 동서 미스터리 북스 32
이든 필포츠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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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접해보는 이든 필포츠의 추리소설이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형식과는 사뭇 다르게 전개되는, 풍경에 대한 세심한 묘사와 로맨틱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어느 작은 도시에서 뜻하지 않은 혈육간의 살인 사건으로 보여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우연히 휴가를 갔던 마크 브렌던이라는 런던 경시청 소속의 민완 형사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거기에는 살인된 사람의 부인인 스무살 초반의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가 있고 브렌던 형사는 사사로운 연애 감정에 휘말린 채 사건의 해결에 전력한다. 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가고 계속 유령과 같은 살인자의 모습만  드문드문 나타나는데..결국 이 제니 펜딘이라는 미망인의 큰 삼촌의 친구이자, 탁월한 탐정인 피터 건즈의 등장으로 사건은 실마리를 찾아가게 되고 결국 잡히고야 만 범인의 멋드러진 수기로 이 책은 마무리를 짓는다.

무엇보다 사람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는 점이 이 추리소설의 큰 장점이다. 아주 세세한 감정의 흔들림과 의혹, 질투, 분노 등이 눈 앞에 보이는 듯 그려지고 있고 범인의 잘난 체 하고 싶어하는(!) 그 심정 또한 곳곳에 드러나 소설의 매력을 더한다. 물론 어느 순간부터 작위적인 설정과 지나칠 정도의 구체적인 설명들로 인하여 범인의 윤곽과 플롯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는 것이 흥미를 조금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범인이 왜 그런 일들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의구심만큼은 그대로 남아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무엇보다 믿어야 할 사람과 믿지 말아야 할 사람, 사실이라 생각해야 할 것과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어 끝까지 그 결말을 의심하게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라 보여진다. 결국 일종의 허영심으로 무너진 범인이, 그러나 자신의 범죄 행각과 배경을 스스로 자화자찬하며 유려한 솜씨의 글로 남기는 대목은 인간이란 어디까지 사악할 수 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삐뚤어진 생각에서 비롯되는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세계 10대 추리소설 중의 하나라는 타이틀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멋진 작품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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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2-2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 읽어보고 싶어요!! 세계 10대 추리소설이라... 심리묘사도 탁월하단 말이죠....

비연 2005-02-2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꼬옥 읽어보세요^^

balmas 2005-02-2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96220

 

일단 추천 하나 하고 ㅋ.
저도 읽어봐야겠군요. 감사.^^


울보 2005-02-2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비연 2005-02-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almas님..추천감사하구요~^^ 잡아주신 숫자도 감사~
다들 읽어보신다니 제가 왜 이리 반가운지요...오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