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새

 

마태우스님 글을 보니 문득 나의 옷차림새에 대한 평 아닌 평들이 떠올랐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테헤란로. 아마도 정장 잘 빼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 아닐까 싶다. 여자들의 옷차림새는 가끔 부러울 지경이다. 호오. 어떻게 저렇게 말쑥하게 하고 다니는 걸까.

 

그에 비해 나의 옷차림. 흠. 원래 캐주얼한 걸 선호하는 나라고 박박 우겨대지만 사실은 살이 너무 쪄서 정장이 잘 안 맞는다는 게 비극의 시작이다. 정장 옷을 입으면 바지가 넘 배기고, 마이는 안 잠겨서 뱃살이 고스란히 다 드러나니 이거 입을 수가 있는가 말이다..(말하면서도 느무나 슬퍼진다. 언제 내가 이리 살이 찐 거지? ㅠㅠ) 예전에 사두었던 옷들은 입을 때마다 화가 나서 내팽개쳐둔 지 오래이고, 최근에 산 옷들은 어쩔 수 없이 펑퍼짐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어느날, 집에서 나오는데 엄마가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더니 한 말씀.

"넌 어떻게 된 게 푸대자루 같은 옷만 좋아하냐?"

 

푸대자루..ㅜ 네모로 자른 천 두 장을 맞닿아 바느질을 하고 목 뺄 자리와 팔 뺄 자리만 둥그렇게 잘라내면 그게 내 옷이란다.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느날, 내 후배와 함께 백화점을 함께 걷는데 내가 좋아라 하는 옷들을 잘도 집어내길래 내가 어떻게 나의 취향을 그렇게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후배 왈.

"언니는 간단해요. 그냥 푸대같은 거 고르면 되거든요."

 

여기서도 푸대. 그래서 그날 집에 와서 겨울 옷 가지고 있는 걸 다 펼쳐보니..할 말이 없었다. 거의가 다 그런 스타일임을 인정. 그런데 다른 옷은 안 맞는 걸 어쩌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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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2012-02-2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제목으로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 같아요.
재미있어요. 저는 청바지좀 그만 입으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비연 2012-02-28 11:35   좋아요 0 | URL
좋은날님, 반가와요^^
전 청바지마저 안 맞는 지경에 이르고 있답니다..ㅜㅜ

마태우스 2012-02-2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랙백 타고 왔어요
살빼는 데 성공한 사람으로서 배살에 대한 님의 고민이 더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푸대자루라니, 너무 슬퍼요. 흑흑.

비연 2012-02-28 11:36   좋아요 0 | URL
살 빼는 데 성공한 마태님의 글을 보면서...느무느무 부러웠다눙.
저도 요즘 다이어트 좀 하려고 하는데..으으. 왜 이렇게 맛난 게 많은 거죠? 크..

2012-02-28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8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