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새
마태우스님 글을 보니 문득 나의 옷차림새에 대한 평 아닌 평들이 떠올랐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테헤란로. 아마도 정장 잘 빼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 아닐까 싶다. 여자들의 옷차림새는 가끔 부러울 지경이다. 호오. 어떻게 저렇게 말쑥하게 하고 다니는 걸까.
그에 비해 나의 옷차림. 흠. 원래 캐주얼한 걸 선호하는 나라고 박박 우겨대지만 사실은 살이 너무 쪄서 정장이 잘 안 맞는다는 게 비극의 시작이다. 정장 옷을 입으면 바지가 넘 배기고, 마이는 안 잠겨서 뱃살이 고스란히 다 드러나니 이거 입을 수가 있는가 말이다..(말하면서도 느무나 슬퍼진다. 언제 내가 이리 살이 찐 거지? ㅠㅠ) 예전에 사두었던 옷들은 입을 때마다 화가 나서 내팽개쳐둔 지 오래이고, 최근에 산 옷들은 어쩔 수 없이 펑퍼짐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어느날, 집에서 나오는데 엄마가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더니 한 말씀.
"넌 어떻게 된 게 푸대자루 같은 옷만 좋아하냐?"
푸대자루..ㅜ 네모로 자른 천 두 장을 맞닿아 바느질을 하고 목 뺄 자리와 팔 뺄 자리만 둥그렇게 잘라내면 그게 내 옷이란다.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느날, 내 후배와 함께 백화점을 함께 걷는데 내가 좋아라 하는 옷들을 잘도 집어내길래 내가 어떻게 나의 취향을 그렇게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후배 왈.
"언니는 간단해요. 그냥 푸대같은 거 고르면 되거든요."
여기서도 푸대. 그래서 그날 집에 와서 겨울 옷 가지고 있는 걸 다 펼쳐보니..할 말이 없었다. 거의가 다 그런 스타일임을 인정. 그런데 다른 옷은 안 맞는 걸 어쩌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