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렇게 차리고 다녀?”
날 만나는 사람들은 자주, 그것도 아주 자주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나름 메이커로 차려입은 날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내게는 비싼 옷도 허름한 옷으로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난 ‘대학원생’ 내지는 ‘고시생’ 쯤으로 소문이 났는데,
방송에서 날 본 주민의 제보로 그런 오해는 사라졌다 (그 제보를 우리 동 사람이 모두 알게 한 이는 야쿠르트 아줌마였다).
천안에 내려가서 가장 눈에 띈 게 사람들의 옷차림이었다.
삼성전자 천안공장을 제외하곤 큰 회사가 없어 다들 자영업을 하는 듯한데,
그래서 그런지 출퇴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은 차림새가 나와 비슷했다.
양복을 말쑥하게 입는 대신 나와 비슷하게 후줄근한 사람들을 만나니
마음이 참 편하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얘기 하나.
일요일이면 새벽 6시 차를 타고 서울로 테니스를 치러 가는데,
우리 집에선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려워
집에서 차를 가지고 천안역에다 세우고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타니깐 기사가 날 위아래로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주무시다 오시는 거예요?”
영등포역, 서울역과 마찬가지로 천안역에도 주무시는 분들이 계시고,
추리닝 차림의 내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지 대놓고 노숙자냐고 물어보다니.
테니스 라켓 들고 다니는 노숙자 봤어,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