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 지난 19일에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암이었다고 하는데... 그 소식을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이 작가가 죽다니. 이렇게 이른 나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
https://www.news1.kr/articles/?3971147
<바람의 그림자>는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도 상위에 랭킹되는 소설이다. 이걸 읽고 나서 여러 사람에게 소개해준 기억이 난다. 책 이야기이고 미스터리의 형식을 빌었지만, 소설의 완성도나 짜임새나 무엇보다 그 지적인 분위기가 읽는 이를 저도 모르게 책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하는 매력 아니 마력이 있는 작품이다. 그 이후에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이잡듯이 사서 읽었지만, <바람의 그림자>만한 책은 없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2.
까치글방의 박종만 대표가 지난 14일에 돌아가셨다. 직접적으로 아는 분은 아닐 지라도 까치글방이라는 출판사가 지향하는 출판의 모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애석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75세. 요즘 같은 때는 너무나 이른 나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50382.html
그 예전에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었고 이런 류의 책은 그 어디에서도 안 나오던 시기였다. 최근에 나온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같은 책도.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학 등을 대중적으로 공유하고 싶어했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출간 목록이 아닐 수 없다. "생전에 베풀어주신 후의와 배려에 감사한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고 돌아가실 때는 가족들에게 "간다"라고 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괜히 눈물이 났다. 한평생 출판을 위해 헌신한 분 다운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으면서도 좀더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https://image.aladin.co.kr/product/23776/45/cover150/8972917117_1.jpg)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어떤 인생을 살았든 죽는다. 그 뒤에 책이 남을 수도 있고 글이 남을 수도 있고... 누군가가 죽었을 때 주변 사람에게 아쉬움을 남긴다면 그 인생은 나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삶 속에 죽음이 항상 내재해있음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작가와 박종만 대표.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