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골골거리기는 해도, 감기몸살은 일년에 한번 정도 앓을까 말까인데, 연휴 끝자락에 덜컥 아파버렸다. 어제 하루종일 그 황금같은 휴일에 온종일 드러누워 끙끙. 그래도 안 나아서 오늘은 급기야 병원에 다녀왔고 약도 타 왔다. 약 먹으니 괜히 졸리다고 느끼는 건... 졸리다. 하긴 약을 안 먹어도 계속 졸렸다. 며칠 전부터 계속 졸려서 이상하다 하면서도 쏘다녔는데 그게 몸에서 보내는 이상신호였던 것 같다. 쉬어라 쉬어라. 근데 난 놀아라 놀아라 했으니. 연휴 마지막날 장렬히 전사.

 

누워 있자니 심심하고 TV는 여전히 재미가 없고 해서 든 책은 이것.

 

 

 

 

 

 

 

 

 

 

 

 

 

 

 

 

이걸 봤던가 안 봤던가 할 정도로 이 아저씨 책은 제목도 비슷한 것 같고 내용도 비슷한 것 같고. 그래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라 보고 읽은 거면 다시 팔지 하고 샀던 책인데.. 읽다보니 안 본 것 .... 같다. 아 몰라. 내 기억력. 

 

파킨슨병을 앓는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 좀 흥미로운 소재이기도 하지만, 사실 나 파킨슨병이라 손을 좀 떨어요 외에는 다른 쟝르소설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주로 여자애들 납치되고 죽이는 내용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다음엔 보지 말아야지 하는데 또 사게 되는 건 뭔지. 암튼 이번에도 그렇다. 3년 전에 두 여자아이가 실종? 가출? 되어 사라졌는데 이제 그 중 한 명이 죽어서 나타난 거지. 그러니까 그동안 어딘가에 살아 있었다는 건데 못 찾고 있었네? 경찰들 경계경보. 우리 책임이 되게 생겼어. 누구든 협조를 받아. 뭐 그렇게 해서 우리의 조 아저씨와 그 친구 은퇴 경관 루이츠 아저씨가 등장하게 된다 이런 스토리.

 

누워 있는데 가만 있긴 싫고 그런 상태에서 읽기에는 술술 넘어가서 좋긴 하나 사실 내용은 역겹고. 도대체 소아성애자도 많고 여자애들만 보면 침 질질 흘려대는 아저씨들도 많고... 이 세상이 내가 사는 세상일진대, 역겹지 않을 수가 없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조재범 얘기 나오니까 거기 앉아 있던 아저씨들 전부 광분하면서 저런 건 때려 죽여야 한다... 난리. 알고보니 다 딸만 있는 분들. 감정이입되어 정말 흥분하더라는. 우리나라는 이런 류의 사건에 매우 관대하시니 말이다. 책이나 현실이나 정말이지 뭔가 크게 경고를 날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넘 관대해 넘 관대해...

 

암튼, 이 술술 넘어가는 책도 졸리고 피곤하고 쑤시고 아프고 해서 다 못 읽고 내팽개쳐둔 채 출근이란 걸 했다. 오늘은 한 절반은 쉬는 듯. 나는 할 일이 있는데 하기는 싫고 약기운인지 몸살기운인지 계속 졸리기만 하다. 오늘 다 하고 가야할텐데.. 흠냐. 이 책은 너무 무거워서 무작정 들고 나온 책은 이거다.

 

 

 

 

 

 

 

 

 

 

 

 

 

 

 

 

김영민 교수가 스가 아쓰코의 책들을 칭찬하는 바람에 우선 이 책부터 샀는데 얇으나 하드커버다. 그냥 소프트커버로 해주면 좀 좋을까. 무겁기만 하지. 그나마 얇아서 일단 챙겨 나왔다. 이때 전철 타서 읽으리라... 연휴에 책만 읽겠다고 했건만, 그닥 소득이 없어서 실망이다. <킹덤> 정주행은 끝났고. 아 이 얘긴 다음에 꼭 해야지. 좀비물의 신세계다. 한국형 좀비. 김은희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 싶고. 시즌2에서 시즌1에 뿌려두었던 떡밥들 다 거둔다고 하니 얼렁 나와주세요 빌고 있을 뿐이다. 영화도 세 편 봤네. <가버나움>, <그린북>, <극한직업>. 다 이해되는데 <극한직업>이 천만이 넘었다는 아침 기사에 넘어갈 뻔. 시기를 잘 타서 경쟁작이 없기 때문인지 연휴 때라 사람들이 골치아픈 걸 안 보려고 해서인지 암튼 이 정도의 코미디가 천만이라니, 운도 좋다 싶다. 제일 권하는 건 <가버나움>. 이 영화는 꼭 봐주세요... 권장한다.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이건 실제는 아니야 라고 비평해도 그나마 실제와 가까우니까. 외면하지 말아야 할 진실이기도 하고.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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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2-07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비슷하게 보냈네요^^*
저도 킹덤 봤어요, 공들여 만든
표가 나더구먼요~ 영화는 시드니홀의 실종, 쿠르스크.
책은 여자에게 어울리지않는 직업.
몸살에는 꿀 탄 뜨거운 생강차
권해드립니다. 작년 가을에 아침 저녁으로 며칠 마시면서 일 했지요,
물론 약도 먹었지만 몸이 가뿐하고
좋았어요~^^

비연 2019-02-07 14:15   좋아요 1 | URL
앗. 킹덤! ㅎㅎㅎㅎ
집에 꿀도 없고 생강차도 없고...ㅜㅜ
가다가 사가야 하나 싶네요.. 슬픔...
책과 영화와 드라마의 연휴. 참 좋았는데 말이죠~

syo 2019-02-07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급하신 책들, 영화들, 전 하나도 본 게 없네요!!
<전락> 읽으신 비연님의 승입니다.....ㅎㅎㅎ

비연 2019-02-07 14:2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이런!

jeje 2019-02-07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명절연휴때는 영화가 참 많이 개봉했던거 같은데. 정말 이번에는 극한직업 외에는 다른영화의 상영관이 많이 없는거 같더라구요. 가버나움은 계속 시간이 안맞아 못봤는데. 이번주엔 꼭 보는게 목표입니다ㅎㅎ

비연 2019-02-07 15:10   좋아요 0 | URL
가버나움. 추천에요~! 극장 상영 내리기 전에 꼭 가서 보실 것을 권장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