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이나믹하게 살지 않으면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글을 올린다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임을 고작 일주일 실천해보고 알았다. 그나마 주말에는 일이 있어서 올리지 못했고 지난 주 수요일부터 계속 하나씩 올리고 있긴 한데... 매번 어떤 화제를 써야 하나 고민이 된다. 물론 책에 대해 쓰면 됩니다만, 요즘 책 진도도 잘 안나가는 형국이라 참으로 난감. 그러고보니 나의 일상생활을 좀더 주의깊게 들여다보게 되는데... 시시하다, 시시해. 어쩌지..
요즘의 주중에는 말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좀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도저히 눈이 안 떠진다) 씻고 준비하고 아침먹고 출근. 오는 길에 회사 앞 스타벅스에 참새 방앗간 못 지나치듯이 들러서는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톨 사이즈 테이크아웃'을 주르륵 읊고 하나 받아와서는 회사로 입장. 8시. 오전 근무하고 점심. 12시 30분경 끝. 점심은 대부분 회사 사내식당. 그리고 오후 근무. 졸리면 중간에 사내 카페 가서 다시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를 주문하여 마시고, 6시경 퇴근.
집에 와서 아침에 남겨두고 간 설거지거리 후딱 치우고 저녁 준비. 매번 적게 먹어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많이 퍼넣고 있는 나. 고기에 찌개에 반찬에 밥 한 아름. 이래선 안되는데 하면서 맥주 한캔 반주도 곁들인다. (이 맥주를 일상적으로 먹기 위해 컵도 샀습니다...) 그리고는 넷플릭스를 한편 보면서 '세이브더칠드런 모자뜨기' 진행. 올해도 어김없이 이걸 하고, 벌써 세 개째에 돌입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어떤 행위를 한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라서 매년 하게 된다. 어쨌든, 그러고 나서, 이불 속에 들어가 독서. 현재 읽고 있는 책은 아래 ↓.
레이프 페르손의 작품은 처음인데, 벡스트롬이라는 우웩스럽고 마초적인 형사가 나온다. 50대 독신에, 땅딸막한 아저씨 몸매를 가진 사람으로, 누구한테 얻은 금붕어(에곤)를 애지중지 기르며, 여자만 쳐다보면 꼬셔서 잠 한번 자보는 생각만 하고 먹기는 또 어찌나 잘 먹는 지. 밥 시간 어겨가며 뭘 하는 건 용납이 잘 안되는, 아주 웃긴 캐릭터이다. 그 속마음은 또 어떻고. 배배 꼬인 사람이라 읽노라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어쨌든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 아주 재미있지는 않은 그런 상태이다.
이 책을 도대체 몇 장이나 읽고 자는 지. 어느 새 베개 위에 머리를 묻고 자고 있는 나를 발견. 시계를 보니 11시쯤? 에라 자자. 하고는 불을 확 꺼버리고 잠을 청한다. 많이 잤나 하고 일어나보면 꼭 1시 아니면 2시. 잠 못 이루는 10여 분이 지난 후 다시 쿨쿨. 새로운 날의 시작...
이 다음은 <페미사이드>
이런 루틴하고 평범하고 아무 특색이 없는 생활을, 요즘 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송년회의 명목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만남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생활에 변화가 좀 있으려나.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도 쌓여 있는데, 도대체 퇴근하고 가면 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주말을 빌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
하여간, 스펙터클한 사건사고가 없는 탓에, 매일 글을 올리다보면 그냥 궁시렁궁시렁. 이런. 이래서는 아니됩니다.. 속으로 자책 중이나, 요즘은 이상하게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정말, 아무 것도. 그래서 그냥 아무 것도 안 한다. (잘 한다..) 요리에 재미를 붙여서 가끔씩 뭔가를 만들어먹는 재미는 있다. 그제 끓였던 참치김치찌개도 그 일환.
초보 요리사는 레시피에 의존하여 찌개를 끓이게 되는데, 맛이 잘 안나길래 다시 보니 설탕을 안 넣었더랬다. 그래서 설탕을 넣는다고 하얀가루가 담긴 병을 통째로 들고와 털털 털고 있는 중, 아 내 설탕은 흑설탕이었는데, 그럼 이건? .. 소금이구나. 이걸 깨닫는 데 1초 정도 걸렸다. 기겁을 하고 멈춰서서는 설탕을 다시 뿌리고 쌀뜨물 국물을 집어 넣었더니....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어 버렸다는, 슬픈 전설같은 이야기. 사람들의 충고는 그냥 라면스프를 '적절히' 넣으시게나.. 였고 나도 앞으론 그래볼 생각이다. 이번 건 어쨌든 내 뱃속에 넣어 해치워야 하는 물건으로 다가왔다. 요즘 열심히 퍼먹는 중..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