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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징조들 - 금융위기는 반드시 다시 온다!
벤 S. 버냉키.티모시 가이트너.헨리 M. 폴슨 주니어 지음, 마경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미국의 양대 모기지 기업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 국유화 전환이라는 극약 처방이 내려졌다. 그사이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해버린다.
1850년에 설립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투자은행, 증권과 채권 판매, 거래, 투자관리, 사모투자, 프라이빗 뱅킹들이 도미노 처럼 무너지면서 미국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충격으로 세계 증시가 아수라장이 됐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월가에서 잘 나가던 메릴린치증권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흡수됐다. 탄탄한 자금줄이였던 보험사 AIG도 휘청거렸다.
미국 금융당국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의 여파보다 더 큰 충격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위기감에 무려 850억 달러 규모의 정부 구제금융이 단행됐다.
긴급 구제 금융 조치에 AIG는 살아났지만 미국 연방정부 보증 은행 중 가장 큰 와코비아와 워싱턴뮤추얼이 손 쓸 틈 없이 파산해버렸다.
이 모든 일이 단지 몇 주 사이에 일어났다. 불과 수 주일 사이에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나야할 대형 금융사의 파산이 한꺼번에 터져 버렸다.
세계 금융가는 물론 각국 정부 금융 당국자들은 미국 대형 금융사의 파산 속에 혼돈과 공포,충격의 그해가 바로 2008년 가을 전 세계를 강타했던 글로벌 금융위기다.
21세기 최악의 금융 파산 중 하나로 기록될 경제위기의 공포를 정확하게 복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서 미국의 통화 정책을 이끌었던 벤 버냉키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인 헨리 폴슨,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인 티머시 가이트너다.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2008년 같은 경제 위기가 다시 전세계를 엄청난 금융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다고 경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당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켰을까?
2005년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은행 도산이 없었던 해였다.
집값이 꾸준히 올라가면서 시장과 사람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에 빠져들어 돈을 빌려 집을 사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이 빈번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액이 63%나 급증했지만, 금융사들은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무차별적인 대출에서 시작됐다. 특히 미국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액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63% 급증했다.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즉 서브 프라임 모기지 취급을 늘렸고 이를 다시 복잡하게 구성한 파생상품을 팔았다. 과도한 집값 상승과 대출 집행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금융 시스템은 안일하게 대처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위험한 대출로 투자상품에서 모기지 대출 인수 조건을 급격하게 완화해 투자가 이뤄졌다.
상당수의 대출기관들은 신청자들의 직업유무, 소득 증명 서류 제시 여부, 현실적인 월 상환금 충당 방법 등 신용 이력과 관계없이 거의 모든 신청자에게 주택 가격 전액 대출을 승인해줬다.
결국 주택 버블이 터지자 금융 시스템은 통제 불능에 빠졌다.
결국 2008년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폭락하자마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채무 불이행 비율은 6%에서 30%로 치솟았고, 금융기관의 부채도 자기자본의 30배를 훌쩍 넘기면서 대형 금융사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어떤 이유로 금융 시스템 전체 위기로 확산됐는지 알아야 다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까?
당시 위기 대응 총괄책임자였던 벤 버냉키, 헨리 폴슨, 티머시 가이트 이세사람은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정부 개입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 자율 정책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정부 개입으로 인해 공적자금 투입으로 실패로 끝나버린 국유화 절차를 밞을것이냐고 비난했지만 이 세사람들은 “시대가 요청한다면 때때로 과감하게 방향을 틀 용기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연방준비위원회는 과감한 통화정책을 펼쳤고, 행정부와 의회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증유의 재정 부양책을 전개했다. 또 일자리를 떠받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구제 금융과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지원책 등을 서둘러 마련했다.
거센 비판 속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금융 정책과 경제 정책 도구를 사용했다”
당시 2008년 금융 위기 상황속에서 골드만삭스는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재했다. 골드만 삭스는 경기 호황이 영원히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무분별한 투자의 책임은 CEO에게 있으며, 유동성 확보가 최고의 투자 전략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무차별 무조건 대출을 하지 않았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 재앙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금융 개혁안을 입법화하고 자본을 확충했지만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과도한 유동성, 치솟는 집값과 물가, 늘어나는 가계와 정부 부채, 자영업자와 부실기업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금융 위기 신호들이 켜지고 있다.
이책의 저자들은 2022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넘쳐나던 유동성이 자산과 원자재 가격을 올리며 초인플레이션 현상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은 폭증하는 수요, 원자재 슈퍼사이클, 미국의 유동성 태풍 등 사상 초유의 트리플 버블이 형성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위기 초기에 공격적인 대응을 위한 기본 정책이 미리 마련돼 있지 않으면 금융위기 확산을 막을 골든 타임을 놓칠 수 밖에 없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벤 버냉키는 "전례 없는 금융위기에서 만약 정책당국이 위기를 안정시키는 것보다 금융기관을 응징하는 데 집중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며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특정 대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설령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일이 있더라도 위기를 종식시키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현재 금융 시장은 매우 불안하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로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과 함께 세계 각국이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계속 돈을 풀고 있다.
불가피한 상황과 가계경제 부채 압박과 위기에 대처 하기 위한 것이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유동성의 파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 지표에 경고음을 울릴것이다.
수백년전에 인류를 죽음의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던 페스트와 같은 바이러스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덮치리라 예견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금융 위기도 방심하며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을 때 예기치 못한 위기의 파도로 세계경제를 덮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저자들은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한국은 개방 경제에 가계 재정 건정성이 부실해 그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버블 형성에 올라타고 붕괴 신호를 정확히 포착, 붕괴를 피할 수 있는 정보 민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생생한 금융 경제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각각의 금융·경제 위기 대비책이 담겨 있다.
부록에는 위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다양한 자료와 함께 차트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당시 위기 경제 지표와 도표 그래프를 통해 위기 상황을 상세하게 이해 할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특히 20여년동안 해외펀드 전문가로 활동했던 이책의 번역자 마경환씨가 부록에 있는 그래프 전부를 꼼꼼하게 하나하나 해설해 놓아서 금융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반드시 위기는 다시 온다.”
사람은 누구나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것처럼 금융 공황을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처럼 금융 위기도 시장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위기 초기에 공격적인 대응을 위한 기본 정책이 미리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금융위기 확산을 막을 골든 타임을 놓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손자 병법에 이런 문장이 있다.'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역사는 되풀이 된다.
미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 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