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시댁 결혼식이 있다. 별로 왕래가 없던 먼 친척이라 감기(코로나 검사도 해보았음을 강조!) 를 핑계로 가지 않았다. 옆지기 인기척이 들릴때면 일부러 콜록거리기도 했다. 꾀병은 아니고, 간헐적 기침이 나온다. 덕분에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옆지기는 아팠고, 나도 장거리 출퇴근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이젠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2.
다시 알라딘을 시작하고 싶었다. 핸드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알라딘 지인들과 소통하고 싶고, 지역신문에 두달에 한번 칼럼을 쓰지만 글쓰기가 퇴보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동안 마음의 여유없음으로 알라딘에 글은 쓰지 못했지만, 책은 꾸준히 구입했다. 챗GPT 열풍에 호기심으로 책도 구입했다. 도서관에 어떤 접목을 하면 좋을까? 잠시 고민도 한다.
'외로움 수업'은 김민식PD의 책. MBC에서 이른 퇴직을 하고, 여행, 독서, 책쓰기를 하며 즐겁게 산다.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기회가 되면 우리 기관 두드림 문화아카데미에 초대하고 싶은 작가다.
알라딘에서 커피도 가끔 구입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02/pimg_7235781833806376.jpg)
3.
1월부터 독서모임도 다시 시작했다. 지인들 여섯명이 한달에 한번 카페에서 만난다. 각자 읽은 책에 대한 느낀 점을 말하고, 한가지 주제를 정해 토론도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으며 빨치산에 대해, 아버지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고, 오래전에 읽은 '태백산맥'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내색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감,영향력(?)은 상가를 방문한 사람들을 통해 보여줬다.
'방구석 미술관 2'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화가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각자 좋아하는 작가 한명을 선택해 집중해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에 나는 김환기를 골랐다. (조만간 칼럼에서 다시!)
4월 토론도서는 '공정하다는 착각'이다.
4.
사무실을 이전했다. 옆 건물에서 기숙사로 쓰던 3, 4층을 우리 과 사무실과 프로그램실, 다목적실로 리모델링했다. 우리 과 주관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매일 선택의 연속이다. 페인트색, 벽, 바닥 재질, 유리문 색, 창문 시트지, 조명 종류 및 위치, 천장 루버 스타일, 화장실 타일, 책상, 의자, 로비용 의자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웠다. 직원들과 아침마다 브레인 스토밍하며 즐겁게 일했다. 나만 그런거 아니겠지?
사무실엔 바라던 다크 블루 색의 주방을 만들고, 전자렌지, 냉장고, 정수기가 들어가는 인테리어 장도 맞췄다. 인터넷과 연결한 TV에는 하루종일 '스타벅스 매장 음악'이 흐른다. 직원들이 카페처럼 편하게 근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목적실 낮은 천장은 카페 분위기로 돌출형으로 바꾸었고, 바닥엔 온돌을 깔았다. 학생들은 그 공간에서 매주 토요일 합창 연습을 하고, 평일엔 난타를 배우며, 춤연습을 하는 동적인 공간이 된다.
덕분에 이사하고, 새집에 적응하느라 기침도 나오고, 머리도 아프다.
(다목적실, 예술마당)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02/pimg_7235781833806393.jpg)
5.
지난 주말 옆지기와 대전 에바 알머슨전에 다녀 왔다. 이응노 미술관이 목적이었는데 에바 알머슨전이 주가 되었다. 가족, 사랑을 주제로한 전시를 보는내내 따뜻함에 흐뭇했다. 코로나때 만난 사람들을 그렸는데 헤어스타일, 의상만 빼면 얼굴 모습이 다 똑같은건 좀....ㅎㅎ '주인공은 너야' 동영상도 참으로 예뻤다. 우리 기관에도 가져와서 틀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