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사하면서 안방을 서재로 꾸몄다.

오래 묵은 옷, 이불 등을 정리하고 옷장도 버렸더니 공간이 넓다.

비록 거실이 주 생활공간이고,

안방은 주로 남편이 머무는 공간이지만 미니멀 라이프에 가까워졌다.

 

˝밝은 빛이 스며들고 정갈한 책상 하나로 이루어진 당신만의 서재를 가지는 일이

당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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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3-10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안방 자리였다고요? 작은 도서관 같아요. 멋집니다!

세실 2022-03-13 22:51   좋아요 0 | URL
안방이 좀 넓어 서재를 꾸며도 여유가 있어요. 저보다는 신랑이 주로 생활하지만요^^
감사합니다.

라로 2022-03-1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세실!!! 인테리어도 센스쟁이!!!!

세실 2022-03-13 22:5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심플 라이프를 추구하는걸요.

페크pek0501 2022-03-14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세실 님의 서재, 엄청 예쁘고 깔끔하네요.
저 역시 안방에 있는 시간이 많은지라 안방에 책상을 두었어요.
자기 책상을 갖는다는 건 자기 세계를 갖는 일의 출발점인 것 같아요.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티브이도 보고 책, 신문도 보고 노트북 사용도 하니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져요.
서재를 잘 활용하여 즐겁게 성장하는 우리가 되자고요!!! 응원합니다. 파이팅!!!

세실 2022-05-26 15:00   좋아요 1 | URL
처음엔 안방을 제 서재로 만들었는데, 어느새 남편이 점령했습니다.
남편은 물건을 쌓아두는 성격이고, 만지는걸 싫어해서..... (저는 지저분한걸 싫어하고요^^)
결국 저는 식탁에서 책을 읽거나, 딸, 아들 방을 전전하며 생활하지만
제 공간이 거실, 주방, 딸, 아들 방 모두 다 라고 생각하며 위로 받습니다. (맞는거죠?)
오늘부터 즐겁게 성장하려 노력하겠습니다. 페크님은 이미 저만치 계시니 분발하겠습니다.

2022-03-14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8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6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알라딘에서 책은 꾸준히 구입하지만 글을 남긴지 몇년이 지났다. 바쁘다는 핑계, 책을 덜 읽는 이유다.
다시 알라딘에 돌아온건 전보다 여유가 생겼고. 사랑하는 알라딘 벗들의 러브콜이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

2.
3.1.
‘서른, 아홉‘ 드라마처럼 함께 젊은 날을 보낸 친구들 만나 오랜만에 많이 웃었다.
가족도 소중하지만 친구는 삶의 비타민 그 이상이다.
친구의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들때 달려오는 그 마음으로 가슴 아픈 일도 잘 견뎌내는듯.
슬픔은 진심으로 나누면 덜 외롭고, 줄어 든다. 

3.
주말엔 서점에서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할 책을 골랐다.
책을 선물할때도 설렌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맞춤 책을 선택하는 신중함이라니...
내 책도 한 권 구입했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어령교수님의 책 첫장엔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는 글이 적혀 있다.
가슴이 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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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3-08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아 세실님~~~~
진짜 부비부비. 너무 너무 오랫만에 세실님 글을 보니 눈물이 글썽글썽. 너무 좋네요. 잘 지내셧죠?
옛지인들이 이렇게 한분 두분 다시 오시니 너무 좋아요. 반가워 반가워하면서 지금 혼자서 좋아서 막 씰룩이고 있습니다.
전보다 여유가 생겼다는 말 알겠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ㅎㅎ 어쨌든 자주 자주 뵈어요. 세실님

세실 2022-03-08 16:07   좋아요 0 | URL
와 이렇게 반가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시죠?
바람돌이님 일상 구경하다 왔어요.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에 나왔던 김태리 알콩 달콩 커플도 생각나구. ㅎㅎ
바람돌이님도 여유~
앞으로 자주 뵈어요^^

책읽는나무 2022-03-08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반갑습니다.
어디 잠깐 다녀오시는 줄 알았는데 넘 오래 걸리셨네요???
오공주님들 무척 기뻐하시겠어요~^^
자주 봬어요.
오셔서 기쁩니다♡

세실 2022-03-08 16:15   좋아요 1 | URL
그쵸? 2년동안 업무적으로 많이 바빴어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아 놓은듯한.....
이젠 웃으며 말할수 있어요. ㅎㅎ
어제 오공주와 카톡하다 용기를 냈지요. 시아님 유혹이 젤 컸어요.
자주 뵈어요~~~~
그나저나 저도 1월에 이문세콘서트 청주 공연 다녀왔는데 책읽는나무님이 느꼈던 감동이랑 똑같아요^^

페크pek0501 2022-03-08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너무 기뻐서 저절로 나오는 저의 웃음 소리임.ㅋㅋ
오늘 왠지 알라딘에 들어오고 싶더라니... 이런 기쁜 소식을 만나려고 그랬나 봐용.

세실 님의 귀환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세실 2022-03-08 16:39   좋아요 1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페크님 그리웠어요~~~~
이제 자주 뵈어요^^
여전히 발레하는 페크님 멋집니다!

hnine 2022-03-08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다시 오셔서 정말 좋습니다.
러브콜 보내주신 알라딘 친구분들께 감사드려요 ^^

세실 2022-03-08 16:44   좋아요 0 | URL
이제 좀 여유롭게 근무하거든요^^
hnine도 그리웠지요. 자주 뵈어요^^

서니데이 2022-03-08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나요.
새 글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세실 2022-03-13 23:0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잘 지내시지요?
매일 매일 뉴스를 알려주시니 좋으네요.
부지런하신 서니데이님.
새로운 한 주도 행복하시길요^^

라로 2022-03-10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 오라고 오라고 목을 맸는데 정작 세실이 온 날 나는 계속 일하는 중이었어. 너무 많이 바빴거든.ㅠㅠ
암튼 내가 없어도 이렇게 팬이 많은 세실!! 다들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 보는 것도 좋다. (샘도 나고,,ㅋㅋㅋ)
앞으로는 나가기 없기!!! 약속(대놓고!!ㅋㅋㅋ)!!!!!!!!!!!!!!!!!!!!!!!!!!

세실 2022-03-13 23:04   좋아요 0 | URL
언니 (라로님보다는 언니!) 대단해요^^
간호사, 석사, 박사까정 쭉 이어지시길~~~~
다시 부지런해질게요ㅎㅎ
늘 감사해요~~~~
 

 

 

 

 

 

 

 

 

 

 

성당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 일곱번째. 이번 시간엔 성당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친한 동생이 장소와 음료를 제공했다. 늘 성당 강의실에서 하다 카페에서 하니 마치 소풍 나온 학생들처럼 설레는 모습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81세 어르신은 내 옆에 앉아 입 모양을 열심히 바라 보신다. 내가 먼저 책에 대한 소개와 느낀점, 좋았던 여행지를 말한다.

 

책의 제목만 보고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떠올렸습니다. 저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지역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마치 신문기자가 취재 일기를 쓰듯 직접 체험한 내용을 담은 체험 삶의 현장입니다. 마을 농부 김갑순씨, 노병만씨네 소, 이웃마을 김병운씨, 최정운씨..왠지 정겨웠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단문이면서 섬세한 묘사, 마치 시처럼 상상하며 천천히 읽는 맛이 좋았어요. 밑줄 그은 부분을 몇 번씩 읽어보았습니다각자 좋았던 구절, 책 읽은 느낌을 말씀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 장소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저는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참 좋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 오르면  마치 동화속 풍경으로 들어가듯 굉장한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나오는거예요. 빙그르르 돌아도 자작나무 숲만 보였어요. 천상의 숲이 이런 느낌일까? 생각했죠.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에서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자작나무숲과 김옹택 시인의 마을 풍경을 다룬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몇년 전, 도서관 독서회 회원들과 김용택시인 마을에 다녀온 기억이 있어 더 정겨웠습니다.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숲이다. 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 자작나무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p.77

 

"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 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이 아이들은 저절라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p.186

 

 

 

시계방향으로 한 사람씩 느낀점과 책의 좋았던 구절을 낭독하며,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 말하기를 주문한다. 어르신 순서가 되면 입가에 미소 한 가득 머금고 마치 초등학교 소년처럼 부끄러워하며 느낀점을 말씀하신다. 마냥 좋으셨다며 늘 짧고 명료하게 이야기하신다. 또 다른 어르신은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문화재지킴이와 문학회 활동도 하고 있다. 어르신은 노트에 기억에 남는 구절을 빼곡히 적어놓고 다 좋은 구절이라 어떤 걸 읽어야할지 모르겠다며 행복해하신다. 

 

 

한 사람씩 이야기를 나누면 1시간이 훌쩍 넘는다. 대화가 산으로 가는 분은 슬쩍 정리도 하며 1시간 30분을 넘지 않는다. 마무리 시간에는 준비한 독서퀴즈를 내고 맞춘 분에게 소소한 기념품을 증정하면 모임은 끝난다. 꾸준히 할 자신은 없지만 일단 올해 12월까지 이어지기로... 다음 책은 <굿 라이프>다        

 

 

<독서퀴즈>

 

1. 다음 설명하는 꽃이름을 맞춰주세요.

이 꽃은 한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이 꽃은 떨어져 죽을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보인다. ‘눈물처럼 후드득떨어져버린다. <동백>

 

이 꽃은,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d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매화>

 

2. 다음 설명은 어떤 음식을 말할까요?

이것의 친화력은 크고도 깊다. 이것의 친화력은 이중적이다. 국 속의 다른 재료들과 잘 사귀고, 그 사귐의 결과로 인간의 안쪽으로 스민다. 이 친화의 기능은 비논리적이어서, 분석되지 않는다. 인간과 치정관계에 있다. <된장>

 

3. 김포평야에서 나온 김포쌀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 쌀로 지은 밥은 차지면서도 밥을 씹을 때 입안에서 밥알이 한알씩 따로 씹힌다. 밥알의 응집성과 개별성의 조화이며 미각과 촉각의 종합이다. 이것은 깊어서 편안한 매혹이며, 발랄한 낱알들의 축제이다. 놀라운 밥인 것이다. <금쌀>

  

그동안 다룬 책들... 

 

 

 

 이 책을 추천해 드렸더니 읽고 싶은 책이 참으로 많으시다며....

 어르신들이 세계명작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전거여행>을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

 

 

 

 

 

 

 

 

 

 우리는 성당 신자니까 이해인 수녀님 책은 필독서!

 아름다운 글, 일상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마음이 선해지는 느낌.

 

 

 

 

 

 

 

 고흐를 재발견한 시간.

 그림에 대한 열정, 자신의 비참한 인생을 글로 승화한....진정한 예술가의 삶.

 고흐의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

 더 친근하게,

 더 애잔하게,

 더 따뜻하게.

 

 

 

 

 

 열심히 산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된다고 하지만,

 가끔 미래의 사회가 걱정될 때,

 도움이 되는 책.

 과거와 현재, 미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한동일 신부님이 쓴 책.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읽으면 좋을, 인생 철학이 담겨있는 책.

 하물며 카톨릭 신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행복해하셨다.

 기억하면 좋을 아름다운 글이 참 많았다.

 숨마 쿰 라우데!

 

 

 

 

내 작은 지식을 나누는 즐거움이 크다. 주로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을 공유한다.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나눠 드려야지. 사회에 작은 공헌을 한다는 뿌듯함은 내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한다.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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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8-09-29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세실 님의 리뷰 보고 읽었더랬죠.

세실 2018-09-29 14:28   좋아요 0 | URL
책 참 좋죠.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 책을 먼저 추천해 줍니다^^

페크pek0501 2018-09-29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가 여성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쓴 <화장>을 읽고 놀란 적이 있어요.

독서퀴즈, 아주 유익하군요. ㅋ

세실 2018-09-30 09:30   좋아요 0 | URL
<화장>은 마치 여성 작가가 쓴듯한 리얼하면서 디테일한. ㅎㅎ
참 섬세한 작가예요. 자전거여행도 여행보다 사람, 삶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독서퀴즈 어른신들이 좋아해요. 근데 문제를 잘 맞추지 못하신다는거. 다시한번 책 내용을 확인하는거죠^^
 

 

지난 금요일 퇴근 20분 전,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 날이었다. 남자 목소리, 빈정되는 말투의 전화 한 통으로 내 마음은 흐트러졌다. 그는 도서관 홈페이지에 가족 독서탐방을 신청했고 확인차 전화했단다. 담당 사서는 독서회 끝나는 시간이라 강의실에 올라 갔다.

 

나: 네. 아이가 초등 독서회 회원이세요?  

그: 독서회원? 그건 모르겠고 도서관에 가끔 다녀요.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라고 되어 있어 신청서랑 다 보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4명 신청했어요. 가능합니까?
나: 초등 대상 계층별독서회원에 한해서 신청 가능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회원 1명,보호자 1명만 신청 가능합니다. 가족 전체가 하셨네요.

그: 아이가 2명(초1, 초5)인데 당연히 보호자 2명이 가야 되는거 아닙니까. 당연한걸 물어봅니까?

나: 음.....일단 확인하니 죄송한데 아이가 독서회원이 아니시네요. 4명은 더욱 어렵습니다. 홈페이지에 대상이 계층별독서회원으로 되어 있네요.

그: 담당자 맞아요? 처음엔 될것처럼 하다가 안된다 하고. 내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정확한 답변도 안해주고...홈페이지 보고 신청했는데 무슨  소립니까...지금 전화 받는 분 이름이 뭐죠? 일단 전화 끊어요. 도서관에 전화 한 통 하고.....

 

아....그는 도서관 직원이 홈쇼핑이나 은행 카드 당당자처럼 마냥 친절하고, 마냥 '예스, 예스' 하기를 원하는걸까?

나는 왜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는거지.

이용자는 전화해서 따지고 강압적으로 나오면 무조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직원 목소리가 조금만 격양되면 갑질한다고 생각한다. 본인 목소리는 세배는 더 크면서...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약속시간에 쫓겨 도서관을 나오면서 심난했다. 마음 한켠에 남겨진 묵직함으로 연휴내내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내일 출근하기 싫다.

 

 

 

 

 

 

 

 

 

 

 

 

마음이 어수선해 가벼운 소설을 골랐다. 오래전 이외수의 소설 '벽오금학도'를 읽었을때의 몰입감이다.

주인공 달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매설가(소설가)가 꿈인 인삼가게 주인 '나'가 소설을 이끌어간다.

청계천 수표교 거지패 왕초이며 광대인 달문은 영조때 실존했던 인물이다. 연암 박지원의 '광문자전'에 등장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달문의 외모를 평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광문은 외모가 추악하고, 말솜씨도 남을 감동시킬 만하지 못하며, 입이 커서 두 주먹이 들락날락했다.

 

만석중놀이를 잘하고, 철괴무를 잘 추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서로 욕을 할때면 "니 형은 달문이다." 라고 놀려댔는데, '달문'이란 광문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반면에 달문을 평생 사모했던 기생 운심은 달문을 이 나라 최고의 미남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이란 바위처럼 불변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며 채워 나가는 거랍니다. 잘리거나 뽑힌 나무보다 잎을 피우고 가지를 뻗는 나무가 훨씬 아름다운 법이죠. 달문 오라버니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아름다움을 채워나가는 사내는 없어요. 분명히 더럽고 추한 자리였는데 순간순간 뜻밖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채우니 놀라고 탄복하죠. 달문 오라버니도 자신이 그런 재주를 지녔다는 걸 알아요. 아름다움이 무엇이란 걸 아는 사내는 만 명에 한 명 될까 말까 하고, 그 아름다움을 솜씨 좋게 만드는 사내는 그걸 아는 만 명 중에서 또 한두 명이랍니다. 모독 오라버니는 이런 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 적 없죠?"

 

달문은 비루한 거지이며 광대였지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제목을 '이토록 고고한 연애'로 읽었던 나를 일깨워준 딸내미 덕분에 '연예'와 '연애'의 차이도 상기했다. 달문은 진정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평생 한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떠돌기를 원하는 사람이었지만, 어디선가 도움이 필요할때 나타나는 '홍길동' 이었다.

 

소설에는 간헐적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곁들인 '열하일기'와 활빈당의 활약도, '구운몽'을 들려준다. 저자의 고전문학 전공이 빛나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사실이나 고전 문학을 좀 더 다루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안나 카레니나' 처럼 유난히 많았던 정치 이야기는 소설의 품격을 한층 올려주니까.     

 

달문은 누군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자칫 죽음을 당할수도 있었지만 용서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 믿음을 중요시하는 삶 자체였다.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에 반했다.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이 멋지네.  닮고 싶은 달문이다. 외모는 말고, 성격만! 

 

미운 적 없나? 평생 잘해 줬지만 또 평생 자네를 괴롭힌 악인이 아닌가?

 

착한 사람은 홀로 스스로 착할 수 있지만 악한 사람은 그 악행을 부릴 누군가가 필요한 법입니다. 제가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에게 저질렀겠지요. 그래도 저는 친구니까, 악행을 하더라도 조금은 여지를 뒀습니다. 미웠던 적은......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단 한번도 없습니다. 다만 그 마음과 태도를 고치거나 버리지 못하는 걸 볼때마다 가엾단 생각은 했습죠. 망둥이가 하루아침에 달문이 되지는 않습니다. 망둥이는 망둥이답게 살아가되, 그래도 곁에 달문이 있었으니 천천히 조금씩 달라졌겠죠. 달라지지만 완전히 달라지진 않고 죽는 게 사람입니다. 그건 망둥이도 달문도 또 세상 사람들도 다르지 않습죠.

 

 

연휴에 읽은 또 다른 책.

 

 

 


 

 

 

 

 

 

 

 

 

˝그동안 가난했으나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널 보내니 가난만 남았구나.˝
진도 팽목항에 걸린 세월호 유가족의 표어란다.
이 부분을 읽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연휴에 잘한 일은 은유 작가의 발견.

 

휴전이 되고 집에서 결혼을 재촉했다. 나는 선을 보고 조건도 보고 마땅한 남자를 만나 약혼을 하고 청첩장을 찍었다. 마치 학교를 졸업하고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처럼 나에게 그건 당연한 순서였다. 그 남자에게는 청첩장을 건네면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나서 별안간 격렬하게 흐느껴 울었다. 나도 따라 울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박완서의 단편 '그 남자네 집'에 나오는 대목이다. 감탄사가 나왔다. 있는 그대로 사실 묘사만 정확해도 진실은 드러난다. 거짓으로 우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것도 아니라니. 눈물의 이중성에 관한 탁월한 보고다.


마음의 일들을 밝혀 낸 글에 끌린다. 내 마음 나도 몰라 울다가 이런 글을 만나면 웃는다. 문장을 낱낱이 뜯어 본다. 동사부터 동그라미 친다. 재촉했다, 찍었다, 알렸다. 울었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명료하다.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사실이 완강하다. 최소의 문장이 짧게, 길게, 길게, 짧게 리듬을 탄다. 사건과 감정을 끝까지 응시하는 힘까지. 좋은 글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

 

 

그녀가 노트에 적어 놓은 기억하고 싶었던 글이 에세이 소재가 되었다. 글쓰기의 기본을 알려 준다.
부제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이 책 읽으면 지금보다 조금은 잘 써질까?

 

 

그녀가 추천한 책

 

 

 

 

 

 

 

 

 

 


연휴가 거의 끝나간다. 내일 참으로 출근하기 싫.다.

해결되지 않은 민원인은 아침부터 전화할까? 관장 바꾸라고 하려나?

나도 한때는 관장이었는데...

지나고보면 별거 아닐텐데 어쩔 수 없는 소심쟁이다.

 

 

여우꼬리)

도서관 야간 프로그램 핸드드립 강의를 듣고 있다. 그동안 시들했던 커피 내리는 일이 다시 재미있어졌다.

세번째 시간에는 가장 맛있게 커피 내리는 사람에게 남은 원두를 주는 미션에서 1등을 했다. 잡 맛이 조금 나긴 하지만 맛있는 커피란다. 

원두 24g의 커피를 내릴때 커피 뜸 들이는 시간 30초, 전체 커피 내리는 시간 2분 30초 이내.

강사도 타이머를 재면서 한다. 물의 양은 100cc. 진하기에 따라 물을 섞을 것.

커피 내림도 정성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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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9-28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중에서 제가 읽은 책 - 벽오금학도, 사랑의 단상, 잎 속의 검은 잎, 차라투스트라~, 연암 박지원의 다른 책 등...
이렇게 나열해 본 이유는 누구의 페이퍼를 읽어도 제가 읽은 것과 많이 겹치는 경우는 드문지라...
우리는 역쉬~~~ 잘 통하는가 봅니다.
힘내세요... 저도 자꾸 처져서 힘을 내고 있는 중입니다. ㅋ

세실 2018-09-29 09:09   좋아요 0 | URL
페크님 딩동댕동~ 독서취향이 비슷함은 큰 공통점이죠.
님의 독서취향을 닮으려고 노력함도 알아주세용.
만나면 참 잘 통하는 사이가 될거예요~언젠간 꼭!
차라투스트라, 니체의 말2 꼭 읽어볼게요^^
늘 감사드립니다~~
 

 

 

 

 

 

 

 

 

 

 

 

신이 주신 인간의 창조성이라는 재능은 고난으로 꽃피는 것

이 사람과 함께해서는 안되겠다

생각한 '한마디'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배어있다

상대를 소중히 하는 삶의 방식이 아닌

자기 중심의 삶의 방식임을 알게 되는 '한마디'

 

신세진 사람을 잊지 않는다

약속은 지킨다

불가능한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에는 도전한다

지지 않으려고 생각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인생을 즐긴다

내일도 맑으면 좋겠다

                              

 

주말 한 달에 한번 자료실에서 근무할 때, 유난히 부담스러운 이용자가 있다.

70대를 훌쩍 넘긴 어르신인데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부단히 노력한다.

‘호잇, 으샤!‘ 구호를 외치거나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다. 영어로 중얼거리기도한다.

비쩍 마른 몸에 백발의 머리, 마스크와 하얀 팔토씨를 늘 하고 있다.
오전내내 두꺼운 영어사전을 옆에 두고 단어장을 쓰면서 수시로 들락거린다.
그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 조심하지만 의도치않게 마주칠때면 ‘호잇, 으라차차‘하며 자신의 건강함을 증명하려한다.
나는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 ˝저 어르신 좀 무서워 조심하자˝고 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직원이 ˝팀장님 그 어르신이 팀장님 근무하는 곳이랑 성함 여쭤봤어요˝ 한다.
나는 긴장했다. 우리 얘기를 들었나?
얼마후 직원이 음료를 내민다. ˝어르신이 팀장님 드리래요.˝

그때부터 선물 공세가 시작되었다.
그분은 나에게 관심이 있.었.다.
한 달 후, 다시 자료실 근무할때 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케잌을 내민다.
˝못 만나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케잌 드세요.˝
어르신의 목소리는 미소년처럼 떨렸고 목소리는 또박또박했다. 나는 당황해서 케잌을 받았다. 그리고 곧 후회했다.
‘케잌을 왜 받어. 어쩌려구...˝
케잌은 직원들 나눠 주었다. 나는 한 조각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후, 우리 방 앞에 내 이름이 적힌 박스가 보였다. 직감으로 어르신을 생각했다.
결국, 나는 어르신을 찾아가

˝이거 어르신이 갖다 놓으신거죠? 공무원은 선물 받으면 안됩니다.

앞으로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돌려 드렸다.

그리고 아직 주말 근무는 돌아오지 않았다.
젊은 시절의 인기가 시들지 않았다고 기뻐하기에는 어르신 연세가 너무 많았다. 흑...
이 분은 츠타야 사장처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불가능한 일인줄 알지만 일단 도전하신걸까?

나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은 아닐까?

내일은 주룩주룩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여우꼬리.
오늘 아이와 카페가서 이 책 다 읽고 왔다. 꽤 괜찮네.

카페도 내 스타일이다. 아기자기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아이가 먹고 싶어했던 팥 듬뿍 들어간 옛날 빙수, 예가체프 핸드드립 커피 특히 맛있다.

쿠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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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8-08-01 0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세실님 미모는 언제나 어디서나 빛을 발하네요. 그래도 이런 경우는 부담스럽지요. 책과 커피, 사진 참 좋네요.

세실 2018-08-02 09:52   좋아요 0 | URL
음 이제 70대 어르신에게 빛을 발하는 미모가 되었어요. ㅠㅠ
정말 부담스러운....
요즘 새로 발견한 카페인데 아주 맘에 들어요.
주 1회는 갑니다~~ 조명이 조금만 더 밝았으면 하는 아쉬움.ㅎㅎ

라로 2018-08-01 0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상상이 너무 잘 된다. 웃어서 미안. ㅎㅎㅎㅎ 근데 할아버님 마음은 청춘이신가봐. ㅎㅎㅎㅎ
어쨌든 미인은 괴로운 법.
어딘지 모르지만 찻잔도 이쁘고 분위기 좋았을 것 같아. 딸이랑 함께라니!! 부러워.

세실 2018-08-02 09:56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근데 할아버지가 좀 이상한 스타일....외모가 독특해요.
말할때는 정상이라 깜짝 놀랐어요.
음 그 미인이 이젠....ㅎㅎㅎㅎ
청주에 새로 생긴 카페예용. 분위기 완전 짱짱!
언젠가 청주 오시면 델꼬 가고싶은 ㅎㅎ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페크pek0501 2018-08-01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라니... 부럽부럽습니다.
요즘 카페 가면 시원해서 좋더라고요.

세실 2018-08-02 09:57   좋아요 1 | URL
호호호 페크님 네버 네버~~~
카페가 있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아이들과는 카페가도 2시간 이상 잘 노는데 남편은 30분을 못 넘깁니다. 문제예요~~~

sooninara 2018-08-05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녀는 괴로워~~^^
그 할아버님의 근자감이 부럽네요.
정도가 심해지면 스톡커?겠지만
아직은 귀염 수준~~
오랫만에 들어와서 미소 짓고갑니다.

세실 2018-08-13 09:28   좋아요 0 | URL
그리운 수니나라님 잘 지내시지요^^
예전처럼 자주 글 남기시면 좋으련만.
아이들이 크니 쓸 말도 줄긴해요.
책으로 알라딘을 채우기에는....ㅎㅎ

그 할아버지 지난 주말엔 안오셨네요. 상처 받았나봐...ㅜㅜ
저얼대 귀염 수준은 아닌거 같은. 쿨럭~~~
자주 봐용^^


마태우스 2018-08-12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미녀는 괴로울 때가 많네요. 젊은 시절의 세실님은 인기가 어땠을까 싶네요. 그 70대 분, 저처럼 그냥 멀리서만 바라보면 좋은데 왜 대시를 해가지고....

세실 2018-08-13 09:30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젊은 시절의 세실은 정작 자신이 예쁜줄 몰랐지요. 자존감이 높지 않았어요.
그랬으면 ‘싸가지‘ 없다는 소리 들었을라나?

그니깐요. 그냥 멀리서 바라봐주면....
저도 반성했어요.
마음에 드는 후배한테 관심과 친절을 베풀었는데 정작 후배는 과하게 생각할수도...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해요. ㅎㅎㅎ

마태우스 2018-08-15 15:15   좋아요 1 | URL
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대시하는 분은 그렇게 해서 성공을 많이 한 분이 아닐까요. 전 시도조차 해본적이 없어서 나이들어도 안그럴 듯요. 글구 세실님이 반성할 필욘 없습니다. 그분이 나쁜 거죠...!

세실 2018-08-20 09:00   좋아요 0 | URL
님은 예쁜 분이 옆에 계시니^^
반성 취소!

남해 휴가중인데 바다와 책! 잘 어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