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결혼하라 똑똑하게 시리즈 2
팻 코너 지음, 나선숙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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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다. 사실 2,30여년을 다른 생활환경에서 살다가 갑작스럽게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늦게 결혼하는 사람일수록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활 습관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게 되면 조금 거북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사소한 생활습관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계획도 이제 배우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어서 세우고 아이들 양육 계획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여간 신중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운 것이 바로 결혼이다. 그래서 TV 드라마에도 결혼 후에 삐걱거리는 부부를 다룬 내용도 은근히 많다. 이것은 이제 섣불리 한 결혼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부들이 많다는 세태의 반영이라고 봐도 좋겠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번도 자신은 결혼을 해 본적이 없는 가톨릭 신부로, 대신에 다른 사람의 주례나 상담은 많이 해본 베테랑 전문가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유명한 상담가로 명성을 떨치면서 강의나 상담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사실 사람 생활이라는 것이 어디를 가나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자기계발서보다도 문화적인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의 영향을 상당부분 받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크게 다른 점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똑똑하게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과 똑똑하게 결혼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정말정말 중요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남편감은 인내심이 많고, 배려를 할 줄 알고, 겸손하며, 나를 존중해주고, 자기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아닐 뿐만이 아니라 변명과 핑계도 없는 솔직한 남자이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면 정말 환상적인 배우자감일텐데, 이런 사람이 나와 결혼을 하려고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만약 위의 조건과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이 그러한 단점을 알고 조심하려고 계속 노력을 한다면 좋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저자가 상담한 부부 중에서도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슬기롭게 상황을 해결해나갔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남편만 갖추어야 할 것이 아니라 아내도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여성은 남자보다는 좀 더 감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갖추기 쉬울 것이다. 한 사람의 본성을 처음부터 완전히 고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에 결혼을 결정할 때부터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혼하면 달라지겠지... 라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오류라고 한다. 절대로 사람의 본성은 고치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결혼을 할 배우자를 고를 때는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방을 면밀히 관찰해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단호하게 정리를 해야한다.

 

사실 제대로 오랫동안 이성을 만나보지 못한 나로서는 약간 동떨어진 감이 있기도 했지만, 나중에라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아주 많은 점을 참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다. 외모나 재산 같은 외적인 요인도 중요하겠지만,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내적가치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결혼을 앞두고 내가 과연 제대로된 배우자를 고른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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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에게 물어봐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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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러한 스타일 북을 굉장히 좋아한다. 일단 가볍게 읽기도 좋고, 나와 같은 세대의 다른 여성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도 있고, 또 스타일이 좋은 전문가로부터 훌륭한 조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3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너무 가볍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저자의 조언은 독자로 하여금 정말 친언니가 옆에서 조언해주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한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패션, 사랑, 일, 라이프스타일로 나뉘어져서 각 장마다 실제 고민의 질문에 대해 저자가 세세하게 답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패션에 관련된 질문이라면 깔끔한 일러스트까지 덧붙여서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고 있다. 한꺼번에 쭉 통독을 해도 좋고, 아니면 내가 필요한 부분만 목차에서 찾아서 읽어도 좋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시간날 때마다 들춰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커리어에 대해서는 저자가 패션계에서만 오랫동안 일을 해서인지, 해당 분야에 대한 질문만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답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솔직히 패션계와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단락에서 약간 거리감이 느껴졌다. 반면에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라이프스타일 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여행지에 관련된 조언은 나중에 꼭 활용해보고픈 정보였다. 여자가 혼자가기 좋은 여행지라든지, 아니면 가까운 곳에서도 정말 좋은 여행지 추천은 나중에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이나 사랑에 대해서는 조금 식상한 내용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남의 연애사라면 이렇게 저렇게 상황 파악을 하는 것이 굉장히 정확한데, 꼭 나의 연애가 닥친다면 정확한 상황을 왜곡되게 보는 독자들의 질문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구체적인 질문이 아니라서 딱 그 사람에 맞는 답변을 해주기 어렵다는 저자의 답변도 꽤 많이 본 것 같기는 하다. 어떤 상황을 무조건 심각하게 보기 보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솔직히 알고보면 별 문제가 아닌데, 그 상황에 닥친 사람으로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안절부절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이 책을 들춰본다면 어느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의 연령대도 10대에서 40대까지 꽤나 다양하다. 가급적이면 독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구성을 한 것 같은데, 이러한 시도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같은 저자의 베스트셀러인 '스타일북'은 아직 못 읽어봤다. 굉장히 유명한 책이라 이제와서 새삼스레 읽기에는 조금 쑥쓰럽다고나 할까. 너무 뒤쳐져서 아예 따라가기 조차 귀찮은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나서 전작도 한 번 읽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패션에 그리 센스가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스타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어떤 일에든 당당할 것 같은 저자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스타일리쉬한 독자가 된 것마냥 의기양양해진다.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스타일책을 만났다. 이 시대 여성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장 이 책을 펼쳐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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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사용법 - 첫만남부터 프러포즈까지 남자를 알면 사랑이 쉬워진다
스티브 하비.디네네 밀러 지음, 서현정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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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너무나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남자들의 속성을 알려주고 있다. 사람이란 각자 개성이 다른 동물임에는 분명하지만, 일관된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에 관련된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져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공통점을 모아서 정리하고, 이성에게 제대로 전달해주어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다르다고 하면 그것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뭔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라는 종족으로 분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성이 강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남자와 여자라는 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호르몬에 의한 유전적인 특징은 그대로 해당 성의 공통점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유명한 코미디언이라고 한다. 사실 코미디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이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한국에서는 더더욱 들을 일이 없다. 나는 처음보는 저자이지만 책 내용만큼은 전문가 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수많은 연애 관련 서적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여성이 저자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책을 읽는 여성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면서 왠지 공감을 같이 해주는 내용을 통해 저도 모르게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비단 책 뿐만이 아니라 연애 상담에 있어서도 여성들은 동성의 친구들에게서 조언을 주로 얻는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런 조언들이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쓸모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만 남자를 바라본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엉뚱한 곳을 짚을 수도 있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를 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정말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해준다. 기존의 연애 서적과 다른 점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이 얼마나 단순한지 다시한번 깨달았다. 일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본능적으로 문제해결력을 발휘하는 남성들이 더 우수할 지도 모르겠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 남자들이 항상 당하는 것은 그만큼 단순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는 남자는 여성의 기준으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본다면 어떤 연애 문제이든지 답은 이미 나와있다. 남자들의 욕구는 오직 한가지 목표만을 향해있으며, 여성들은 이 점을 어떻게 활용해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이끌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다만 자신이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뭔가 특별한 비법은 있지 않지만, 굉장히 솔직하게 털어놓는 남자들의 속성을 읽다보면 적어도 남자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겠다. 동화속 공주님이 된 것 마냥 로맨틱한 사랑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속거나 헛물켜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미국인이 쓰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도 많이 서구화가 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적용되는 사례들이다. 왠지 지금까지 남자들에게 속고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는 여성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남자보는 눈이 조금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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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려면 낭만을 버려라
곽정은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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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라는 것은 굉장히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연애'는 한 사람과 여러 번의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이다. 매주마다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즐긴다면 그건 그냥 만남이고, 같은 이성과 여러 번을 만난다면 연애가 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적어도 객관적인 면에서 따지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심리적인 면에서는 연애하는 사람과 그냥 만나는 사람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은 이 사람과 내가 엮어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고, 그냥 만나는 사람은 그 사람은 그사람이고, 나는 나대로 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이성이 있더라도 어떤 사람은 '아는 친구'이고, 또 어떤 사람은 '남자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연애라는 것이 한 번 시작하려면 꽤나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야 한다. 내 자신도 끊임없이 가꾸어야 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여러모로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싱글 생활에 익숙해졌다면 다른 사람을 챙기는 일에 어쩐지 어색한 느낌이 든다. 결국은 연애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싱글로 남기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요즘에는 꽤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다. 연애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또 어떻게든 연애를 하고 있는데 특정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 말이다. 특히 현재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적어도 연애를 하고자 하는 약간의 의지는 있는 것이니, 이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대로 실천해봐도 손해볼 것은 없을 것이다. 아예 연애를 할 생각이 없다면 이 책을 읽지도 않을테니,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책을 가져다줘도 연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은 뻔하다. 사실 나는 동일인이 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는 연애를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설명을 했었다. 처음에 그 책을 읽었을 때는 상당히 까칠한 어투를 가지고 있는 저자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새로나온 이 책을 읽고나서 그 책을 다시 보니 그 책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었다. '연애를 하려면 낭만을 버려라'라는 책이 훨씬 더 적나라하고 날카로운 내용을 싣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하지만 연애 시작 및 헤어짐까지 연애 전반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참조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 다르기 때문에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다르겠지만, 일단 나는 이 책을 보고 내가 왜 연애를 못하는지 이제 어렴풋이 깨달았다. 원래 뭔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얻기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데 연애라는 것이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신데렐라처럼 왕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면 요즘 같은 현대 사회에서는 절대로 왕자님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뭔가 적극적으로 소개팅도 해보고, 동호회에라도 참석을 해서 이성을 만날 기회를 늘려야 연애를 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다. 같은 처지의 동성 친구와는 지나치게 많이 만나지 말라는데, 어차피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할 따름이므로 이러한 조언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아무튼 남자의 특성을 하나로 분류해놓고,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남자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줄줄이 풀어놓고 있다. 이제 이론적으로는 어느정도 연애에 대해 준비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려니 그리 만만치 않다. 이 많은 것을 실천하려니 엄두가 안나니 그냥 건어물녀로 혼자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적어도 좋은 남자를 고르는 법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하게 챙긴 것 같아서 뿌듯하다. 연애에 대해 제대로 된 현실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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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운동화 신은 여자, 하이힐 신은 여자
서주희.곽혜리 지음, 홍희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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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보다 운동화를 더 좋아하는 나는 운동화를 참 많이 신고다닌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하이힐을 신을 기회도 별로 없을 뿐더러 한가지 신발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신고다니는 편이라 내 신발장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새 신발과 걸레처럼 너덜너덜한 헌 신발이 함께 공존한다.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이 보인다는데, 신발 하나를 살 때 무난하면서도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인가 보다. 절대로 유행을 타는 신발은 사지 않고, 극도로 장식이 배제된 심플한 스타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신발들은 어떤 옷에나 잘 어울릴 법한 갈색과 검정색이 대부분이다. 물론 여름 신발은 예외인 경우가 한 두 켤레정도 있다.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의 신발을 유심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신발에는 그 사람의 개성이 잔뜩 묻어난다는 지론은 결코 틀리지 않은 듯! 무척이나 깔끔해보이는 여자가 깨끗한 구두를 뽐내고 있으면 역시! 라는 생각이 들고, 대체적으로 아주머니들은 조금 저렴한 시장 구두를 뒷 굽이 닿도록 열심히 신고다니는 모습에서 알뜰한 그녀들의 살림살이가 묻어나는 듯 하다.

 

이 책은 결코 신발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다. 너무나도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여자가 자신의 일기장을 조심스레 공개한 이야기이다. 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어떤 대목에서는 이 사람이 어떤 생각과 상황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뭔가 끄적거리면서 책을 펴낸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어떻게보면 자신의 분신일 수도 있는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놀랍다. 한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사실 이 책은 총 2권의 일기장과 1권의 사진집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모여서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사실은 세 사람 사이에 큰 연관은 없기 때문에 따로 떼어서 읽어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다만 이렇게 다른 소재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은 편집자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사진들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지, 어디까지 와 있는 것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느 굉장히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이대로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남몰래 걱정하고, 조금이라도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는 욕심많은 사람이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 자신의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조심스레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해보기도 한다. 운동화 예찬론을 펼치지만 신발장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하이힐을 전시해두고 언젠가는 꼭 신어야지, 라고 말하는 하이힐에 대한 로망도 가지고 있다.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취향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물론 나와 똑같지는 않지만 그들이나 나나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한 번쯤은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들의 고민으로부터 나의 고민도 함께 치유되는 효과,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싶다. 20대 여성들이 나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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