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단순한 성격이고 신도 금방 나는 타입인데 요새는 계속 꾸준히 침울하다.
달라진 정황도 크게 없고 나를 크게 고통스럽게 할 외부적 요인도 없는데 이런게 우울증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치고 내려갈 때는 참 답답하다.
 

왜 그런고 짚어보니 가까운 데는 나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없고(왜 책을 사서 읽냐, 책읽을 시간이 있냐. 이런 이야기들)
무언가 새로운 공부를 해보고자 했는데 옆지기의 시니컬한 반응과 녹록지 않은 현실들.
현모양처 운운하며 올가미를 옭아매는 사람들. 속물근성이야 인간의 본질이지만 그것을 자랑처럼
떠벌여 대는 인간들. 낮잠을 생략해주려 하시는 따님. 따위의 이유거리들이 떠올랐다.  

쇼펜하우어가 인간은 본능적으로 우울로 기우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정서는
의지로 만드는 거라 했다지만 그 의지를 끄집어낼 힘도 없을 정도다. 

지금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알라딘 서재와^^;; 자비로 책을 출간하라고 부추기고 대학을 한 번 더 같이 가자고(그럼 도합 세번인데 이건 좀) 바람넣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이쁜이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배 속에 천원을 끼고 날라온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처음 받아봤을 때는 기대보다 더 헐어 있고 낙서 자국도 있어 좀 뜨악했지만 판매자의 천원과 사과메모를 꾸욱꾸욱 작성하여 넣어주신 그 귀염성과 익살에 압도당해 기분이 괜찮아졌다. 

이 무식쟁이는 스티븐 킹이 <미저리> 작가인 줄도 몰랐다는. 

지금 자서전격인 이력서 부분을 막 다 읽었는데 나를 우울의 늪에서 완전히 끌어내어 줬다. 진짜 정말 우와 진짜 너무 웃기다. 읽다가 뿜다가 이런 식이다. 이거 이거 이태준의 <문장강화> 같은 책 절대 아니다.  내가 다  못읽은 몇안되는 책. 내용은 좋다지만 지루했던 <문장강화> 스티븐 킹의 창작론이라지만 그 부분까지는 미처 못갔고 어린 시절의 기억들, 유명작가가 되기까지의 그 신산하지만 유머를 잃지 않았던 과거사에 푸욱 젖어 있다. 특히 유년시절 얘기들은 티비 개그프로 한 다섯 편은 봐야 쏟아낼 수 있는 깔깔거림이 일시에 터져 나올 정도다. 

그리고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고 나서의 반전. 알코올과 마약 중독을 고백하는 대목은 그 자체로 나를 어루만져주었다. 더이상 아내가 던킨도너츠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그 자신 세탁소에서 구더기 끓는 시트를 세탁기에 디밀어 넣지 않아도 되는 그 시점에서 빠진 중독들. 그 속에서 인생이 자신을 따돌리는 듯했다고 고백하는 대목. 킹 아저씨. 지금은 아픈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사람들보다 더 가까이 느껴지는 지금은 당신의 손을 잡고 싶군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벌써 저는 당신에게 완전히 매혹당했답니다. 그게 중독자들의 특징이라고 하셨지만. 

요즘들어 대중이 원하는 작가는 그리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작가는 예전처럼 문장을 추상성과 기교로 감치고 서사의 속살은 거칠한 고상한 작가가 아니라 속어와 은어도 적당히 기지있게 활용하고 문장 그자체의 완성도는 좀 미숙하더라도 넘치는 상상력과 다이나믹한 서사의 속살을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지향적인 작가가 아닌가 한다. 

이제 모든 서사는 문자로보다는 이미지를 통한 즉물적인 형상화로 몸전체로 느낄 수 있어야 하는 지점으로까지 와버렸다.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시장의 흐름은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작가들의 판도도 뒤바뀌어질 수밖에 없다. 스티븐 킹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그의 넘치는 상상력과
재기발랄한 좀 무엄할 수도 있는 문장들이 빚어낸 단상들이다.  

상상의 여지가 많을수록 더 부담스러워하고 그 상상력으로 그릴 수 있는 지도까지 아예 통째로 들고나와주기를 바라는
상상하기를 두려워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차근차근 상상력이 들이밀 수 있는 행간을 만들어 주는 지루한 작가보다는
그저 하나하나 도달할 수 있는 상상력의 천장까지 닦아서 만들어 주는 친절한 작가에 흥분할 수밖에. 

주저리주저리 우울하다는 얘기로 시작해서 참 엉뚱한 길로 잘도 비약해서 오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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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3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은 6월달에 사려고 했는데(그러니까 제가 6월까지는 책 구매를 멈추려 했거든요) 이 페이퍼를 보고나니 당장 질러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에 마구 마음이 급해져요. 아 어쩌죠 ㅠㅠ

blanca 2010-01-31 23:4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유월달까지. 우와! 일단 그만큼 재고를 확보해 놓으셨다는 얘기겠죠? 저는 일단 한달에 오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이번 달은 칠천원으로 끝났음을, 그리고 오늘은 31일이라는 사실을 기뻐하고 있답니다. 되도록 책을 팔고 중고책으로 구입하기로 했지만 역시 장바구니는 두둑하네요. 그리고 지금 거의 다 읽어가고 있는데 정말 강추합니다. 무엇보다 울트라 캡숑 재미있걸랑요~ (마구 부추김)

꿈꾸는섬 2010-02-0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유혹적인 책이네요.ㅎㅎ

blanca 2010-02-01 13:05   좋아요 0 | URL
이 사람 자체도 매혹적인 것 같아요. 정말 재기발랄한. 이 책을 닫고 나오면서 우울의 늪에서 어느정도 탈출을 했답니다. 꿈꾸는 섬님도 힘차고 즐거운 한 주 시작하기를 바랍니당^^

기억의집 2010-02-0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읽고 웃겨서 뒤집어 진적이 두 번 있었는데 한번은 저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였고요 두번째는 <아즈망가 대왕>이었어요. 저는 킹을 좋아해서 대체로 작품을 거진 다 읽었는데, 그가 저렇게 웃기게 글을 쓰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 생각한 책이 바로 <유혹하는 글쓰기>였어요. 삶을 참 유쾌하게 사는 작가죠!

인생은 여러 굴곡을 거쳐야하나봐요. 남 부러울 것없는 킹도 약물중독이었던 보면....^^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킹이 바람 안 피운 것은 참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하핫!

blanca 2010-02-01 13:07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그렇죠! 저도 책 읽다 뒤집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은 킹 어린시절에 형이랑 사고쳐서 경찰출동하는 장면에서 완전 엎어졌답니다.ㅋㅋㅋㅋ 보통 미국식 유머가 우리나라 사람이 읽으면 그닥 재미없는데 킹은 유머가 아니라 삶자체가 참^^;; 저도 아내 사랑이 대단한 거 보고 참 부럽고 의외고 그랬어요.

예...진짜 인생굴곡없는 사람은 없나봐요. 이렇게 재능있고 잘나가는 작가도 결국 마약과 술, 교통사고로 위기를 겪는 걸 보면...

아시마 2010-02-0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 사다 책장에 꽂아둔지 한 5-6년 될걸요. 아직도 안읽고 있어요. ㅎㅎㅎ 정말 좋다는 극찬을 몇번이나 들었던지라 맛난거 아껴먹는 심정으루다... 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맨날 뭐. ^^;;;
울트라 캡숑 재미있다면, 읽던 소설 던져두고 먼저 잡아볼랍니다.

그리고 블랑카님, 우울해하지 마세요. 아이는 곧 자라고, 조금만 기다리면 이제 어린이집도 가고 할텐데요. 인생, 길게 보자구요. 책이 썩는것도 아니고. (이런 말들로 저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중....)

blanca 2010-02-01 13:08   좋아요 0 | URL
우와! 아시마님. 한동안 서재에 안보이셔서 기다렸었는데. 진짜 잼나요. 진짜루다가! 다른책 좀 치워두시고 함 읽어 보시면 진짜 포복절도하실 겁니다. 어린이집. 안그래도 그치만 또 언젠가 둘째가. 으윽. 아시마님이 부러워요. 첫째 어느 정도 크고 둘째 숙제도 하시고. 이제 자유로워질 일만 남았잖아요. 저는 갈길이 너무 너무 멀어서. 위로 감사해요!

순오기 2010-02-0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저 때문에 산 분들도 있었죠.^^
킹 아저씨 유머는 그 누구도 못 따라갈 듯. 뿡야~ ㅋㅋㅋ

blanca 2010-02-01 14:54   좋아요 0 | URL
뿡야 ㅋㅋㅋㅋ 순오기님은 역시 센스쟁이이신듯.

저절로 2010-02-0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저 지금 지르러갑니다요.

blanca 2010-02-02 21:47   좋아요 0 | URL
에파타님 자꾸 지름신을 강림하게 해서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한 가족이 보였다.
엄마, 아빠, 일고 여덟살 정도 되보이는 언니, 동생.
엄마가 아빠를, 혹은 딸들을 따라 움직이는 시선을 따라 가다 보니 그 가족 속에
나의 엄마, 아빠, 그리고 연년생 여동생.
정말 너무 추워서 온몸을 달달 떨며 택시를 기다리던 어느 날이 날아와 꽂혔다.
그 가족 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루할 틈이 없었던 시간들. 
너무 생생해서 때로는 너무 희미해서 과연 그 기억 속의 내가 지금의 나인지도 확신할 수 없어
도리질을 하게 되는 시간들.
 

그리고 어쩌면 또 나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를 모습. 나. 남편. 아이 둘.
과거와 미래가 차창 밖으로 기억되고 상상되는 시간의 틈새를 비집고 이제는 하늘나라로 가고 없는
이모의 모습. 이모부. 사촌여동생 둘의 고맘때 모습들도 떠올랐다.
 

어느 엄마가 그러지 않겠느냐마는 이모는 유독 사촌동생들에게 희생적이었다.
그 자신 비쩍 마른 몸으로 딸 둘을 졸졸 따라다니며 밥을 먹였고 자신의 몸에 걸칠 옷 한 벌 사는 것에 벌벌 떨며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그 모습은 갑작스러운 암선고와 함께 한창 직장생활에 치여
얼굴이 누렇게 떠가는 동생들을 남겨두고 허망하게 가버렸다. 아기자기하고 작은 재미와 잔정이 가득했던
그 사랑스러운 가족은 그렇게 엄마가 남겨두고 간 빈자리의 깊이와 넢이 속에서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다.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나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이모. 

나의 과거와 미래와 그리고 또 다른 가족을, 차창 밖으로 우연하게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그 한 가족에게서
발견하고 나의 마음에서는 뚝뚝 무언가 아픈 물이 내리고 있었다. 너무 시려서 몸이 떨렸다.

끊임없이 다가와 현재를 허물고 저멀리 달려가 버리는 잔인한 시간의 그 불가항력적 힘 속에서
그 모든 절실한 감정들. 생생한 사건들. 심지어는 절절하게 사랑한 사람들까지도 허무하게 묻어버려야 하는
인생이란. 참 아픈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딸아이와 씨름하는 이 시간도 화석처럼 희미하게 무언가를 새기고는
굳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윽고 나는 주름살이 자글자글 패인 얼굴로 뒤를 또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은 과거얘기를
읊조리게 되겠지. 그리고 몸의 기관이 한 군데씩 탈이 나고 불편을 느끼고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든 고역이자
투쟁처럼 변하면 차라리 죽기를 바라면서 죽음과 슬며시 화해하려는 그 본능적인 비굴함에 굴복하게 될것이다. 
그래야 죽을 수 있을 테니까.

그 때가 되면 생은, 삶은 그래도 의미있고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아니 유한한 삶 속에서 그래도 가장 가치있고 매달릴 만한 지향이라는게 무언지 깨닫고는 갈 수 있을까?
이런 모든 생각들이 과거의 추억들과 뒤범벅 되는 그런 시간들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때로 참 쓸쓸하고 을씨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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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1-31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추억이지요.

blanca 2010-01-31 14:58   좋아요 0 | URL
예. 요새는 추억에 너무 젖어 있어 큰일이에요^^;;

저절로 2010-01-3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염세주의에 빠져 인생을 들어먹을뻔한 시기가 있었지요.후후훗..그때만해도 서른자에 시옷만 달려도 '참 쓸쓸하고 을씨년스러울'것 같아 스물아홉까지만 살아야지 했거든요..근데 참 이상도하지요 시옷을 넘고 미음을 넘어가는 고개에서도 박완서씨의 포근한 피옵이 부러우니 아직 살만한가 봅니다 그려.(추억을 삶아먹고 살아 그런가봐요)

blanca 2010-01-31 23:38   좋아요 0 | URL
지금 열심히 시옷이 언제 끝나고 미음은 어디쯤이며를 세어 보고 있네요^^;; 에파타님의 얘기가 참 힘이 되네요. 그리고 기다려집니다. 저도 그렇게 되겠지요?

기억의집 2010-02-0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젊었을 때는 죽음을 생가해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애를 낳고 키우면서
오히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어요. 딸린 식구들이 없었을 때는 죽음, 뭐 그까이 거! 이랬는데
지금은 혹 내가 읽찍 죽으면 어쪄지!하는 두려움이 생기더라구요.
주변에 젊은 엄마들이 암에 걸려 수술하고 견뎌내는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이 더 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blanca 2010-02-01 16:09   좋아요 0 | URL
저는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면서....맞아요. 이젠 제 목숨도 저만의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진부한 얘기지만 건강이 제일의 축복인 것 같아요.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애플의 아이폰과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를 접해보지 못한 데서 느끼는 소외감과 자괴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와 조지오웰의 『1984』를 읽지 않은 데서 온 것만큼은 아니었다. 

조지 오웰을 모르고 이 책을 시작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자 치기였다. 각오도 단단히 했다. 
비판적 개인의 대명사라는 그의 대표작과 그것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를 외면하고 바로  그의 정치적 견해로
뛰어드는 것은 그가 언급했던 나폴리아이스크림(3색 아이스크림)의 가운데 층을 떠내려는 것과 유사한 시도였다.
 

그런데 그 무모하고도 용감한 시도는 그의 익살과 재치, 그리고 인간에 대한 통찰력 있는 애정을 바탕으로 한
친절함덕분으로 가두리라도 훑고 내려올 수 있었다. 아주 재미있고  친절하고 쉽게 독자들을 끌어오려고
애쓴 작품이자 번역이다. 1부의 탄광노동자의 르포르타주와 2부의 사회주의에 이르게 된 자전적 내용,
정치적 견해 등도 전혀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다. 실제 항상 모든 일을 직접 체험해 보고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이해를
지양했던 그의 태도가 문체에도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 현학적인 어휘와 만연체로 동사를 행한 주인을 찾기 위해 목을 빼고
주어를 찾아 헤매어야 하고 그럴듯한 논리와 문학적 깊이는 지루함을 덧대어야 한다는 듯이 얘기하는 글들과는 애초 다르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조지 아저씨는 이런 사람이다. 

아직도 나는 다른 사람이 입 댄 컵이나 병에 든 무얼 마시는 것 싫다(다른 사람이란 남자를 말하는 것이고, 여자가 입 댄 건
상관없다
).-p.177 

1부의 탄광 지대 노동자들의 실상을 다룬 르포는 우리가 호흡하느라 들이키는 산소 만큼 산업사회에 필수적이지만
그래서 더 자주 망각하는 하류 노동자들의 고된 노역을 직접 따라가며 보여준다. 특히 막장에 가기 위하여 몸을 반으로 접고
1.5킬로미터를 가야하는 그 댓가없고 드러나지 않는 긴 여행에 대한 묘사와 땅속 삼백미터 밑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탄진을
들이키며 무릎으로 기어가며 일하는 그들의 모습에 대한 얘기는 편하게 앉아 그 얘기를 듣는 것이 마치 죄악처럼
느껴져 무언가 참회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안달에 사로잡히게 했다. 

우리 모두가 지금 누리고 있는 비교적 고상한 생활도 '실로' 땅속에서 미천한 고역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얻은 것이다.
-p.49 

2부는 오웰이 소위 상류 중산층 하급에서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어 노동자들의 편에 서게 되었는지의 궤적을
보여주고 이어 파시즘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회주의의 효과적이고 본질적인 전파의 방법에 대한 나름의 모색과
대안이 펼쳐진다. 특히 그가 이튼 스쿨 같은 영국의 사립학교가 속물근성을 세련되고 미묘하게 길러내는 곳이라고
지적한 대목이 인상깊다. 머리에는 기득권에 대한 비판과 온갖 혁명의 명분들을 채워넣지만 정작 갈라지고 유쾌한
향을 기대할 수 없는 노동자의 손을 잡을 수 없는 그 속물근성과 부조리에 대하여 고백하는 장면은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중산층의 속물근성을 끄집어 내어 펼쳐 놓은 것 같아 뜨끔하다. 

그가 얘기하는 사회주의는 대단한 대의나 그럴듯한 명분의 허식을 벗어버리고 드러나는 정의와 자유의 속살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도식과 고루한 관용어들과 경직된 이념의 틀 바깥에 내쳐진
노동자 계급들을 포용하고 소극적인 지식인들을 끌어오기 위해서 직접 그들 속에 몸을 던진 그의 체험적 이념의 실현에
대한 기대는 허식이 아니고 기만이 아니고 속물적이지 않아 설득당하게 되고 설득당하고 싶어진다. 

모든 혁명적 소신이 갖는 힘의 일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은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p.212 

혁명은, 그 단어가 가지는 도발의 핵심은 우리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우리 자신의 일부를 허물어뜨리는 자기희생의 다리를
건너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지향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의 속물 근성과 우리의 위선을 아프게 긁어내고 우리가
서있기 위한 땅을 고통스럽게 지지해 주고 있을 그 수많은 무리들과 함께 가는 그 길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대한
존중이며 인간 최선의 미덕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다. 1930년대 오웰의 통찰은 그래서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며
장중한 울림을 가진다. 



다시 돌아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와 조지오웰의 『1984』를 함께 읽으려고 한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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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2-0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 저는 조지 오웰의 에세이 <코끼리를 쏘다>와 <파리와런던의 밑바닥생활>을 먼저 읽어서 이 책 상당히 궁금했거든요. 이 책에서도 오웰의 내면 깊숙한 곳에 우러나는 진실함을 읽을 수 있을까,하고 말이에요.
저는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프랑스 혁명은 그 때 단발적으로 끊어진 것이 아니고
저런 노동자 파업, 여성의 참정권 시위 그리고 68혁명까지 이어온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blanca 2010-02-01 14:53   좋아요 0 | URL
조지 오웰의 다른 에세이들이 있었군요. 저는 부끄럽지만 이 책이 그의 책으로는 처음이라 솔직히 깊이있는 이해는 부족했다고 봅니다.^^;; 기억의 집님 얘기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결국 그런 역사 속의 저항의 힘이 피를 따라 내리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댓글 하나에도 님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masarururu 2010-02-0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 내전(스페인 '내전'이 틀린 용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만)에 직접 참전하고 쓴 르포르타주인 <카탈로니아 찬가>도 아주 재밌습니다. 이걸 보고 나면 조지오웰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요..

blanca 2010-02-07 12:5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조지오웰의 1984가 읽기 힘들다고 해서 그의 책은 다 지루한 줄 알았더랬어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커피와 면음식을 우격다짐으로 구겨넣다 보면 꼭 주기적으로 위염이 온다. 고객 상대하는 일을 그만두면
나는 더이상 카페인으로 나를 각성시킬 필요가 없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커피를 마셔야 하는 이유는
시시각각 튀어 나오니 나의 위는 낭패일 수밖에. 담배를 못피워서 비행기를 못탄다는 예전 팀장님 얘기를
이제 나는 진실로 이해할 수 있다. 커피가 없는 하루를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있으니 두돌 딸내미가 묻는다.
 

"엄마, 아퍼?", "마니 아퍼?" 그리고는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돈다. 신이 난 눈치다. 아프다는 것의 의미는 알지만
타인의 고통을 동감해 주지는 못하는 시기인 건지, 아니면 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추워?", "어불(이불) 더퍼." 그리고는 돌아나간다. 

드문드문 정말 뜬금없이 "아빠, 머찌다!"를 되뇌이기도 한다. 아빠가 출근할 때 모직 코트를 걸치고 현관에 나서면
딸내미는 감탄을 보낸다. "우와! 아빠 머찌다!" 살이 쩌서 나날이 성인 곰돌이가 되어가는 아빠가
멋지면 또 얼마나 멋지겠는가. 

정말 신기하다. 프로이트의 구강기, 항문기 같은 도식을 그닥 동감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생식기(3~5세)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눈으로 보게 되니(비약일 수도 있지만) 거참 신통하다. 아이는 만 두 돌을 넘어가면서
정말 아빠가 너무 멋지다고 극찬을 해댄다. 연애시절 나에게도 못들었던 찬사를 휘감고 다니는 푸우님께서는
몸둘 바를 모르는 눈치다.  

  

엄마는 이런 파스타까지 준비하여 너를 기쁘게 해 주려고 하는데 너는 아빠만 멋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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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1-2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딸에게 질투하시는군요.^^
딸들은 그래서 이 다음에 아빠랑 결혼한다고 선언하잖아요.ㅋㅋ
아들을 낳으세요~ 그럼 엄마랑 결혼한다고 할테니까요.^^

우리도 어릴 때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좋아하지 않았던가요?
난 그런 거 같은데~~^^

blanca 2010-01-27 21:29   좋아요 0 | URL
아들을. 성별이 마음대로 조절이 되야 말이죠 ㅋㅋㅋ

라로 2010-01-2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파스타로 파스타를 만들어 봤지만 성공한적이 없어요,,,엄청 오래 삶아야 할껄요~.ㅎㅎㅎ
님의 아이가 정말 제 막내랑 동갑이군요!!!!
그런데 그런 말까지 한다는 말이죠!!!!딸아이들이 빠른건지? 우리 녀석이 늦된건지??ㅠㅠ

blanca 2010-01-27 21:31   좋아요 0 | URL
nabee님 안녕하세요~ 안그래도 오늘 대박 실패봤답니다. 참으로 설명하기 힘든 맛이던군요-..- 아, 저 이런 얘길 들을 때마다 너무 부러워서. 막내가 제 맏딸이랑 동갑이라 하면 제가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이 느껴져 가슴이 답답해진답니다.

302moon 2010-01-2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 쓰림은 어떠세요?
위염이라면, 음식도 가리고 그래야 하죠?
저는 중학교 때까지 위염이 있었는데,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던 기억이/
맛난 걸 마음대로 못 먹었던 게 젤 안 좋았어요. ㅜ
물이랑 과일을 커피랑 같이 드시면 어떨까요?
아이가 곰돌이 캐릭터를 많이 좋아하는 듯^^
제가 아는 녀석 중에도 딱 아빠 곰 같은 애가 있는데,
은근히 그 녀석에게 아이들이 신기하다며(;) 많이 붙던/

blanca 2010-01-28 14: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나아지고 있어서 다시 카페인을 들이키고 있답니다. 음식을 가려야 하는데 그게 참. 아빠 곰. 이건 딱 제 옆지기 얘긴데. 그래서 딸도 판박이 곰이랍니다.
 

시간은 뒤통수가 없어 잡을 수가 없다고 했던가. 나이가 들수록 되레 뒤를 더 돌아보게 된다. 노년이 되면 추억으로
호흡할 지경까지 이른다. 가장 나다운 모습, 혹은 가장 나답지 않은 모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과거를 들추다 보면
아슴푸레한 유년기 추억이 비죽이 나온다. 그리고 나는 가끔 울게 된다. 너무 그리워서. 너무 아쉬워서. 

성장소설은 일종의 대리체험을 통한 치유다. 우리는 되감기할 수 없는 어린 나의 편린들을 작품 속에서 발견하고
나의 기억을 교차시킨다. 그 접점에서 우리는 세상을 마음대로 오해하고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었던 그 특권 속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오해하고 왜곡해도 되는 권한은 이제 영영 주어질 일이 없으니 말이다. 
 

성장 소설 속 아이들은 하나같이 암팡지고 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일찍 눈뜨고 어른들 세계에의 개입도 빈번하다.
유순하고 아이다운 캐릭터는 그닥 인기가 없다. 어쩌면 아이답다,는 것은 어른들이 설정해 놓은 역겨운 특일지도 모른다.
그 틀 속에서 빠져나온 악동들이 춤추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 
일단 이 악동들이 그려내는 서사들은 무조건 재미는 기본적으로 보장한다. 지루할 틈이 없다.
소설에 거부감이 있거나 책읽는 것에 흥미를 못느끼는 사람들이 성장소설로 시작하는 것이 괜찮은 이유다.
적어도 잘된 성장소설을 읽다 던져버리는 일은 그리 자주 마주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모든 성장소설의 모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오정희의 <유년의 뜰> 첫 장면에서 진하게 화장을 하고 외출준비를 하는 엄마 옆에서 중학생 오빠가 변성기에 접어든 목소리로 화내듯 외쳐대던 "홧 아 유 두잉?"은 전후세대들의 아픈 곳을 찌르르하게 한다. 전쟁중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대신하는 가장 노릇은 오빠의 동생 매질과 영어 공부에의 집착, 엄마의 밤외출로 이어진다. 노랑눈이(나)는 밤에 오줌을 싸고 엄마 밥을, 엄마 돈을 훔쳐내며 위로를 받는다. 

재미도 재미지만 문장 하나 하나에 쓰인 그 수많은 아름다운 어휘들과 묘사들이 엮어내는 직조물은 보는 것만으로 그저 눈부시다.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설이다. 

 

 

 <새의 선물>은 두툼하지만 정말 빨리 읽을 수 있다. 중견 작가인 은희경이 초짜 신인일때 내어놓은 이 작품은 문학동네소설상 심사위원들도 너무 재미있다고 탄복했다고 할 정도였다. 열두 살에 성장을 멈추었다고 주장하는 여자애의 당돌한 선언 속에서 펼쳐지는 그 이야기의 향연들에 빠져들다 보면 갑자기 시간의 축지법을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공지영의 자전적 얘기인 <봉순이 언니> 식모 봉순이 언니와 다섯 살 짱아가 엮어나가는 6,70년대의 그 슬픈 여인들의 신산한 삶에 대한 관찰은 가슴을 아릿하게 한다.  

 

 

무조건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 때 리뷰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이 작품은 정말 우연하게 왔다. 그리고 나는 이공계 석사까지 마친 심윤경 작가에게 진심으로 경탄을 보내게 됐다.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이 작품이 난독증을 앓는 동구라는 사내아이가 욕쟁이 친할머니와 할머니한테 핍박받는 (동구의 시선) 엄마, 방관자인 아빠, 그런 동구를 품어주는 박선생과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너무 익살스럽고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사랑하면서 질투했던 어린 여동생이 죽고 마는 대목(스포일러)에서는 어린 시절들의 방비벽이 얼마나 연약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아프다. 나도 하나의 기억을 얹으며 잠시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심윤경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중 가장 많이 팔렸다는 바로 그 책.  정말 못생긴 여자들은 세상살기 힘들다고 너무 불쌍하다고 읊조리는 열 여섯살의 콜필드. 가수 소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큰 제스추어로 한참을 마치 곁에 있는 친구처럼 얘기했던 그에 대한 얘기를 읽는 데 너무 늦은 순간은 없다. 

사람들이 하도 입에 붙이고 다녀 진부해 보였던 콜필드가 정작 되고 싶었던 것은 절벽 위의 아이들을 떨어지지 않도록 그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파수꾼의 역할이었다.  

그 파수꾼은 영원히 어린아이로 성장을 멈추고 싶어했던 피터팬의 이야기만큼 허황되지만 우리가 결코 떨쳐낼 수 없는 유혹의 역할이다. 우리는 때로는 지켜주고 싶고 때로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싶다. 그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시간들을. 

 

 

 

처음 에밀 아자르로맹가리라고 했을 때 이름값한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문학의 무슨 브랜드 마냥 로맹가리 타령이 이어졌을 때 그 타령조만으로도 충분히 지루한 책일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성장소설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창녀의 아들. 아랍아이 모모. 그리고 그 자신 창녀였다 창녀의 아이들을 거두게 된 로자 아줌마. 성장소설의 평범한 도식인 되바라진 아이와 물렁한 어른의 구도가 어떻게 성취의 지점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장 하나 하나에 덧칠한 노작가의 능수능란한 익살과 삶에 대한 비관적이지만 정감어린 통찰은 왜 로맹가리 타령이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지를 보여준다. 

슬픈 결말이지만 모모가 결국 어딘가로 도약하며 사랑을 삶의 키워드로 추려 내었을 때 우리는 그 결말에 감사하게 된다. 어느 누군가가 인터넷을 배회하며 꼭 이것같은 책을 찾아달라는 부탁에 또 어느 익명의 누군가가 로맹가리에게서 이것 같은 책은 더이상 찾을 수 없으며 차라리 오정희의 유년의 뜰을 읽어보라는 말을 덧붙인 대목에서 나는 우리 세 사람이 한데 만났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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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1-25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건 다음블로거 뉴스 특종감인데요.^^
예~ 저는 아직도 성장중이라 성장소설 좋아해요.
여기 수록된 거 외에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를 추천해요.
http://blog.aladdin.co.kr/714960143/1709444

blanca 2010-01-25 22:05   좋아요 0 | URL
성장중^^ 구덩이도 당장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혹시 순오기님 제가 아주 예전글에 댓글 단거 보셨나요?

순오기 2010-01-26 01:25   좋아요 0 | URL
어떤 글에 단 댓글을 말할까요?
브리핑에 뜨는 댓글 수가 제한되어 미처 못 보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어떤 글이었는지 기억나면 알려주세요. 그럼 다시 찾아보면 되니까요.^^

순오기 2010-01-26 16:23   좋아요 0 | URL
친절하게 댓글 남겨주셔서 옛날 글에 남긴 댓글 봤어요. 답글도 달았고요.^^

무해한모리군 2010-01-25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장소설은 싫은데 이 책들중 몇몇은 무척무척 좋아하는 것들이군요 ㅎㅎㅎ

blanca 2010-01-25 22:06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성장 소설이 알고 보면 다 뻔해서 유치해질 위험이 있더라구요.

무해한모리군 2010-01-25 23:10   좋아요 0 | URL
전 마음이 너무 아파서 싫어요 --;;
막 아리고 간질거리고 그러잖아요 ㅠ.ㅠ

기억의집 2010-01-27 09:0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안 아픈 성장소설도 많은데.....^^

기억의집 2010-01-2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정희 선생님 작품 좋아하는데(그래서 한때 선생의 작품 다 읽었는데
한국소설 안 읽게 되면서 이번에 나온 가을여자도 안 읽게 되더라구요^^)
유년의 뜰을 우리나라 최초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저도 성장소설 좋아해요. 문제의식이 결국엔 자신이 세계를 자신의 앵글로 맞춰 보기 시작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좋아하는데 전 외국의 성장소설이 더 좋아요. 다양하거든요.
구덩이같은 경우는 원서로 읽었는데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가슴이 뒤근거릴정도로.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후트>도 좋고 <기버>라는 작품도 추천 받아서 함 읽어보려고요.
제가 미국의 뉴베리상에 관심을 갖는 것도
괜찮은 성장 소설을 발견하고 싶어서 그런가봐요^^

blanca 2010-01-27 14:05   좋아요 0 | URL
이러면 구덩이는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생기네요. 맞아요. 이거 원서로 읽으면 참 좋다고 리뷰에 써 있더라구요.! 또 보관함에^^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29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희경 <새의 선물> 좋았어요.초기작 특유의 해맑은 느낌도 좋았구요.동향의 신경숙에 비해 요즘 작품활동이 좀 주춤한 느낌이죠?

blanca 2010-01-29 21:40   좋아요 0 | URL
저도...요새 주춤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인터넷 연재를 시작한 것 같더라구요. 새의 선물은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진짜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나요.

순오기 2010-01-2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의 선물은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끝부분은 맘에 안 들었지만...타인에게 말걸기도 좋았어요.
제가 멍석 깔았더니 블로거뉴스 당첨됐네요.^^

blanca 2010-01-30 15:2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순오기님 생각했어요^^ 제 생각엔 순오기님 댓글 보고 알라딘에서 움찔^^해서 당첨시켜준 거 아닌지. 순오기님의 존재감이 알라딘에서 음청나잖아요! 감사합니다.

2010-01-31 0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