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아주 웃긴 일이었다. 김영하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 공지가 떴다. 다다다 달려갔다. 세상에, 일착이었다. 그 순간 예리한 예감이 왔다. 따논 당상이구나! 

여유를 가지고 댓글을 작성했다. 다른 님과 함께 응모했고 당연히 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알라딘을 십 년간 이용하며 책도 많이 팔아 주었고^^;;(내 기준) 딴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작가 한번 보게 해달라는데 관대하게 초대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다. 주중, 게다가 집 근처. 양가의 거리를 감안해 볼 때 남편을 구슬려야 했다. 퇴근좀 일찍하고 세 살 아이좀 봐달라. 단 두 시간. 일생의 소원이다. 안되면 찍고 바로 오겠다. 남편은 슬슬 부아가 난다. 장담할 수 없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냐 등등. 그닥 잘 알지도 호감도 별로 안 느껴지는 남자 작가 한번 보겠다고 저자세로 나가는 모습이 더욱 얄미웠나 보다. 솔직히 싸웠다.--;; 그러니까 김영하 때문에 싸운 것이다.  

자, 자. 나는 준비에 돌입한다. 갑자기 카메라가 바꾸고 싶다. 이 디카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DSLR로 작가를 멋지게 가두어 두고 싶다. 지르고 싶어진다. 

왠지 파마도 해야 할 것 같다. 점점 도가 지나쳐 간다.
이건 김영하랑 단둘이 약속이라도 한 듯한 착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두둥....보기좋게 미역국 먹었다는. 

무리 안해도 되겠어. 떨어졌거든.
얼마나 나쁜 에너지를 쏘아댔으면. 

남편 은근히 흐뭇해 한다. 

괜히 미안해지는걸, 허허. 

나는 다시 나의 운을 저주한다. 나는 당첨되지 않는다. 절대, 네버!
(줄그었어요, 정말 그럴까봐^^;; 하반기에는 무언가 큰게 터지기를 ㅋㅋㅋ)


댓글(4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08-24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08-2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언젠가 되지 않을까요? 절대란 말은 ...쫌..

blanca 2010-08-24 22:43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조언이 맞는 것 같아요. 괜히 그런식으로 단정짓다 더 운없어지면 안되니깐 수정했습니다.^^;;

순오기 2010-08-2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미안해요. 블랑카님~ 보기좋게 미역국 먹었다에서 빵~~ㅋㅋㅋ
저자세로 나갈 거 없어요, 세살 딸내미 데리고 광주로 오세요~~~~~~
김영하를 보는 것보다 더 즐거운 시간 만들어줄게요.^^

blanca 2010-08-24 22:4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저는 아직은 무리일 것 같아요. 넘 아쉽지만 순오기님 서울 오셔서 함께 창덕궁을 거니는 호사 정도는 꿈꿔 봅니다.^^ 가을 단풍 보면서요.

순오기 2010-08-25 01:09   좋아요 0 | URL
그러게 아직은 너무 어려서 떼어놓거나 장거리 여행은 무리죠.
가을단풍에 창덕궁을 거닐수 있을지 몰라고
원주 토지문학관에 가게 될 거에요. 소나무집님과 문학기행 하기로 했어요.
9월 11일 양재동 갔다가 시간되면 알라디너를 만날까 생각중...
13일 파주 출판단지에서 점심 약속이 있으니까 거기 갈거에요.

stella.K 2010-08-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죠. 여기 문화초대석이 엄청 문지방이 높아요.
웬만한 사람 다 떨어트려 놓는답니다.
뭐 저도 일일이 다 응모하는 건 아니지만 10번 떨어지고 한번 당첨?ㅋㅋ
그렇지 않아도 전 최규석 신청했는데 될지 모르겠어요.
저 9월 달 되면 그것도 하필 화욜날 듣는 강의가 있는데 되면 제끼고라도 간다고
신청했는데, 아마 안 될 줄 알고 신청이나 해 보자 하는 거랍니다.
이러다 떨거덕 되면 어쩌죠? 이것도 착각 맞죠? 블랑카님.ㅋㅋ

stella.K 2010-08-24 22:47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저 아는 분 중에 블랑카님 같은 분이 있어요.
그렇게 자기 다리 냅두고 남의 다리 긁는. 그 사람이 갑자기 보고 싶네~ㅋㅋ

순오기 2010-08-25 01:06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최규석 만남, 꼭 당첨되도록 압력이라도 넣고 싶은 심정인 거 알아요?
한마음으로 기도해줄게요.^^

stella.K 2010-08-25 11:17   좋아요 0 | URL
오, 고마워요, 오기 언니!^^

blanca 2010-08-25 18:10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그런 거였군요. 저는 쉽게 생각했었거든요. 오만했었나 봐요 ㅋㅋㅋ 왠지 스텔라님은 될 것 같아요. 저번에 박범신 작가 만남 후기도 넘 잘 읽었어요. 이번에는 최규석 부탁합니다. 남의 다리 긁는 ㅋㅋㅋ 그런데 중요한건 하여튼 좋은 기운을 넣어야 하는데 옆지기가 안되라고 빌었던 모양입니다. 안됐다니까 정말 해맑은 미소를 짓더라구요 ㅋㅋㅋ

stella.K 2010-08-25 19:11   좋아요 0 | URL
알라딘 말구도 여기저기서 할 것 같아요.
예를들면, 예스24나 뭐 그런데...
포기하지 마시고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분홍공주님 저라도 봐 드리고 갖다오시라고 말하고 싶네요.ㅠㅠ

꿈꾸는섬 2010-08-2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에게 위로를^^
ㅎㅎ정말 많이 가고 싶으셨군요. 이 글을 읽은 문화초대석 담당자 진땀 뺄거에요. 블랑카님께 죄송해서요.ㅎㅎ
블랑카님 다음에 더 멋진 작가 만남을 가지게 되실거에요.^^ 기대없는 삶은 너무 비참하잖아요. 우리 기대를 버리지 말자구요.^^

blanca 2010-08-25 18:11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ㅋㅋㅋ 둘다 한꺼번에...그런데 정말 신기한게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은 꼭 보게 되더라구요. 제가 중학교때 뉴키즈언더블럭의 막내 죠를 엄청 좋아했었는데 이십 대에 보게 되었답니다. 그때 완전 감격했던 기억이 나네요.^^

gimssim 2010-08-2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네버'는 절대 안되요. '다음 기회에'로 바꿔야지요.
평균수명은 엄청 늘었구 이벤트는 많다...으흠...중전어록

blanca 2010-08-25 18:12   좋아요 0 | URL
중전님, 그래서 줄 좍 그었답니다.ㅋㅋㅋ 말이 씨가 된다고 해서. 옙, 수명은 길고 이벤트는 많다! 넘 좋은 얘기입니다!

pjy 2010-08-26 23:08   좋아요 0 | URL
평균수명은 엄청 늘었구 이벤트는 많다...에 저도 희망을 남겨두기로합니다^^

아시마 2010-08-25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난 예에에에에에에에 전에, 아직 한참 젊은 꽃돌이 김영하를 본적이 있지롱 용용용~!!!

음음, 사진도 찍어봤고, 이메일도 주고받아 봤지롱, 용용용!

내 메일 박스에는 무려, 영하님하가 5년도 더 전에, 아직아직 꽃돌이였던 그 시절에 보낸 메일이 고대로 있지로오오오오오오오옹!!!!!







심란한 일도 있고 덥기도 하고, 약간 제정신이 아닌데,

제가 왜 제 서재 놔두고 남의 서재와서 머리에 꽃달고 뛰어다니는 걸까요. -_-;;;;;;

blanca 2010-08-25 18:13   좋아요 0 | URL
아시마님! 주고받은! 이 대목에서 완전 심장 벌렁 ㅋㅋㅋ 박완서샘한테 사진도 드리고 김영하랑 메일도 주고받고 대체 아시마님 정체가 뭐였단 말입니까! 진심으로 아시마님은 항상 부러워하게 되네요. 심란한 일이 빨리 해결되기를 기원해요. 이쁜 두 따님과 메일함에 김영하의 편지도 있다면 맘껏 행복해해도 된다구용~

2010-08-25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5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반기에는 대박날겁니다.
무슨 일이든 간에,,,,,, 진짜 기쁜 일 10가지 이상 생길거라니까요!!!

blanca 2010-08-25 18:15   좋아요 0 | URL
아아앙.이런 사랑스러운 댓글이라니, 저도 로또 2등 되는 건가요? ㅋㅋㅋ

穀雨(곡우) 2010-08-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김영하작가님께 간곡한 메일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은데요.
블랑카님 나름 슬픈(?) 소식에 빵 터져서 죄송하지만,
그 상황이 너무 재밌어요....^^
하반기에는 대박의 여왕으로 등극하소서......^^

blanca 2010-08-25 18:17   좋아요 0 | URL
슬프고 참 코믹한 상황이죠. 아무도 델구 간다고 얘기도 안해줬는데 카메라까지 살 생각을 했으니 참 초라해집니다.ㅋㅋㅋ 카메라 사고 머리 파마하고 일부러 애때문에 친정까지 갔더라면 생각만 해도 비극적인 풍경입니다.--;; 곡우님의 댓글에 힘 받아 갑니다. 참, 곡우님 혹시 제가 달았던 댓글 중에 이제 뱃속 아기와 함께 하겠네요,라는 이 비슷한 댓글 기억나세요? 그 댓글도 참으로 무안한 것으로 결론나고 말았네요 ㅋㅋㅋ남자분께 ㅋㅋㅋ

비로그인 2010-08-2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분, 알아요. 갑자기 잡힌 데이트 약속이잖아요. 물론 단둘이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설레는 일이 분명 있어요.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두근거리는 상황은 흔치 않아요. 그런데 그 모든 기대가 엇갈렸을 때 전 그저 사과 폭격을 받은 그레고리 잠자 마냥 엎어져 있곤 합니다. 속상하시겠어요..

blanca 2010-08-25 18:19   좋아요 0 | URL
Jude님...이해하시는군요. 대신 이 운발이 하반기에 뻗치리라고 기대하며 이겨 내겠습니다.^^;; 사과 폭격을 받은 그레고리 잠자가 무슨 얘기인지 궁금해요^^;;

비로그인 2010-08-27 10:09   좋아요 0 | URL
그레고리 잠자는요, 카프카의 변신의 그 그레고리 잠자 입니다. 어느날 벌레로 변해있는 것만 해도 서러운데, 그나마 적응해 가려는데 아버지가 그의 등에 사과를 던지지요. 그걸로 상처가 나고 썩어 문드러져 가요.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요인 중 하나가 사과 폭격입니다. 물론 데이트가 어긋난 것과 사과폭격은 첨예하게 다른 문제일 거에요. 하지만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맞아버린 사과폭격은, 아, 얼마나 가혹한지요. 흐흑

blanca 2010-08-27 13:4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Jude님 제가 어제 책 읽다가 카프카의 그레고리 잠자라고 언급되어 있어 아~ 했어요. 전 변신을 독서 평설로 읽었다는 ㅋㅋㅋ 그래서 다 못읽었어요. 사과폭격이 그런 거군요. 이런 인용 넘 좋아요.^^

2010-08-25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5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5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다행이시네여~^^
디카는 나중에 바꾸셔도 될테고,파마는 잘못하면 아즘 feel나잖아여.
다음 번에 가자구여~
제가 지금부터 좋은 기를 만날때마다 축적해 놨다가...다음번에 불어 넣어 드릴게여~^^

blanca 2010-08-26 20: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양철나무님~ 너무 오버했나 봐요 ㅋㅋㅋ 꼭 그러면 일이 안되더라구요.

순오기 2010-08-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작가만남 당첨되고 싶으면 댓글만 적으면 안되고
페이퍼로 화려하게 작성하면 뽑아주던데... 다음엔 그렇게 해 보세요!!

blanca 2010-08-26 20:3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전 그냥 알라디너고 댓글 첨으로 달아서 ㅋㅋㅋ될 줄 알았다는 ㅋㅋ 저 진짜 단순하죠? 거기에도 공력이 들어가야 하는군요^^

yamoo 2010-08-2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 둘쩨 주 인가 셋째 주에 김영하 작가 정독도서관에 왔었어요..시간과 장소 공지된거 보고 갈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약속이 겹쳐서 못갔어요..김영하 작가가 신작을 냈기 때문에 독자와의 만남을 자주 갖나 봅니다. 보면 또 있을 터이니 대형서점들을 기웃거려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김훈 작가를 서점에서 3번 봤습니다. 남한산성 신간 나왔을 때인데...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습니다. 김훈 광팬하고 같이 가서 그 친구가 사인 다 받아 줬죠.

전경린 작가도 3번 봤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도 해 보고 사인도 받고 평소 궁금했던 점도 문의하고 그랬죠. 근데 자꾸 만나다 보니 좀 그렇다라구요..전경린 작가는 워낙 말이 없어서뤼..

김영하 작가..저도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데..작가와의 만남에 발벗고 만나러 갈 정도는 아닙니다. 뭐, 움베르토 에코가 온다면야...하루 종일 돗자리 깔고 기다릴 각오는 되 있습니다..ㅎㅎ

blanca 2010-08-28 21:20   좋아요 0 | URL
yamoo님 제가 좀 속된 말로 빠순이(죄송합니다)기질이 십대부터 다분했답니다. 좋아하면 아주 광적으로. 김영하를 아주 좋아했던 것은 아닌데 뭐라 그럴까 선망의 대상이기는 합니다. 그러다 단편 읽고 완전 몰입하게 되었구요. 에코를 좋아하시는군요. 똑같은 작가를 세 번이나. 좀 그렇다는 사연이 궁금합니다.^^ 전경린 작가 글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내성적이군요. 작가들이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세실 2010-08-29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네요.
음 그러보고니 저두 지난번 뮤지컬 이벤트 신청해 놓고는 당연히 되리라 생각하고 함께 못가준다는 친구에게 화를 내고, 누구랑 갈까 고민했다는..결국 미역국 먹었지요. 괘씸한 알라딘. ㅋ

blanca 2010-08-30 14:4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세실님도 그런 기억이. 저는 확신했기에 황당했어요 ㅋㅋㅋㅋ 근거도 없이 확신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