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아주 웃긴 일이었다. 김영하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 공지가 떴다. 다다다 달려갔다. 세상에, 일착이었다. 그 순간 예리한 예감이 왔다. 따논 당상이구나!
여유를 가지고 댓글을 작성했다. 다른 님과 함께 응모했고 당연히 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알라딘을 십 년간 이용하며 책도 많이 팔아 주었고^^;;(내 기준) 딴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작가 한번 보게 해달라는데 관대하게 초대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다. 주중, 게다가 집 근처. 양가의 거리를 감안해 볼 때 남편을 구슬려야 했다. 퇴근좀 일찍하고 세 살 아이좀 봐달라. 단 두 시간. 일생의 소원이다. 안되면 찍고 바로 오겠다. 남편은 슬슬 부아가 난다. 장담할 수 없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거냐 등등. 그닥 잘 알지도 호감도 별로 안 느껴지는 남자 작가 한번 보겠다고 저자세로 나가는 모습이 더욱 얄미웠나 보다. 솔직히 싸웠다.--;; 그러니까 김영하 때문에 싸운 것이다.
자, 자. 나는 준비에 돌입한다. 갑자기 카메라가 바꾸고 싶다. 이 디카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DSLR로 작가를 멋지게 가두어 두고 싶다. 지르고 싶어진다.
왠지 파마도 해야 할 것 같다. 점점 도가 지나쳐 간다.
이건 김영하랑 단둘이 약속이라도 한 듯한 착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두둥....보기좋게 미역국 먹었다는.
무리 안해도 되겠어. 떨어졌거든.
얼마나 나쁜 에너지를 쏘아댔으면.
남편 은근히 흐뭇해 한다.
괜히 미안해지는걸, 허허.
나는 다시 나의 운을 저주한다. 나는 당첨되지 않는다. 절대, 네버!
(줄그었어요, 정말 그럴까봐^^;; 하반기에는 무언가 큰게 터지기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