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번엔 과자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애들이나 먹는 간식거리 쯤으로 여기기엔 요즘 과자는 그 맛과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졌는데요,

그런데 입맛 당기는 이 과자들이, 그렇게 맛있는 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달콤한 맛과 향을 내지만 인체에는 좋지 않는 첨가물들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기현정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현정 기자! 과자 많이 먹으면 안좋다는 건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요?

<리포트>

네, 과자 많이 먹으면 이 썩는단 얘기, 어릴 때 많이 들으셨을텐데요,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 보다 더 심각한데요, 과자의 그 달콤한 맛과 향, 알고 보니 설탕과 기름에 찌든 인공 첨가물 덩어리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현대인의 먹거리로 자리잡은 과자, 그 달콤한 속에 숨겨진 검은 비밀을 취재했습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초등학생들: "사탕" "아이스크림" "감자칩"

태어날 때부터 과자의 유혹에 빠진다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과자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길래 이리도 달콤할 까 궁금해지는데요, 그래서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 십여 가지를 골라 어떤 재료를 썼는 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스낵 과자! 모양만 봐도 무슨 과자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자주 먹는 과자들이죠.

그런데 알아보니 이것은 항산화제와 팽창제, 화학 조미료 등을 버무린 밀가루 반죽이였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대부분의 스낵류는 다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다음은 국민과자로 불리는 쵸쿄파이인데요, 쵸쿄파이는 수입산 밀가루와 설탕, 그리고 쇼트닝이라는 기름 덩어리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쵸코파이 안에 있는,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하얀 크림 좋아하시죠?

그건 팽창제와 향료, 감미료 범벅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파이류는 다 이렇게 만들어진답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인데요, 아시다시피 아이스크림의 주원료는 물과 지방, 당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잘 섞이게 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들이었습니다.

유화제, 안정제, 색소, 향료 등이 그것이죠.

<인터뷰> 박명숙(환경정의국장):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황샛 4호같은 경우는 천식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라면이 몸에 안좋다는 건 왠만한 사람들 다 알긴 하지만 알아보니 더 심각합니다.

약품 처리된 수입산 밀가루에다 면발을 쫄깃하게 하기위한 소포제와 착색제, 보존료까지 쓰였습니다.

그런가하면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가 없어도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나나 맛을 내는 색소와 향료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죠.

딸기 우유, 바닐라 우유, 초쿄 우유, 커피 우유도 사정은 다 비슷했습니다.

<인터뷰> 박명숙(환경정의국장): "아이들이 먹기 좋게, 모양 좋게, 맛 좋게하기위해 여러가지 첨가물을 집어 넣는데 방부제,색소, 향료 등등 이죠."

과자, 그 달콤함의 비밀은 결국, 수 십가지 인공 첨가물의 조합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첨가물들은 배설되지도 않고 3-40%가 체내에 남는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조양희 박사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품질평가팀장): "화학물질 중에는 적은 양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 있죠. 미국이나 서구에선 관심이 많은데 아직 우리는 많이 못하고 있죠."

이러다보니 과자를 입에 달고 사는 어린이들은 건강이 좋을 수가 없는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는 은총이와 가연이 남매는 일주일에 한번 씩 병원치료까지 받는답니다.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석달 전만해도 두 아이의 피부는 아토피로 완전히 진물러있습니다.

<인터뷰> 한홍선(엄마): "쵸코파이 같은 거 먹으면 눈가가 붉게 달아 오르고 등이나 허리가 두들 두들해져서 긁어 달라고 졸라요."

설마 과자 먹었다고 이 정도일까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자는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은 물론 당뇨나 비만, 고혈압에까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성훈(의사): "제조 과정에서 착색제, 보존제 이런 화학물질들이 포함되는데 이런 물질들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거죠."

결국 달콤한 과자가 어린이는 물론 성인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건데요, 이런 얘기는 책으로까지 나왔습니다.

안병수 씨는 최근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과자 유해론이란 책을 냈는데요.

특히 그의 책이 세간의 관심을 끈 건 그의 직업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얼마전까지 한 제과회사에서 중견 간부까지 지냈습니다.

과자 만들며 한 평생 살았지만 과자는 정말 건강에 해롭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안병수(후델 식품건강연구소장): "과자를 만들다보니 항상 달콤한 먹을거리에 익숙해있어서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퇴사를 했습니다. "

최근엔 웰빙열풍을 틈타 유기농 과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화학첨가물의 자극적인 맛으로 손쉽게 소비자들을 유혹하려는 상술이 없어지지 않는 한 소비자들이 진정한 웰빙 과자를 맛보는 건 힘들 것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인체에 유해한 첨가물에 대한 안전기준같은 건 없나요?

<리포트>

네, 현재 제과업계에선 국제 기준에 맞춰 인공 첨가물을 넣기때문에 문제가 안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건 그 과자 한 종류만 먹을 때만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먹고 싶은 과자가 너무 많은 요즘 세상에 이 과자, 저 과자 먹다보면 첨가된 화학물질들도 이것 저것 섞여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데요,

이런 현실을 고려한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좀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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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10-3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다 외워썼나요? 나도 이거 방송 나가는 거 봤는데...근데 뭐가 웃기다는 거죠?

라주미힌 2005-10-3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시나리오 대로 주고 받는 말들이 너무 형식적이잖아용..
나만 웃겨 ㅎㅎㅎ

스텔라님 사진 올려보세요.. 반년만의 미용.. 궁금하나이다. ㅋㅋㅋ

stella.K 2005-10-3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하지만 디카가 없어서리...ㅜ.ㅜ
그 형식적인 말 그전부터도 있었왔는데요 뭐. 뉴스 언어는 바뀌지도 않아요. ㅋ.

물만두 2005-10-3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봤어요^^;;;

미미달 2005-10-3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노 ㅡ
과자 별로 안 좋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큭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 의원직 유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는 오늘 지난 8월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향응제공 부분에 대해 유죄 취지로 돌려 보낸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3차례에 걸쳐 기부행위를 한 것은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지만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고 경제계에 헌신한 점과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양형은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종친회 회원 등에게 290여만원 어치의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백만원,2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고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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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는 허하고,
정책 선거는 불허하노라.. 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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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3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라이, 내 빠큐도 먹어라! -_-ㅗ

라주미힌 2005-10-3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 동지께서.. 역시 강한 빠큐를.. ^^

urblue 2005-10-3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 투. -_-ㅗ

마태우스 2005-10-3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승수 의원의 경우와 무척이나 대조됩니다. 그 의석은 결국 한나라당의 손으로 넘어갔지요....
 



[서울신문]한국 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950년 7월 경남 함안의 한센인 정착촌 ‘물문’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을 비롯, 한센인에 가해진 인권 침해 사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인권위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풍문으로 알려졌던 한국 전쟁 중에 일어난 좌우익에 의한 학살,70년대까지의 강제격리,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 사실 등이 한센인의 증언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사를 맡은 정 교수팀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88개 한센인 정착촌을 방문, 증언을 수집했으며 오는 12월 조사보고서를 인권위에 제출한다. 인권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관련부처에 한센인 보상 및 복지를 위한 정책권고를 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한센인 학살은 전형적인 사회 소수자에 대한 박해 양상을 보인다.”면서 “권력 유지를 위해 사회적으로 배척받는 한센인을 표적으로 삼은 학살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센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단순한 조사 차원을 넘어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항목에 포함시켜 진상을 밝히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일제가 행했던 격리정책을 광복 후 사실상 포기했던 한국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1970년대 후반까지 전국의 한센인을 강제로 소록도로 보내고,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을 시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구전으로만 남아 있는 한센인 학살과 인권유린 사실을 자료화해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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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3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시사매거진 2580'에서 일본에 의한 조선 한센인 학살 사건이나 인권침해 사례가 다뤄지고 있는데, 정말 끔찍합니다. 한국정부는 모른 척 방관하고 있는데 한센인들 스스로가 직접 법적인 투쟁을 통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네요.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에게 배상금 물려줄고 생을 마감하려한다는 할아버지의 사연에 눈물이 핑~돔돠!

라주미힌 2005-10-3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못봤습니다.

돌바람 2005-10-3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귀뜸이나 해주시지... 복돌이님 미오요.
잘 보았습니다 라주미힌님. 퍼갈게요. 꾸벅^^
 

영화

'달을 훔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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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10-3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란드 대선, 별로 외신에서 중요하게 안 다뤄지는데,
이번엔 이들 쌍둥이 때문에 난리가 났더랬죠 ^^
어릴적에 참 귀엽네요...커서도 귀엽군요
 

 

초강력 울트라 슈퍼 한국우먼

[조계완의 노동시대]

가사노동 부담 때문에 ‘M자형’으로 나타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구조
주부는 ‘하고’ 남편은 ‘돕는다’는 관념을 버리지 않는 한 악순환 계속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일차적으로 여성들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본다는 ‘성별 분업’ 이데올로기는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의 속성과 집에 와서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남성 노동자들 간의 공모다.”(조주은 ‘노동담론 뒤에 숨어 있는 가족, 그 속에서 내출혈을 앓고 있는 여성들’) 자본은 어제 저녁에 밥하고 빨래하고 밤새도록 아이를 돌보느라 한숨도 못 자 누렇게 뜬 얼굴로 출근하는 노동자를 원치 않고, 거친 노동을 마치고 돌아온 남성 노동자는 일체의 가족노동에서 해방되고 싶어한다. 이처럼 공적인 일터(노동시장)와 사적인 가족은 성별 분업 속에서 긴밀히 결합돼 서로를 지탱해준다.

맞벌이 부부도 가사노동은 여성 전담


△ 일은 하고 싶은데…그럼 가사노동은 누가? 취업공고판 앞에 서 있는 여성들. (사진/ 류우종 기자)

엥겔스는 “여성 해방의 첫 번째 전제는 모든 여성을 사회적 노동에 참여시키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용 가능한 여성 인력의 48.4%만 노동시장에 참가하고 있다. 물론, 다 알다시피 성 역할 구조와 가사노동 부담은 여성 취업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그러나 게리 베커의 ‘신가족경제학’은 동일한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비교우위 논리에 따라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남성은 시장노동을, 여성은 가사노동을 선택하는 노동분업과 역할분담이 가족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말한다. 이는 여성은 설거지하고 아이를 돌보라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대신 남성 노동자한테는 ‘가족임금’을 준다는 자본의 논리를 대변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를 위해 24시간을 바칠 수 있는 직원은, 또 철야농성에 돌입할 수 있는 조합원은 가사노동과 보살핌 노동에서 면제될 수 있고 동거 여성한테 집안일을 모두 떠맡길 수 있는 특권을 가진 남성 노동자뿐이다.

여성의 노동생애를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구조는 결혼 및 초산 연령과 맞물리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함몰되는 ‘M자형’ 곡선 형태를 취한다. 결혼과 동시에 혹은 결혼 초기에 출산·양육 등 가사 부담으로 노동시장을 떠나 전업주부로서의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M자형이 1980년대 이후 대부분 사라지고 남성과 유사한 역U형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아직 M자형이 남아 있다.

1999년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를 보면 취업 기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요일 평균 3시간21분이다. 남성의 가사노동은 36분에 불과하다. 맞벌이 부부의 무급노동 시간(가사, 가족 보살피기 등)을 보면 여성은 217분, 남성은 30분이었는데, 흥미롭게도 아내가 취업하지 않은 가정의 남성 무급노동 시간도 30분으로 똑같았다. 맞벌이라 해도 가사노동은 여성이 전담하는 성별 역할 구조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런 가사노동의 불균등한 배분에 따라 여성은 시장노동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여성 노동자는 일터에서도 ‘진정한 노동자성’을 끊임없이 의심받고 남성과 똑같은 일을 해도 저임금을 받게 된다. 여성이 야근과 회식을 꺼리고 ‘칼퇴근’하는 것도 “여자들은 직업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엄청난 가사노동 부담 때문이다. 기혼 취업여성은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는 초강력 울트라 슈퍼우먼이 돼야 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과 ‘취집’(졸업 뒤 시집가거나 집안일에 취업하는 것)은 “현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낮고 차별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차라리 집에서 편히 애들 잘 키우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도 하지만, 혼자 1인 2역, 3역을 감당해야 하는 기혼 여성의 과도한 가사노동 부담 탓이 더 크다.

‘가족친화적 노동’이 효과 보려면…

여성의 가사노동은 고된 노동이라기보다는 여성성에 입각한 ‘가족애의 실현’으로 그럴듯하게 이해된다. 노동을 마치고 돌아온 남성한테 가정은 쉼터지만 여성들은 자신의 일터인 가족 속에서 죽어라고 일해야만 한다. 여성들은 눈뜨자마자 출근해서 가족이 모두 잠자리에 들었을 때 퇴근한다. 집안일을 “그냥 집에 있다”고 하지만, 사실 가사노동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강도 높은 노동인가? 가사노동과 보살핌 노동은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물리적인 ‘노동력 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 ‘여성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해내는 노동’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폄하돼왔다. 그러나 여성의 가사노동 전담은 가부장적 성별 분업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실 여성이 담당하는 가사노동을 가사 대리인을 고용해 ‘상품’으로 대체한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최근 ‘가족친화적(family-friendly) 노동’이란 말이 유행이다. 일과 가족의 양립을 지향하는 정책, 예컨대 노동시간 단축·주5일 근무제·육아휴직제·탄력적 근무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주부는 가사노동을 ‘하고’ 남편은 ‘돕는다’는 관념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가족친화적 노동 역시 남성에게는 일을 마치고 ‘여가’를 즐기며 쉬는 권리를, 여성에게는 남성들이 집안으로 돌아오는 순간 ‘밥하는 노동’의 시작을 뜻할 뿐이다. “여성은 가족과는 몸서리칠 만큼 친한 관계라서 오히려 그 친밀함을 떼어놓는 정책이 필요하다. 가족과 친해져야 하는 대상은 남성 노동자여야 한다.”(조주은) 남성 노동자도 가사노동의 ‘조력자’가 아닌 ‘일차적 책임자’로서 능력을 개발하고 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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