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내 어린 시절을 후회하며 읽었다.

만화가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은 놀람에 허접하지만 리뷰도 썼었다. 한 편의 소설같은 감동과 생각거리가 있는 작품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5-06-14 21:03   좋아요 0 | URL
전 읽을려고 샀다가 어린이집 선생님 면담 방문 때
빈손으로 가기 뭐해서 선물했어요.
읽지도 않고.
<아버지>랑 함께 샀는데 젊은 여선생님껜 이 책이 낫겟다 싶어서요.^^

딸기엄마 2005-06-14 21:11   좋아요 0 | URL
그 선생님 좋았겠네요~ 하나님은 참 불공평해요. 로드무비님께는 감각과 센스를 다 주시고 저한테는..... 에잇!
 

심윤경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뒤늦게 달의 제단을 읽었는데 이 책도 꼭 읽고 싶었다. 벼르고 벼르다가  읽게 되어 손에 쥐자마자 끝을 보았다.  개인적으론 달의 제단보다 이 책이 훨씬 더 좋았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사 년 전 여름이가 문갑 위에 놓인 텔레비전을 밀어서  떨어뜨렸다. 브라운관이 고장났고 수리비나 새로 사는 거나 비용이 비슷하다고 그랬다. 당시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가을에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내 처지에서 십 원 한 푼도 아쉬웠고 텔레비전을 새로 살 돈은 엄청난 거금이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처음 텔레비전이 없애고 나니 금단현상으로 제일 괴로와하는 사람은 의외로 가을이었다. 아침에 눈뜨면 켜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야 겨우 텔레비전을 끄는 가을은 드라마도 좋아했고 스포츠도 좋아했기에 텔레비전이 없는 현실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제일 많이 걸렸다. 나는 종종 농담으로 손이 떨리고 숨이 가쁘지는 않느냐며 가을을 놀리곤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마냥 좋던 아이들은 텔레비전이야 있건 없건 상관없었고 나 역시 평소에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았기에 우리 가족은 그냥 그렇게 살아왔다.

제일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냐 하면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유월이었다. 때마침 기말고사기간이라서 가을은 어쩔 수 없다치지만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그 흥분의 도가니 속에 살면서 텔레비전 없이 지낸다는 건 고문이었다.

그래도 우리 가족을 구원한 건 때마침 불어닥친  응원열기였다. 서울의 광화문에서처럼 여기서도 네거리나 공원에서 함께 경기를 보며 응원을 했었는데 아이들과 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예 공원과 네거리에 도시락 싸가지고 나가서 살았다.

어쨌든 텔레비전이 없어서 좋은 유익 한두서너가지를 대자면 우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늦어도 열시 이르면 여덟시만  지나면 잠자리에 든다. 저녁 먹고 실컷 놀고 나도 아홉시고 그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라도(?) 잘 수밖에 없다. 덕분에 우리 봄&여름은 여섯 시쯤이면 일어나서 아침 달라고 그런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은 가족끼리 함께 할 시간이 굉장히 많아진다는 거다. 저녁 먹고 나면 대부분의 가정에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기 일쑤겠지만 그럴 수 없는 우리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나가기도 하고 가까운 뒷산에 산책도 가고 옥상에 있는 채소랑 화분들 돌보기도 한다.

친정 동생들이 때마다 사다주는 보드게임에 눈을 뜬 것도 다 텔레비전이 없는 덕분이었다.보드 게임에 아이스크림을 걸면 다들 정신을 못차린다. 있는 게 시간이니 퍼즐맞추기도 우리가 즐기는 놀이다. 물론 맘만 먹으면 책 읽는 시간은 무한정 확보된다.

이런 유익들을 이야기하며 텔레비전을 없애보라고 여러 친구들에게 권해봤지만 아직 따라하는 사람은 없다. 좋은 점이 귀에 솔깃하긴 하지만 막상 텔레비전 없이 사는 게 왠지 두려운 모양이다. 우리 가족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젠 누가 공짜로 텔레비전 준대도 들여놓기가 싫다.

텔레비전을 끈 우리 가족이 하는 일들을 하나 둘 써 보려고 오늘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05-06-14 22:39   좋아요 0 | URL
어머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텔레비젼은 거의 안 보고 사는데 텔레비전 좀 없앴으면 좋겠어요.

딸기엄마 2005-06-15 08:38   좋아요 0 | URL
진주님은 텔레비전이랑 안친하실 줄 알았어요~ ^^

비로그인 2005-06-16 11:44   좋아요 0 | URL
텔레비전 없애는 거 저도 소원인디.....
그럼 아마 우리 남편은 금단현상으로 죽을거야요ㅠ.ㅠ

딸기엄마 2005-06-16 12:06   좋아요 0 | URL
안죽고 살아난 저희 집 남편도 있답니다~
 
열네 살 1 -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샘터만화세상 3
다니구치 지로 지음 / 샘터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다 계몽사에서만 나오는 건 줄 알고 자랐다. 새 책이 나오면 우리집부터 들르시던 계몽사 외판원 아저씨는 우리 엄마를 아주 잘 아는 분이셨다. 어려운 살림살이였지만 책값 할부금이 떨어질 날이 없었다. 덕분에 책읽는 즐거움을 어릴 때부터 알게 되었지만 뭔지 모를 허전함도 없진 않았다.

다른 집 아이들은 만화방과  오락실을 들락거릴 때 우리  집 삼 남매는 그런 데 가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계몽사가 우릴 키우는 동안 만화는 딴 세상 애들이나 읽는 건 줄 알았다. 반듯하다 못해 갑갑하게 자란 나는 만화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만화의 세계가 넓고 깊다는 걸 어렴풋하게 느끼게 된 건 이 책 덕분이다.

두 권짜리 이 만화책은 마치 한 편의 소설같은 작품이다. 마흔 여덟살의 남자가 어느 봄 날 열네 살 시절로 돌아간다. 그의 열네 살은 아버지의 실종이라는 아픔이 새겨진 시간이다. 이미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란 걸 다 알고 있으나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는 다시 마흔 여덟로 돌아오지만 그는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백 투터 퓨처'란 옛날 영화가 얼른 떠올랐다. 하지만 그 영화와 이 만화의 차이는 엄청나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가서 자신의 부모를 만나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준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 현재도 그 영향으로 달라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 다치바나는 과거의 사건을 돌이킬 수도  없었고 그러지도 않았다. 오히려 변한 건 자기 자신이다.

마흔 여덟의 마음으로 열네 살을 살아간다는 건 세상을 보는 눈이 그만큼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저 행복해 보이기만 했던 아버지가 사실은 마음 속 깊이 해결하지 못한 허전함으로 가슴앓이를 했으며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집을 떠나고 싶어했던 걸 그 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과거로 돌아온 다치바나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놓아 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일상에 시달리다 지친 마흔 여덟의 다치바나도 은근히 즐거웠던 열네 살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과거는 과거일 뿐  우리에겐 살아내야 할 현재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고 바꾸어 놓고 싶지만 오히려 아픔이 배인 그 과거가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소중한 조각이란 걸 생각하게 했다......

만화도 이토록 긴 여운을 줄 수 있다......곁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만화책을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인에어로 횡재를 한 기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어보니 또 색달랐다.

나이가 든다는게 주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스물에 볼 수 있는 것과 서른에 볼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다르니 마흔과 쉰이 은근히 기대가 된다. 나이만 먹지 말고 점점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주 2005-06-04 23: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저도 나이값은 하고 살아야 할 텐데요^^

딸기엄마 2005-06-05 08: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