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봄&여름이와 함께 한 게임이다. 원래 이름이 'Tumbling monkeys'인데 우리 집 아이들은 원숭이가 들어 있고 젠가랑 비슷한 게임이라고 '원숭이 젠가'라고 부른다.

이것 역시 봄&여름의 큰외삼촌이 어린이날 상납한 것이다. 이미지를 찾으려고  설탕몰에 가보니 22,000원에 팔고 있다. 남동생들의 희생이 아니고서는 내가 맨정신으론 이런 보드게임들을 절대로 장만할 수 없었다는 걸 페이퍼를 쓰면서 알게 된다

이 게임은 5세 이상 이용 가능하다. 그보다 어린 애들하고도 해 봤는데 어른이 옆에서 조그만 도와주면 충분히 즐겁게 놀이가 가능하다. 단 원숭이가 작아서 아이들이 집어 삼킬 수도 있으니 뭐든 입에 넣는 아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게임 인원은 당연히 혼자는 재미없고 2명 이상이어야 하며 경험상 10명 정도도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다.

게임방법은 굉장히 단순하다.

1.노란색으로 된 탑 모양에다 아래쪽에 보이는 막대기(30개 )를 맘대로 끼워 넣는다.

2.그런 다음 원숭이를(30마리)  그 위에 넣는다. 그래도 바닥에 안떨어진다. 얼기설기 얽힌 막대와 원숭이의 꼬부라진 꼬리 덕분이다.

3.들어있는 주사위를 굴려서 거기 나온 색깔의 막대를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빼낸다.

4.막대를 빼다가 떨어진 원숭이를 자기 앞에 모은다. 원숭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승리? 그 반대 되겠다. (어린 아이들은 원숭이가 떨어지면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하나라도 더 많이 모으려고 하기도 한다. 난 처음에 원숭이가 좀 징그러웠었다~)

5.떨어진 원숭이 숫자가 제일 많은 사람에게 벌칙을 주거나 뭘 사오게 한다. 난 주로 손님이 많이 왔을 때 설겆이 시킬 사람 고르기 위해 이 게임을 이용한다 ^.^V

6.처음엔 용감하게 막대를 빼도 되는데 뒤로 갈수록 기술이 필요하다. 꼬부라진 원숭이 꼬리가 다른 막대에 걸리도록 해서 원숭이가 하나라도 덜 떨어지게 하는 게 비법이다. 주사위를 잘 굴려서 원숭이탑에 주사위 색깔의 막대가 없으면 그냥 통과니까 그것도 요령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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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17 09:50   좋아요 0 | URL
저거 어디 팔아요? 우리 아이들은 젠가는 잘하는데. 좋아하겠당^^

딸기엄마 2005-06-17 09:53   좋아요 0 | URL
남동생이 어디서 사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진을 찾아온 건 설탕몰이에요.C*mall이라고 들어보셨죠? 조것이 은근히 재미있답니다.

sooninara 2005-06-17 19:08   좋아요 0 | URL
원숭이가..조금 징그러울것도 같아요..ㅠ.ㅠ
저도 은근히 겁이 많아서요^^

딸기엄마 2005-06-17 22:05   좋아요 0 | URL
좀 그렇지요? 저도 처음엔 징그럽다고 질색을 했었으나 게임에 재미를 들이니 원숭이 꼬리를 귀에 걸어 귀고리처럼 걸고 있는 경지에 이르렀답니다~
 


루미큐브

(이미지 한 번 올려보려고 여러군데 들락거리면서 알게 된 것은 이 게임의 엄청난 가격이었다. 싼 것이 삼만원 대였고 우리 집에 있는 것은 사만원도 넘는 거였다. 조카들에게 이 비싼 루미큐브를 보내 준 막내동생에게 이 페이퍼를 바친다.)

텔레비전이 없는 관계로 헐렁한 저녁시간을 보내는 우리 집에서 요즘 최고로 인기가 있는 놀이가 바로 이 루미큐브다. 안그래도 얼마전에 알라딘에서 플라시보님이 흠뻑 재미를 들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바로 그거다.친정 동생이 이번 어린이날에 봄&여름이에게 선물로 보내준 건데 단순한듯 하면서도 은근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설명서를 보면 8세이상 2~4인을 위한 게임이라고 되어 있다. 일학년인 여름이도 처음의 난관만 잘 헤치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처음이 왜 어렵냐 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숫자카드의 합이 30이 넘어야 바닥에 내려놓고 '등록'을 할  수 있는데 아직 일학년인 여름이에겐 그렇게 큰 숫자를 암산으로 계산해내기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손가락 발가락을 다 써도 20밖에 안되니 여름이는 옆에 종이와 연필을 미리 가져다 놓고 시작해야 한다.

'훌라'라는 카드게임과 규칙이 비슷해서 가을은 설명서를 한 번 읽고 대번 방법을 이해했고, 수많은 게임에 훈련된 봄&여름이도 금방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나? 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우리 집에서 '게임의 여왕'이다. 뭘 하든 내가 꼴찌를 하는 법이 없다. 우하하!!!

어제도 가볍게 두 판을 했는데 두 번 다 내가 1등을 했다. 원래 한 사람이 '루미큐브'를 외치면 게임이 끝나는 건데 우린 등수를 정하기 위해 마지막 사람이 끝낼 때까지  게임을 계속한다. 그래서 3,4등이 천원씩 내고 2등이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오고 1등은 뒷정리를 마친 후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드시기만 하면 된다. 어제는 봄&여름이 천 원을 냈고 가을이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그러니까 이 페이퍼는 딸자식과 남편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었다는 게 결론이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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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엄마 2005-06-16 11:01   좋아요 0 | URL
아 다행이다! 글을 올리겠다고 엔터키를 치는 순간 화면이 확 바뀌면서 인터넷이 먹통이 되었었다. 혹시나 글을 날렸으면 어쩌나 했는데 살아있군~

비로그인 2005-06-16 11:43   좋아요 0 | URL
훌라라면 제가 아주 이를 가는데, 루미큐브는 다들 좋아라 하시니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저는 요즘 <러시아워>라는 게임이 궁금해죽겠습니다. 혹시 그건 해보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마리사랑 2005-06-16 11:46   좋아요 0 | URL
저도 루미큐브 사볼까 그러고 있는데 아직 애들이 어려워 선뜻 안 사게 되네요. 재미있다니 마음은 동하지만 1년은 더 기다려야겠죠?

딸기엄마 2005-06-16 12:06   좋아요 0 | URL
별사탕님 적극적으로다가 권해드리겠습니다. 남편이 뭐라하면 애들 수학공부시키는데 아주 도움이 된다고 하시면 됩니다~
마리사랑님은 음~ 정연이랑 나은이가 아직 좀 어리긴 하죠?

sooninara 2005-06-17 19:0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9살,7살이면 할만 할까요? 저도 살까하는데..

딸기엄마 2005-06-17 22:22   좋아요 0 | URL
9살 재진이는 충분히 가능할 거구요, 7살 은영이가 좀 힘겹겠지만 아빠까지 함께 즐기기엔 이만한 놀이가 없을걸요?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사 년 전 여름이가 문갑 위에 놓인 텔레비전을 밀어서  떨어뜨렸다. 브라운관이 고장났고 수리비나 새로 사는 거나 비용이 비슷하다고 그랬다. 당시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가을에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내 처지에서 십 원 한 푼도 아쉬웠고 텔레비전을 새로 살 돈은 엄청난 거금이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처음 텔레비전이 없애고 나니 금단현상으로 제일 괴로와하는 사람은 의외로 가을이었다. 아침에 눈뜨면 켜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야 겨우 텔레비전을 끄는 가을은 드라마도 좋아했고 스포츠도 좋아했기에 텔레비전이 없는 현실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제일 많이 걸렸다. 나는 종종 농담으로 손이 떨리고 숨이 가쁘지는 않느냐며 가을을 놀리곤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마냥 좋던 아이들은 텔레비전이야 있건 없건 상관없었고 나 역시 평소에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았기에 우리 가족은 그냥 그렇게 살아왔다.

제일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냐 하면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유월이었다. 때마침 기말고사기간이라서 가을은 어쩔 수 없다치지만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그 흥분의 도가니 속에 살면서 텔레비전 없이 지낸다는 건 고문이었다.

그래도 우리 가족을 구원한 건 때마침 불어닥친  응원열기였다. 서울의 광화문에서처럼 여기서도 네거리나 공원에서 함께 경기를 보며 응원을 했었는데 아이들과 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예 공원과 네거리에 도시락 싸가지고 나가서 살았다.

어쨌든 텔레비전이 없어서 좋은 유익 한두서너가지를 대자면 우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늦어도 열시 이르면 여덟시만  지나면 잠자리에 든다. 저녁 먹고 실컷 놀고 나도 아홉시고 그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라도(?) 잘 수밖에 없다. 덕분에 우리 봄&여름은 여섯 시쯤이면 일어나서 아침 달라고 그런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은 가족끼리 함께 할 시간이 굉장히 많아진다는 거다. 저녁 먹고 나면 대부분의 가정에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기 일쑤겠지만 그럴 수 없는 우리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 나가기도 하고 가까운 뒷산에 산책도 가고 옥상에 있는 채소랑 화분들 돌보기도 한다.

친정 동생들이 때마다 사다주는 보드게임에 눈을 뜬 것도 다 텔레비전이 없는 덕분이었다.보드 게임에 아이스크림을 걸면 다들 정신을 못차린다. 있는 게 시간이니 퍼즐맞추기도 우리가 즐기는 놀이다. 물론 맘만 먹으면 책 읽는 시간은 무한정 확보된다.

이런 유익들을 이야기하며 텔레비전을 없애보라고 여러 친구들에게 권해봤지만 아직 따라하는 사람은 없다. 좋은 점이 귀에 솔깃하긴 하지만 막상 텔레비전 없이 사는 게 왠지 두려운 모양이다. 우리 가족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젠 누가 공짜로 텔레비전 준대도 들여놓기가 싫다.

텔레비전을 끈 우리 가족이 하는 일들을 하나 둘 써 보려고 오늘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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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6-14 22:39   좋아요 0 | URL
어머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텔레비젼은 거의 안 보고 사는데 텔레비전 좀 없앴으면 좋겠어요.

딸기엄마 2005-06-15 08:38   좋아요 0 | URL
진주님은 텔레비전이랑 안친하실 줄 알았어요~ ^^

비로그인 2005-06-16 11:44   좋아요 0 | URL
텔레비전 없애는 거 저도 소원인디.....
그럼 아마 우리 남편은 금단현상으로 죽을거야요ㅠ.ㅠ

딸기엄마 2005-06-16 12:06   좋아요 0 | URL
안죽고 살아난 저희 집 남편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