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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ㅣ 살아있는 교육 13
윤태규 지음 / 보리 / 1998년 5월
평점 :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온 세상 모든 사람이 일기를 쓴다면 틀립없이 세상은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했다. 흉악한 강도라도 날마다 일기를 쓰다보면 차츰 자기가 한 일들을 반성하고 새 삶을 살아가게 될 거라는 저자의 믿음에 나도 공감한다. 문제는 지은이의 말대로 일기를 쓰지 않는데 있다. 쓰는 사람이라곤 초등학생 뿐이고 그런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스스로는 쓰지 않고 다시 아이들만 닦달하는 데 데한 안타까움을 풀어냈다. 사실 나도 내 아이에게 일기지도를 어떻게 하면 될까를 고민하다 이 책을 읽었으니 할 말이 없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는 왜 일기쓰기가 실패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준다. 그 중 깊이 와 닿는거 몇 가지만 옮겨본다면:
일기 검사 때문에-맞다. 나라도 누군가가 내 일기를 본다면 정직하게 일기를 쓰기 힘들지 싶다.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교사나 부모가 내 일기를 읽더라도 나에게 이런저런 평가를 하지 않으리란 믿음을 갖게 하는게 중요하단다.
대신 써 주기 때문에-이건 정말 맞다. 교육은 성급하게 하는게 아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을 부모의 욕심으로 그르치지 말란다. 부모가 관심은 갖되 대신 써 주지만 않아도 일기쓰기의 반은 성공이란다. 공감~
어른들이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아서- 부끄럽다~ 말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데서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법. 우리 아이가 일기를 잘 쓰기를 바란다면 당장 지도하는 사람이 오늘부터 일기를 쓰란다. 넵!!!
이 책을 읽고 초등학교 일학년 짜리 우리 딸아이에게 일기쓰기를 가르치며 내가 한 실수들을 알게 되었다. 지은이가 일기는 되도록 낮에 쓰는게 좋겠다고 했는데 물론 나는 일하는 엄마이니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졸리는 저녁에야 일기쓰라고 해야만 했다. 그리고 딸아이가 연습장에 써 온 일기를 읽어보고 틀린 글씨 고쳐주고 띄어쓰기 손 봐주고 어떨 땐 전체 문맥도 싸악 바꿔주기도 했다. 뭘 쓸까 고민하는 아이에게 막무가내 내 생각대로 '오늘은 000이야기 쓰면 되겠네~'하며 성급하게 참견하기도 했다. 부모의 그런 행동이 아이들의 일기쓰기를 막는 걸림돌들이 된다니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면 좋겠다.
뒷부분에는 어떻게 일기쓰기를 시작할지, 무엇을 쓰게 할지, 일기쓰다 부딪히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지, 지은이가 지도한 금포초등학교 일학년 아이들의 일기 글들이 나온다.믈론 이런 실제적인 내용들도 일기쓰기지도에 무척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의 미덕은 방법론보다 일기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새롭게 해 주며 어른들이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일기를 써야한다는 깨달음을 준다는데 있다.
이제 곧 여름 방학이 다가온다. 예전보다 숙제가 많이 줄었고 창의적인 숙제도 많지만 아직도 변함없는 방학 숙제의 지존은 일기쓰기일텐데~ 개학을 며칠 앞두고 밀린 일기 쓰라고 아이를 다그칠 생각만 말고 미리미리 부모들도 이 책을 읽고 방학을 맞을 준비를 하자. 이번 여름 방학은 일기쓰기 하나만 제대로 해도 보람찬 방학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