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기행 -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여행을 게기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록한 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기에 제목을 '사색기행'이라고 붙였다는 저자는 처음부터 자신이 만만치 않은 사람임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무인도에서도 뉴욕의 번화가에서도 프랑스 최고급 와인 산지에서와 분쟁과 테러의 땅 팔레스타인에서도 흐르러짐 없는 태도로 서 있는 저자를 보면 그의 오만함도 결고 밉지 않다.

'세계 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는 명제를 달고 있는 서론에서 저자는 자신의 인생이 처음부터 여행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도시에서 시골로 떠나야했고, 일본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중국에서 다시 일본으로 귀환하는 여행을 경험한 것이 모두 다섯 살 이전이었다니 어려서부터 역마살이 낀 사람이다.

여행이 자신의 삶에 끼친 영향이 컸던 저자는 나름대로의 여행관을 갖고 있는데 그 생각은 인간에 대한 정의로까지 연결된다.

과거에 그가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이 현재의 그를 구성한다.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의 반복에서는 새로운 것이 없으며 '색다름'만이 인격에 영향을 끼칠 뿐이다. 여행은 일상성을 벗어나 '색다름'을 얻기 위한 일이니 여행 전과 여행 후는 같은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여행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정리한 저자는 사람을 무수한 작은 여행이 가져다주는 작은 변화의 집적체로서 부단히 변화하고 있는 존재라고까지 설명한다.

현재의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여행(지금가지 살아온 내 삶이라고 해도 좋으리라...)의 결과물이며 미래의 나는 내가 앞으로 해 나갈 여행들에 의해 변화될 것이라는 깨달음!구 질구질한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갑갑함으로 가슴이 답답한 나에겐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기 위해 어떤 시각으로 현실과 부딪혀야 하는지 새로운 지평을 보여 준 깨달음이었다.

판에 박힌 기행문처럼 하찮은 것도 없다는 저자이니 이 책에서 실용적인 여행 안내서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든지 도중의 고생담처럼 재미거리로 읽을 내용도 별로 없다. 늘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살아온 한 지식인이 여행을 계기로 스쳐간 다양한 생각들을 기록한 책일 뿐이다.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굼꾸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펴들고 저자와 함께 여행하길 권한다.

그러면 고독한 무인도에서 그가 발견한 사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왠지 아쉬운,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와인과 치즈를 만나러 간 여행에서는 너무나 즐거웠지만 계속하다가는 판에 박힌 기행문이 될까봐 그쯤에서 쓰기를 그만 둔 저자의 고집을 보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의 초청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오히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고 돌아온 여행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객관적인 저자의 자유로운 사고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에이즈의 황야라고 표현한 뉴욕에서 그가 환자들과 마주하며 죽음을 더 의식하며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에까지 함께하다보면 글로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허전함에 가슴을 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거기 그 자리에 있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것,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분명히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그곳에 가야만 한다며 몸부림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기엄마 2005-04-28 16:21   좋아요 0 | URL
그리고 또 깨닫는다. 세상에서 글빚처럼 무서운 건 없다는 걸... 어쨌든 할 일을 다 했다는 홀가분함이여~

junK 2005-04-29 08:17   좋아요 0 | URL
잘 읽었습니다. (_._)
홀가분하게 여행이라도 떠나 보심이...?

비로그인 2005-05-31 10:59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가야 합니다(--!!)
 

2004년 7월 21일

오늘 대구는 너무 더웠다.

사실 이번 주는 내내 그랬다.

안봐도 뻔한 우리 집 실내온도~ 분명 30도를 넘었을 거다.

그래서 퇴근은 이마트로~

 애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만화읽고 그러는 동안

 나는 잠시 책코너에서 이 책을 휘리릭 살펴볼려고 그러다가 그만 끝까지 읽고 말았다.

다 읽고 집에 오니 10시가 다 되었더구먼....

이마트도 나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시원하지가 않았고

서서 대충 읽기에 알맞은 주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육체적인 것 이상의 영혼의 떨림이라고 아직도 믿는

아줌마의 믿음을 실망시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년 7월 13일

아영엄마님의 이벤트에 참가해서 2등한 상품으로 받은 책이다.

(감사해요~ 아영엄마님 *^^* )

아이들과 남편 서로 먼저 읽는다고 싸우는 동안 내가 후다닥 읽었다.

역시~ 아스테릭스 시리즈는 재미있다.

지금 16권까지 나왔고 앞으로 31권까지 더 나올 예정이라는데

하나하나 사모으는 재미도 쏠쏠하고~

(국민학교 다닐 때 이게 어느 만화책에 연재됐었는데 나랑 남동생들은 서로 읽을라고 난리를 쳤더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년 7월 13일

요즘 한 일주일 우리 집 밥상은 소박하다 못해 궁핍하다.

냉장고에 있는 밑반찬 꺼내서 밥이랑 먹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토스트나 라면이 안나오는 날이 없다.

이유는 말 못한다.ㅠㅠ

리뷰쓸까도 생각해 봤는데 이 책에 달린 알라딘 고수들의 리뷰 읽고 포기했다.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년 6월 초순

딸아이 담임 선생님이 유 월부터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일기를 써오라고 하셨다.

예전에 담임할 때 우리 반 아이들 일기지도하며 읽었던 이 책을

학부모가 되어 다시 읽으니

기분이 새로왔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눈에 들어와 리뷰도 한 편 적었을 정도~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4-07-12 22:14   좋아요 0 | URL
2학년인 큰 아이 반은 매일 일기 써오는 거라 아이가 힘들어 해요. 뭘 써야 하나 하면서요.. 오늘도 고민한답시고 30분 넘게 일기장 붙잡고 앉아 있었으니..ㅜㅜ

딸기엄마 2004-07-12 22:27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이 이 책 한 번 읽으셔야겠어요~ 그나저나 어른도 매일쓸 거리는 없는데 선생님이 조금 아주 조금 욕심이 과하시군요*^^*

2004-07-13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