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아오는 5월 18일 

어떤 식으로 바빠도 이 날만큼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뭐 그렇다고 딱히 기념할 만한 일이나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이 날에 부끄럽지 않을만큼 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소리내어 적어도 잊지는 않고 있음을 알려야 할 듯한 기분이 드는 날입니다. 

1980년의 광주시민 여러분 

올해도 또 이 날이 돌아왔습니다. 

잊지는 못했으나 그럼에도 늘 부끄러운 날입니다.  

제대로 못살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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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9-05-1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TV에서 특집 방송한 거 봤는데도 아무 생각없었던 제가 참 바보같군요...

바람돌이 2009-05-18 16:31   좋아요 0 | URL
그러라고 쓴 글이 아니에요
그저 똑같이 부끄럽고 바보같이 느껴지는 제게 쓴 글일뿐입니다.

마노아 2009-05-1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으니 한 목소리로 5.18이라고 대답하는데 좀 뭉클했어요. 강풀의 26년은 영화 29년으로 개봉한다고 하던데, 5월에 맞추지는 못했나봐요. 꼭 상업성을 위해서라기 보다 좀 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위해선 이 시즌에 개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영화 제목을 확정지었으니 금년 안에는 하겠지만요.

바람돌이 2009-05-18 16:32   좋아요 0 | URL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그런 대답을요. 의외네요. 강풀의 영화 기대해도 될까요?

글샘 2009-05-1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어느 나라나 없는 사람들 살긴 참 힘든 것 같지요.
돈이 많아지면, 마음도 너그럽게 변할 텐데요... 황석영처럼...
저도 오늘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맘때면 늘 명치끝에 체한 것처럼 답답한 기가 느껴지지만...
아, 다시 5.18이란 말밖엔...

바람돌이 2009-05-18 16:40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근데 그 답답함도 사라지면 무엇이 남을까요?

꿈꾸는섬 2009-05-1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아이들이랑 부대끼다보면 또 잊고 또 생각하다가 또 잊게 되더라구요. 우리 모두 잊어선 안되겠죠. 그리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한다는 말 저도 동감요.^^
 
난 하나도 안 졸려, 잠자기 싫어! 국민서관 그림동화 24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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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먹기 싫다는 여동생 롤라를 기막막힌 방법으로 설득하던 찰리가 이번엔 롤라 재우기에 도전했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
자기 싫어하는 아이를 재우는게 얼마나 큰 일인지.... ^^  

"새들도 모두 잠들었는데?"라는 찰리의 말에
"난 새가 아냐. 오빠. 난 6시, 7시.... 새벽1시가 되어도 변함없이 팔팔하걸"이라고 대꾸하는 얄미운 롤라.
평소 잠자는 시간만큼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아빠 엄마 덕분에 9시 30분만 되면 하던 일 다 접고 자러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가끔 놀러가서 그 시간이 풀리면 늘 하는 말
"엄마 우리는 오늘 새벽 5시까지 놀거야"하는 말을 연상케 한다. (뭐 그래봤자 12시가 끽이더만...) 

롤라가 자지 않기 위해 동원하는 모든 것들은 황당하기만 하다.
잠자리 음료수를 기다리는 호랑이 세마리, 칫솔을 통째로 삼키고 있는 사자, 목욕탕에서 헤엄치고 있는 고래, 잠옷을 가져가버린 춤추는 개들....
그 황당한 이유들을 모두 들어줘가며 받아주는 찰리
아 정말 인내의 화신 찰리이어라..... ^^  

다 알다시피 세상에 이런 오빠는 없다.(나이 차이가 최소한 10살 나지 않는 이상..) 아주 드물게 이런 누나나 언니는 있지만...
있다면 내 손에 장을 지져도 좋다. ㅎㅎ 
읽다보니 세상의 부모들이여 찰리가 되어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이 때문일까?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어 죽는다.
둘 다 롤라편이다.
아마도 잠자기 싫은 자신들의 마음을 롤라가 대신해주기 때문이리라...
읽어주는 엄마는 찰리편이다.
아 불쌍한 찰리... 아니 불쌍한 내 신세..(이것들은 언제자지라고 속으로 되뇌이는...) 

마지막 침대에 들기 직전 롤라가 하는 말
아 얄미워 죽겠다. 롤라.... ^^
그래도 나는 오늘 롤라같은 내 아이들에게 찰리가 되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뭐 결심뿐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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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1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얄미운데 또 밉지만은 않은 게 롤라의 매력이라니까요. 이 세상 엄마들은 모두 찰리같은 오빠를 원츄해요. 혹은 언니나...ㅎㅎㅎ

바람돌이 2009-05-18 22:17   좋아요 0 | URL
밉지 않은 롤라의 매력! 뭐 아이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면을 전부 다 모아놓은 아이가 롤라니까 아닐까요? ㅎㅎ 부모들이 아무리 원해도 저런 오빠나 언니는 없습니다. 혹은 있다면 찰리가 너무 불쌍해요. ㅎㅎ
 

책 좀 그만 사보려고 열심히 노력중
원래 목적은 이미 산 책이나 다 보자란 것인데...
그게 참 요즘은 왜 또 그리 바쁜지....ㅠ.ㅠ
책 읽는 속도는 안 사는 만큼 더뎌지고 새 책의 유혹은 여전하고... 

 

유재현씨 이번엔 미국이다.
지난 2월에 출간된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를 지금 보고 있는데 벌써 다음 책이 나왔다.
유재현씨 책이야 늘 나오면 일단은 무조건 사고 보지만 출간 간격이 왜 이리 빠른거야....ㅠ.ㅠ 

 유재현씨가 보는 미국은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 죽겠구만....  

 

  

 

 

알라딘 서재에서도 그렇지만 글 잘 쓰는 사람들 참 많다.
읽다보면 부럽긴 하지만 뭐 그렇다고 내가 따라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든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잡으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을 신조로 한달까? ㅎㅎ 책 읽는게 재밌지 그 책 읽고 글 쓰는게 재밌지는 않은지라 그토록 많은 글쓰기 책이 나와도 한권도 안 읽고 꿋꿋이 버티고 있다.  

근데 요 책은 소개글읽다가 음악이나 미술은 기초 연습을 그렇게 하면서 글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오만한지에 대해 질타하는 부분을 읽고는 아 꼭 나를 나무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로쟈님 서재에서 업어온책이다.
저자인 강명관씨 책은 어떤 책은 참 좋고 어떤 책은 좀 더 잘 쓸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좀 기복이 있는 분이다. (뭐 내가 느낀 바일뿐이지만...)
사실 열녀의 탄생을 이야기하자면 간단하게 몇줄로도 할 수 있는 얘기지만 그 이야기를 이 엄청난 분량으로 어떻게 다 추적해냈을지가 궁금.... 

얼마전에 요부분을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하면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성리학적 세계관의 예를 물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답 - 우리 집은요. 명절때 남동생하고 나하고 용돈을 차별해서 줘요. 남동생을 더 많이 줘요. 짜증나 죽겠어요. 아직도 이런 집이 있다는 사실에 나도 경악!! ^^ 

 

 

스페인 내전에 대한 본격적인 책이 나왔다.
어쩌면 이렇게 분량이나 가격이나 묵직해주시는지....^^;; 

스페인의 공화진영이 소련의 지원과 세계여론의 열렬한 지원속에서도 왜 실패했는지를 명확하게 해명해준다는데 진짤까?  

 

 

 

 

유재현씨가 본 쿠바와 하영식씨가 본 쿠바는 어떻게 다를까
오늘의 남미는 굉장히 역동적으로 보이는데 실제 모습은 어떨까
요즘은 천편일률적인 감상문식의 여행기가 판을 치는데 가끔 이런 진지한 여행기가 나와주는게 고맙다.  

남미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기행같은 책은 언제쯤 나올까? 

 

 

 

어쩌다 보니 분량도 가격도 다들 참 무거워주시는 책들이다.
가격은 정말 갈수록 무거워지시누만...
5월은 있는 책 읽는 달 달달 하면서 주문을 외고 있다.
6월에 내가 이 책들 다 산다 또는 안산다에 내기 거실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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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5-18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지름돌이님 또 이렇게 ㅠㅠ
유재현씨 책 또 나왔네요. 특히 미국이라니 꼭 사봐야겠어요. 근데 책값???? 우왕 ㅠㅠㅠ
남미인권기행도 묵직하게 담아갑니다.

바람돌이 2009-05-18 01:55   좋아요 0 | URL
키티님 한국들어왔다가 나가실때 책 보따리만 한짐 아닐까요? ^^

하양물감 2009-05-1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이 묵직하네요...(^^) 이런 책들은 지름신 강령도 괜찮지 않나요...

바람돌이 2009-05-18 10:06   좋아요 0 | URL
문제는 이렇게 묵직한 책을 사놓고 안보는게 한보따리라는거죠. ㅠ.ㅠ

프레이야 2009-05-1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재현의 여행기는 믿음이 간다는 님의 글귀를 본 기억이 나요.
이 책들도 일단 담아둡니다. 정말 묵직해 보여요.^^

바람돌이 2009-05-18 10:07   좋아요 0 | URL
저는 유재현씨의 왕팬인데요. 일단 나오면 무조건 사요. ^^

BRINY 2009-05-1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녀구분없이 첫째라고 늘 동생들보다 명절때 용돈을 많이 챙겼답니다 ^^;;
그나저나 전 요즘 정신줄 놓고다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권을 어디다 흘리고 온 거 같아요. 앞반 국사샘에게 빌려드렸다 받아서는 어디다 뒀는지 집에도 학교에도 없어서 완전 우울해요

바람돌이 2009-05-18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첫째라고 늘 용돈을 많이 받아 챙긴쪽이랍니다. ㅎㅎ
근데 아직도 나이차이가 아니라 남녀별로 용돈에 차별을 주는 집이 꽤 많더라구요. 아이들 성질날만하죠? ^^

하늘바람 2009-05-1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 공작소는 저도 탐나요. 님은 글 잘쓰시잖아요. 님 글보고 항상 재미있어라 하는데요.

바람돌이 2009-05-18 22:18   좋아요 0 | URL
하하~~ 바로 이런 댓글을 기다렸다고요. ㅎㅎ
잘쓴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늘 위안을 삼습니다만 그래도 아무리 봐도 잘 쓰는 사람도 있잖아요. ^^

마냐 2009-05-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림의 떡이라는 주문을 외어야할 듯

바람돌이 2009-05-18 22:19   좋아요 0 | URL
주문을 왼다고 그게 되면 지름신일까요? ㅎㅎ

아롱이 2009-05-1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쓰기 공작소 사서 읽고 있는데, 소설처럼 술술 읽히네요. 사서 보시면 후회 없을 듯. 전 그 책 읽다보니 글쓰고 싶은 욕망이 차 올라, 리뷰 쓸까 생각 중입니다~

바람돌이 2009-05-18 22:20   좋아요 0 | URL
아 읽다보면 글쓰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아 정말 이런 부추김이라니말입니다.... ^^

꿈꾸는섬 2009-05-1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지름신이 강령하신듯, 바람돌이님 서재에 왔다가 덩달아 지름신이 내려올까 걱정되네요.ㅎㅎ

바람돌이 2009-05-22 23:50   좋아요 0 | URL
이 동네는 원래 지름신 강령 부추기는 동네잖아요? ^^

세실 2009-05-19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다에 한표~~~
저두 요즘 책 열심히 사고 있습니다. 도서관 가는거 쉽지 않네요.
아 도서관이 그리워라~~~

바람돌이 2009-05-22 23:51   좋아요 0 | URL
아직 안사고 있습니다. 내일 주말에 사려고... 모 카드 회사를 통해 접속하면 주말에 할인율이 커지더라구요. ㅎㅎ

2009-05-19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승의 날이다.
이제는 제발 스승의 날 좀 없어져줬으면 좋겠다 내지는 아예 2월로 옮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스승의 날 학교 풍경은 중학교는 여전히 엄마가 챙겨준 선물꾸러미를 들고 오는 아이들이 꽤 있다.
집으로 편지도 보내고 문자도 보내고 해도 별 소용없다. 아니 소용없지는 않게 갯수나 선물의 액수는 좀 줄어드는 편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런 선물을 아침에 받아들때의 느낌은 그냥 좀 난감하다.
모두 돌려보냈으면 좋겠지만 액수로 쳤을 때 1-2만원대의 선물들 또는 직접 만들어보내는 정성이 가득 담긴 것들 - 이걸 돌려보내면 오히려 학부모님들이 많이 속상해 할 것 같은 선물들, 그리고 그 틈에 끼어있는 제법 고가의 선물들
지나친 고가는 물론 돌려보내지만 어정쩡한 선물들은 이래 저래 고민만 쌓이다가 결국 받고야 말게 된다. 결국 학부모에게는 부담의 날이다. 

교실의 풍경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글쎄다.
내가 느끼는 풍경은 그저 아이들은 이 날을 핑계삼아 하루 잘 놀아보자는 행사로 바뀐지 오래다.
개중에는 아닌 아이들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다고 본다.
내가 만난 교사들 중에 스승의 날 좋아하는 사람 거의 못봤다.
다들 도대체 왜 안 없애냐? 내지는 정 아니면 2월로 옮기자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안 바뀌는 이유는 뭔지 참.... 

그런데 오늘 글샘님 글 읽다보니 그래 스승의 날이 좋은 이유도 딱 하나 있기는 하더라...
이 날이 아니면 굳이 연락하지 않을 아이들이 덕분에 생각하고 전화를 하거나 찾아와 소식을 전해준다는 것. (아 제발 직전해에 담임해 떼거지로 반창회하려고 몰려오는 녀석들은 빼자...ㅠ.ㅠ)

오늘 찾아온 아이들
오래전 첫 담임했던 녀석이 이번에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사가 되었다며 찾아왔다.
진짜 열악한 지역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공부했던 아이들인데.....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교사가 된지 겨우 2개월이 지났는데 많이 힘들단다.
힘들어 죽겠는데 모두들 잘하는데 혼자만 너무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단다.
신규때는 누구나 그렇다며 내가 신규때의 경험들 -그니까 녀석을 담임했을때의 기억들-을 되살려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래도 선생님하고 이야기 하니까 답답하던게 좀 풀리는 것 같아요라며 웃으며 헤어졌다. 

그리고 또 지금 고2가 된 아이 하나
녀석은 중1때 내가 담임했었는데 정말 1년 내내 힘이 많이 들게 했던 아이였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왕따였고 그에 대한 피해의식도 정말 많은 아이라 하루에 한 번씩 교무실에 내려와 선생님 누가 괴롭혀요. 누가 나에게 욕했어요하면서 울곤했었다.
약간은 애정결핍도 있었고....
다행히도 1년뒤에는 그런대로 안정을 찾아 친구도 생기고 하더니 더 다행인건 2,3학년때 다정한 선생님들을 만나 배려속에서 많이 안정되어간 아이다.
지금은 꿈도 가지게 되고 옛날에 얘가 언제 왕따였고 소심쟁이였나 싶게 너무 너무 활발하고 자신감도 많아지고 밝은 모습이다.
옛날엔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웃는 녀석이 참 예뻐보인다. 

아 그리고 아직도 진행형인 내 숙제인 녀석
작년에 우리 반이었다가 전학간 녀석과 출석미달로 짤린 녀석이 오늘 같이 찾아왔다.
2년이나 이 녀석 담임을 했지만 결국 내가 끝까지 끌어안을 수는 없었던 결국은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리고 만 녀석이다.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는 내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게 만들었던....
오늘도 내가 무슨 얘기를 해줄까?
제발 복학해서 중학교는 졸업하자는 부탁밖에는...
그래도 선생님이라고 찾아와주는 것만으로 고맙다고 할까? 

그래도 이런 아이들덕분에 스승의 날이 잠시 고마울때가 있다.
그니까 없애기보다는 2월말로 옮기면 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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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5-1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중학교는 아직도 선물도 있고, 떼로 몰려오기도 하는군요.
그래도 고딩들은 객지나간 녀석들도 많고, 군대도 가고... ㅋㅋ 뭣보다 선물이 없어서 좋습니다. 연락오는 애들만 만나면 되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저도 2월 말로 옮기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09-05-17 22:57   좋아요 0 | URL
정말로 그저 감사를 표한다라는 뜻에도 맞게 2월이 좋겠죠? 학교선생님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던데 왜 안바뀔까요?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서 그런걸까요? 전에 이런 얘기가 심심찮게 나왔던 것 같은데...

순오기 2009-05-18 02:45   좋아요 0 | URL
5.15일은 세종대왕 생일이라고 스승의 날로 정했다니까 2월에 누구 훌륭하신 분 생일이 있나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분 생일로 변경하자면 들어줄지도...^^ 저도 한해를 마치며 감사하는 게 좋아요.

바람돌이 2009-05-18 10:08   좋아요 0 | URL
세종대왕의 포스에 필적할 만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ㅎㅎ

프레이야 2009-05-16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말로 옮기는 것, 좋은 아이디어네요.
이번엔 저도 안 하긴 마음 쓰이고 해서 아주 작은 것(빵)으로 몇 분에게
보냈어요. 그저 제 마음인데 감사문자 주시니 오히려 송구스럽더군요.
초등생은 학원선생님들도 여럿 계시니까요..

바람돌이 2009-05-17 22:58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지기님께 구입한 비누로 소박하게 아이들 선생님께 보내긴 했어요. 제가 받는 입장이기도 하고 보내는 입장이기도 하니 그게 참 기분이 그래요. 저는 가져오지 말라 하고 정작 저는 작은거라도 고마운 마음의 표현은 하고 싶고.... 모순이죠. ^^;;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3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 / 낮은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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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유명세와는 달리 우리 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4명의 여성 예술가들.
아니 본인들은 여성이라는 명칭에 갇히고 싶지 않았을터이기에 저 예술가라는 명칭앞에 여성이라는 명사를 붙이기 주저되는 예술가들.
그들이 꿈꾼 아름다운 세상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민중의 삶을 노래한 칠레의 가수 비올레따 파라
나는 칠레의 민중을 향해 노래한다.
나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게 있고
박수갈채를 받고 싶어서 기타를 들지는 않는다.
나는 마땅한 진실과 잘못된 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해 노래한다.
그 목적이 아니라면 나는 노래하지 않을 것이다. (64쪽)

평생을 칠레의 구전민요를 채집하고 그것을 재해석하고 노래부르는 삶에 바쳤던 그녀
그리고 기꺼이 여왕의 텐트라 불리는 밴드를 결성. 음악만큼은 여왕이 부럽지 않았으듯하나 실제로는 그저 천막이었던 그곳에서 칠레민중과 함께 노래 불렀던 그녀 비올레따.
언제나 칠레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노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가수 비올레따 파라가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은?
그녀의 노래와 삶이 그러했듯이  그녀는 칠레의 구전민요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맘을 보았을테고, 그 아름다움을 나눔으로써 좀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을테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웃음과 눈물을 주어 슬픔과 행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슬픔과 행복은 나의 노래와 여러분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62쪽)
또 다른 라틴아메리카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목소리로 들었던 이 감동적인 노래 <삶이여, 감사합니다>가 원래는 비올레타 파라의 노래였구나.... 그녀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으면 그녀의 꿈과 그녀의 마음이 들릴까...... 

금지된 것들에서 인간을 본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적 외상을 입을까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기형인들은 애초부터 이런 외상을 지닌 채 태어났다.
그들은 이미 인생을 시험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삶을 초월한 고귀한 사람들이다.
기형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정상인들의 발걸음을 멈춰세우고, 
스스로에게 인생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같은 존재였다. (69쪽) 

예술가는 정말로 타고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하는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
그녀의 성장과정은 그야말로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쪽.
그녀의 성장과정 어디에서 그녀는 저런 감성을 배웠을까? 그저 타고났다고 말할뿐....
사회로부터 금지된 것들, 보고도 모른척해야 하거나 그러기를 권유받는 이들
장애인, 기형인, 사회적 낙오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던져놓고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라고 바로 당신의 모습이다라고, 그러니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보라고 얘기하는 듯한 그녀의 사진들...
그녀의 사진속의 인물들은 아무런 말도 아무런 메시지도 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다이앤 역시 무엇을 강요하고자 하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때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울림과 공감을 불러내는 것이 예술가 아니던가?
그녀의 무심한 카메라, 피사체의 무시한 표정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이들은 무심할 수 없는 감정의 파문들....
나는 내가 찍지 않으면 아무도 보려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믿는다(127쪽)
맞다. 그녀가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녀가 보라고 들이대지 않았다면 우리는 보고도 보지 못했으리라..... 

'흑인'과 '여성', 두겹의 벽을 깬 영화감독 - 유잔 팔시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멋있다', '대단하다' , '영화가 훌륭하다'
'사랑해요'라고 칭찬하고는 한다.
그러나 나에게 최고의 칭찬은
'당신의 작품을 보고 내가 변했어요'라는
말이다.  (159쪽)

마르띠니끄라는 이름도 생소한 카리브해의 섬, 그것도 프랑스령의 섬 출신의 영화감독
어릴때 본 미국 영화가 모두 흑인을 어리석고 멍청하게 그리는 것을 보고 그런 영화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소녀
어릴적 했던 생각 꿈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을 키워준 고향 마르띠니끄에 바치는 헌사, 고향의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가족을 배경으로 그들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그곳 농민들의 가난과 현실을 그렸다는 첫 영화 <사탕수수 길>
그리고 1976년 실제로 남아공에서 일어난 소웨토 봉기를 배경으로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고발한 <백색의 계절>
이 영화들로 충분한 명성과 명예를 얻었지만 그것이 유잔의 미래를 탄탄대로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영화란게 어디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던가? 무엇보다 자본의 힘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무지막지하게 돈이 드는 예술 또는 노동 아니던가말이다.
그 자본과의 싸움에서 유잔은 자신의 신념을 선택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위해 자신을 배반하지는 않는 오로지 자기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드는 꿋꿋함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 나도 조금은 그녀를 닮아 좀 꿋꿋해졌으면 좋겠다....ㅠ.ㅠ 

세상의 모든 폭력에 저항한 화가, 케테 콜비츠
케테는 노동자들의 활기찬 모습을 관찰하면서
독일 소시민들의 판에 박힌 답답한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활력을 느꼈다.
"쾨니히스베르크의 짐꾼이 나에게는 아름다워 보였고
민중의 활달함이 아름다웠다. 소시민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매력도 발견할 수 없었다. (180쪽) 

케테 콜비츠의 그림으로 처음 본게 <독일의 아이들이 굶주린다>였다.
굵고 강렬한 선이지만 아이들의 눈동자는 얼마나 간절하고 애절하던지.... 그림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파진건 그 때가 처음이지 싶다. 그래서 지금도 케테 콜비츠의 이름은 늘 그 그림과 함께 떠오른다.
전쟁과 그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1차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었고, 2차 세계대전에서 손자를 잃었고...
그 슬픔은 어떤 슬로건보다도 더 큰 침묵의 외침을 미술로 형상화해냈다.
그녀의 역사연작들도 훌륭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건 그녀의 전쟁을 반대하는 그리고 그 희생을 추모하는 작품들이다.
그녀의 작품 <씨앗들을 짓이겨서는 안된다>를 보면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 한국에서 절망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 혹시 나는 저렇게 힘있게 팔을 뻗쳐 아이들을 억누르고 있는건 아닌건지....
위대한 예술이란 결국 시대를 초월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을게다. 

4명의 위대한 예술가들
그들이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은 여전히 미래형이다.
나의 아름다운 세상은 그녀들의 꿈과 얼마나 맞닿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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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중3정도나 고등학생 이상부터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재밌게 써졌다.
인물들의 기본적인 일대기와 생각을 잘 정리해놓았고 다른 박스 형태로 당대를 이해하기 위한 보충자료들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세상을 정말로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지을 알고싶은 모든 이들이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요 책이 시리즈로 3번째이던데 덕분에 먼저 나온 책들도 찾아 읽어야겠다고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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