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지나가는 길 - An Inspector Morse Mystery 2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전에 읽은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의 모스경감은 아주 많이 느긋하고 자신의 욕망을 숨기려고 하지만 잘 못숨기고, 그래서 그게 더 인간적인 매력으로 느껴지고....  뭐 그런 아주 말랑말랑한 느낌이랄까? 어쨋든 옥스퍼드 운하에서의 모스경감을 따라가는건 아주 한적한 운하길 또는 숲길을 느긋하게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근데 숲을 지나가는 길에서의 모스경감은 좀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그는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과시하고 적당히 세속적이고 적당히 자신을 꾸밀줄 아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뭔가 다르다. 아주 캄캄하고 음침한 숲길을 가는데 이 모스경감이 믿을만한 동반자인지 아닌지가 의심스러워 계속 긴장하고 있다고나 할까? 긴장속의 산책이다. 별로 변한 모습이 없는것 같은데도 딱히 뭐라 할 수 없는 변화가 느껴져 약간은 모스경감에 대한 호감도 하락....

반면 추리의내용 자체는 더 훌륭하다. 책을 다 보기까지는 짐작이 안가는 곳곳의 복선들. 각 장에 들어가기 전에 제시되는 절묘한 인용문들. 그리고 마지막의 거듭되는 반전들. 심지어 시인의 정체도 나는 마지막까지 짐작조차 못했었다.

추리소설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는 내게는 모스경감이 수수께기들을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수수께끼였던 셈. 뭐 모스경감의 매력이 줄어든건 좀 아쉽지만 내용은 더욱 좋아졌으니 손해본건 아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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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1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면 볼수록 이 아저씨가 매력있답니다^^

바람돌이 2006-03-1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면 갈수록 이 아저씨의 매력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좀 됐었느데.... 만두님 말 들으니 좀 안심이 되네요. ^^
 

우리반의 T군은 쌍둥이입니다. 이녀석을 처음 딱 보면 무조건 곰돌이가 떠오릅니다. 그것도 테디베어류가 아니라 무지하게 큰 곰돌이 인형 - 곰돌이 푸정도 되려나? 어쨋든 키가 무지 크고 덩치도 무지 큽니다. 그런데 성격은 엄청 곰살맞고 애교만점입니다. 게다가 넉살까지 좋지요. "어머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요"라는 여성스런 말을 아주 여성적인 어투로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날립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요즘 수난시대입니다. 사연인즉슨 이녀석과 쌍둥이인 K군이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지만 정말 생긴것만이 아니라 분위기 말투 성격 몸짓 하나까지 너무 똑같다는거죠.(심지어는 성적도 저 밑에 나란히 붙어있더라구요.) 이녀석들을 3년간 봐온 저도 볼때마다 일단 T냐 K냐를 물어보고 말을 시작해야 합니다.

근데 오늘 개학하고 첫 학년모임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바뀌다 보니 이녀석들이 쌍둥이인지 몰랐던 다른 반 K군의 담임 선생님. 어제 일을 이야기 하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자기반의 K군이 밥은 안먹고 8반에서 놀고 있더라구요.(저희 교실은 교사식당 바로 앞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문제로 점심시간에 급식 밥 먹을때는 다른 반에 가서 먹는걸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저희 교실로 들어가서 엄청 큰 소리로 "야!! K 너!!! 왜 밥 안먹고 여기와서 놀고있는거야" 소리를 빽 질렀더랍니다. 우리반 애들 전부 뒤집어지고 난리가 났습니다. ^^

근데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앞반만 들어가는 한 선생님!! 갑자기 뻥찐 얼굴로 그게 무슨 말이냐고..... 세상에 오늘은 또 그 남자 선생님이 식사하고 나오다가 분명히 자기가 들어가는 반 녀석인데 자기는 수업을 안들어가는 8반에서 녀석이 보이길래 불러서 막 나무랬다는데 이 선생님이 학교에서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이다보니 이녀석 미리 겁먹고 말도 못하고 그냥 저는 8반이라고 노래만 불렀답니다. 어쨌든 학기초니 그 선생님은 자기가 잘못 본건가 하면서 "일단 너 나중에 보자"라는 말만 하고 올라왔다는..... (불쌍한 녀석!!!)

근데 또 며칠전에 학교에서 증명사진 촬영이 있었는데요. 뭐 3학년들은 나중에 다시 고입원서용 사진을 찍기 때문에 초반에는 거의 안찍습니다. 그런데 누가 찍었는지 물어보니까 T군이 혼자 찍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물었죠. K도 찍었냐고.... 찍었답니다. "야! 너네들은 너 혼자만 찍어서 반씩 나누면 되는데 뭐하러 둘이서 찍냐"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맞네요! 하면서 우리들을 웃겼습니다.

근데 오늘 안 사실. 앞반의 K군은 사진을 찍는데 자꾸 한 쪽눈을 감더랍니다. 그래서 사진사 아저씨가 그러지 말라니까 "안돼요. 저는 윙크하면서 찍어야 해요"라는 말을.... 지들 나름대로의 표시법인데, 문제는 찍혀온 사진이 한쪽눈을 완전히 감아서 애꾸눈이 되어왔다는거죠.... ^^

어쨌든 오늘로 이 녀석들이 쌍둥이라는게 다 밝혀졌으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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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3-16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쌍둥이들땜시 학기 초에는 선생님들이 종종 헛갈리시는군요. 가끔 길에서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한 두 아이를 보면 신기하기만 하더이야. @@

바람돌이 2006-03-16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둥이라 하더라도 약간은 미묘한 차이가 보이거든요. 근데 요녀석들은 정말 똑같아요. 게다가 이 녀석들이 워낙에 눈에 띄는 스타일이라 이런 일을 자주 당하게 된듯....뭐 그래도 성격은 좋아서 다 헤헤 하고 넘어갑니다. ^^

진주 2006-03-1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묘한 차이라는 게 1년이 다 지날 즈음에 분별이 되니, 차이가 나더라도 크게 도움은 안 되다라구요 ㅡ.ㅜ

세실 2006-03-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오리지널 일란성 쌍둥인가 보군요~ 선생님들이 많이 신경쓰이시겠어요~
이마에 점을 하나 만들면 헷깔리지 않으려나? 헤헤.

하늘바람 2006-03-16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너무 재미있어요. 아이들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6-03-17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이녀석들은 지금 2년째 보는데도 분별이 안간단 말입니다. ^^
세실님/제가 매일 매직으로 점을 찍어놓을까요? ^^
하늘바람님/오랫만에 뵈니 더 반가워요. ^^

날개 2006-03-17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일란성이라도 자꾸보면 구분이 가던데.. 이 아이들은 그렇게 똑같아요?^^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바람돌이 2006-03-1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요녀석들 아주 웃기게 생긴 사진이 있어 올리고 싶은 맘은 굴뚝입니다만.... 제맘대로 해서는 안될것 같아서... ^^ 근데 저는 요녀석 하나의 증명사진을 책상 유리밑에 끼워놨습니다. 우울할 때 보고 즐거울려고요. ^^
 
 전출처 : 라주미힌 > “이스터섬 문명 자멸설 근거 없다”

사이언스 “유럽인 침입·쥐떼 창궐이 몰락 불러”

 

거대한 석상들만 남긴 채 헐벗은 주민만 있던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은 주민들의 환경파괴로 인한 문명 멸망의 대표적 사례로 추정되어 왔다. 즉 서기 400~1천년 사이 이스터섬에 도착해 평화롭게 살던 폴리네시아인들이 1200년대에 인구가 2만명으로 늘어나고, 석상 제작을 위해 나무들을 베어내면서 토양침식으로 농사가 불가능해지고 야생동물마저 사라졌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하와이대학의 테리 헌트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이스터섬의 문명붕괴는 애초부터 없었으며, 유럽인들의 원주민 노예화와 쥐떼들의 극성이 이스터섬을 피폐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유적지 토양을 분석한 결과 섬에는 1200년께 사람이 도착한 뒤 거석상들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1700년대 네덜란드인들이 섬을 발견했을 때의 이 섬 인구 3천여명은 융성했던 거석문명의 생존자들이 아니라 섬의 최대한 인구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문명의 붕괴 같은 건 애초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500년 사이에 인구가 그처럼 늘어났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유럽인들이 병을 옮기고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갔고, 폴리네시아인들과 함께 섬에 상륙한 쥐떼가 급속히 불어난 것도 몰락을 부추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원주민들이 미쳐서 자멸의 길로 빠져 들었다는 가설은 선교사들이 꾸며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헌트는 천적이 없는 섬에서 쥐떼가 1200~1300년 사이에 2천만마리로 불어나 야자 씨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야자나무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스터섬 문명의 자멸설은 ‘인간이 자연을 망친다’는 20세기 서구 사회의 심리적 인습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스터 섬에 관한 가설들은 있지도 않은 과거사까지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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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온통 야구 얘기다. 평소에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당히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물론 통쾌하고 쌤통이다. 선수들의 몸값만 700억이라는 상상도 안되는 금액의 선수들을 맞아서, 또한 온갖 비겁한 수를 다 쓰면서 지맘대로가 통하는 미국의 지맘대로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만으로 갑자기 애국자가 된다.

또한 생각한다. "대한민국 진짜 잘사네..." 우리가 미국을 이길수 있었던 이유. 물론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그 밑받침을 이루고 있다는것 부정할 수가 없다.

근데 오늘 참 우울하다. 한편으로 너무 너무 잘살아지게 된 것 같은 대한민국에서....

요 며칠간 내 머리를 썩혔던건 과연 우리반 누구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줄건가였다.

작년에는 그래도 학급당 3-4명의 학생이 급식비 지원을 받아서 희망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보면서 좀 미심쩍은 아이들의 집에는 일일이 전화를 했었다. 그리고 학부모를 통해 가정사정을 확인하고 아이들의 급식비와 학비면제를 결정했었다.

근데 올해는 급식비 지원 대상이 2학급당 1명 정도로 확 줄어버렸다. 근데 신청한 아이는 3명.

할수없이 따로 살펴볼 여유는 전혀 없고 신청한 각 아이들의 집에만 전화를 돌렸는데 이 잘산다는 대한민국에서 이 3명의 아이들의 집은 너나 할것없이 한달에 70-8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살아간다는 거다. 부모가 지원을 받기 위해 과장을 한다고 치더라도 아마도 이네들의 집 한달 수입은 100만원 내외에 불과하리라.... 이건 기초수급대상자 즉 생활보호 대상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대체 지금 대한민국 물가에서 4-5인의 가족이 한달 10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다는건지..... 한달 급식비 4만원 정도다. 그 4만원이 아쉬울밖에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게 마음아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집은 또 얼마나 되려나?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모두 급식비를 지원해주지 못한다는것도 너무 웃긴다. 이렇게 잘살게 된 대한민국에서  그래서 야구에서도 미국을 이기는 대한민국에서 복지혜택은 나날이 줄어드는게 말이 되는 상황일까?

대한민국 잘산다. 하지만 일부만 잘산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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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3-1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학생들이 끼니 걱정하는 것도 힘이 든다면 참 암울한 일이죠....
그 아이들 눈에는 세상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요? 누구의 잘못인지.....

바람돌이 2006-03-1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그냥 맘편하게 말한다면 자본주의가 원래 그런것이야라고 말하겠죠. 그 학생들이 끼니를 굶기야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그정도의 돈도 부담스러운 집들이 이렇게 많은데.... 복지 지원은 갈수록 오히려 줄어드니.... 참 말도 안되게도 담임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 반 아이들이 더 어려움을 호소하는 처지에 빠져 있습니다.

세실 2006-03-1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군요. 3명중 1명을 줘야 한다면.....선별하기도 힘이 드시겠어요.....

조선인 2006-03-15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urblue 2006-03-1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2006-03-16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6-03-1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그런 엉터리 복지 정책이 다 있나!!!
갈 수록 혜택을 늘여야지 줄이긴 왜 줄인데요?
급식비 4만원도 힘들다는 그 말이 엄청 공감되던 때가 있어서 나도 아는데..ㅡ.ㅜ

바람돌이 2006-03-1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뭐 이런땐 그냥 수입과 가정형편대로 줄세워서 가장 상황이 안좋아보이는 쪽으로 눈 딱감고 내는 수밖에 없어요.
조선인님, 블루님/저도 에휴..... 한숨만 나옵니다.
속삭인님/그긴 정말 심각한 상황이네요. 그러면 단순히 경제적인 상황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그외의 온갖 환경들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참 많이 힘든데.... 힘 많이 내시라고 해주세요.
진주님/저는 부유한 집안에서(?) 공주처럼 자라서 옛날에는 몰랐어요. ^^;; 정말 이놈의 복지정책이 복지정책이 맞는지 화가 날때가 한 두번이 아니랍니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날들이다. 정말 화장실갈 시간도 부족한....

3월도 반이 거의 지나가는데 서재도 제대로 못들어왔고, 책이라곤 소설 1권 달랑 읽었다. 서재 곳곳에서 이벤트가 벌어지지만 지금은 우정의 표시로라도 참가가 어려운...ㅠ.ㅠ

날마다 교과서와 참고도서들에 쌓여 수업교재 만들기에 정신없었고, 학교에서는 학교대로 새로운 업무와 학급업무에 정신없는데..... 게다가 업친데 덥친격으로 작년에 내가 맡았던 업무를 인계받은 사람이 예전 학교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이다. 사실 2월에 난 내 업무를 파일로 모두 정리해서 다 만들어두었었다. (나는 전에 이런거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 처음에 우왕좌왕 하다가 헛시간을 얼마나 많이 보내게 되는지 알기에 꼭 만든다. 친절한 바람돌이란 말이닷..) 근데 이분은 내가 만들어준 파일은 절대 안펴본다. (사실 그 파일들만 보면 업무처리는 순서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친분을 미끼삼아 시시때때로 나를 부른다. 그리고는 무조건 순서대로 해보란다. 하루에도 몇번씩 불려가니 안그래도 바쁜 와중에 짜증이 슬며시 난다. 하지만 나는 친절한 바람돌이... 말은 못하고 그냥 해달라는대로 해준다. (사실 미치겠다.)

거기다 인터넷 열면 항상 올해 학급문고 책 선정하느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게 일이었다. 어쨌든 그건 오늘 마무리지었다. 30권정도의 책은 새로 사고 7권 정도는 내가 가지고 있던 책들로 채우고 해서 아이들 숫자만큼 주문넣었다. 그리고는 오늘 학급문고 리스트 하나 만들고.... 근데 페이퍼 쓰는것보다 리스트 만들기는 훨씬 어렵더만....

새로 맡은 반은 작년하고는 많이 다르다. 아이들 머리가 커서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조용히 해라" 한마디만 하면 잠시라도 조용히 해주는 이 쾌감은 오랫만이다. ^^(작년 봉숭아 학당은 절대로 안해줬다)

그래도 새로 생긴 고민. 아이들 머리가 크니 저지르는 사고도 크다. 개학하고 딱 이틀 얼굴보고 사라진 S양. 큰 사고 하나 치고 가출중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담임 맡았던 분들이 모두 전출을 가셔서 아무도 내게 이녀석에 대한 사전정보를 주지 않았다. 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아예 나타나지를 않으니.... 핸폰은 아예 받지를 않는다. 주변에서 들은 얘기로는 돈떨어지면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서 아저씨들한테 차비없다고 천원씩 받아가지고는 찜질방 가서 잔단다. 이 얘길 들으니 길거리에서 위험하게 노숙안하고 찜질방이라도 가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한편 들면서도 돈떨어지면 들어올텐데 저렇게 푼돈이라도 생기닌 아예 안들어오는것 같기도 해 마음이 착잡하다. 어떤 애들한테는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종이짝에 불과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는 아이들한테는 이 졸업장이 그나마 비빌 언덕이 되기도 하는걸 많이 봐왔었다. 제발 사고를 쳐도 학교안에서 치고 그게 아니라도 학교는 좀 다녀줬으면 좋겠는데.... 얼굴을 봐야 뭔 말이라도 한 번 해볼게 아닌가 말이다.

다음주 쯤엔 숨은 좀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올 3월은 어쨌든 유난히 바쁘고 힘들게 지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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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3-1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쁘시네요. 그 학생이 님의 맘을 알면 돌아올텐데요.안타깝네요.
저희는 담임선생님이 일주일만에 절박임신으로 2달 휴직을 하셨어요.학기초에 이런 일이 있으니 심란하더라고요.아이는 저 젊은 선생님이라고 좋아하지만요.^^

Muse 2006-03-1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 대. 공. 감.!!!
저도 바쁘고 힘들어서 입 안이 다 헐고 난리도 아니네요. 덕분에 서연이 얼굴은 하루에 10분 정도 밖에 못 본다죠. 새벽 6시 30분에 나와서 밤 9시, 10시에 들어가면 잘 준비를 하고 있으니...ㅠ.ㅠ
에휴, 3월아~ 빨리 지나가거라.
바람돌이님도 힘내세요~^^

아영엄마 2006-03-1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시다보니 학기초에는 무진장 바쁘시군요. 장기간의 강행군(?)을 위해 건강도 챙기셔야 하는데.. 그나저나 가출소녀라니.. 그 소녀가 자신의 앞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네요.@@

sooninara 2006-03-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장의 중요성..어려운 아이들일수록 더 필요한거죠.
제가 아는 아이는 의사 아빠덕에 검정고시 보고 대학 와서 잘 다녔지만..
그러기가 쉽지않죠?
3월..정말 정신 없으시겠어요.
제가 아는 분은(?) 뭘 몰라서 오히려 띵가띵가합니다만..ㅋㅋ

chika 2006-03-1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갑자기 고쿠센, 일본드라마가 생각나요. 거기에 나오는 3학년 담임의 목표는 오직 하나, '전원졸업'이라는거였지요. 종이장에 불과한 졸업장에 담긴 뜻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학생이 돌아와서 바람돌이님 사랑을 받았음 좋겠어요..)

바람돌이 2006-03-1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학기초에 아이의 담임샘이 바뀌다니....ㅠ.ㅠ 심란하시겠어요. 근데 학기초든 중간이든 어쨌든 담임이 바뀌면 선생은 심란한데 아이들은 뭐 별 생각이 없는것 같더라구요. ^^
서연사랑님/님이야말로 정말.... 올해 고3인가요? 저희집 서방이 님과 똑같은 페이스로다가.... 그에 비하면 저는 새발의 피입니다요. 어쨌든 5시면 퇴근해서 애들이 잠들때까지는 같이 있어줄 수 있으니....
아영엄마님/가출소녀들의 특징! 앞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안합니다. 누구도 그 아이에게 그것을 가르쳐줄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진진하게 고민하는 능력도 잃어버렸다는게 맞는것 같아요. 특히 중학생의 경우는.... 그나저나 얼굴을 봐야 얘기라도 해볼텐데 좀 답답하네요.
수니나라님/졸업장요? 돈많고 부모잘만났고 공부잘하고 뭐 이런 아이들한테는 없어도 되는거죠. 그리고 공부든 어쨋든 자신의 꿈이라도 있는 아이에게도 살기에 조금 불편해도 결정적인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말 비빌 언덕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아이들에겐 유일한 지지대가 되어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서 사고를 치든 어쨋든 일단 졸업을 정상적으로 한 아이들은 나중에 그나마 취직하고 철들고 해서 제대로 살아가는 것 같으니까요. 중학교에서 학교 그만둔 애들 중에는 잘못되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치카님/저는 고쿠센은 모르지만 항상 제 목표는 똑같습니다. 한명도 안빼고 처음 받은 숫자 그대로 진급시키기, 혹은 졸업시키기..... 근데 이게 말처럼 안 쉬우니... 에휴....

진주 2006-03-1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화장실은 제 때 가셔야 함돠^^;;;;

바람돌이 2006-03-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넵!!! 꼭 기억했다가 시간 맞춰 갑지요. ^^

클리오 2006-03-1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신랑도 갑자기 출근하더니 날씨까지 추워져서 요즘 비실비실거립니다... 날씨가 캄캄해지는걸 보니 또 눈이 오려나봐요.. 부산도 눈 오나요??

바람돌이 2006-03-1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오랫만에 학교 나가신거죠. 처음 한동안은 적응하느라 힘들겠네요. ^^ 부산은 왠만해서는 영하로 안떨어지니 이번 추위가 매섭긴했지만 눈은 안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