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온통 야구 얘기다. 평소에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당히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물론 통쾌하고 쌤통이다. 선수들의 몸값만 700억이라는 상상도 안되는 금액의 선수들을 맞아서, 또한 온갖 비겁한 수를 다 쓰면서 지맘대로가 통하는 미국의 지맘대로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만으로 갑자기 애국자가 된다.

또한 생각한다. "대한민국 진짜 잘사네..." 우리가 미국을 이길수 있었던 이유. 물론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그 밑받침을 이루고 있다는것 부정할 수가 없다.

근데 오늘 참 우울하다. 한편으로 너무 너무 잘살아지게 된 것 같은 대한민국에서....

요 며칠간 내 머리를 썩혔던건 과연 우리반 누구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줄건가였다.

작년에는 그래도 학급당 3-4명의 학생이 급식비 지원을 받아서 희망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보면서 좀 미심쩍은 아이들의 집에는 일일이 전화를 했었다. 그리고 학부모를 통해 가정사정을 확인하고 아이들의 급식비와 학비면제를 결정했었다.

근데 올해는 급식비 지원 대상이 2학급당 1명 정도로 확 줄어버렸다. 근데 신청한 아이는 3명.

할수없이 따로 살펴볼 여유는 전혀 없고 신청한 각 아이들의 집에만 전화를 돌렸는데 이 잘산다는 대한민국에서 이 3명의 아이들의 집은 너나 할것없이 한달에 70-8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살아간다는 거다. 부모가 지원을 받기 위해 과장을 한다고 치더라도 아마도 이네들의 집 한달 수입은 100만원 내외에 불과하리라.... 이건 기초수급대상자 즉 생활보호 대상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대체 지금 대한민국 물가에서 4-5인의 가족이 한달 100만원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다는건지..... 한달 급식비 4만원 정도다. 그 4만원이 아쉬울밖에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게 마음아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집은 또 얼마나 되려나?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모두 급식비를 지원해주지 못한다는것도 너무 웃긴다. 이렇게 잘살게 된 대한민국에서  그래서 야구에서도 미국을 이기는 대한민국에서 복지혜택은 나날이 줄어드는게 말이 되는 상황일까?

대한민국 잘산다. 하지만 일부만 잘산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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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3-1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학생들이 끼니 걱정하는 것도 힘이 든다면 참 암울한 일이죠....
그 아이들 눈에는 세상이 얼마나 원망스러울까요? 누구의 잘못인지.....

바람돌이 2006-03-1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그냥 맘편하게 말한다면 자본주의가 원래 그런것이야라고 말하겠죠. 그 학생들이 끼니를 굶기야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그정도의 돈도 부담스러운 집들이 이렇게 많은데.... 복지 지원은 갈수록 오히려 줄어드니.... 참 말도 안되게도 담임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 반 아이들이 더 어려움을 호소하는 처지에 빠져 있습니다.

세실 2006-03-1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군요. 3명중 1명을 줘야 한다면.....선별하기도 힘이 드시겠어요.....

조선인 2006-03-15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urblue 2006-03-1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2006-03-16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6-03-1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그런 엉터리 복지 정책이 다 있나!!!
갈 수록 혜택을 늘여야지 줄이긴 왜 줄인데요?
급식비 4만원도 힘들다는 그 말이 엄청 공감되던 때가 있어서 나도 아는데..ㅡ.ㅜ

바람돌이 2006-03-1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뭐 이런땐 그냥 수입과 가정형편대로 줄세워서 가장 상황이 안좋아보이는 쪽으로 눈 딱감고 내는 수밖에 없어요.
조선인님, 블루님/저도 에휴..... 한숨만 나옵니다.
속삭인님/그긴 정말 심각한 상황이네요. 그러면 단순히 경제적인 상황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그외의 온갖 환경들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참 많이 힘든데.... 힘 많이 내시라고 해주세요.
진주님/저는 부유한 집안에서(?) 공주처럼 자라서 옛날에는 몰랐어요. ^^;; 정말 이놈의 복지정책이 복지정책이 맞는지 화가 날때가 한 두번이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