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지나가는 길 - An Inspector Morse Mystery 2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전에 읽은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의 모스경감은 아주 많이 느긋하고 자신의 욕망을 숨기려고 하지만 잘 못숨기고, 그래서 그게 더 인간적인 매력으로 느껴지고....  뭐 그런 아주 말랑말랑한 느낌이랄까? 어쨋든 옥스퍼드 운하에서의 모스경감을 따라가는건 아주 한적한 운하길 또는 숲길을 느긋하게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근데 숲을 지나가는 길에서의 모스경감은 좀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그는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과시하고 적당히 세속적이고 적당히 자신을 꾸밀줄 아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뭔가 다르다. 아주 캄캄하고 음침한 숲길을 가는데 이 모스경감이 믿을만한 동반자인지 아닌지가 의심스러워 계속 긴장하고 있다고나 할까? 긴장속의 산책이다. 별로 변한 모습이 없는것 같은데도 딱히 뭐라 할 수 없는 변화가 느껴져 약간은 모스경감에 대한 호감도 하락....

반면 추리의내용 자체는 더 훌륭하다. 책을 다 보기까지는 짐작이 안가는 곳곳의 복선들. 각 장에 들어가기 전에 제시되는 절묘한 인용문들. 그리고 마지막의 거듭되는 반전들. 심지어 시인의 정체도 나는 마지막까지 짐작조차 못했었다.

추리소설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는 내게는 모스경감이 수수께기들을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수수께끼였던 셈. 뭐 모스경감의 매력이 줄어든건 좀 아쉽지만 내용은 더욱 좋아졌으니 손해본건 아니지 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6-03-1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면 볼수록 이 아저씨가 매력있답니다^^

바람돌이 2006-03-1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면 갈수록 이 아저씨의 매력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좀 됐었느데.... 만두님 말 들으니 좀 안심이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