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은 방학 내내 탱자탱자 놀았던 댓가를 호되게 치렀어요.
원래 2월이 눈코뜰새없이 바쁜데요.
추리자면 원래 바쁜데다 업쳐서 2가지 일을 더 했다지요.

첫째는 원래 바쁜거 - 학년말 업무요. 원래는 12월에 방학하기 전에 어느정도는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는데 12월 방학전에 제 업무가 엄청난 과부하가 걸려서 허덕이는 바람에 결국 거의 못하고 방학을 맞았어요. 원래는 방학때 조금씩 해야지 했지만 뭐.... 다들 아시죠? 닥치기 전엔 능률도 0%라는걸.... ^^(전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경이로워요.ㅎㅎ) 하여튼 덕분에 일주일동안 이거 마무리 짓는다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두번째 - 때 아닌 학예제. 신설학교고 1학년들뿐이라 할수 있을까 없을까를 12월에 몇번 타진하더니 결국 방학직전에 하는걸로 방향이 잡혔더랬어요. 이게 일이 얼만데 사람들 참 겁없이 뭐 하지 그러더라구요. (아 그러고보니 나도 그 중 하나였구...)하여튼 아이들이 없으니 방학때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개학하고 3일동안 학예제 전시준비가 또 엄청난 압박이었어요. 뭐 엄청난 전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1년간 아이들이 쓴 글과 그림책들을 정리하고 전시할 수 있게 수정시키고 독서신문은 혼자서 다 만들고.... 뭐 욕들어먹지 않을정도로만 전시를 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한명도 안빼고 다 자기 이름을 단 글이 올라있는 걸 보고 나름 뿌듯해 하는 것 같더라구요. ^^ 그 학예제가 오늘 드디어 끝났고요.  아! 발표회가 오늘 있었는데 수준은 1학년밖에 없으니 별로였지만 그래도 제가 본 학예제 중에서는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잘난 아이들만 나와서 하는 학예제가 아니라 1년간 무언가를 열심히 한 아이에게 무대 데뷔의 기회를 준.... 덕분에 우리 반 전교 꼴찌급 2명이 무대에 올라 멋진 요가 공연을 보였고, 우리학교에 있는 유일한 특수아동이 수화반 아이들과 함께 무대 정중앙에서 감동적인 수화공연을 펼쳤고요. 그리고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말한번 안하는 우리반 최고 얌전이중 하나가 밴드 공연을 하며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는 것도 들었군요. ㅎㅎ

세번째 - 방학내내 들었던 미술치료 시험공부요. 시험에서 과락 먹으면 교육청에서 연수비 지원 안해주거든요. ㅠ.ㅠ 강의는 뭐 대충 다 들었지만 시험이란게 어디 그런가요. 저 돌아서면 까먹는데.... 틈틈히 그 공부까지 하느라고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요. 하여튼 오늘 시험쳤는데 저 오늘 1등 했어요. 시험지 제일 먼저 내고 나오는걸로다가.... ㅠ.ㅠ 대충 기억나는 문제만 책에서 잠시 찾아봤더니 4문제 찾았는데 3개가 틀렸더군요. 더 이상 찾는거 포기했습니다. ㅠ.ㅠ

하여튼 오늘 토요일 저녁!
일단 급한 일이 다 끝났습니다. 이제 좀 여유롭게 슬슬 마무리만 지으면 되는.....
모처럼 할 일이 없어진 저녁 아이들을 재워놓고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봤습니다. 근데 또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영화 선택을 잘 못했어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으니.... 영화 얘기는 또 따로 할 것 같네요.
이만 아무도 묻지 않는 제 안부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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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7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묻지 않는 바람돌이님 안부? ㅎㅎㅎ~~~ 묻지는 못했지만 궁금은 했답니다!
브리핑에 새글 안 뜨면 '이 양반이 요즘 바쁘신가~ 아프신가?' 괜시리 걱정되거든요.^^
학예제 소식에 박수~~~~ 이렇게 모든 아이들이 재주를 선보이고 기량을 뽐낼수 있는게 진짜에요.짝짝짝~~~~
헉~ 1등 먹었다고 해서 축하해야지~~~~했는데~~~~~~~ㅋㅋㅋ 결과 궁금합니다!^^

chika 2008-02-17 21:46   좋아요 0 | URL
저도요.. 급하게 '축하해요!'를 외쳤다지요 ㅡ.ㅡ;;;;;

바람돌이 2008-02-19 22: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궁금했다고 제일 먼저 물어주시는 순오기님 고마워요. ㅎㅎ
그놈의 시험 결과는 금요일에 나온다는데 과락만 안먹으면 다행이지요. ㅎㅎ
그리고 순오기님 치카님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요. ^^

bookJourney 2008-02-1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정을 보내셨군요 ~~ 이제 한숨 돌리실 수 있다니 '축하'를 해야겠지요?
전 아직도 밀린 일들 땜에 허부적허부적 ... (그 허부적거리는 와중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해찰을 하며 알라딘 마실을 ... ^^;)

바람돌이님, 여유롭게, 멋지게 학년말 마무리하시고, 새 학년도 신나게 시작하시길 ~~~

바람돌이 2008-02-19 22:41   좋아요 0 | URL
낮에는 여전히 눈코뜰새 없지만 이번주에는 그래도 집까지 일을 들고 오지는 않아도 돼네요. ㅎㅎ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산지니 2008-02-1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괜시리 바쁜 2월...나도 학기말 처리 담당이라 눈썹을 좀 휘날렸죠 ㅋㅋ
근데 신설학교 학예제라~~힘들지만 좋았겠어요..저희 학교도 4년됐는데 1회때
영화제랑 학예제를 잊지 못하더라구요..독서신문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나름 궁금..
담에 함 보여주삼!!!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부끄러워서 안보여줄테야. ㅎㅎ
우린 아직도 눈썹 휘날리고 있다. 이놈의 교무부가 어찌나 안 움직이는 일이 중구난방....ㅠ.ㅠ (그 땜에도 스트레스 좀 받았고.... ^^)

울보 2008-02-1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셨군요
건강조심하세요,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울보님도요. 요즘 한 며칠 무지하게 추웠는데 류는 감기나 안걸렸는지... 우리 애들은 콧물 줄줄이거든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19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고 보람도 있고 그랬겠어요.^^
보리밭...,은 머리 식힐 영화가 아니었는데 진짜 잘 못 골랐네요.ㅎㅎ
신디사이저 연주한 아이랑 요가공연한 꼴찌끕 아이들에게 박수 보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8-02-19 22:50   좋아요 0 | URL
보리밭.... 은 머리는 전혀 안 식었지만 정말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오랫만에 본 켄 로치감독의 영화였는데 하나씩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는 것도 또 작은 뭔가라도 이루어낸 아이의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지요. 사실 그거 아니면 정말 별 재미없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ㅎㅎ

무스탕 2008-02-1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방학 했을텐데도 많이 바쁘시려나요..?
지성이는 졸업 잘 하고 중학교 예비소집도 잘 마치고 어떻게 저떻게 배치고사도 본것같고 교복도 장만해서 요즘 기분 최고랍니다.
학교는.. 엄마 고집대로 집 앞 일반 학교로 갔어요. 잘 지내주길 바랄뿐이지요.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의 3/4이 같은 중학교로 갔다는 거에요.
다른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다니기 바쁜 방학기간동안 지성이는 열과 성을 다해 놀았고 놀고 있다지요 ^^;;
막바지 추위일지 또 이렇게 추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좌우지간 바쁘신 중에 건강 잘 챙기세요~

바람돌이 2008-02-20 22:48   좋아요 0 | URL
저흰 아직 봄방학 안했어요. 이번 주 금요일에 한다지요. ㅎㅎ
지성이 졸업축하인사도 아직 안했네요. 지성아 졸업 축하해~~~ ^^
아마도 중학교 입학하면 한동안은 여러가지로 힘들어할 거예요. 초등학교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니 그렇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지성이는 씩씩하게 잘 적응하리라 믿습니다.
 
방아 찧는 호랑이 - 우리 옛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19
서정오 지음, 이춘길 그림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직전에 큰아이와 호랑이 얘기를 하겠됐다.
만약에 호랑이가 우리집에 들어오면 어떡하지?라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음~~ 망치로 때려줄거야"란다.
"야~~~ 그러면 호랑이가 너무 아프잖아? 그건 좀 너무해!"라고 하니 작은 녀석이 옆에서 그래 너무해하면서 후렴을 붙이고....
그러자 큰 녀석은 다시 "휙 들어서 집 밖으로 내보낼거야"라고 한다.

이런 호랑이의 이미지가 어디서 생긴 것일까?
뭐 실제로 호랑이를 볼 기회도 없었으니(있었다해봤자 동물원에서 두번 정도인듯...) 그림책들 속에서 얻은 호랑이의 이미지의 공이 클듯하다.
어쩜 그리 우리 전래동화속의 호랑이들은 그렇게 심술궂으며 그러면서도 멍청하여 여기저기서 수난을 당하냐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호랑이는 무섭다기 보다는 심술을 많이 부리고 못됐으니까 혼내줘야 하는 그 무엇으로 인지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일 바로 뒤에 이 책을 읽어주는데 아이들에게 고정화된 그 호랑이의 이미지와 똑같은 호랑이가 또다시 등장한다.
고개너머 마을잔치에 다니러간 부모님.
둘이서만 달랑 집을 지키며 감자를 구워먹는 아이들
여기서 당연히 나타나는 호랑이 - 아 쟤들을 잡아먹고 맛있는 감자도 먹어야지. ㅎㅎ
호랑이 역시 집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노력도 무지하게 하고,
하지만 역시 한 수 위인 아이들!
호랑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호랑이 보다 한수위의 지혜를 짜내고 나중에는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엄마가 다 못찧고 간 좁쌀까지 깔끔하게 찧어내다니말이다 . ^^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구조이다
그 크고 험상궂게 생긴 호랑이가 아이들과 비슷해보이는 나이의 오누이에 의해 혼이 나서 쩔쩔매는 모습이라니... 아이들이 박장대소하며 즐거워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갈색톤의 그림이 편안하게 그림을 볼 수 있게하며, 세밀하게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과 대비되어 간략하게 그려진 오누이의 얼굴은 그림책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잘 나타내어준다.
거기다 간단한 점과 선만으로도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는 오누이의 모습은 아이들이 감정이입을 하기에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우리 옛 이야기의 구수한 맛을 잘 살려낸 구어체라 읽어주는 사람이 오히려 신이 나서 읽어주게 된다.
같은 얘기라도 어떻게 언어를 고르고 다듬느냐에 따라서 얘기의 맛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전래동화 그림책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 있다.
보통의 전래동화에서 오누이가 나오면 보통 오빠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누이동생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거나 아니면 뭔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정적이 실수를 하는 역할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그림책속의 오누이는 정말 철저하게 동료이자 같이 주도성을 발휘하는 동등한 존재로 표현되어 진다는 것.
오빠와 동생은 어떤 경우에는 의견을 제시하는 주도자로,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협조자로 역할을 바꾸어가면서 나타나 이상적인 역할 분담을 보여준다.
그러한 협력의 결과 마지막 가까이 가서 방아를 찧는 호랑이와 그 호랑이를 혼내주고 좁쌀도 찧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일구어낸 오누이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장난기 어린 표정과 한편 서로를 대견해 하는 표정이 정말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는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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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예린과 해아가 즐거워했다니 좋아요.
저는 그렇게 여러번 읽어도 오누이의 이상적인 역할분담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래서 리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게 중요하다 싶어요. 호랑이를 집어 던지는 이야기는 '반쪽이'에서 잘 나타나죠.ㅎㅎ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 중 아이들이 좋아한 것으로 리스트 작성한 게 있었는데...

바람돌이 2008-02-17 01:58   좋아요 0 | URL
한동안 바빠서 서재에 제대로 들어와보지도 못했어요. 답글과 함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도 드려야 하는데 말이죠. 덕분에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 순오기님을 보면 말이죠. 전 아무래도 너무 게으른 엄마인것 같아요. ㅎㅎ
 
그림이 된 건축, 건축이 된 그림 1 - 신화와 낭만의 시대
김홍기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학문의 지나친 세분화와 전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학문간의 유기적 연결, 통섭에 대해 이야기가 간간히 나온다. 한때 다재다능의 전인적 인간이 이상적이었던 적도 있지만 사회의 분화는 그런 이상향 자체를 이상으로 만들어버린게 요즘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짚으면서 저자는 예술분야에서라도 각 분야의 유기적 연결을 도모하고 싶다는 바램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시도로 주요하게는 그림과 건축이지만 그와 더불어 문학, 음악 그리고 예술가들, 시대적 배경들까지 아우르면서 학문의 통섭에 도전한 것이다.

서양 미술사에 약간의 관심이 있고 몇권의 미술사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익숙한 화가들과 그림 그리고 건축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전혀 다른 면에서 바라보는건 또 새로운 경험이었다.
클로드 로랭의 풍경화는 여러 곳에서 봐왔지만 그것이 영국의 정원문화에 끼친 영향과 풍경화가 정원으로 현실화 되어 나타나는 장면을 보는건 마치 책을 읽는게 아니라 내가 그 정원의 조성에 참여하고있는듯 착각을 느끼게하기도 한다.

늘 흥미로워보이는 에셔의 정교하고 이상야릇한 그림들이 알함브라 궁전의 벽면속 무수한 무늬들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보면서 예술의 아름다움이 결국 서로 통하면서 서로를 어떻게 상승시키는지를 보기도 한다.
클림트로 대표되는 빈 분리파와 빈제체시온관의 관계를 보면서 빈 분리파의 역사와 세기말의 오스트리아의 분위기를 느낄수도 있다.
때로는 예술이라는 느낌보다는 무지막지하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드는 뉴욕의 마천루도 휴 패리스의 스케치속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르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 그렇듯 예술의 세계도 독야청청이란 어차피 불가능한 것. 예술의 세계가 어떻게 연관을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지 그 다양한 파노라마를 보는건 꽤 유쾌한 경험이다.

다만 책에서 화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책의 판형이 조금 더 커졌으면 하는 것과 더불어 도판들이 좀더 선명하고 컸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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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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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는 언제나 마오주석을 생각한다"
중국의 문화혁명이라는 괴물을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한마디로 표현했을까?
문화혁명의 시대는 아마도 그 시대를 알지도 못했던 모자르트마저도 순식간에 마오주석 숭배자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시대였을지도...

문화혁명이라는 기묘하고도 끔찍한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뭐 권력구도의 측면이야 워낙에 많이들 얘기되어지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 이후 악화되어지는 중소관계, 실패한 경제정책, 게다가 여전한 자본주의 국가들의 위협 등 다방면에서 위험에 노출되어있었다.
그런 일련의 상황의 원인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간에게서 찾는 것이다.(옳은 방법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인간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고 따라서 그 책임을 인민에게 돌리며 인민이여 각성하라 라는 식으로 캠페인을 전개시키고.... 그것이 극대화되면 문화혁명이 되고 완전히 미쳐버리면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가 될터이다.
사회주의에 맞는 새로운 인간은 인민속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모든 지식인들은 스스로 인민속으로 가서 배워라...
가서 자본주의의 잡다한 지식의 잔재를 버리지 못하는 너의 뇌를 세척하고 신체에 각인시켜라!
모든 인간들이 사회주의적 이상적 인간이 되기 전까지는 기본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것 외에는 학문도 예술도 해악일뿐이다.
이 조악한 방식의 해결방식은 그러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으니 어떡하랴!
본래 인간이란 존재는 참 웃기는 존재들이다.
힘앞에서 굽실거리고 굴복하는 것도 참 잘하지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어하고 어떻게든 뒷구멍으로라도 하고싶어 못견디는 인간들이 이들인 것이다.
읽지 말라고 하는 금서를 발표하면 그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리는 현상은 모든 역사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지 않는가말이다.

나와 뤄는 고작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지식인 취급을 받아 깊디깊은 두메산골로 하방을 당한다. 우리 둘은 우리 머릿속 자본주의의 잔재를 털어내기 위해 육체를 혹사시켜야 한다.
거름을 나르고 물소를 부려 논을 갈고 광산에서 동을 캐고.....
그런 우리의 생활에 갑자기 한 번도 보지 못한 발자크, 빅토르위고, 플로베르같은 이가 등장한다.
옆마을에 같이 하방당한 안경잡이로부터 이 책들을 훔친 우리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던 세계, 단체가 아니라 개인이 세상과 대적할 수도 있고 바꿀수도 있는 세계, 체제가 강요한 획일화된 도덕이 아니라 자유롭고 한편으로 분방한 성과 쾌락의 세계를 만난다.
그 책을 읽는 것이 금지된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들은 그것들을 읽지도 또는 읽었다 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금지라는 것은 몇배의 업그레이드 된 흥분과 공감을 동반하는 법!
우리는 우리가 배운 것을 표시나지 않게 누구에게라도 표현하고 싶다.
그는 마을사람들일수도 있고, 재봉사일수도 있고 그 재봉사의 딸일수도 있다.
나보다 한 살많은 뤄는 재봉사의 딸인 바느질소녀에게 발자크를 읽어줌으로써 그녀를 무지한 시골소녀에서 지식인 소녀로 변화시키고 싶어한다. 소년다운 치기 - 약간의 상대적 우월감과 뽐내고 싶은 마음. 자신이 누군가를 자신의 방식으로 바꿀수 있다는 오만함까지-는 가끔 실소를 자아내게 하나 그들의 그 간절한 마음만은 충분히 와닿는다.

그러면 결과는 어땠을까?
그들의 바느질 하는 공주는 그들의 뜻대로 되었을까?
인생의 즐거움고 괴로움은 그것이 늘 예상을 뛰어넘는데 있다.
주도면밀하게 새로운 변신을 준비한 바느질소녀는 자신에게 발자크를 읽어주고 이야기를 해주던 소년들에게 선언한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데 없이 값진 보물"이라고....
그녀가 이후 어찌 살아갔을지는 누구도 알수없다.
하지만 세상과 인간을 바꾸는 문학과 예술의 힘을 이렇게 경쾌하게 묘사할 수도 있다니....
그래서 문화혁명은 무너질수밖에 없는 그 무엇이었다.
바느질 소녀가 통통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두메산골 고향마을과 오만한 도시의 두 소년을 걷어차버렸듯이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버릴수 밖에 없는 것. -그들은 인간을 몰랐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주의의 그런 인간관에 비해 자본주의의 인간관이 낫다고 얘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그 단순함에 비하면 얼마나 세련되고도 교묘한가 말이다.
오늘도 자본주의는 온갖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간형을 만들어낸다.
금지하지 않음으로써 외면받게 하고 다른 쓸데없는 것들로 현혹하여 마비시키고....
그럼에도 바느질 소녀는 나타나리라!
그 사이를 뚫고 가볍게 한방을 뻑차면서 새로운 세상을 찾아 길을 떠나는 바느질 소녀 말이다.
그것이 인간이라고 그렇게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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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03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책따세 추천도서'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알라딘에서 '이주의 마이 리뷰'로도 많이 뽑혀서 봐야지 하면서도 아직이에요. 멋진 리뷰에 추천은 필수! ^^

바람돌이 2008-02-04 02:04   좋아요 0 | URL
아 그랫군요. 이주의 마이리뷰로는 진짜 많이 뽑혔던것 같아요. 원래 제목이 별로 맘에 안들어서 안읽을려고 했었는데 워낙에 자주 뽑히고 많은 사람들이 읽는 것 같아 읽었는데 이야기의 재미가 꽤 좋은 책이었어요. ^^

bookJourney 2008-02-03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은 넓고 읽고 싶은 책도, 읽어야 할 책도 많아요 ~

바람돌이 2008-02-04 02: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차피 다 읽을 수도 없는거 적당히 포기하고 살아야지요. ㅎㅎ

글샘 2008-02-0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의 문화혁명이 성장소설로 많이 등장하는 걸 보면, 현대를 사는 성인들에게 문혁이 얼마나 큰 정신적외상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지요.

바람돌이 2008-02-04 02:06   좋아요 0 | URL
왜 안그렇겠어요. 개인적인 작은 일도 성장기에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데 문화혁명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면 아마 그게 깨졌을때 온 세계가 산산조각나는 정도의 충격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덜컥 예린이 입학선물은 주신다기에 거절도 안하고 뻔뻔하게 받았사와요.
요즘은 알라디너 여러분께 받기만 하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살짝 무겁답니다. ㅎㅎ

예린이와 해아는 이제 이렇게 선물을 받는게 익숙해진건지 보자 마자 좋아라 책을 열심히 뒤적이더니 엄마가 사진찍자는 말에 자동으로 책을 들고 서네요.
그리고는 오늘은 맘에 드는 부분을 펴고 찍는답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감사합니다 인사하는 사진도 찍으라네요. ㅎㅎ
예린이는 얼마전에 유치원에서 행성에 대해서 공부한게 인상적이었는지 늘 태양계에 대해서 묻고 다닙니다. 그러니 <부끄럼쟁이 바이올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ㅎㅎ
그래서 <방아찧는 호랑이>는 해아차지가 되었답니다. ^^




순오기 이모 감사합니다!!!
저희들 인사할려구 조금전에 목욕재계 했사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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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03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아 어뜩해 어뜩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워요
나 완전 쓰러졌어요

역시 예린이는 단아하게 인사를 하고, 해아는 화끈하게 인사를 하는군요
이럴 줄 알았어 ㅋㅋ

바람돌이 2008-02-03 03:12   좋아요 0 | URL
인사법에도 역시 성격은 나타나요. 그죠? ㅎㅎ

순오기 2008-02-03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나 완전 쓰러져요'2
새벽참에 컴앞에서 혼자 웃는 나를 보면 돌았나? 할지도...
목욕재계한 두 공주님, 단아하고 화끈한 내복소녀가 즐겁다면 나도 당근!! 우적우적~~^^

바람돌이 2008-02-04 02:0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덕부에 저희집 아이들이 또 신났습니다. 감사합니다. ^^

bookJourney 2008-02-03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앗~ 너무 귀여워요 ~~~
두 공주님과 함께 하시는 바람돌이님, 너무 행복하시겠어요 ~~~

바람돌이 2008-02-04 02:15   좋아요 0 | URL
이름을 보면 님은 아들딸 다 가지신것 같은데요? ㅎㅎ 님이 더 부자라서 행복하신거 아닐까요? ^^

세실 2008-02-0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귀여워라. 부끄럼쟁이 바이올렛 참 예쁜 책이죠~

바람돌이 2008-02-04 02:15   좋아요 0 | URL
네! 딱 예린이 스타일의 책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글샘 2008-02-0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해아는 무서워요... ㅠㅜ

바람돌이 2008-02-04 02:16   좋아요 0 | URL
오늘밤 전설의 고향 모드로 찾아갈지도 몰라요. 그래봤자 코믹버전이겠지만.... ㅎㅎ

하늘바람 2008-02-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따님들을 보면 우울한 맘도 사라집니다.
넘 행복하신거 아녀요?

바람돌이 2008-02-05 23:42   좋아요 0 | URL
요즘 태은이 재롱이 한창 늘때 아닌가요? 저는 아이들이 제일 예뻣을때가 딱 돌 전후해서더라구요. 그때는 진짜 아이가 더 이상 안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

뽀송이 2008-02-0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따님들 무척 예쁘고 귀엽습니다.^^
전 아들만 둘이라 딸 가진 분들보면 부러워요.^^

바람돌이 2008-02-05 23:42   좋아요 0 | URL
아들만 있는 분들은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구요. 근데 전 조카보니까 아들도 딸과는 또 다른 귀여움이 있던걸요.

2008-02-04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02-05 23:43   좋아요 0 | URL
요즘 택배가 무지 빨라요. 오늘 벌써 도착했던걸요. 나중에 설 지내고 와서 아이들 사진 올릴게요.^^ 감사합니다.

향기로운 2008-02-0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람돌이님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요^^ 어쩌면 좋아!!!

바람돌이 2008-02-05 23: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이쪽으로 오시면 우리 아이들 뽀뽀라도 한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