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은 방학 내내 탱자탱자 놀았던 댓가를 호되게 치렀어요.
원래 2월이 눈코뜰새없이 바쁜데요.
추리자면 원래 바쁜데다 업쳐서 2가지 일을 더 했다지요.

첫째는 원래 바쁜거 - 학년말 업무요. 원래는 12월에 방학하기 전에 어느정도는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는데 12월 방학전에 제 업무가 엄청난 과부하가 걸려서 허덕이는 바람에 결국 거의 못하고 방학을 맞았어요. 원래는 방학때 조금씩 해야지 했지만 뭐.... 다들 아시죠? 닥치기 전엔 능률도 0%라는걸.... ^^(전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경이로워요.ㅎㅎ) 하여튼 덕분에 일주일동안 이거 마무리 짓는다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두번째 - 때 아닌 학예제. 신설학교고 1학년들뿐이라 할수 있을까 없을까를 12월에 몇번 타진하더니 결국 방학직전에 하는걸로 방향이 잡혔더랬어요. 이게 일이 얼만데 사람들 참 겁없이 뭐 하지 그러더라구요. (아 그러고보니 나도 그 중 하나였구...)하여튼 아이들이 없으니 방학때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개학하고 3일동안 학예제 전시준비가 또 엄청난 압박이었어요. 뭐 엄청난 전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1년간 아이들이 쓴 글과 그림책들을 정리하고 전시할 수 있게 수정시키고 독서신문은 혼자서 다 만들고.... 뭐 욕들어먹지 않을정도로만 전시를 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한명도 안빼고 다 자기 이름을 단 글이 올라있는 걸 보고 나름 뿌듯해 하는 것 같더라구요. ^^ 그 학예제가 오늘 드디어 끝났고요.  아! 발표회가 오늘 있었는데 수준은 1학년밖에 없으니 별로였지만 그래도 제가 본 학예제 중에서는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잘난 아이들만 나와서 하는 학예제가 아니라 1년간 무언가를 열심히 한 아이에게 무대 데뷔의 기회를 준.... 덕분에 우리 반 전교 꼴찌급 2명이 무대에 올라 멋진 요가 공연을 보였고, 우리학교에 있는 유일한 특수아동이 수화반 아이들과 함께 무대 정중앙에서 감동적인 수화공연을 펼쳤고요. 그리고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말한번 안하는 우리반 최고 얌전이중 하나가 밴드 공연을 하며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는 것도 들었군요. ㅎㅎ

세번째 - 방학내내 들었던 미술치료 시험공부요. 시험에서 과락 먹으면 교육청에서 연수비 지원 안해주거든요. ㅠ.ㅠ 강의는 뭐 대충 다 들었지만 시험이란게 어디 그런가요. 저 돌아서면 까먹는데.... 틈틈히 그 공부까지 하느라고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요. 하여튼 오늘 시험쳤는데 저 오늘 1등 했어요. 시험지 제일 먼저 내고 나오는걸로다가.... ㅠ.ㅠ 대충 기억나는 문제만 책에서 잠시 찾아봤더니 4문제 찾았는데 3개가 틀렸더군요. 더 이상 찾는거 포기했습니다. ㅠ.ㅠ

하여튼 오늘 토요일 저녁!
일단 급한 일이 다 끝났습니다. 이제 좀 여유롭게 슬슬 마무리만 지으면 되는.....
모처럼 할 일이 없어진 저녁 아이들을 재워놓고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봤습니다. 근데 또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영화 선택을 잘 못했어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으니.... 영화 얘기는 또 따로 할 것 같네요.
이만 아무도 묻지 않는 제 안부였습니다. ㅎㅎ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2-17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묻지 않는 바람돌이님 안부? ㅎㅎㅎ~~~ 묻지는 못했지만 궁금은 했답니다!
브리핑에 새글 안 뜨면 '이 양반이 요즘 바쁘신가~ 아프신가?' 괜시리 걱정되거든요.^^
학예제 소식에 박수~~~~ 이렇게 모든 아이들이 재주를 선보이고 기량을 뽐낼수 있는게 진짜에요.짝짝짝~~~~
헉~ 1등 먹었다고 해서 축하해야지~~~~했는데~~~~~~~ㅋㅋㅋ 결과 궁금합니다!^^

chika 2008-02-17 21:46   좋아요 0 | URL
저도요.. 급하게 '축하해요!'를 외쳤다지요 ㅡ.ㅡ;;;;;

바람돌이 2008-02-19 22: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궁금했다고 제일 먼저 물어주시는 순오기님 고마워요. ㅎㅎ
그놈의 시험 결과는 금요일에 나온다는데 과락만 안먹으면 다행이지요. ㅎㅎ
그리고 순오기님 치카님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요. ^^

bookJourney 2008-02-1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정을 보내셨군요 ~~ 이제 한숨 돌리실 수 있다니 '축하'를 해야겠지요?
전 아직도 밀린 일들 땜에 허부적허부적 ... (그 허부적거리는 와중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해찰을 하며 알라딘 마실을 ... ^^;)

바람돌이님, 여유롭게, 멋지게 학년말 마무리하시고, 새 학년도 신나게 시작하시길 ~~~

바람돌이 2008-02-19 22:41   좋아요 0 | URL
낮에는 여전히 눈코뜰새 없지만 이번주에는 그래도 집까지 일을 들고 오지는 않아도 돼네요. ㅎㅎ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산지니 2008-02-1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괜시리 바쁜 2월...나도 학기말 처리 담당이라 눈썹을 좀 휘날렸죠 ㅋㅋ
근데 신설학교 학예제라~~힘들지만 좋았겠어요..저희 학교도 4년됐는데 1회때
영화제랑 학예제를 잊지 못하더라구요..독서신문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나름 궁금..
담에 함 보여주삼!!!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부끄러워서 안보여줄테야. ㅎㅎ
우린 아직도 눈썹 휘날리고 있다. 이놈의 교무부가 어찌나 안 움직이는 일이 중구난방....ㅠ.ㅠ (그 땜에도 스트레스 좀 받았고.... ^^)

울보 2008-02-1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셨군요
건강조심하세요,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울보님도요. 요즘 한 며칠 무지하게 추웠는데 류는 감기나 안걸렸는지... 우리 애들은 콧물 줄줄이거든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19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고 보람도 있고 그랬겠어요.^^
보리밭...,은 머리 식힐 영화가 아니었는데 진짜 잘 못 골랐네요.ㅎㅎ
신디사이저 연주한 아이랑 요가공연한 꼴찌끕 아이들에게 박수 보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8-02-19 22:50   좋아요 0 | URL
보리밭.... 은 머리는 전혀 안 식었지만 정말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오랫만에 본 켄 로치감독의 영화였는데 하나씩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는 것도 또 작은 뭔가라도 이루어낸 아이의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지요. 사실 그거 아니면 정말 별 재미없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ㅎㅎ

무스탕 2008-02-1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방학 했을텐데도 많이 바쁘시려나요..?
지성이는 졸업 잘 하고 중학교 예비소집도 잘 마치고 어떻게 저떻게 배치고사도 본것같고 교복도 장만해서 요즘 기분 최고랍니다.
학교는.. 엄마 고집대로 집 앞 일반 학교로 갔어요. 잘 지내주길 바랄뿐이지요.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의 3/4이 같은 중학교로 갔다는 거에요.
다른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다니기 바쁜 방학기간동안 지성이는 열과 성을 다해 놀았고 놀고 있다지요 ^^;;
막바지 추위일지 또 이렇게 추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좌우지간 바쁘신 중에 건강 잘 챙기세요~

바람돌이 2008-02-20 22:48   좋아요 0 | URL
저흰 아직 봄방학 안했어요. 이번 주 금요일에 한다지요. ㅎㅎ
지성이 졸업축하인사도 아직 안했네요. 지성아 졸업 축하해~~~ ^^
아마도 중학교 입학하면 한동안은 여러가지로 힘들어할 거예요. 초등학교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니 그렇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지성이는 씩씩하게 잘 적응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