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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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기적절한 인연을 가리켜 불가에서는 '줄탁동기'라 일컫는다. 좋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본래 병아리가 알 속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맞춰, 밖에서 어미닭이 알을 쪼아주는 것을 뜻하는 말로, 떠들 줄, 쪼을 탁자를 쓴다.-84쪽

어느 정도 읽어 봐서 구미가 바짝 당기지 않으면 접어야 한다. 밑줄을 그어대면서 자신의 눈을 반짝거리게 하는 책이 아니라면 일단 접어야 한다. 물론 구미가 당기는 대로만 읽다 보면 만화책이나 대중소설에만 머무를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재미있다면 우선은 그것부터 읽어야 한다. 마음이 거기로 끌린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신을 믿고 마음 끌리는 대로 가야 한다. 어정쩡한 교양서적이나 유행 담론 서적들을 폼 나게 끼고 읽은 끝에 결국 폼이나 잡는 교양인이 되는 것보다는 무협소설만 읽다가 무협소설 계통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는 무협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백 배는 더 낫지 않을까.-86쪽

씨앗도서, 혹은 씨앗문장을 몸과 마음에 심어 두는 첫번째 방법은 씨앗 표시를 해두는 일이다. 즉 공명이 울리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일일 것이다. 어떤 대목이나 단원 전체가 마음에 들면 그곳에 별표를 해두면 된다. 일독하고 나면 이렇게 표시해 둔 부분만을, 재독한다. 이때 따라 써 두면 더욱 좋을 것이다. 따라 쓰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일 경우엔 다만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문장을 읽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제목과 따라 쓰기 외에 밑줄을 묵상하는 방법도 있다. 문장을 읽은 다음 침묵의 상태로 연상되는 이미지나 이야기, 변형문장, 궁극적 의미 등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96쪽

감상적, 도식적, 윤리적, 일상적, 상투적, 통념적 언어질서에 복종하는 글스기는 약자의 글쓰기다. 반면 스스로의 감각과 사유와 상상을 생성해내고 즐기며 기성문법을 넘어서는 새롭고 낯선 소수언어를 만드는 자가 비로소 작가고 예술가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란 언제나 소수언어로서의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창작언어를 탄생시키는 일이란, 기성질서와 언어에 저항하고, 기성질서와 언어를 전복하고, 무엇보다 기성질서와 언어보다 더 강해지고 넉넉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창작언어는 자연스레 글쓴이의 개성이 묻어나는 언어이고 저항의 언어이고 전복의 언어이고 강자의 언어이고 난장의 언어다.-238쪽

결국 글쓰기는 '경험을 재현'하는게 아니라 '주제를 구현'하는 일이다. '글쓴이가 실제 경험한 내용인가?'하는 재현의 문제보다는 '글쓴이가 실제 고민(갈등)하는 주제가 담긴 내용인가?'하는 구현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경험을 갖고 글을 쓰기 보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글을 써야 견고한 짜임새를 갖춘 글을 구현할 수 있다.
어떤 작가에게 독특하고 강력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글감이 되겠지만, 그에게 독특하고 강렬한 주제의식이 없다면 글은 기껏해야 기록에 그칠 것이다.-254쪽

겉으로는 열심히 치열하게 읽고 쓰고 고민하는 듯하지만, 그것이 결코 열심히 치열하게 읽고 쓰고 고민한 것이 아닌 경우가 얼마든지 많다. 열심히 읽은 것이 아니라 조급하게 읽었거나, 많이 읽은 것이 아니라 방만하게 읽었거나, 성의껏 쓴게 아니라 욕심껏 쓴 것이거나, 자기 도약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자기 도취에 빠져 쓴 것이거나,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아니라 치졸하게 고민한 것이거나, 다양하게 고민한 것이 아니라 산만하게 고민한 것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것이 아니라 혼자뿐인 시간을 가진 경우, 그러한 노력은 허사다.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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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8-3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앗표시라 인상깊네요^^ 열심히 해야겠어요

바람돌이 2009-09-01 08:47   좋아요 0 | URL
이 책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아직 눈에 안들어오고 책을 잘읽는 방법은 눈에 번쩍 뜨이네요. 아무래도 제 관심사가 글 잘 쓰는거에 있지는 않나봐요.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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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마음이 불편하다.
어디를 찌르면 제일 독자가 찔려하고 마음 불편해할지 아는 듯하다. 

80년 광주에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괴로워하는 친구를 보며 해금이 자신에게 묻는다.
(친구가 죽었는데도) 나는 왜 잠도 잘 자고 밥도 잘먹는거냐고.....  

20살, 무엇을 해도 어떻게 꾸며도 어여쁠 그 시절
이제 막 어른의 문턱을 간신히 넘어와 세상이 모두 아름다워 보여야 마땅할 시절.
세상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고 외치고 싶을 그 시절
하지만 광주에 묶인 그들에겐 그렇게 치기어리고 예쁘야 할 시절, 그리고 좀 이기적이어도 괜찮을 그 시절을 늘 다른 것, 다른 사람의 고통, 다른 세상에게 빼앗겼다.
누구도 친구의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누구도 당당할 수 없었던 시절들....

80년 광주에서만 그럴까?
2009년 대한민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나는 여전히 밥도 맛나게 먹고, 잠도 잘잔다.
용산에서 사람이 죽어도, 쌍용노동자들이 절망적인 투쟁을 계속하고 있을때도....
같은 사람이 누구는 저렇게 죽도록 고생하고 있는데 나는 이렇게 밥이 잘 넘어가도 되는건가?
마음속에서는 저들이 저러고 있는데 나는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가라며 아우성을 치는데,
저들이 바로 나잖아! 근데 왜 나는 여기서 이렇게 사소한데만 목숨걸고 사는거냐고 난리인데,
그래도 그래도 밥은 목구멍으로 잘도 넘어간다.

친구 승희의 엄마는 처음으로 해금에게 진짜 위로를 던진다.  
"악아, 우지 마라. 사는 것은 죄가 아닌게로 우지를 마라."
그래 살려면 밥도 먹고 잠도 자야지...
사는건 죄가 아니라잖아.  
해금아 너도 그리고 나도 살자. 살아야지...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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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살아있는 사람의 도리
    from 마주하다 2009-08-28 00:57 
    80년 광주에 대한 기억이 내겐 정확하게 없다. 그때 나는 일곱살이었고, 드문드문 뉴스를 보며 데모하는 모습이 나오면 폭도, 빨갱이는 죽여야지.라고 했던 어른들의 얘기들만 듣고 자랐으니 그때나 조금 더 커서나 데모를 하는 건 나쁜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때 멋진 담임 선생님을 만났었고 그분을 통해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좋은 책들도 많이 읽게 되었다. '원숭이의 꽃신', '우동 한 그릇', '마루타', '돌베게'(이건 중3때 선생님
 
 
 

 중학교때까지는 잘 기억이 안나고 고등학교때부터는 난 언제나 듣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정말 맘은 열심히 듣고 싶은데, 듣다 보면 어느 순간인가 어림없이 나는 자고 있다는 것.
하루종일 학교 있으면서 하루 수업시간의 3분의 2이상을 잤던 것 같다.
심지어 나는 선생님이 농담이나 재밌는 얘기를 해줄 때, 그러니까 남들이 다 웃고 넘어갈 때도 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성적이 유지됐던건 난 혼자서 책보면서 공부할때는 너무 너무 이해가 잘 된다는 것.
고등학교 수학을 수업시간에 제대로 들었던 적이 없다.
그땐 과외도 없었으니까 그냥 혼자서 교과서랑 참고서 갖고 공부하면 그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모든 과목이 그런 식이었다.

문제는 이런 습관이 어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는 거다.
난 지금도 강연회를 참 견디기 힘들어 한다.
몸 상태가 아주 좋고, 강연이 너무 너무 재밌으면 모를까, 대부분의 강연은 듣다보면 어느샌가 난 꿈나라로 가있다.
그러니 내 주변에서 모두 대학원 간다고 무슨 열풍처럼 몰아쳐도 내가 절대 대학원 꿈도 안꾸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강연만 이러면 안들으러가면 된다.
근데 이렇게 뭔가를 듣는걸 힘들어하는 건 일상생활에서의 대화 중에도 자주 나를 곤란하게 한다.
서로 이야기를 잘 주고 받으면서 같이 얘기가 되면  괜찮은데 술자리건 아니면 그냥 일상 대화건 누군가 한 사람의 얘기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난 그 때부터 그 사람 이야기의 반 정도는 제대로 못 듣고 있다.
남의 얘기의 반 이상을 흘려듣는달까?
그렇다고 열심히 얘기하는 사람에게 나 이해 못했다고 다시 해달라고 할 수는 없고....
자기가 말한 내용에 대해서 그 사람이 확인 들어가면 참 난감하다.  

이건 꽤 오랫동안 나에겐 콤플렉스였으며 내가 좀 모자란게 아닌가? 또는 내 의사소통능력에 뭔가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등등의 고민을 가져왔다.
별 어렵지도 않은 일상의 대화에서도 남의 말귀를 잘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래도 알아듣는척은 잘 하는 것 같다. 이건 내 나름의 생존전략이다.  ^^;; 

그런데 얼마전에 지인들과 같이 놀러간 자리에서 이런쪽으로 온갖 잡지식이 많은 친구가 갑자기 무슨 테스트를 해주더만...
아주 간단한 테스트였는데 이걸 말로 설명하면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말할 수는 없고...
하여튼 그걸 하고 나서 친구가 해준 말이
사람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들 다르다.
시각이 가장 우선적인 사람, 청각이 우선적인 사람, 특이하게도 촉각같은 기타 감각이 우선적인사람 등등....
나의 경우 당연히 시각이 우선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정보를 받아들일때 시각을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한다는 것.
그러니까 내가 책을 읽는 것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이 테스트 후에 옆에 있던 후배가 그랬다.
"나는 언니가 학교 다닐때 책보고 그 책 내용을 다 정리하고 줄줄이 말하는 거 보면 너무 신기했어, 나는 진짜 이해도 안되고 정리도 안되고 미치겠는데 말야. 근데 난 백번 읽는 것 보다 한 번 듣는게 훨씬 이해도 잘되거든" 아! 요 후배는 청각 우선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도 난 이런 말은 그날 처음 들었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듣는걸 잘 못하는건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증거?
모든 사람이 모든 감각을 다 잘 사용할 수 없는건 너무 당연한거니까....
갑자기 오래 묵은 콤플렉스가 확 내려가는 느낌이다.
또한 난독증때문에 살짝 고민이 되는 사람들도 무시할 일이다.
당신은 남의 얘기를 못알아 들어서 나처럼 버벅대지는 않을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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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8-2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왜 전화받으면서 일단 안경부터 고쳐 쓰게 되잖아요. 통화와 시각은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요.

바람돌이 2009-08-27 23:30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전 안경은 안 고쳐쓰는데요. ㅎㅎ

조선인 2009-08-2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청각이 우선이에요. 치매라고 놀림받을 정도로 사람 얼굴을 구별하는데 애먹어요. 목소리는 기가 막히게 구별하는데 말이죠.

바람돌이 2009-08-27 23:31   좋아요 0 | URL
그레 사람얼굴 구별하고는 또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사람얼굴 구별 잘 못하거든요. 근데 목소리 구별은 더 못해요. 가끔 예린이랑 해아 목소리도 헷갈려요. ㅎㅎ

프레이야 2009-08-27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전 청각, 시각 모두에 각각 해당하는것 같아요.
듣고 무슨 소린지 전혀 다르게 해석해서 엉뚱한 말 하는 사람 보면 신기했는데
바람돌이님이??ㅎㅎ 사람은 역시 다 다르군요..

바람돌이 2009-08-27 23:32   좋아요 0 | URL
음... 가끔 모두가 발달한 특별한 이들도 있죠. 그게 프레이야님이었군요. ㅎㅎ 음 저는 그래도 엉뚱한 말은 잘 안합니다. 잘 못알아들었을땐 그냥 가만있거든요. 그래야 중간은 가죠. ㅎㅎ

꿈꾸는섬 2009-08-2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 다른 것 같아요. 전 특별히 뛰어난 감각 기관을 잘 모르겠어요.ㅠ.ㅠ
그냥 모두 평이한 수준인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9-08-27 23:46   좋아요 0 | URL
감각을 쓰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겠죠? 저의 경우 감각별 차이가 좀 심한걸테고요. ^^

순오기 2009-08-2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나도 상대방 이야기 길어지면 딴 생각하는데~ 때론 나도 길게 말하면서...ㅜㅜ
나도 시각이 발달한 경우일까~~
바람돌이님도 안경 쓰셨군요.^^ 엉뚱한 댓글~~ㅋㅋㅋ

바람돌이 2009-08-31 09:12   좋아요 0 | URL
음~~ 저의 경우 조금만 길어지면입니다.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하면서도 제대로 잘 못들을 때도 있습니다. ㅎㅎ
넵 저도 안경썼어요. 아주 오래됐죠. ^^

책읽는나무 2009-08-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항상 그것 때문에 남모르게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에요.그래서 대충 고개 끄덕거리면서 듣는 척하다가 꼭 그글귀를 찾아 읽고서 혼자서 뒤늦게 이해해왔거든요.
그래서 속으로 나는 아무래도 청각보다는 시각이 발달되어있다고 혼자서 자화자찬하고 살았더랬죠.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들은 기억을 오래하는데 글이 아닌 말로써 전해들은 것은 돌아서면 기억을 전혀 못하겠더라구요.그래서 어려운 말은 꼭 적어야해요.
저도 수업시간에 명강의를 제외하곤 거의 멍~~ 딴생각하기 일쑤여서 선생님한테 지적 많이 받았어요.성인이 되니까 수다를 같이 떨어도 내가 오랫동안 수다 떠는 것은 괜찮은데 상대방의 길어지는 얘기들은 또 멍~~ 그래서 나만의 방법인데요.상대방의 눈을 안맞추고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텔레비젼 드라마를 본다는 느낌으로 허공속에 상대방의 얘기를 끼워맞추면서 나는 듣는 것과 동시에 보는거죠.그러면 상대의 얘기가 아주 생동감있게 느껴지면서 재미가 있더라구요.그래서 통화도 오랫동안 할 수 있어요.
귀로 듣는 것을 입으로 몇 번씩 되뇌면서 허공에 글을 써서 읽어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긴 하는데 대단한 집중을 요하는 것들이라 몇 번 하고 나면 좀 지친다는 큰단점이 있죠.ㅎㅎ

근데 좀 특이한건 저도 시각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딱 한 가지 자신없는 것이 사람얼굴 기억하는 것들이에요.차라리 이름 기억하거나 또는 그날 그사람이 어떤 색깔의 옷을 입었거나 어떤 특이한 로고가 적힌 옷을 입었다거나 뭐 이런 것들은 기억하라면 하겠는데 얼굴은...ㅠ.ㅠ
그러면서 말뜻은 이해못하면서 사람 목소리는 시간이 오랫동안 지나도 많이 들어본 목소리는 기억을 좀 하거든요.하지만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또 아이들의 목소리는 좀체로 구별하기 힘들구요.님이 받으셨다는 테스트를 저도 한 번 받아보고 싶단 충동이 이네요.나라는 특이한 인간은 도대체 어느쪽인지 말입니다.
암튼..글이 길어지긴 했는데 나만 이런 게 아니고 님도 저와 비슷하단 것에 깜짝 놀라면서 동지를 만난 듯한 기쁨에에..잠시 흥분했네요.^^

바람돌이 2009-08-31 09:14   좋아요 0 | URL
나무님 방법 좋은것 같긴 한데 그거 참 어려울 것 같아요. 아 근데 왜 전 여태까지 그런 노력도 안했을까요? 왜 못하는건 못하는거라고 넘어가버렸는지.... ^^;; 우리 단점이 뭐 특별하겠어요. 이번에 알게된건 이런 저의 단점이 별로 특별하지 않다는거에 안도한걸요. ^^

2009-08-30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3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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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내가 소싯적에 "돌아온 혁명가"라는 농담이 있었다.
운동권의 이론 논쟁이 한창이던 시절 진정한 혁명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누군가가 온갖 이론서적들을 끌어안고 산속에 들어가서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고 결국 드디어 진리의 길, 혁명의 길을 발견한다.(아! 이건 무협지에서 정말 자주 써먹는 장면이다. ㅎㅎ)
그런데 돌아와보니 세상에나~~~ 이미 세상은 혁명이 끝나버렸다나 어쨌다나...
아주 뻔한 진실, 그러니까 결국 진짜 지식, 진짜 혁명의 길은 현실에 있다는 것, 그런데 그 현실을 벗어나버린 온갖 이론적 논쟁에 지친 이들이 만들어낸 농담일게다. 

그러면 지금은? 지금도 이 돌아온 혁명가라는 농담이 통할수 있을까?
아! 정말 썰렁하다.  이미 세상은 누구도 혁명을 말하지 않으니 저런 농담이 농담이 될 수 없는 시대인게다.
책의 표제에서 그렇게 말한다.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라고...
저 혼돈의 시대라는 말에 마음이 가 꽂힌다.
사실 세상이 혼돈의 시대가 아니었던 적이 과연 있기나 했던가?
80년대이전의 시절은 모두가 군부독재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적이 누구인지가 너무나 분명한 시절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단순해보였고...
하지만 정말로 단순했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저 세상을 보는 시선의 편협함이 세상을 단순화시켜버렸던게 아닌가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그렇게 싸웠는데도 아직도 세상이 요모양 요꼴이지 하면서...
그렇다면 지금은 적어도 혼돈의 시대, 무엇이 나아갈 길인지 누구도 제대로 알지못한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야 하는건 아닐까싶기도 하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들 비판의 달인들이 된듯하다.
정부에, 정부의 정책 비판에 누구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듯...
그러나 동시에 모두가 묻는다.
그래서 대안이 뭐예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이놈의 세상이 달라지냐구요?
일단 이런 질문은 80년대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대하는 대답은 정말이지 다르지 않을까?
80년대에는 그 대답이 혁명이라고 많은 사람이 기대했다. 다만 그 혁명으로 가는 길이 무어냐를 물었을뿐...
하지만 지금은 대안을 묻는 누구도 혁명을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쓸어엎어버릴 혁명을 빼버리고 나니 더더욱 대안은 궁색해진다.
누구도 이것이 길이다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러니 길에서 촛불을 들고, 술자리에서 정부 비판을 하고, 앞선 두 대통령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그 모든 행위들은 그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갖지 못한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맴돌고 맴돌고... 어쩌면 그러다 지치기를 그 누군가는 바라고 있겠지... 

연구공간 수유 너머에서 펴내는 부커진에서 이들이 지금의 사회는 주류운동세력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다양한 소수자들의 운동에 의해서 바뀌어간다라는 논지를 읽었다.
주류에 대항하는 온갖 소수자들의 구멍내기가 결국 배를 침몰시키든 아니면 배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배로 개조하게 만들든지 할것이라는 논지였던것 같은데...
그때는 읽으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게 아닌가라는 의구심부터 들었었다.
그런데 요즘, 특히나 <거꾸로, 희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들의 그런 실험적인 생각들이 마음에 와닿는걸 자꾸 느끼게 된다.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세력, 저항세력의 거대한 한 축들을 이루어온 이들이 강연을 하고 좀 더 젊은 이들이 사회와 질문을 한다.
모두들 거대 담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녹색평론의 김종철선생은 자율적인 상부상조의 공동체를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서 자본과 국가라는 지배체제 바깥에서 살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는 농촌을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농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못한다면 도시에서라도 농업적 가치, 농사를 도울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고.....
김수행선생은 사회보장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결국 시장의 축소를 가져오고 결국 그것이 세계적 규모의 공황을 불러왔다고 얘기한다. 개인이 부자가 되는 것과 모든 국민이 잘살게 되는 것은 분명히 다른데도 신자유주의는 그것을 헷갈리게 한다는 것.
이런 신자유주의하에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본주의를 깨지 못하는 이상은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 모델의 유효성을 인정한다. 사회보장제도를 중심으로 노동자의 구매력을 향상시킬 것, 그럼으로 내수를 늘려야 하며, 일정정도의 계획경제, 중요 산업의 국유화를 통해 국민의 기본소득은 보장해주는 체제, 감세가 아니라 세금을 올려 재원을 마련할 것 - 결국 보다 확실하게 소득을 재분배할 수 있는 체제의 구축을 얘기한다. 이 정도라면 사실 자본주의 체제의 털끝도 건드리지 않는 체제 내에서의 개혁인데 이놈의 나라에서는 이것을 이루어내기도 참으로 멀어보이니...
한편 박원순 선생은 정부에 무엇을 얘기하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 - 아름다운 가게처럼 공공적 목적을 기업적적 방식으로 실현하는 기업,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향토산업의 활성화, 창조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기업의 활성화, 1만명을 고용한 1개 대기업이 아니라 1인을 고용한 1만개의 소기업을 만들어냄으로써 지금의 경제 위기를 원천적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제작소를 통해 이런 사업들을 위한 첫걸음을 떼어놓고 있다. 

경제의 해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위의 논지들과 함께 개인대 개인의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인간다움의 회복, 세상을 보는 제대로 된 시각의 확보를 위한 논지를 펼쳐주는 이들도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선생은 돈과 학벌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자기자신과의 대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한다. 조한혜정선생은 권력에 항거할 때 쓰는 언어가 실제 삶을 지배함으로 그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사냥꾼의 질서에서 벗어나 우정과 환대의 소통과 문화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주술과 주문 언어를 만들어낼 필요성을 얘기하여 신선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책은 마지막으로 작년 이놈의 정부의 건국절논쟁과 관련하여 역사학자 서중석 선생의 입을 통해 건국절이란 명칭이 이 나라에서 친일파의 문제를 벗어날 수 있는 유력한 근거를 제시하며 동시에 남북의 분단이라는 상황에서 남한의 정통성을 확고하게 하는 남한만을 전체로 둔갑하는 논리가 됨을 살펴보며 제대로 된 역사인식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결국 모든 이들이 궁극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않는다.
아니 누구도 그런 말을 하기에는 사실 지금의 세계가 너무 혼돈스럽잖아?
근데 다르게 생각하면 그 혼돈 자체가,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비록 소수에서부터지만 그렇게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것. 비록 속도는 느릴지라도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대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들어가고 있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삶의 양식들이 나타나고 다양한 생각들이 출현하고 그렇게 다양한 모델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럼으로써 세상이 변화해나가는 것, 너무 낙관적인가?
현실은 너무 힘들고 어두운데 희망은 너무 소박하여 이걸 희망이라고 해야 할지 잠시 머뭇거리게 되지만 그럼 다른 대안은 있어? 라는 질문에 또 뭐라고 대답해야하나...
거꾸로 희망이다 그래 희망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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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9-09-0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굳이 피하고 있슴다. 사고싶지 않아요. 다 아는 얘기일까봐 왠지 겁난다고 할까요. 책장을 덮고 나면 어떤 생각일지..별로 궁금해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아서. 그래..이게 정답에 가까운거야...라고 하면 기분이 별로일거 같아요.
 
여러나라 이야기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6
정지용 지음 / 마루벌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그대로 엄마의 그림을 통해서 본 여러 나라 이야기.
보통 이런 류의 책들이 각 나라의 지리나 풍습 특색등을 여러가지 정보제공의 형태로 설명하고자 하다보니 아이들이 보기엔 딱딱해지기 쉽다.
근데 이 책은 그런 정보제공에 대한 욕심을 아주 많이 줄였다.
여러 나라에서 한 가지 이야기들을 뽑아 다정하게 얘기해주면서 그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고 할까? 

미국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생명 모두를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고 믿고 소중히 여긴 인디언에 대한 얘기를 한다. 인디언들의 집인 티피그림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절대왕정기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뜨와네뜨의 사치스런 생활과 그 때문에 가난했던 백성들에 대해서 얘기한다. 마리 앙트와네트의 탑처럼 솟은 가발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을 읽다가 아이는 프랑스 국민들이 참 안됐다고 중얼거린다. 

영국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야기를 통해 세익스피어를 얘기하고, 이집트의 내세관과 피라미드, 그리스신화와 헤라클레스,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 타지마할의 유래를 통해 본 인도, 여성의 화장풍습을 통해본 일본, 그리고 한국의 이순신
각 나라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들이 어떤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 나라를 대표하는데 적당한가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긍정적인 답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각 나라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충분하다고나 할까?
책에서는 한 장면의 그림과 짧은 글로 표현되었지만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아이들과 나눌 수 있은 이야기들은 더 많을 것이다.
그림 속 인디언들이 왜 사막같은 곳에 살고있는지, 마리 앙트와네트는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 이집트의 피라미드내부에는 어떤 그림들이 더 있는지...
하여튼 아이들과는 이야기를 풀어내면 낼수록 더 많은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이 모든 그림들이 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만든 그림책이 된다는 설정도 살짝 미소를 짓게 하는 따뜻한 설정이다.
엄마가 만든 그림책을 받아든 아이들의 마음을 간접적이지만 살짝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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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9-08-21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욕심에 이것저것 더 보여주고 싶었을텐데 한가씩으로로 더 호기심 자극했군요..역시~!

바람돌이 2009-08-21 11:37   좋아요 0 | URL
책이든 말이든 뭐든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추려내는게 더 힘든 법이잖아요. 아직 본격적으로 다른 나라를 보기는 힘든 아이들한테 출발로 좋을 것 같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