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좋아하지만(주로 술먹고 대화를.....) 가만히 나 혼자 듣는걸 잘 못한다. 

뭐든 듣고 있다가 어떤 말에 꽂히면 그 때부터 나는 내 생각을 막 머릿속에서 펼쳐나가고, 그러다 보면 강연 내용은 이미 한참을 뻗어나가고 있어 뭔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 어딘가로 가 있다.

또는 강연자의 강연 내용이 딱히 관심을 일으키지 못하거나 꽂히는 내용이 없을 경우에는 불행히도 대부분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건 좀 창피하긴 한데 잘 안 고쳐진다. ㅠ.ㅠ

그래서 사실 강연은 어쩔수없는 경우가 아니면 들으러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요즘은 유튜브나 팟빵을 통해서 듣는 경우가 많은데 듣기를 잘 못하는 내게는 진짜 좋은게 반복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뭔가 딴 생각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면 잠시 꺼고 내 생각 다 전개하고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신세계랄까? 


그런 내가

정희진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한건 정말 오랫만에 생긴 팬심때문이다. 

특히나 내게는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가 요 몇년간의 최고의 책이었으므로, 강의 내용에 대한 기대보다는 실제로 정희진선생님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였다. 

언제나 팬심은 힘이 세다. ^^


이번 서울행은 둘째 딸과 함께 했다. 

원래는 구독신청자체를 혼자 했기에 당연히 혼자가려했는데 많은 해외동포분들과 지방민 여러분들이 불참을 얘기해주시는 바람에 지인동반이 가능해졌으므로 집에서 방구석귀신으로 뒹굴고 있는 둘째를 끌어들인 것이다. 첫째는 집을 잠자는 곳으로만 이용하기 때문에 같이 가자는 말도 못꺼내봤다. 얼굴을 봐야 말을 하지..... ㅎㅎ




기차는 또 역시 책!

딸은 강의를 듣는데 책 한권은 읽어야지 하면서 내게 책을 요구했고, 나는 당연히 나의 인생 책을 건넸다.

나는 머리를 좀 식히려고 예전에 알라디너 여러분들이 엄청 재밌다고 했던 <화이트 타이거>를 준비.

하지만 나의 선택은 실패!

<화이트 타이거>는 재미와 상관없이 읽으면 읽을 수록 우울해졌고, 나중에는 우울 정도를 넘어 그냥 사는게 이토록 끔찍한게 진짜냐 외치고 싶은....... 지금도 읽고 있는데 계속 우울하다. ㅠ.ㅠ



월요일이라 그런지 홍대앞은 문닫은 곳도 많고, 뭔가 을씬년스러운 분위기랄까? 

왜 이렇지??? 예전에 와본 홍대앞은 안 이랬는데... 그 때 내가 왔던 곳과 여기는 다른 곳인가? 

그래도 딸래미와 맛난 돈까스로 저녁을 미리 먹고(돈까스는 맛났다), 후식으로 수플레 팬케익을 파는 카페로 가서 수플레와 커피를 시켜 먹었으나 내가 먹어본 중에 가장 맛없는 수플레였으며, 커피 역시 맛이 없어.....ㅠ.ㅠ

그리고 6시 40분쯤 팟빵홀에 도착해서 나는 앞에 앉고 싶었으나 부끄럼많은 딸이 무조건 제일 뒤로.... ㅠ.ㅠ

이놈의 딸래미는 화면에 후원자 이름이 나올 때 '바람돌이'를 보고는 제법 큰 소리로 "혹시 저 바람돌이 엄마야?"라고 묻고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푸하하 터지며 나를 비웃었다. 반사적으로 나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혹시 이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없나 체크! 왜? 그냥 쬐끔 창피하니까..... 여기 알라딘 안에서 말고 밖에서 내 닉네임 얘기할 때마다 나는 쬐끔 창피하다. 너무 없어보인달까? ㅠ.ㅠ



이렇게 만난 정희진샘은 뭐랄까? 

진짜 이런 자리를 너무 힘들어하고 부끄러워하는게 눈에 보였달까? 

내가 예상하기에는 그동안 수많은 강연을 해오셨을텐데 좀 의외였다. 

다른 강연은 어떤지 안 들어봐서 모르겠는데 이번 강연이 좀 팬미팅 비슷한 거여서 더 힘들어하신건지????? 

샘이 너무 긴장하고 어쩔줄을 모르는걸 자꾸 봐서 그런지 나 역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강의 동안 드물게도 딴 생각도 쬐끔밖에 안했고, 심지어 졸지도 않았다. ^^


내게 가장 꽂혔던 내용은 사실은 이야기 시작하는 초반에 샘이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한 부분이었다.

지금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하여 당대 역시 위안부로 갔던 일본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논문으로 쓰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 또는 얘기였는데 나 여기서 좀 흥분했었다.

아 진짜 무조건 쓰세요. 무조건요라고 막 얘기하고 싶은데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참았다. ㅠ.ㅠ

사실은 딸이 없었으면 막 나댔을거 같은데 그럼 우리 딸이 너무 부끄러워할거 같아서..... 

일본군 '위안부'문제는 내게는 계속 어려운 문제이고, 이 수업만은 늘 실패하는 수업이었다.

이 문제를 여성과 인권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오래되었지만 어떻게 자료를 만들고 수업을 해도 이성은 감성을 이길 수가 없다. 

즉자적이고 감성적이며 생활적 반일의식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민족주의적 해석으로 이끌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 민족주의적 반일감정이  토론에서 반인권적의고 반여성적인 의견들로 귀결되는 경우가 제법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고민이 많은 부분인데 정희진샘의 논문이 나온다면 또 다른 수업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거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 읽은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에서 영화 <기억의 전쟁>을 이야기한 구절이 떠올랐다.


나는 <기억의 전쟁>이 '착한 작품'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도전하는 텍스트가 되기를 바란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감독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 작품이 한국인의 양심의 증거가 되는 것이다.   -249쪽


<기억의 전쟁>이라는 영화는 우리가 베트남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를 알고자 하는 시작일 뿐이다. 이것이 결론일수는 결코 없다. 사실 정희진샘이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이미 영화 <기억의 전쟁>을 떠올리고, 내 수업을 떠올리고, 그것들을 연결지으면서 또 달나라로 살짝 떠나는 정신을 붙잡는다고.....ㅠ.ㅠ

아 정말 내게 듣는다는 행위는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이가? 

일종의 정신적 산만함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변명은 꼭 하고싶은게 일은 이렇게 산만하게 하지 않습니다. 진짜로.....

제가 주관하는 회의는 항상 누구의 회의보다 짧고 간결합니다. 그런데 내 정신은 왜????? 


아 그런데 이후의 강의 아니 토크? 하여튼 뭐라고 정의하든 모든 내용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모든 말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지만 그 강의 스타일의 자유분방함은 정말 따라가기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딱 어떤 기분이냐 하면.....

친구들을 만나서 신나게 막 떠들고 얘기하고 싶은데 한 친구가 혼자서만 처음부터 끝까지 떠드는걸 듣고온 느낌이랄까? 그의 말이 재밌고 신나서 막 웃고 즐겼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나 오늘 뭐한거지? 이런 느낌.

주제에 맞든 안 맞든 뭔가 좀 깊이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였는데 진짜 팬미팅하고 온 기분.

애초에 내가 기대했던 강의의 수준과 주최측에서 준비한 수준이 미묘하게 어긋났구나 싶은 그런 기분이었다. 

중간쯤에 정희진샘이 팟빵의 오디오 매거진의 내용 녹음을 편집자분이 절묘하게 엮어서 말이 되게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그게 진심으로 들렸다. 그만큼 강의에서 정희진 샘의 스타일은 정말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그걸 어떻게 다 말하고 싶어 왔다 갔다하는 그런 스타일이랄까? 


그래도 나는 그동안 읽었던 책이 있어서 어느 정도 논지가 파악이 되었던 반면에 처음 샘을 만난 딸은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뭔지 잘 모르겠어."라는 평을 남겼는데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여전히 정희진샘의 팬이겠지만 한동안 강의는 저만치 두고,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자로..... ㅎㅎ


아 그리고 중요한 만남.

우리의 알라딘 유튜브 스타 공쟝쟝님은 들어오는 순간부터 마스크로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를 번쩍이며 눈에 확 뜨여 나는 그만 단번에 알아보고 말았다. 

그리고 공쟝쟝님과 인사하다 그 옆에 너무도 단아하게 앉아계신 분이 단발머리님이라는 것도....

단발머리님은 평소의 글에서 풍기는 이미지랑 완전 닮았다고나 할까? 

두분 만나서 너무 너무 반가웠어요. 

기차시간 때문에 차도 한잔 못한 것도 아쉬웠어요. 

그리고 잠자냥님. 같은 공간에 있었던걸로 만족할게요. 좀 많이 아쉽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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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1-12 2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막 끄덕끄덕 하면서 읽다가 마지막 문단만 생각나네요? 유튜브 스타 마스크로 안가려지는 미모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이걸 썼어야죠?? 응??)

저는 희진샘 강연 스타일 매우 맞았어요 ㅋㅋㅋㅋ 그 하이퀄리티의 유머 완전 제 스타일 ㅋㅋㅋㅋ 사실 제가 평소 긴장을 하지 않으면…. 희진샘 처럼 말합니다ㅋㅋㅋㅋ (응?) 말이 생각을 못따라가요ㅋㅋㅋ 뇌를 막 다른 쪽에 접속시키고 있음 ㅋㅋㅋㅋ 그래서 아 내가 저런 모습이겠구나 ㅋㅋㅋㅋ 물론 각잡고 정리해서 말하고 발표하는 건 또 잘하는 데ㅋㅋㅋ 뭐 그렇단 이야기고요…!!…

그 모습을 사랑스러워해버린 나… 이거 콩깍지가 아니라 ㅋㅋㅋ 저 자신에 대한 사랑 😍

위안부 관련해서 다른 방식의 접근은 일단 저는 <위안부는 여자다>라는 책 정도만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는 데요, 희진샘의 논지에 완전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너무 안보여도 훤해서요… 굳이 어려운 길 가시고 친일파로 매도 당하실까봐 걱정되긴 하는데 희진샘은 하실 거 같아요 ㅠㅠㅠ 그래서 뭐 전 함께 친일파로 매도 되기로 다짐 했습니다. ㅋㅋㅋㅋ (혐오자로 매도 당하는 거 어디 한두번인가 ㅋㅋ)

바람돌이 2023-01-12 22:35   좋아요 4 | URL
유머는 좋았어요. 다만 그 온갖 주제를 왔다갔다하는 스타일은 힘들어.... ㅎㅎ
저는 일본군 ‘위안부‘운동에 대해 샘이 잠시 스쳐가면서 한 얘기 - 일본의 사과와 관련한 부분에 좀 꽂혀 있어요. 너무 당연하게 일본의 사과가 먼저다 - 이번 한겨레 21 표지어이기도 하네요. ㅎㅎ-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이 운동을 이끌어왔던 운동단체들의 입장이거든요. 그게 과연 우리 문제였을까? 이런 생각도 좀 들고 고민이 좀 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희진샘 강연은 좋은 강연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종회무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저의 순발력 부족을 탓할 뿐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3-01-13 00:24   좋아요 1 | URL
제 지인이 희진쌤 강연 맨 앞 자리에서 듣고 오셔서는, 희진쌤 강연 중 그 분 머릿 속에서 옛날 도서관에서 서지자료 파파박 넘기시는게 보이는 듯 했다....

고 말씀해주셨어요...말이 생각을 못 따라가는 분들이 그러신거군요^^ 부러워요

공쟝쟝 2023-01-12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바람돌이님, 저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뒤 돌아보자 마자 바람돌이님이 뉘신지 딱 알아보겠더라고요? 역시… 예전에 본 가족 사진이 인상깊었나봐요😲 오며가며 수고 많으셨구, 먼저 인사 건네주셔서 감사했어요!!! 우리 다음에 또 만납시다☺️

바람돌이 2023-01-12 22:37   좋아요 3 | URL
혹시 공쟝쟝님이 돌아봤을 때 제일 어여쁜 사람이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항상 제가 빛의 아우라를 좀 휘두르고 다니므로 다들 잘 알아보신다는..... ㅋㅋㅋ
언젠가는 언젠가 오겠죠? 다음에는 맛난거 먹으면서 얘기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공쟝쟝 2023-01-13 11:31   좋아요 1 | URL
남다른 초록빛깔 아우라 💚

책읽는나무 2023-01-13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멀어서 어떻게 가? 그러면서 당연하게 ‘불참‘ 이라고 써 냈었어요.
저 예쁜 해아 손을 보니, 저 대신 참석해준 것 같아 예쁘네요!!^^ 엄마랑 강연도 같이 따라가서 귀 기울여 듣고, 나름 평도 할 줄 알고..^^;;; 이뻐요~ 이뻐!!ㅋㅋㅋ
근데 따님이 바람돌이님을 몰랐군요?
왜 떳떳하게 나 바람돌이다! 말을 못하시나요?ㅋㅋㅋ
이젠 부끄러워 하시지 마시고 당당해집시다!
바람돌이님은 바람돌이님이십니다!!
전 바람돌이님이 좋아요^^
희진샘 팟빵에서 처음 듣고,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목소리와 톤이 완전 달라 처음엔 깜짝 놀랐었거든요. 근데 또 들으면서 웃겨서 은근 좋더라구요. 저는 책이 어려워서 말씀도 현학적이고 조용하게 하실 줄 알았어요.
근데 저도 듣기가 좀 안되거든요.
듣다 보면 저도 어떤 단어나 문장에 꽂히면 혼자 안드로메다 그 어디로 날아가 있어 이야기의 절반을 못듣는 것 같더라구요?
같이 이야기하며 들었는데도 며칠 지나 지인이랑 복기하면, 그때 어디 갔었냐고? 안 듣고 뭐했어? 소릴 많이 들어요^^
그래서 바람돌이님의 그 말씀에 좀 공감이 가네요.
‘위안부‘ 책을 쓰신다니 조금 놀랍습니다.
잘 되셔야 할텐데요.^^
암튼 연달아 서울 다녀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시간이 많았다면, 알라디너님들과 차도 마시면서, 서로 담소라도 나누고 오셨음 좋았을텐데 아쉬우셨겠네요. 그래도 또 그렇게 스쳐지나간 인연이 훗날 만남이 생겼을 때, 더 반가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날 그 때처럼요^^

바람돌이 2023-01-13 22:22   좋아요 1 | URL
아 딸이 제 닉네임이 바람돌이인걸 모른게 아니고요. 저녀석의 저 ˝혹시 저 바람도이가 엄마야?˝라는 질문을 풀어쓰면 ˝엄마는 엄마 닉네임이 얼마나 없어보이고 웃기는줄 모르나 봐. 저런 펀딩에 이름은 이렇게 공개가 되는데 어떻게 본명을 놔두고 저렇게 없어보이고 웃기는 닉네임을 쓸 수가 있어? 엄마 좀 창피해˝ 뭐 이런 말이 되겠네요. ㅎㅎ 어디가서 그런데 바람돌이라고 말할 때 마다 사실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닉네임을 바람이로 바꿀까 하니 이건 너무 흔하고요. 돌이로 바꿀까 하니 마당쇠스러워서...... ㅎㅎ

저도 정희진샘 목소리는 팟빵에서 처음들었는데 나무님처럼 상상과 달라 깜짝 놀랐었어요. 팟빵 들으면서도 책하고는 참 많이 다르구나 생각했는데 실제 강연은 뭐 그 팟빵하고도 또 한참 다르더군요. 뒤쪽으로 갈수록 더 중구난방이랄까? 수다의 경계를 너무 자주 넘나들어서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다는요. ㅎㅎ 진짜 정희진샘이랑 밤새 술마시면서 얘기하면 진짜 신날거같다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 우리들 만났을때 그랬던 것처럼요. ^^

미미 2023-01-12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관련된 글이 올라올때마다 참여 못한게 너무 아쉽네요!! (후회할 줄 알았음ㅜㅜ)
자유인인 첫째ㅋㅋㅋㅋ 바람돌이님 불참자들 덕에 둘째랑 함께여서 더 의미있는 시간이셨을것 같아요.
저도 아쉬운대로 정희진 쌤 책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3-01-13 22:24   좋아요 1 | URL
솔직히 저는 정희진샘 책이 훨씬 좋습니다. 그러므로 쬐끔만 아쉬워하셔도 될듯합니다.
다만 저 커다란 곰인형을 안고 올 미미님을 보고싶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잠자냥 2023-01-13 0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논문 꼭!!! 쓰시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쟝쟝에게 들킬까봐?! ㅋㅋㅋㅋㅋ
오늘의 명대사 ”엄마 저 바람돌이가 엄마야?“ ㅋㅋㅋㅋㅋㅋ

홍대앞 진짜 썰렁해졌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아무래도 젠트리피케이션 코시국 여파인 것 같습니다만 대충격!

근데 바람돌이 님, 그곳이 좀 어둡기로서니 쟝쟝이 미인으로 보였다니! 안경 도수 좀 높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1-13 22:38   좋아요 0 | URL
제가 미의 기준이 좀 낮습니다. 아무나 보고 다 예쁘다고..... ㅋㅋㅋㅋ

그날 오신분들은 다 I들이실까요? 다들 조심조심..... 저는 F요. ㅎㅎ 제가 막 논문 쓰시라고 소리 쳤으면 우리 잠자냥님 같이 막 소리쳤을까요? 그럼 잠자냥님의 미스테리한 미모를 밝힐 수 있었을터인데 말입니다. ㅎㅎ

희선 2023-01-13 0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팬미팅 같은 느낌이어도 즐거웠겠습니다 알라딘 친구도 만나셔서 반가웠겠네요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 하셨을 텐데 아쉬웠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1-13 22:39   좋아요 1 | URL
제가 기대한 강연과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 좀 당황하기도 했지만 또 팬미팅같은 분위기가 나중에는 좋기도 했어요. ㅎㅎ 또 당연히 알라딘 친구를 만나는건 언제나 기쁜 일이고요. 시간이 없어 아쉬웠지만 언젠가 다음이라는 단어가 또 우리를 설레게 하니까 그것도 좋은거 같아요. ^^

독서괭 2023-01-13 05: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바람돌이님 닉넴 때문에 전 첨에 남자분인 줄 알았지 뭡니까?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왔다갔다 하는 느낌 뭔지 알 것 같아요. 팬들이라 알아들을 수 있었겠군요. 역시 팬심은 중요합니다.
공쟝쟝님 미모야 알라딘에 익히 알려진 바이고,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님은 머리를 기르셨나요? 빠마하셨나요? 궁금 ㅋㅋ
딸이랑 같이 이런 강연 들으러 다니다니. 부럽습니다^^ 저도 나중에 딸이 같이 다녀주면 좋겠어요 ㅎㅎ

바람돌이 2023-01-13 22:44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란 이름이 남자로 오해하게 하기도 하는군요. 성별쪽으로는 아예 생각을 안해봤는데 말이죠. ㅎㅎ 다만 저 바람돌이를 말할때마다 제 입에서는 카피카피 룸룸 노래가..... ㅎㅎ
공쟝쟝님 화면으로 볼때는 머리 보통크기쯤으로 보였는데 실제로는 쪼막만해서 깜놀. 역시 저는 유튜브 같은거 하면 절대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화면에 머리가 다 안들어갈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님은 머리를 기르셨습니다. 빠마는 아니고요. 닉네임을 바꿀까 생각해봤습니다. 머리는 제가 단발머리거든요. ㅎㅎ

건수하 2023-01-13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차타고도 오시는데 저는 평일 저녁은 안돼! 하고 너무 일찍 포기해버렸군요 ;ㅁ;
다녀오신 분들 글 보니 점점 더 아쉬워져요.

오디오 매거진은 아직 아껴(?)두고 있어서 못 들었는데, 맛보기 강의라 해야하나 미리 업로드 된 것 하나 들었어요. 정희진님 목소리가 글로 느끼던 것과는 좀 달랐고 (생각보다 가는 목소리, 약간 떠시는 듯한 느낌).. 글은 많이 정리하신 거였군요. 얘기하다보면 이것도 생각나고 저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고 마음이 바빠서 그러신가봐요.

정희진님 글은 그래도 괜찮고, 리베카 솔닛의 글을 읽을 때 제가 좀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제가 선형적이고 남성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거고 그런 방식의 글이 여성적 사유, 여성적 글쓰기인건지... 많이 읽어도 아직 낯설 때가 많아요.

바람돌이님이 (아마)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하시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바람돌이님 하시는 수업도 궁금해져요.. 회의도 짧고 간결하게 하시고 수업도 임팩트있게 하실 것 같아요.

정희진님 쓰신다는 논문이 이데올로기, 역사적 의미를 떠나 위안부에 대해 여성의 입장에서 고찰해보는 내용인가봅니다. 이런 것도 꼭 필요하죠.. 위안부에 관해서 잘 모르는데 미리 좀 공부해둬야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3-01-13 22:50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놀고 있으니까요. 다음날 출근도 안해도 되고 이제 애들도 다 커서 다음날 밥도 안 챙겨줘도 되고요. 그러니까 평일저녁 기차타고 갔다오는게 그리 어려운게 아닌거죠. 복직하면 어림없어요. ㅎㅎ

정희진샘 진짜 글은 엄청나게 정리된 것이고, 팟빵의 강의도 엄청 정리된 것이더라구요. ㅎㅎ
글쓰기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의 언어 문장 구조가 저는 굉장히 논리적인 글을 쓰는데 적합하다는 생각을 할때가 많아요. 하나의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안되고, 그러면 욕먹죠. 그래서 글쓰기에서도 앞문장과 뒷문장의 논리적 정합성을 엄청 고려해야 한달까? 그런데 저도 언젠가 들은건데 프랑스어같은 경우 한 문장을 몇페이지에 걸쳐서도 쓸 수 있고 그게 그렇게 해석이 어렵지 않대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럽쪽 철학서적 이런거 읽으면 막 미치는거라고..... 이런 언어구조의 차이가 사유방식이나 글쓰기 방식의 차이도 가져오는게 아닌가 저는 뭐 그런 생각을 해요. ㅎㅎ

아 저는 수업의 임팩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거 갖출려고 노력은 많이 합니다만 물론 뜻대로 다 잘되지는 않습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3-01-13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선생님의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저는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말과 글은 역시 다른 건가 봅니다^^;
예전에 제가 친구들하고 떠난 여행에서 문화 해설(?)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니가 역사를 좋아하니 해설 함 해봐라!˝ 호기롭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저는 말을 정말 못하는 사람이구나 강연하고는 담을 쌓은 사람이겠구나 느꼈어요. 생각과 달리 말이 잘 정리도 안되고 횡설수설 제가 말하는 게 무슨 말인지 ... 나중엔 듣고 있는 친구들에게 미안해지더라구요^^;
정성껏 적어주신 후기 잘 읽었어요. 다른 건 둘째치고 바람돌이님 질문 못하신 거 후회하시진 않으실까 싶어요ㅠㅠ 전 부끄럽지만 질문 꼭 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을지... 메일로라도 날려보시면 어떨까요.

바람돌이 2023-01-13 22:56   좋아요 1 | URL
글 잘 쓰는 것도 어렵지만 말 잘하는 것도 어려운거 같아요. 아 그런데 진짜 그냥 같이 떠난 여행에서 니가 해설 함 해봐라 해가지고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거 얼마나 어려운데 말이죠.
저는 예전에 이런 저런 단체 사람들 데리고 답사여행 가이드를 여러번 했었는데요.(다 무료봉사라서 돈은 한번도 못받았어요. ㅎㅎ) 그거 한번 하기 위해서 몇달동안 준비해서 해요. 온갖 자료 찾고 자료집 만들고 해설 시나리오 만들고 해서 하는걸요. 그래야 겨우 욕안먹을 정도로 한다는.....

정희진샘께 메일이라.... 근데 또 제가 그렇게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라서요. 그 때 못했으면 그냥 에잇하고 끝내버린다는..... 그래서 제가 발전이 없습니다그려.... ㅎㅎ

단발머리 2023-01-13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입니다.
저는 이번에 선생님 강연 4번째인것 같은데 전에는 인트로가 약간 달랐어요 ㅎㅎ 사진과 현재 모습 비교 이런 것도 해주시구요. 선생님이 예전에 어떤 글에서 ‘우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하셨는데, 글과 말이 많이 다르시죠. 저도 처음에 받은 충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 현재 적응이 완전히 끝난 상태로 마냥 ‘헤~~~~~~ ‘ 이런 자세로 강의를 듣고 왔네요.

위안부 관련 논문을 선생님이 쓰시려고 하는거는, 저도 완전 찬성이고요. 이 시대에 길이 남을 좋은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 선생님이 그 험하고 좁은 길을 가시겠다는데 저는 마음이 좀 쓰라리고요. 저 역시 ‘일본의 사과가 먼저다‘라고 생각하는 한반도의 딸로서.... 참 복잡한 심경입니다.

그 날 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바람돌이님! 먼저 찾아와주시고(쟝쟝님 미모 때문) 반갑게 맞아주셔서 너무 따뜻한 밤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또 좋은 자리에서 긴 시간 만나뵙기를 고대합니다.
강연 듣기 전에 책 읽겠다는 둘째 따님 너무 장한거 아닌가요. 엄마에 대한 찐사랑 아니면 서울행 같이 못하지요. 그것도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3-01-13 23:08   좋아요 1 | URL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제가 닉네임을 단발머리로 하는건 어떨까요? 저 단발머리잖아요. ㅎㅎ
단발님은 벌써 4번째군요. 진짜 완전히 적응하셨을듯요. 뭐 샘이 지방으로 오시지 않는 한 제가 다시 서울까지 강연을 들으러 가기는 힘들겠다 싶어 저는 적응할 기회가 없지 않을까싶네요. ㅠ.ㅠ

‘일본의 사과가 먼저다‘라는 것을 저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는데요. 요즘 들어서, 그리고 그날 강의 들으면서 더 드는 생각이 이게 과연 당사자 할머니들의 뜻을 얼마나 반영한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용수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국힘에 이용당하는거다 왜 저러시지라고 할게 아니라 그동안 이 운동이 가진 자체 억압성은 없었는지도 돌이켜봐야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참 복잡한 심경인건 맞는거 같습니다.

저도 단발님이랑 쟝쟝님 봐서 너무 좋았어요. 수줍은 잠자냥님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요. ^^ 엄마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제가 또 맛난걸로 꼬드긴 것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건 실패요. 우리집 둘째가 수플레 팬케익 엄청 좋아해서 그걸로 꼬드겼는데 아 진짜 너무 맛이 없어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