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湖州)경 외,2



명문이 있는 동경 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연구논총 83-13 “韓國의 銅競”에 수록된 700여 점의 동경들은 국립박물관과 경주박물관,부여박물관,공주박물관 및 각 대학박물관에 소장된 우리나라 동경의 진수를 모아 놓은 것들이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이난영선생이 10여 년간의 오랜 연구와 노력을 토대로 나름대로 체계와 편년을 세워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 업적인 것이다. ‘한국의 동경’에 수록된 동경들은 출토지가 거의가 다 우리나라의 동경들이다. 하지만 이난영선생도 지적했듯이 우리나라에서 출토되었다고 하더라도 중국계(系)로 여겨지거나 방제(倣製)되었거나 박재(舶載)되었음직한 동경들이 너무 많다.


1.호주규화형병경(湖州葵花刑炳鏡)
고려시대 10.5*20cm ‘박가분자료관’소장






2.호주우입방형경(湖州隅入方形鏡) 고려시대 11*11cm ‘박가분자료관’소장




3.호주팔릉형경(湖州八稜刑鏡)고려시대 13.1cm ‘박가분자료관’소장




다음에 소개하는 동경들은 문양 대신에 경배면에 경이 주조된 장소와 인명(자호,字號)을 주출한 것들로서 호주라는 지방명이 새겨진 것들이다. 이 호주경은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중국 송나라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장방형의 방격(方格)안에 1행이나 여러 행의 명문을 세로로 써내렸다. 대개 꼭지(紐)의 좌우에 썼는데 손잡이가 있는 동경의 경우 경배면의 중앙에 쓰기도 했다.

그 명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1.호주진석염이숙가조자(湖州眞石念二叔家照子)
2.호주진정석가청동경자(湖州眞正石家靑銅鏡子)
3.호주의봉교진정석가청동경(湖州儀鳳橋眞正石家靑銅鏡)
4.호주진정석가연동무차조자(湖州眞正石家煉銅無比照子)
5.호주의봉교진정석가청동경(湖州儀鳳橋眞正石家靑銅鏡)

여기서 호주는 동경의 생산지이고, 석가(石家)는 동경을 주조한 사람의 성씨이며, 3번에 나오는 의봉교는 동경을 만든 장소이다. 또한 동경의 명칭을 동감(銅鑑),조자(照子),감자(監子),경(鏡),경자(鏡子)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위 조자(1)와 경자(2)나 경(3)이라는 명문을 확인할 수 있다.












4.호주도형경(湖州桃刑鏡)
고려시대 8.2*5*10.1cm ‘박가분자료관’소장



5.호주방형경(湖州方刑鏡)
고려시대 7.6cm ‘박가분자료관’소장



참고로 공상성,유일만이 지은 ‘중국고대동경’ 자료에 의하면,
‘石家’라는 자호(字號) 외에도 설가(薛家)와 육가(陸家)와 석도인(石道人)이 주조한 동경이 있다. 또 어떤 호주경에는 육십문(六十文)이나 일백문(一百文) 등 동경의 가격을 기록한 것도 있고 관에서 주조한 것이 확실하다는 사인이 들어간 것도 있어 호주경이 송나라 때 가장 유행했던 양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가분자료관’ 소장의 호주경들은 고려시대라고 표기는 했지만 온전히 우리나라 동경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 동경의 부식상태나 마모도와 쇠질이나 빛깔과 무게 등을 따져볼 때 당시 빈번한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섞여 있으리라는 생각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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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30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가분아저씨 오랜만이에요. ^-^ 소중한 유물 고려시대 호주경 잘 보았습니다.
 

 





쌍작월궁용문경 외





쌍작월궁용문경(雙鵲月宮龍文鏡)당나라 22.8cm '박가분자료관‘ 소장


-달에 얽힌 신화 새겨진 동경,2-

옛사람은 무감어수(無鑑於水) 감어인(鑑於人)이라고 했습니다. 모름지기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비추어보라는 뜻이겠지요. 굳이 뜻을 풀자면 겉모습을 살펴 매무새를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라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문양과 형태를 지니고 전통에 뿌리를 둔 채 참 많은 이야기를 가진 동경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전통 화장문화에서 중요한 도구의 하나인 동경은 비춰본다는 의미를 넘어, 때로 군자의 덕(明鏡止水)이나 사랑의 징표(破鏡重圓)거나 세상의 일을 비춰 판단(明鏡高縣)하는 등 여러 가지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박가분자료관’의 동경은 수백 면이 넘습니다. 나름대로 다양한 문양과 상징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생활문화를 엿보고 본받아 미래를 살피고 열어가는 기회로 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능력과 제반여건의 미비로 충분한 소개를 하지 뫃하는 안타까움속에서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한 즐겁고 보람된 시간들이었습니다.
사진상의 동경은 중국의 고문헌 회남자(淮南子)의 ‘月中有蟾?’라 하여 달 가운데 두꺼비(蟾?. 섬여)와 후한서 천문지(天文志)의 서왕모로부터 받은 불로불사의 약을 훔쳐먹고 달나라로 달아나 두꺼비로 화하여 선인(仙人)이 된 이야기를 연상케 합니다. 귀중한 물건이나 보배를 묶을 때 쓰는 보수(寶綬)를 물고 달나라로 날아가는 까치 두 마리와 용트림하는 용이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토끼 문양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월궁토문다뉴경(月宮兎文多紐鏡)고려시대(?) 8cm ‘개인’소장



또 다른 월궁경은 다른 문양은 다 생략되고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토끼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기능성 보다는 장식성이 두드러진 두 개의 꼭지(紐)가 특이합니다. 동경 아래 장식 받침대가 달려있고 전체적으로 은분이 칠해졌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유래가 없이 아름답고 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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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어문다뉴경 외



쌍어문다뉴경(雙魚文多紐鏡) 중국 18.3cm '박가분자료관‘소장




-꼭지(紐)가 색다른 동경-
동경의 형태를 구분하는데는 원형이나 방형과 같이 그 외형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다음으로 꼭지(紐)와 꼭지자리(紐座)를 살펴보거나, 꼭지자리를 감싸는 내구(內區)와 외구(外區)에 들어가는 무늬에 따라 문양별 분류나 명칭을 정하는 기준으로 삼게 된다. 또한 동경의 제일 바깥쪽 부분인 연부(緣部. 테두리)의 높이나 경사도와 너비에 따라 구분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청동경에 무늬를 양주(陽鑄)했느냐 채색으로 문양을 그리거나 투조된 문양판을 덧대거나 금이나 은으로 경배면에 상감하여 장식했느냐 감옥(嵌玉)과 유리장식기법으로 만들거나 도금했느냐 금은판을 동경의 배면에 부착했는냐...등 어떤 시문형태가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거울면이 빛을 받으면 거울 뒷면의 문양이 반대편 벽면에 비치는 투광경이나 길이 1메타가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특수경으로 구분해 보게 된다.
사진상 꼬리는 과감하게 생략되고 고기 머리 두 개가 두드러지게 강조된 쌍어문경은 물결을 박차고 튀어 오르려는 역동적이고 대범한 모습이다. 일반적인 동경보다 꼭지가 많다는 의미에서 다뉴경이라 칭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청동기시대 다뉴경과는 그 쓰임이나 의미 부여를 달리해야 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꼭지가 2개 혹은 3개인 소문경(素文鏡)과 비교되어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유물이다.



인물누각비뉴경(人物樓閣碑紐鏡) 원나라 9.8 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다른 동경의 꼭지는 처음 보는 비석 형식이라 주목된다.
보통은 원형(圓形)꼭지와 원형을 살짝 눌러놓은 듯한 평두(平頭)꼭지와 거북이처럼 생긴 구형(龜形)꼭지에 활처럼 생겼다 해서 궁형(宮形)꼭지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래전 스치듯 일별한 귀면(鬼面)형 꼭지와 함께 특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각과 구름 문양 아래 일곱 사람의 복식과 거북이가 흥미롭고 아직 파악뫃한 세글자의 명문이 있는, 비석인듯 한 꼭지 중간 뒷부분에는 끈을 꿰어서 경가에 걸 수 있는 구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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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창천명경(煌丕昌天銘鏡) 외


황비창천명경(煌丕昌天銘鏡) 고려시대 17cm '박가분자료관'소장


-고려시대 대표적인 동경 2-

동경은 다뉴경으로 대변되는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인 청동기시대 이래 신분상징물이면서 의기적(儀器的)성향의 기능을 감당했었다. 하지만 중국 한경(漢鏡)이 유입되면서 제의권(祭儀勸)으로 상징되던 권위는 점차 사라지고 맑고,빛나고,비추는 속성을 지닌 거울로서의 기능이 강조되었던 것 같다. 이제 천체와 공간을 아우르며 자신과 남과 하늘과 땅을 담아 보여주는 주술적 기능에서 교역품의 하나로 바뀌게 되었다.
동경은 다뉴경에서 한경으로 다시 방제경(倣製鏡)의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고려시대에 와서 생활용품이면서 동시에 화장용구로서 성시를 이루게 된다. 그러면서 꽃,인물,당초문,문자,새,상서로운 동물, 상상의 식물문...등 다양한 문양이 나타나게 된다.
사진상 고려시대 관선의 모양이 있는 동경은 해상선유문경(海上船遊文鏡),항해도문동경(航海圖文銅鏡),선박문'황비창천'명경(船舶文'煌丕昌天'銘鏡) 등으로 불려지는 것으로 모서리가 여덟 구비이다. 두 종류가 있는데 원형으로 된 것은 황비창천명 좌우에 세 발가락의 까마귀(三足烏)와 계수나무와 토끼가 들어있는 달이 떠있다. 이 삼족오는 고구려 벽화에도 있는데 옛 전통과 문화가 연연히 이어져 내려오는 것 같다. 옆의 동경은 해와 달 대신 꼭지 왼쪽으로 고기와 용머리가 보이는데 거친 바다를 헤치며 나아가는 선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서화쌍난팔능형경(瑞花雙鸞八稜形鏡)고려시대 16.9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하나의 동경은 꼭지를 둘러싸고 세 줄의 구슬같은 연주문대를 돌리고, 좌우에는 봉황의 한가지인 영조를 일컫는 '난새'가 두 마리 배치되어 있다. 바깥 문양대에는 서화(瑞花) 줄기를 새겼으며, 안쪽 문양대에도 보상화 같은 서화와 우아하면서 밀도있는 엽형서화(葉形瑞花)로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문양이 국립전주박물관, 경북대학교박물관, 숭실대학교박물관, 호암미술관 등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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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황문병경(雙鳳凰文炳鏡) 외


쌍봉황문병경(雙鳳凰文炳鏡) 고려시대 8.8*15.2cm '박가분자료관‘소장

-동물 문양이 있는 동경-
고려동경 문양을 표현한 방법은 다음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가상적인 존재에 실제적인 형태를 부여하여 상상한 것을 표현했으며 둘째, 비나 구름과 눈이나 바람 등 천상(天象)과 물이나 파도나 바다와 암석 같은 지상(地象)에 관련된 것이다. 셋째, 동물에 관련된 것이라도 수류(獸類)나 조류(鳥類)나 충류(蟲類)와 어류(魚類) 등으로 구분했다. 넷째, 식물문양 표현도 꽃과 잎과 풀 모양을 나타내거나 기타 식물을 응용하여 만들어 내었다. 다섯째, 전설이나 설화를 응용한 풍경을 볼 수 있고 여섯째, 각종 기물에 보주문(寶珠文)을 그리거나 건물 자체를 하나의 문양으로 취급하는가 하면 일곱째, 명문이나 자문(字文)을 새겼으며 여덟째, 기하학적인 곡선과 직선을 결합하여 문양을 만든 것이다.
쌍봉문 손잡이 거울(柄鏡)은 첫 번 째 분류에 해당하는 출토품으로서 매장 환경이 나빠 상태는 좋지 않지만 미려하고 아름다웠을 처음 모습을 짐작케 한다. 상상의 새인 봉황은 수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은 황(凰)이라 부른다. 옛부터 모든 새 가운데 제일로 쳤으며 경사와 평화를 상징하는가 하면 ‘봉이 나매 황이 난다.’는 말처럼 부부의 애정을 표상하기도 하고 ‘닭이 천이면 봉이 한 마리 있다.’에서 보듯 뛰어나게 훌륭한 인물을 상징했다.
경우에 따라 원형으로 된 것이 있고, 사각의 장방형안에 다시 원형을 두고 그 안에 쌍봉문을 배치하는 등 변형되고 구성을 달리하거나 세분화된 것이 보인다.





쌍호문우입방형경(雙虎文隅入方形鏡) 고려시대 11.9cm '박가분자료관‘소장




쌍호문은 셋째 수류(獸類)에 해당되는 것으로, 으르렁거리고 쫓고 쫓기는 다분히 생동감있고 사실적인 모습이다. 호랑이가 상징하는 뜻은 산신이나 산신의 수호자,병귀(病鬼)나 사귀를 물리치는 힘,권세나 관직,효와 보은,열정과 보은,풍요의 기원,방위 수호신,보은(報恩)....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둥그런 원안에 두 마리 호랑이를 새긴 것도 있고, 호랑이와 인물을 원안에 새긴 채 손잡이 달린 형태의 인물맹호병경(人物猛虎炳鏡)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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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0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황, 호랑이 문양의 거울이군요. 담긴 뜻이 깊네요. 좋은 자료 잘 보고갑니다. 오랜만이죠^^ 퍼갈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