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창천명경(煌丕昌天銘鏡) 외


황비창천명경(煌丕昌天銘鏡) 고려시대 17cm '박가분자료관'소장


-고려시대 대표적인 동경 2-

동경은 다뉴경으로 대변되는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인 청동기시대 이래 신분상징물이면서 의기적(儀器的)성향의 기능을 감당했었다. 하지만 중국 한경(漢鏡)이 유입되면서 제의권(祭儀勸)으로 상징되던 권위는 점차 사라지고 맑고,빛나고,비추는 속성을 지닌 거울로서의 기능이 강조되었던 것 같다. 이제 천체와 공간을 아우르며 자신과 남과 하늘과 땅을 담아 보여주는 주술적 기능에서 교역품의 하나로 바뀌게 되었다.
동경은 다뉴경에서 한경으로 다시 방제경(倣製鏡)의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고려시대에 와서 생활용품이면서 동시에 화장용구로서 성시를 이루게 된다. 그러면서 꽃,인물,당초문,문자,새,상서로운 동물, 상상의 식물문...등 다양한 문양이 나타나게 된다.
사진상 고려시대 관선의 모양이 있는 동경은 해상선유문경(海上船遊文鏡),항해도문동경(航海圖文銅鏡),선박문'황비창천'명경(船舶文'煌丕昌天'銘鏡) 등으로 불려지는 것으로 모서리가 여덟 구비이다. 두 종류가 있는데 원형으로 된 것은 황비창천명 좌우에 세 발가락의 까마귀(三足烏)와 계수나무와 토끼가 들어있는 달이 떠있다. 이 삼족오는 고구려 벽화에도 있는데 옛 전통과 문화가 연연히 이어져 내려오는 것 같다. 옆의 동경은 해와 달 대신 꼭지 왼쪽으로 고기와 용머리가 보이는데 거친 바다를 헤치며 나아가는 선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서화쌍난팔능형경(瑞花雙鸞八稜形鏡)고려시대 16.9cm '박가분자료관'소장



또 하나의 동경은 꼭지를 둘러싸고 세 줄의 구슬같은 연주문대를 돌리고, 좌우에는 봉황의 한가지인 영조를 일컫는 '난새'가 두 마리 배치되어 있다. 바깥 문양대에는 서화(瑞花) 줄기를 새겼으며, 안쪽 문양대에도 보상화 같은 서화와 우아하면서 밀도있는 엽형서화(葉形瑞花)로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문양이 국립전주박물관, 경북대학교박물관, 숭실대학교박물관, 호암미술관 등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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