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부모들의 자녀양육법
제임스 캠벨.조석희 지음 / 루이앤휴잇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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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부모는 이 책의 저자들이 "자녀를 지혜롭게 돌봐서 뛰어난 성취를 하게 만든 부모"를 명명하기 위해 만든 단어이다.​ "한국과 미국, 중국, 핀란드 독일 등 5개 국가에서 20여 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슈퍼부모들이 자녀의 성공 기초를 다지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던 지혜로운 전략과 자녀교육노하우"(감사의 말 중에서)를 담았다고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였다. 다만, 이 책이 강조한 연구의 집대성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행위나 행동에 대한 결과가 분명하게 드러나있지 않음은 아쉽다. 물론 저자는 이 책이 학회나 학회지에 발표한 자료들이 매우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부모들이 읽고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전체내용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아이들은 성취에 필요한 요소를 각각 다르게 갖고 태어난다. 부모는 자녀의 타고난 특성을 잘 활용하여 매일매일 성취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한다는 것과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각 파트별로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PART1. 모든 기대의 출발은 아이의 관심과 흥미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뛰어난 성취는 기초는 대부분 학령기(만6세~만12세)에 마련된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극성을 부리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극성'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단어이기 때문에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저자는 이 '극성'을 아이의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23가지 정도의 핵심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지능보다 좋은 습관을 길러줄 것, 너무 일찍부터 독립심을 강조하지 말 것, 항상 아이를 향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을 것,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을 들여줄 것 등이다.


PART2. 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아이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뛰어난 성적을 올린 학생들의 부모는 학교에서 자녀가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그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P.42) 이 칭찬에 대해서는 책을 읽다보면 자주 나온다. 예전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며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회자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떨 때 칭찬을 해야 하는가이다. 칭찬은 반드시 칭찬받을만한 일을 했을 때 필요하다. 그렇지 못할 때는 격려가 필요하다.

영재를 배출한 가정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한다. 집에 책이 많고, 가족구성원이 독서를 즐기며, 상호존중하고, 예절을 지키고, 배움을 중요시한다. (P.48) 책의 저자는 자녀의 수학과 독해능력의 20~40%는 부모가 결정한다고 보았다. 유전적인 결정이 아니라, 부모의 배움에 대한 가치관과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 자녀에게 적용하는 규칙들이 끼치는 영향을 말한다.


PART3. 아이의 성취에 부모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슈퍼부모들은 교사가 자녀의 학교 성적에 큰 영행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교사들의 지도 방식은 모든 학생들에게 일정한 요인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나와 같다. 사람들은 공교육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사교육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면서 공교육을 강화해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나는 공교육이 어느 정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육은 특출나게 잘하는 아이든 그렇지 못한 아이든, 또는 아주 힘들어하는 아이든 모두를 이끌고 가야한다. 공교육은 그들을 일정수준(그 시기에 알아야 할 필수요소)까지만 이끌 수 있으면 된다. 그 중에서 특출나게 뛰어난 아이나, 부진한 아이들은 그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 그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사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사교육은 학원으로 아이들을 밀어넣자는 것이 아니라 방과후수업이든, 학원이든, 또는 부모의 노력이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여야한다는 것이다.


PART4. 누구도 부모만큼 아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부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대략 320~3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P.89) 즉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20~30% 정도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부모의 영향'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녀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만들고, 성취하고자 하는 자아개념과 자세, 동기를 키워주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략, 게임계획, 처방 등을 말한다.


PART5. 부모의 그릇된 상식이 아이를 망친다.

저자들이 제시한 8가지 그릇된 상식 중에서 한 가지만 짚어보자.

우리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행복뿐이다...라는 말. 저자는 학령기의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성취를 하지 하지 못한다면 그 아이가 과연 행복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취는 학업성적 1등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르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 배움을 통해 얻는 성취 등을 포함한다. 뛰어난 성취를 하려면 '능력, 교율, 자신감, 공부하는 습관'등 4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P.103) 이것은 이 아이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ART6. 적절한 압력을 행사하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압력'이라는 말도 '극성'이라는 말처럼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슈퍼부모들의 압력이란 '관심' 수준의 압력을 말한다. 그리고 그 압력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PART7. 성취하는 규칙과 일과를 만들어준다.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는 공부오하 관련하여 일정한 절차를 습관화시킬 필요가 있다. (P.174) 가장 중요한 일과는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숙제부터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학원을 가거나 오후일과를 바쁘게 지내다보면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숙제를 매일 같은 시간에 하도록 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독서습관도 마찬가지이다.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참고할 수 있는 책을 준비해두고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시간을 정해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잠 들기 전에 책을 한 권씩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아무리 좋은 규칙이라도 부모가 관심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PART8.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느 정도 아이에게 관여를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아이 스스로 하게 해야 한다. 대신 부모는 학습으로 인해서 얻게 되는 재미와 즐거움을 자녀에게 알리고 강조해야 한다. (P.203)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도움을 요청할 때 가이드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아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는 다른 일을 제쳐두고라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PART9. 가장 훌륭한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람

자녀의 지적발달을 촉진시키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와 '환경'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녀와 부모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다. 대화를 통해 아이의 문제를 알아내고, 아이는 부모의 도움을 적절할 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였다. 나의 아이가 처해 있는 상황과 문제는 일반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모로서 아이를 면밀하게 살피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야한다. 슈퍼부모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의 방법을 무조건 맹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본은 있다. 아이를 자유롭게 키운다고 하여 방치하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 부모는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부모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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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10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햣은 참 대단한거 같아요 어릴적에 책을 안읽더라도 집에 책이있던 사람들은 커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수있으니 말이죠 제가 보는 책에 이런 글귀가 있더라구요
어른에게 필요한건 이 모든걸 실천할 수 있는 용기라구요^~^

숲노래 2015-02-1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삶을 보여주고 사랑스레 살 수 있으면
아름다운 어버이 노릇이 되리라 생각해요
 
눈물을 닦고
후지타 사유리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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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라는 사람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몇 년 전 TV방송을 통해서 보았던 것 정도이고, 그닥 관심있게 보지 않았다. SNS를 통해 그녀의 말들이 전해질 때도 그런가보다 했다. 좀 튄다고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커다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후지타 사유리의 책을 읽게 되었다.


예전에 하던 일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는 보통 외국인들을 대할 때 국가의 이미지와 겹쳐서 보게 된다. 내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들의 국적이 아니라, 그들 개인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가 아니듯이 그들도 그들의 나라를 대표하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후지타 사유리의 감성에세이. <눈물을 닦고>는 굉장히 긍적적인 책이다. 어려운 말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랑하듯 써내려간 글이 아니어서 편하게 읽힌다. 던져주는 메시지도 긍정,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가벼움이 있다. (게다가, 이 책 정말 가볍다. 가방 속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전혀 없겠다.)


"사람이라는 책을 읽는 것은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누가 당신이라는 책을 읽을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해준다고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 될 것이다." (p.94)


사유리가 요리콘테스트에 참가했을 때 방송을 본 사람들이 '인간 쓰레기'라고 부르다가, 기부를 한 모습을 보고는 '개념 있는 천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유리는 "난 쓰레기도 아니지만 천사도 아니다. 그냥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였다"라고 말한다. 사실 사유리가 방송을 통해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다면, 저런 극과 극의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흔히 공인이라고 부르는 (나는 방송인이나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나 자신'에게 이런 잣대를 들이댄다면 어떨까?


나는 사유리의 책에서 위와 같은 느낌을 주는 글들을 많이 만났다. 아마도 그녀가 한국에서 방송을 통해 보여 준 이미지에 대해 사람들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는 것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트위터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개념녀'라 불리운 사유리는 자신을 '무개념'이라고 부르는 것도 불편하지만 '개념녀'라고 부르는 것도 똑같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개념이 있다 없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자신이 개념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하는 말이다. 자신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그와 같으면 개념이 있고, 그와 다르면 개념이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한쪽에서는 쓰레기라 평하고 한쪽에서는 천사라고 불리는 것처럼.


그러나, 사유리의 글에서는 그러한 자신이 겪은 일들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그녀의 긍정에너지는 그녀의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듯하다. 그녀의 글에서 부모님은 자신이 긍정에너지를 갖고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분으로 묘사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볼 때 사유리의 부모님에게서 배울 점은 무척 많다. 가장 크게 배울 점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갖게 한 것,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은 것, 바쁘다고 해서 아이를 외롭게 하지 않은 것 등이 아닐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일상의 작고 소소한 것들을 담담하게 그려내면서 의미를 담는 것 같다. 나는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들이 작가의 눈에는 예사롭지 않은 '말'과 '글'이 되어 표현된다. 사유리의 글을 읽으며, 글을 쓰는 것은, '글자'가 아니라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의 짧은 글 속에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넥서스 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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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스미레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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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으로 <쓰가루 백년 식당>, <푸른하늘맥주>에 이어 세번째로 읽게 된 <스마일, 스미레!>​이다. 이 작가는 제목을 참 잘 짓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집과 학교 근처에는 만화방이 많았다. 초등학생부터 청소년,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만화방을 찾았던 것 같다. 겨울에는 만화책을 한 가득 빌려와서 쌓아놓고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느낌이었다. 가볍고 술술 읽히지만,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쭈욱 읽게 되는 만화책 같은. 그랬는데, 애니메이션 분위기가 풍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첫 장면에서, 길바닥에 쓰러졌다 눈을 뜨는 스미레의 모습에서부터 화면같은 느낌이 들었다. 워크홀릭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첫 장면이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면서 사람을 세 부류로 나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꿈을 처음부터 포기한 사람, 꿈을 쫓다가 도중에 포기한 사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고 싶었던 것과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일'과는 상관없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지 포기했는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전히 나는 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스미레는 지독한 워크홀릭이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도 일을 위해 포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여성이다. DEEP SEA와 하루토를 자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들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일을 하는 스미레의 모습은 그러한 생각을 갖게 한다.


스미레라는 이름은 스마일(smile)을 그대로 읽은 발음대로 지은 것이다. 웃는 것이 서툴러서 늘 손해만 봤던 스미레의 아버지가 딸에게 웃음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초반에 아버지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는 그러한 마음을 잘 담아 놓았다.


"폭풍의 바다에 빛

아아, 날아오르는 갈매기의 노래여

울고 있는가

웃고 있는가

선택은 너에게 달려 있다

행복하니까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이 찾아온다

그리고 인생은

누구에게나 미완성인 채로 끝나지

아아, 파도가 흔들흔들" (p.15-16)


말도 없고 표정도 없고 센스도 없고 배려도 없는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스미레. 우리의 아버지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요즘에야 이런 아버지보다는 친구같은 아버지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런 아버지가 휴대전화 메시지 보내는 법을 배워서 딸에게 뜻모를 시(같은것)을 가끔 보낸다. 그러나 저것이야말로 시든 시가 아니든 상관없이 아버지의 인생이 묻어나는 진심이 담긴 글이 아닐까?


스미레는 일에 열중하여 자신의 사생활도 포기한 채 달렸지만, 심혈을 기울인 DEEP SEA는 대형 기획사에 빼앗기고, 남자친구와는 헤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이지만, 그녀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곳은 고향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본 소설에서 이런 식의 전환은 자주 본 것 같다.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곳은 삭막하고 메마른 도시가 아니라 아직은 전통이 살아있는 시골 고향집이다. 그곳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이 힘이 되어 준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게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가족은 내가 뭔가 말하지 않아도 위로와 격려를 보내준다.


스미레가 하루토와 함께 다시 재기를 위해 일어서게 되는데, 하루토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때문에 또 한번의 위기를 겪는다. 결국은 이 모든 위기도 가족의 사랑으로 (밋치가 아빠를 위해 찾아 온 네잎클로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가족의 힘, 사랑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는 순간이다.


"꿈을 현실로 만든 사람 대부분은

스스로 꿈을 향해 다가간 사람이다

꿈이 꿈으로 끝난 사람 대부분은

꿈이 다가오기를 기다린 사람이다" (P.225)


아버지의 메시지는 촌스럽지만 직설적이다. 이에 비하면 친구 링코의 점괘는 꽤 말랑말랑하다. 스미레는 워크홀릭이지만, 가족과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힘을 얻는다. 링코도 그렇고, 도시짱도 그렇다. 그리고, 남자친구인 료까지.


행복은 쉽게 얻어질 수 없다. 그러나 네잎클로버가 주는 행운이 없어도, 행복은 찾을 수 있다. 꿈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는 사람이 꿈을 이루는 것처럼 행복도 찾는 자에게 돌아온다.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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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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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월호인가?

나는 샘터가 도착하면 아, 또 새 달이 시작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바쁘기도 한 탓이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하루를 보내다보면, 늘 시간이 모자란다. 남들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고 하루를 준비한다. 그리고, 늦은 밤 다시 책을 읽으며 잠이 든다. 나에게 있어서 사는 재미란 책을 읽는 시간을 오롯이 나만의 것으로 누릴 수 있는 날이다.


샘터 2월호 특집은 나는 재미있게 산다라는 주제이다. 읽기 전에 생각해본다. 나는 재미있게 살고 있는가? 사실은 요즘은 조금 우울하다. 나름대로 이 우울을 극복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더 가라앉는 기분이라, 이제는 탁! 놓아버렸다. 차라리 아무 것도 아닌 척 무시하리라... 하면서.


건담을 좋아하는 아저씨, 밴드활동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사람, 허리가 90도로 꼬부라진 할머니의 배움에 대한 열정, 집중하여 뜨개질을 하며 위로받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그래 인생 별거 있나? 크게 벌이지 않아도 내 곁에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는데..


샘터에세이 '공동체 돼지국밥'. 서울에서 생활하다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 한참을 찾았던 때가 있었다. 어, 왜 돼지국밥 파는 곳이 없지? 하며 의아해했던 적도 있다. 돼지국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날부턴가 그 깊은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 에세이 저자의 기억 속에 있는 옛날 맛 돼지국밥이 아니더라도, 나는 내가 즐겨먹었던 그 돼지국밥의 맛을 좋아한다. 세월따라 바뀌는 것이 어디 돼지국밥 맛 하나뿐이랴.


이달에 만난 사람 '국립중앙도서관 임원선 관장'. 요즘 내가 하는 일도 책과 도서관, 독서 등과 관련있는 일이다보니 도서관계를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도서관의 이용자로서 불만이 많았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도서관들은 어찌 그리 언덕 위에 있는지. 중고등학교 때는 그 언덕길도 잘만 올라갔는데, 이제는 같은 그 길을 걸어서는 절대 못간다. 체력의 문제이고, 살이 찐 탓이다. 어쨌든 도서관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고, 가기 편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언덕길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부산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한다하더라도!!! 최근에 우후죽순 늘어난 작은도서관들도 이용자층을 다양화했으면 좋겠다. 나같은 어중간한 어른도 가고 싶은 도서관이었으면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이면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는 도서관의 대표격이 아닌가.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그 좋은 자료들,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얼마 전에 신동흔 선생의 책을 읽어서그런가, 이 꼭지가 유난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나아갈 길이 두렵고 험난해 보일 때, 커다란 장벽이 앞을 막아설 때에, 스스로 북 치는 소년이 되어볼 일이다. 북을 꺼내 보란 듯이 둥둥 두드려볼 일이다. 용기와 신념이라는 우리 안의 큰북을."(p.51) 민담을, 옛이야기를, 신화를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이야기가 전승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법이다.


*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샘터 2월호'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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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1-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터 찾아봐야겠네요. 참 알찬 내용^^
편집일을 하시나요?
도서관이 언덕에 있는 이유는? 땅이 싸니까?ㅎ
돼지국밥 아직 못먹어봤어요.

하양물감 2015-02-01 22:21   좋아요 0 | URL
세실님 편집하고는 관련이 없어요. 한국독서문화재단이라고 사단법인에서 일해요. ^^ 이름이 참 포괄적이지요?

돼지국밥은 꼭 한번 드셔보세요. 첫경험은 반드시 맛있는 곳에서^^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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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사계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띄우는 편지.

이근후 박사가 쓴 오늘을 사는 지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에 대해 아는 바는 없으나, 책을 다 읽고 나니 여든이라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살아왔고, 자신의 이야기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깔끔하게 글로 써낼 수 있음에 부러움이 살짝 느껴졌다.


크게 보자면, 인생을 4계절로 나누어놓았다. 세상과 나를 알아가는 그대에게, 역할을 감내하며 오늘을 사는 그대에게, 다시 온전한 나를 찾고자 하는 그대에게, 행복하게 떠날 준비를 하는 그대에게 이근후 박사는 담담하고 힘있게 편지를 써내려간다.


생물학적인 나이로 볼 때 2부와 3부 사이를 오락가락 하지 싶은데, 어찌 4부에서 더 마음이 움직이는지... 어쩌면 내가 나의 오늘인 지금을 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삶의 첫 계절 봄은 이 세상에 태어나 부모에게 배우고 사회에서 학습하는 시기입니다. 그렇게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파릇파릇한 새싹 같은 청년기입니다.

"비교는 사실 죽기 전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과정입니다. 비교를 통한 우월감과 열등감은 살아가는 동안 결과적으로 더 만족스러운 나를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는 최고이기 이전에 유일한 존재입니다. 서로 저마다 다른 단 하나의 존재로 태어났을 뿐입니다. 그러니 남과 나를 비교하기 전에 우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요?" (p.24)


비교라는 말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지나친 경쟁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경쟁이 무의미해진다면 그 또한 살아있는 삶이 아니겠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비교는 좌절감을 낳게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해보라는 말은 평생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내가 앞으로 그곳에서 그 일을 하기를 원한다면, 그곳과 그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세요. 직접 뛰어들어서 그 일을 경험해보세요. 그것이 목표이고, 나머지는 수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시절에 목표가 아닌 수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면,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꿈은 만드는 것입니다."(p.32)

 


인생의 봄에 해당하는 계절은 청년기까지 모두 포함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결혼 이야기가 나올 즈음은 여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결혼의 시기가 워낙 늦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있는 듯하다. 이근후박사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가 해마다 가는 네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같지 않고 문화에 대한 책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네팔에서의 경험을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네팔에서는 남녀가 동거를 시작하고 1년 후 양가가 모여 재미있게 사느냐를 물어보는데 둘 중 하나라도 싫다고 하면 바로 원상복귀를 한다고 한다. 서로 만족해서 살다가 임신을 하면 다시 모여서 물어보고, 아이를 낳으면 다시 물어보고 그때도 괜찮으면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시골에서 전해지는 전통이기는 하지만, 결혼을 한 후 이혼을 하면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고 한다. 즉 시간을 두고 네 번이나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결혼이란 선택과 책임이라는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요즘처럼 결혼도 이혼도, 재혼도 많은 때에 새겨 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을 할 때 그 만큼의 선택의 기회를 가질 일이 거의 없다. 사람이란 겉과 속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이 흘르지 않고서야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네팔이라는 나라의 전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삶의 두 번째 계절 여름은 익힌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살며 개척하고 홀로 서는 적응의 시기입니다.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이고, 아직 젊기도 하고 이제 알 만큼 알기도 하며 맡은 책임과 역할도 늘어갑니다. 

 


편지 24의 제목은 "혹시 자녀의 삶 속에서 살고자 하지 않습니까?"이다. 나도 아이를 낳고 학부모가 되기 전에는 잘 몰랐던 부분인데, 저자는 자녀를 대하는 부모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1. 부모 자신의 삶을 자녀의 삶 속에서 구현하려는 부모(자녀의 삶이 곧 내 삶이다)

2. 외형상으로 부모와 자녀를 각각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하지만, 조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부모

3. 자식을 나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는 부모


세번째가 가장 올바른 듯 보이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말만큼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에 대해서는 이미 답이 나와있다.


가장 뜨거웠던 시기를 보내고 삶의 세 번째 계절 가을을 맞은 당신은 이제 조금씩 차분하게 식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마음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삶을 반성하고 참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려 합니다.

 


"누구에게나 말해주는 사람보다 들어주는 사람이 귀한 법입니다. 그러니 들어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하기보다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 상대방이 하려는 말을 정확히 인지하려는 노력은 해야 합니다."(p.177)


젊은이들이 나이가 든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것일 것 같다. 즉, 그들은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자신의 경험에 대하여 확신을 갖고 있다 --) 젊은이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젊은이들은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반복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경험이 축적되었다는 것이지, 새로운 정보를 더 많이 안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결국 나이가 들어가도 아야 합니다. 이미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늙어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p.236)


인생의 사계절이 끝나가는 겨울에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노년의 자유는 평온을 줍니다. 나 역시 노년이라는 마지막 계절을 보내며 느끼는 소회를 당신과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고 함께 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많이 움직였던 부분이다. 저자가 여든의 나이를 살고 있고, 그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이 이 부분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인생의 이모작, 제2의 인생 설계를 이렇게 제안한다.


S : Simplifying, 단순화하기

M : Moving, 움직이디

A : Affecting, 마음을 유연화하기

R : Relaxing, 몸과 마음을 이완하기

T : Together-ing, 함께 하고 나누기


젊어 보이려 하지 말고 젊게 살라고 말한다. 잉그리드 버그만처럼 살지 말고 오드리 헵번처럼 살라고 한다. 저자의 마지막 계절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다. 나의 부모가 살아야 할 시기이고, 내가 경험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쩌면 이런 책은 젊은 청년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을 것 같다.


* 이 책은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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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1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젊은 친구들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에는 이르죠. ㅎㅎㅎ 그런데 아이들이 T에 많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청소년의 공동체 의식이 떨어진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양물감 2015-01-21 17:09   좋아요 0 | URL
4부에서는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얘기합니다. 가장 와닿았어요.
생물학의 늙음과 사회적 늙음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기본적으로 공동체의식은 중요한 것이죠. 결코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란 걸 깨닫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게 안타까워요

hnine 2015-01-2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때는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경험하는 것 같은 날도 있어요.
이분의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읽었어요. 하양물감님 리뷰를 읽어보니 이 책도 이전 책과 일관하는 느낌일 것 같네요.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어요.

하양물감 2015-01-21 23:1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분 책을 처음 읽었어요. 나름 의미있었구요. 4부 노년의 삶을 표현한 글이 좋았어요.
아마도 지나온 시간과 현재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에 나는 어떤 삶을 살까 궁금해서인것같기도 해요

해피북 2015-01-2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생을 계절에 비유해 생각한적이 있는데요 제 인생은 아직 뜨겁더록 따가운 여름에 놓인것 같아요 꿈과 목표는 저기 가을쯤에 두고서 늘 살아가는거 같아요 ㅎ 사진이 참 멋지네요~^^

하양물감 2015-01-22 17:09   좋아요 0 | URL
캘리그라피도 잘 뽑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