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챔피언 만들기
제니퍼 마리오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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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수많은 질시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각광을 받을 확률도 크다. 우리나라에는 위성미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골프 선수 미셸 위가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한다.

훤칠한 키와 긴 팔다리, 운동선수로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이 소녀는 아직 어린 나이에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바로 PGA와 LPGA 양대 투어에 출전하고 거기서 이겨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녀의 목표가 아니카 소렌스탐이 아니라 타이거 우즈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 원대한 목표와 주니어 대회를 뛰어넘어서 프로 대회에 바로 진출한 행동으로 인해서 그녀는 더욱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심지어 실력보다 더 가치 있게 다뤄진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듣게 되고 수많은 선수들의 비난에 시달린다. 동시에 수많은 갤러리가 그녀를 따라다니고 언론의 관심도 그녀에게 쏠린다. 질시와 찬탄 그리고 우려가 따라다니는 천재소녀 미셸 위, 그녀의 여태까지의 행적을 축약한 책이 바로 이 '미셸 위 챔피언 만들기' 이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는 미셸 위 본인이 아니라 제니퍼 마리오 라는 언론인이다. 책에서는 미셸 위가 태어나 골프의 세계에 입문하고 뛰어난 선수로 성장한 지금까지를 다룬다. 각 나이 대 별로 미셸 위가 출전한 대회와 우승한 경우 까지 따로 정리해주고 있어서 그녀의 행보를 아는 데는 아주 편리했다.

전체적으로 미셸 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타이거 우즈의 사진을 붙이고 끊임없이 최고를 향한 정진을 하는 골프선수로서의 그녀에 집중하고 있는 편이라 미셸 위의 소소한 일상이 나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가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라든지 뭐든지 빨리 배워서 숙제도 15분이면 끝낸다는 수준의 말을 덧붙이고 있다.

내용 자체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현 상황, 그 노력을 위한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요소가 적은 점이 약간 아쉬웠다. 허나 수많은 인사들이 비난을 하는 가운데 AP통신에 보낸 미셸 위의 편지 문구 '꿈을 크게 가지면 언젠가 하늘 높은 곳까지 닿겠지만, 꿈이 작으면 제 발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그녀의 마음가짐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면 또 어떠한가. 자신의 재능을 계속 갈고 닦으며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 어떤 길이나 처음은 있었기 마련이고 단순히 여자 골프선수로서 최고가 아니라 전체 골프선수 중에 최고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과 그 실행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가 그 목표를 이루었으면, 그리고 십년이나 이십년 후에 미셸 위 본인이 쓴 자서전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제목은 '미셸 위 챔피언 만들기'가 아니라 '챔피언, 미셸 위'로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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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패러독스 -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해법으로 완성한 경제학 사용설명서!
타일러 코웬 지음, 김정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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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학 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딱딱하고 머리 아픈 학문이란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된다. 복잡하지만 실생활에 큰 쓰임은 없는 이론들이 가득한 학문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경제학은 온갖 것에 적용이 가능하고 정말 필요한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레스토랑을 고르는 것 부터 아이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소소한 일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이란 것이다.

그 설명을 위해 자세한 사례가 제시되기 때문에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또 쉬운 이해를 위해 경제학 용어 같은 것은 생략되는 일도 꽤 돼서 이 책이 경제학과 관련이 있었나 하는 생각까지 가지게 한다. 심지어 거기에 저자는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학적 지식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말라는 조언까지 덧붙인다.

그래서 더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패러독스'의 내용은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상과 처벌로 세상을 움직이는 방법, 인센티브의 함정,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경제학, 인간관계의 경제학, 자기기만의 기술, 문화예술 향유의 경제학, 7대 죄악을 파는 시장, 어떻게 세상을 구할 것인가 이 8개가 각 장의 주제다.

'일상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읽고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경제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은 일반 사람이 생각하는 세상과 다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설거지하는 것을 거부했을 때 보통 사람은 반항기에 들어갔거나 귀찮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겠지만 저자의 입장에서는 내적동기가 부족하거나 인센티브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돈으로 해결이 전부 될 것만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돈이 곧 개인의 이득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니며 무조건 돈을 제시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바로 자기 딸에게 설거지를 시키려고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아이는 가족에게 헌신한다는 만족감을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돈을 주겠다고 제시하면 내적동기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돈으로 통제 당한다는 느낌이 싫어서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른 예로는 보통 사람들은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내민다. 안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돈을 주게 되는 것이다. 허나 이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이 책에서는 지적한다. 사람들은 선의로 돈을 건네겠지만 그 걸인은 자신의 그 위치를 지키기 위해 상당한 돈과 노력을 소모하고 있어서 실제로 이익이 되는 돈은 많지 않고 그것을 감안해서 많은 돈을 주면 많은 경쟁자, 즉 많은 걸인이 생겨나는 결과를 가져온 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고 돈을 주고 싶다면 돈을 구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주라고 조언한다. 돈을 받았을 때 놀랄 만한 사람에게.

이 두 가지만 봐도 생각의 관점이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 속에 흔히 지나치는 일들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보는 시각, 그것이 평소 어렵게만 느껴진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라 색다를 뿐 아니라 꽤나 신선하다.

그래서인지 책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재밌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또한 맛있는 레스토랑을 고르는 법 같은 경우 당장이라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허나 고문하는 상대에게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법 같은 경우는 읽을 때는 매우 흥미로웠지만 특수요원이 아닌 이상 활용할 가능성은 없지 않겠는가. 활용할 일이 없는 편이 일상에도 유익하고 말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사례와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할 경제학적 조언이 가득한 '경제학 패러독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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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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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와 신윤복,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화가의 이름이다. 허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흔치 않았기에 이 책 '바람의 화원'이 더 독특하게 느껴졌다.

붉은 표지의 책 첫 머리는 어느 늙은 화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한 천재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첫 머리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김홍도이고 그가 추억하는 인물이자 이 책 제목인 '바람의 화원'이라 할 수 있는 당사자가 바로 신윤복이다.

전체 내용은 신윤복에 얽힌 미스테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시대에 만난 두 천재 김홍도, 신윤복은 처음 도화서에서는 사제지간으로 후에 신윤복이 천재성을 크게 발휘하고 나서는 경쟁자로서 관계를 유지해나간다.

그 와중에 김홍도는 예전 자신의 스승과 친우가 살해당했던 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하고 그 사건은 자신의 주군인 정조와도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옛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것과 신윤복에게 얽혀있는 비밀 그리고 두 천재의 관계와 그 경쟁구도에서 만들어지는 명화의 이야기를 다룬다.

옛 사건의 흉적을 밝혀내고 그를 잡아넣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도 꽤 재미있는 부분이었지만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 두 천재가 같은 주제로 각기 그림을 그려 대결을 하는 부분이었다. 책에 그 그림이 컬러로 실려 있어서 이야기의 생생함을 더하고 이런 식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가져왔다.

사실 팩션이라는 장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뛰어난 그림에 눈이 즐겁기도 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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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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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한밤중의 행진' 입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단편으로 된 것이 많아서 읽기가 편한데요. 엉뚱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등장했던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나 다른 단편집인 '걸', '마돈나' 가 그랬구요. 이 작가의 장편을 읽은 것은 '남쪽으로 튀어'말고는 이 책이 처음 인 것 같네요. 유쾌한 이야기 전개가 매력적인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답게 이 책 '한밤중의 행진'의 이야기는 럭비공이 튀듯 달려갑니다.

책의 주요등장인물은 파티업을 하고 있지만 사기도 병행하는 요코야마 겐지, 뛰어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회사 생활이 힘든 미타 소이치로, 모델 출신으로 아버지와 반목하고 있는 구로가와 치에 이 세명 입니다.

요코야마는 자신이 연 파티에 온 미타를 보고 재벌 2세로 착각합니다. 그래서 야쿠자를 끌어들여 그를 협박하려고 하는데요. 알고보니 소시민인 미타로 인해서 야쿠자에게 자신의 차 포르셰를 빼앗기는 처지가 되고 맙니다. 이어 야쿠자는 알 수 없는 용도로 자신이 이용할 집을 빌리게 까지 하구요. 결국 미타의 명의로 집을 빌리고 그 보증인이 된 요코야마.

어이없는 인연으로 묶인 둘이었지만 그 집이 도박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다음부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합니다. 야쿠자의 돈을 훔치려 집에 침입한 둘, 그런 두 사람에게 최루 가스를 뿌리고 돈을 빼앗아 사라진 여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당황한 둘은...

10억엔의 돈가방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두뇌게임이라고 표현해도 좋지만 머리를 쓰는 스릴러라기보다 유쾌하게 그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서요. 한심하게만 보였던 미타 소이치로가 팀 내 두뇌로 떠오르게 될 때는 좀 놀랐어요. 점차 세 사람의 심리가 변해가는 것도 물고 물리는 이야기 구조도 좋았구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야기, 끊임없이 뒤집히는 상황에 책의 재미가 더해졌구요. 범죄자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만은 예외로 기억해 둘 것 같네요.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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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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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이야기 세번째, '면장선거' 입니다. 이번 권의 환자들은 전문직이나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사들로 바뀌어 있네요. 덕분에 이라부도 신문에 나기도 하고 조금은 유명인사가 된 듯 합니다. 그래봤자 주사 놓으려 안달하고 유치한 행동에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유명하다고 해도 유명인사의 주치의 라고 알려지는 정도구요.

네가지 단편이 실려있는 이 책의 특색이라고 하면 역시 간호사 마유미의 비중이 좀 늘어나 있네요. 밴드를 한다는 내용도 있구요. 이 간호사 분도 상당히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라 이 사람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상당히 재밌어요. 주사 뿐이 아니라 이제는 쇠대야라는 소품까지 이용하는 군요.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쇠대야로 머리를 때리는데요. 언짢은 일이 생겨서 짜증부리다가 간호사 마유미가 쇠대야로 때리는 걸 상상하고 웃어버렸어요.

또 유명인사가 상대이니 만큼 환자에게 별명까지 있습니다. 언론에서 지은 별명으로 나베맨, 안퐁맨 이라는 군요. 세번째 상담 환자는 여배우라서 특별한 별명은 없구요. 허나 이라부의 환자들은 항상 특이한 증세로 나타나는 사람이라 여배우라도 예외는 없네요.

이 책의 제목인 '면장선거'라는 단편에서는 이라부가 섬으로 갑니다. 아버지의 체면을 위해 2달만 근무하라는 건데 유치함 대폭발이랄까요. 내용 중에 섬에 사는 할머니가 이라부를 두고 딱 잘라 바보 라고 말하시는 군요. 사실 정답이지요. 바보라서 함께 있기 마음편하다라는 할머니의 말대로 섬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라부의 진료소였구요. 엄마를 무서워하는 이라부의 면모가 나오질 않나 여러권이 되니 희한한 이야기가 점점 늘어나는 군요.

개인적으로야 첫번째 권 '공중그네'보다는 별로 였어요. 하지만 괴짜의사 이라부의 행각을 보는 즐거움은 여전하구요. 혹 네번째 권은 나오지 않을 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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