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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5 ㅣ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5
조지 사무엘 클라슨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소박하게 살아도 만족하면서 살 줄 안다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을 치열하게 사는데도 텅 빈 지갑을 갖게 되는 것이 기분 좋을 수는 없다. 돈에 발이라도 달렸는지 술술 빠져나가버리고 어느 순간 빈 지갑을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 집 밖을 내다보니 붉은 십자가 투성이라고 그 십자가가 꽂힌 곳마다 자신의 땅이면 좋겠다는 말을 했었다. 거기까지는 아니라도 어린 시절의 소망을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의외로 비슷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슈퍼마켓 주인'이다. 슈퍼마켓의 물건들이 상품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에는 수북한 과자가 있는 가게 주인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가끔 꿈이 큰 친구는 백화점 주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이야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주인을 꿈꾸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물건은 점차 늘어난다. 신나게 놀고 배만 차면 족했던 어린 시절에는 과자가 욕망의 대상이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다른 영역까지 넘보게 된다. 그렇게 치면 아직도 백화점 주인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만족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하지만 기왕이면 부자로 살고 싶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것일 것이다. 가난이 곧 불행은 아니지만 부는 좀 더 많은 기회를 제시한다. 자신이 기다리던 일에 뛰어들 수 있느냐와 없느냐는 대체로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나면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할 수가 없다.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해도 누군가는 알토란처럼 돈을 모으고 누군가는 부족한 통장 잔고에 한숨 쉬게 된다. 왜 그럴까. 황금의 도시 바빌론에서 제일의 부자로 소문난 알카드의 말에 따르면 간단한 부의 법칙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 <연금술>은 노예에서, 맨바닥에서 혹은 빚더미에서 존경받는 부자로 거듭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형식은 평생을 열심히 일했는데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가난을 대물림하는 사람들이 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러 가는 식으로 전개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알카드는 부의 비밀은 간단하다고 말한다. 수입의 10분의 1은 무조건 저축해서 모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이 지나면 한 해의 수입이 고스란히 종자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돈이 모자라서 쪼개 쓰는 판에 수입의 10분의 1을 저축할 수 있을까 싶지만 10분의 9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면 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빚이 있다면 10분의 1은 저축, 10분의 7은 생활비, 10분의 2는 빚을 갚는데 쓰라고 한다. 반드시 10분의 1은 저축을 해나가야 하고 그렇게 해서 모은 10분의 1의 돈에 일을 시키라고 한다. 돈이 자식을 낳고 그 손자에 손자까지 불리고 모든 돈에 꾸준히 일을 시켜서 불려 나가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반복하면 부자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황금의 도시 바빌론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 근심하는 왕의 이야기가 나왔다. 왕은 도시 최고의 부자 알카드에게 사람들이 부의 비밀을 배워 부유해질 수 있도록 강연을 하라고 한다. 알카드는 그 강연에서 7가지 부의 비밀을 밝힌다. 수입의 10분의 1은 저축하고 돈에게 일을 시키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부의 비밀도 좋았지만, 세를 내고 사는 것보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처럼 시대와 관련 없이 통용될 만한 내용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알카드가 밝힌 기본적인 법칙들도 그랬지만 여윳돈이 생겼을 때 있을 법한 고민들을 풀어주는 마손의 조언도 마음에 들었다. 돈을 빌려주는 대금업자 마손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돈이 아니라 조언을 들으러 왔다는 것이다. 여동생이 남편의 사업자금을 빌리러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이었다. 마손의 대답은 타인의 짐을 대신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랬다가는 돈도 그 사람도 모두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에 대한 기본 법칙, 돈을 모으는 방법, 돈을 빌려줄 때 주의할 것들, 빚을 갚는 방법 같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지만 등한시 했던 것들에 대한 설명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지는 점이 가장 좋았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지는 않지만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것들을 돈으로 구할 수는 있다. 돈이 없으면 불편하고 구차한 경우가 많다. 그런 마당에 부에 대한 강력한 법칙이라니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장 거액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알카드의 7가지 법칙을 따르다보면 얇아만 졌던 지갑이 점차 통통하게 살이 오를 날도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