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시크릿 - 부를 끌어당기는 17가지 원칙을 알려주는 부자 매뉴얼
하브 에커 지음, 나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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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자와 가난한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느냐가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답한다. '욕먹어도 부자가 낫지.'라고 말이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부자를 고르면서 수식어가 하나 붙는 것이다. 바로 '욕을 먹는'이란 말. 그런데 왜 부자가 되면 욕을 먹을까. 그 사람이 누군가의 돈을 훔치거나 사기를 친 것도 아닌도 아무 이유없이 비난을 듣는다. 부유한 사람은 운이 좋거나 부모를 잘 만난 것이고 자수성가한 것이라면 뼈가 부서져라 독하게 일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십만원을 가진 사람이 천만원을 벌기보다 1억을 가진 사람이 천만원을 벌기 쉽듯이 자금이 많으면 감수해야 할 위험도가 낮아지기 마련이다. 즉,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굳이 평생을 고되게 일하는데 쓰지 않아도 부자로 살 수 있다. 그 사람이 백만장자 마인드를 가진 경우에 한정해서.

이 책 '백만장자 시크릿'은 바로 그 백만장자 마인드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어떤 재테크 상품에 투자하라가 아니라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내적 토양부터 바꾸라고 말한다. 부자처럼 생각하지 않는데 돈이 쌓일 수도 없고 부자로 살 수도 없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기적처럼 거액이 들어와도 그 돈을 유지할 수도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고 보니 '긍정의 힘'이란 책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다. 현재 웃는 목사로 유명한 조엘 오스틴의 아버지도 목사였다고 한다. 허나 아들과 달리 아버지는 가난한 사람의 사고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은 가난한 편이었고 손님이 묶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부유한 사람이 조엘 오스틴의 아버지에게 손님을 대접하는데 쓰시라고 돈을 건넸다. 그 돈을 받은 조엘 오스틴의 아버지의 선택은 이런 것이었다. 성의는 감사하지만 받을 수 없으니 성금함에 넣겠다했다는 것이다. 머릿속에는 그 돈을 받으라고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돈에 대한 그리고 부자에 대한 거부감을 지울 수 없다면 부자가 되기란 칼끝에서 춤추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 '백만장자 시크릿'에서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책의 저자 하브 에커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부자다. 허나 그도 가난한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 그가 자신의 고물차를 몰고 나가면 차선을 바꾸기가 아주 쉬웠다고 한다. 운전자 대부분이 선선히 차선을 바꾸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부자가 되서 검은색 재규어를 몰자 도로에서는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고 한다. 단지 부유하다는 이유로. 심지어 가난한 동네로 차를 몰고 갔다가 맥주 캔이 차로 날아든 적까지 있다고 하니 부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할 수 있었다.
 
자라면서 수도 없이 듣게 되는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과 돈이 너무 많으면 사람이 추해진다거나 돈이 많으면 근심이 많다는 등 돈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에 세뇌가 되다 보니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물리치고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 말로 자신을 한정시키고 가난을 세습시키면서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것은 철도의 폭이었다. 철도의 폭은 어중간한 크기이다. 그 철도의 폭을 정하게 한 것은 마차바퀴의 폭이었고 마차바퀴의 폭을 정하게 한 것은 로마시대였다고 한다. 두 마리의 말 엉덩이의 폭이 정해버린 철도의 폭. 이것이 계속 흘러내려와 미사일의 폭까지 정했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가난은 물론 사고까지 세습한다는 생각에 오싹해졌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백만장자 시크릿'은 탁월했다. 사람의 고정된 사고를 하나씩 깨뜨리면서 부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평소에 부에 대해서 얼마나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고나 할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들어버린 부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털어버릴 기회라서 꽤나 마음에 들었다. 원래 꿈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하지 않던가. 부자처럼 생각하게 하는 '백만장자 시크릿'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부자처럼 생각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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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두력 -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호소야 이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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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 시절보다 어른이 된 이후 시간의 흐름은 빠르기만 합니다. 같은 시간이 흘러도 많은 것에 대해 무심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어른이 된 이후에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어린이와 같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 해봤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시기인 어린 시절에는 궁금한 것도 많아서 어떤 일이든 '왜?'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주변 어른에게 시도 때도 없이 물어봤을 겁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그런 시기를 '공포의 왜 시즌'이라고 칭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어느새 '왜?'라고 묻는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나는 발명가 타입이 아니잖아'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넘어가게 된 거지요. 그나마 얼마 전까지는 왜인지 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릿속에서 생각이 날까 말까 한 것은 기억이 날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편이었습니다. 가령 미드 로스트에서 기타리스트이자 약물중독자로 나온 배우가 다른 영화 어디에서 봤더라 하는 것이었지요.  전 같으면 한참을 끙끙대다가 혹은 다른 일을 하다 보니 반짝하고 떠올라서 씨익 웃었을 겁니다. 별 일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을 더듬고 거기서 답을 찾는 것도 꽤 즐거웠었거든요. 고민해야 하는 시간은 답답하기 그지없었지만요.

그런데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그런 시간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곳이 아니라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검색을 하면 답을 알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인터넷이 만능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해답을 알려주는 역할은 하더군요. 참고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로스트에서 극중 이름은 찰리, 배우 이름은 도미닉 모나한, 나왔던 다른 영화는 반지의 제왕이었고 역할을 호빗인 메리였습니다. 이렇게 검색을 하자 금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뭔가 허전하더군요. 궁금증, 고민, 해답이라는 3단계를 따르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으로 해결하다보니 점차 머리를 쓰는 일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러다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인터넷도 만능이 아닌 만큼 단순 지식을 묻는 질문이라면 검색으로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왜'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손쉽게 답할 수 없었던 겁니다. 거기에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특히 '국내에 있는 전봇대 수를 3분 내에 답하고 그 답을 끌어낸 과정을 설명하라'라는 질문처럼 단순 지식만 가지고 답할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왜?'에 대해서 평소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에 젖어 있던 사람이라면 더하구요.

이 때 떠오른 해결방안이 지두력입니다. 지두력이란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하더군요. 기존의 박식한 사람이라 하면 암기력이 뛰어나서 지식을 많이 '외우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두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많이 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는 지식 한도 내에서 '활용할 줄 아는'사람입니다. 그래서 지두력이 뛰어난 사람은 모르는 문제와 부딪혔을 때 일단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신이 나서 도전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한 세 가지가 '결과부터, 전체적으로, 단순하게'라고 하구요. 먼저 가설을 세우고 결과부터 시작한다는 방식이 독특하더군요. 사고를 뒤집는달까요. 보통 생각하는 바의 역순이라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말하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사고, 그리고 시간의 한계가 있으니 세부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끝이 없을 겁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할 부분은 정리하고 지나간다는 방식입니다.

전봇대 수를 세는 문제로 시작해서 지두력을 생각하는 사고와 그렇지 않은 사고방식을 대조해서 보여줘서 이해하기가 한결 쉬웠습니다. 지두력의 핵심인 세 가지를 하나하나 이해시켜 주는 점도 좋았구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두력은 생각하는 힘이니까요. 이 책 한 권을 읽고 지두력이 일취월장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겠다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에 대해 관찰하고 평소에 어떤 원리로 될까하는 것이나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것처럼 '왜?'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두는 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왜?'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 책 '지두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지두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호기심에 눈이 반짝인다고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니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잃은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대한 관찰과 생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생각하는 힘에 대한 책 '지두력'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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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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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오늘이 지구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떻게 남은 시간을 보내겠는가' 입니다. 철학자는 못 되는 지라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은 못하고 그때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답했었습니다. 반면 생의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순간에 가족과 함께 단출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하겠다고 선택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랜디 포시', 카네기멜론 대학 컴퓨터 공학 교수이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앨리스 프로젝트의 선구자 그리고 이제 '마지막 강의'라는 이름의 동영상 강의로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생을 정말 즐길 줄 알았던 랜디 포시는 어느 날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됩니다. 췌장암에 걸렸다는 것이었지요. 다른 암에 비해서 예후도 좋지 않고 생존율도 높지 않은 터라 이 소식은 그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까지 놀라게 합니다. 아름다운 아내와 세 아이와 좀 더 생을 즐기고 싶었던 그는 과감하게 수술을 하기로 선택합니다.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결과를 들으러 간 의사의 사무실, 담당의가 오기 직전 그와 그의 아내는 수술 결과를 미리 알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 순간 '크리넥스가 없다니 서비스가 별로군'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이어 들어 온 담당의가 아내를 진정시키는 것이 꽤나 탁월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바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랜디 포시 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의 태도는 아닌 셈입니다. 심지어 후에 속도위반으로 경찰에게 걸린 상황에서 자신이 시한부라는 이유로 딱지를 끊지 않자 그 사실을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이니까요.

허나 마흔 일곱의 랜디 포시는 졸지에 생을 하나하나 정리해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아직 아이들은 어리고 해보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아내 재이를 혼자 남겨두고 싶지도 않구요. 이 때 아내 재이는 보통 사람들의 반응을 보입니다. 좀 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달라는 거지요. 하지만 랜디는 강의를 하고 싶다고 고집합니다. 그가 일중독이어서도 아니고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상처 입은 사자도 사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고 교육자로써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서기도 합니다. 또한 그 강의 내용은 아버지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할 자신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아내의 생일에 강의를 하러 비행기에 오릅니다.

생의 마지막 강의, 기력은 쇠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죽음에 대해서 말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강의의 주제는 바로 '삶'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삶을 말한다는 것이 언뜻은 의아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가 말하는 삶에 대한 생각이 더 공감이 갑니다. 그는 시간의 소중함을 말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요새 할인점에는 점원이 아니라 본인이 계산하는 자율계산대가 있습니다. 생필품을 사러 갔다가 자율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있던 랜디는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요. 영수증이 안 나와서 한 번 더 같은 행동을 반복하자 영수증이 두 장이 나옵니다. 두 번 결제가 된 것이지요. 이 때 그는 고민을 합니다. 결제금액은 16불, 매니저를 부르면 15분 정도를 소요하고 나서야 이중으로 결제된 금액 16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자신은 지금 한정된 삶을 사는 처지이고 그 시간을 그런 식으로 날려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돈을 감당 못할 경제상태도 아니었구요. 그래서 그는 환불을 요구하지 않고 그냥 나옵니다.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그에게는 '시간'이 절실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시한부가 아닌 사람이 있을 까요. 병에 걸리지 않아도 칠팔십년 정도로 사람의 인생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 외도 자신이 한 마지막 강의에 대한 해설서이자 속편인 셈이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얻은 지혜나 살아온 이야기 자체를 압축한 만큼 꿈에 대한 것도 나오는데요. 어린 시절 갔던 디즈니랜드에서 언젠가 반드시 디즈니랜드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어린 시절의 꿈을 실행에 옮기는 일도 말입니다. 다른 꿈 여러 가지도 실제 실행에 옮겼더군요.

삶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지, 꿈을 포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꿈꾼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랜디 포시 교수의 아내 재이가 한 '제발 죽지 말아요'라는 말이 더욱 마음 아팠구요. 남은 생 동안 이 강의 내용을 여러 번 떠올리게 될 것 같네요.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마지막 강의'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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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 백작 통합논술 多지식 세계명작 2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정 엮음, 이현주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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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복수는 옳지 않다고 말합니다. 복수를 할 것이 아니라 그 상대를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옳은 행동이라고 말하구요. 하지만 어떤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서 자신과 가족의 인생이 파멸을 맞는다면 그 사람이 그저 웃으면서 상대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보통 사람이라도 머릿속으로 수십번 수백번 복수를 꿈꾸기도 할 것 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자식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는 어머니가 더 존경스러운 것일테구요.

복수와 용서, 억울한 일을 당한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말이 가지고 있는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여기 용서가 아닌 복수를 선택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시기심 많은 세 사람으로 인해서 행복하기만 했던 인생이 무너져 버린 남자 에드몽 당테스 입니다. 당테스는 젊은 나이에 파라옹호의 선장이 됩니다. 선주 모렐씨가 그를 신뢰하고 있었고 전임 선장이 뜻하지 않은 병으로 세상을 뜬 탓이었지요. 빠른 승진, 아름다운 약혼녀, 화목한 가족 행복하기만 한 당테스였지만 젊은 만큼 세상의 더러운 감정에 민감하지 않았기에 음모에 휘말리고 맙니다. 그의 빠른 승진을 시기한 당그라르와 카드루스, 아름다운 약혼녀 메르세데스를 빼앗고 싶었던 페르낭이 그를 모함한 것이었지요.

무고한 당테스를 고발한 고발장이 빌포르 검사 앞에 놓입니다. 검사라면 의당 그가 무고함을 밝혀야 했지만 빌포르 검사는 자신의 아버지가 보나파르트 파였음이 불거질까봐 당테스에게 누명을 덮어 쓰게 합니다. 죄가 없을 뿐 아니라 정식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정치범이 수용되는 감옥에 갇혀버린 당테스는 언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 지 기약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립니다.

모렐씨가 백방으로 그를 도울 방법을 찾고 아버지와 메르세데스가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애초에 당테스는 정식재판을 통해서 수감된 죄수가 아니기 때문에 죽지 않는 한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억울하다고 호소해도 간수들은 들은 채도 하지 않았구요. 14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그는 어떻게든 탈옥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옆방에 수감된 다른 죄수와 친해지게 되고 함께 땅굴을 파기 시작합니다. 탈옥이 눈앞이었을 때 옆방의 죄수였던 신부는 발작을 일으키고 당테스는 그를 두고 가지 못합니다. 그 행동에 감동한 신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보물의 위치를 가르쳐 줍니다. 예전 교황이 노렸던 보물이며 정당한 마지막 상속자가 끝끝내 찾지 못했던 막대한 보물을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신부는 끝내 숨을 거둡니다. 마음이 아팠지만, 탈옥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신부를 뒤로 하고 당테스는 탈옥에 성공합니다.

지나가는 밀수선을 얻어 탄 그는 특유의 항해실력을 드러내서 그 배에 당분간 머물기로 합니다. 이어 몽테크리스토 섬에 숨은 보물을 찾고 자신이 그 상황에 처하게 된 사실 전부를 밝히고 관련자 전원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 전에 그가 할 일이 하나 있었는데요. 아버지와 약혼녀 메르세데스의 행방을 찾고 은인 모렐씨를 돕는 것이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살아 돌아온 에드몽 당테스의 복수극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습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극으로 유명한 명작 소설입니다. 정작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는 읽어봤는데도 이 책은 이번 읽은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명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유명한 책이라 내용은 대강알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더 두근거리면서 읽었습니다. 그가 어떤 식으로 적들을 서서히 몰아가면서 복수를 해나갈지 어떻게 이야기가 끝이 날지 궁금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다시 한 번 다른 책으로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압축해서 나온 이야기이니만큼 섬세하게 전부를 묘사하기는 무리였거든요. 그렇지만 그렇기에 이해하기는 편한 면도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관련 상식을 알려주는 점도 좋았구요. 그리고 뒤편에 논술에 도움이 되도록 5단계로 짚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복수와 용서라는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하게 하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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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랜드
섀넌 헤일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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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주인공이나 드라마 속의 주인공을 보고 가슴 설레는 일도 한 번쯤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그 상상 속의 인물과 비교하게 된다면 실제 인간관계는 상당히 고달파질 것입니다. 이 책 '오스틴 랜드'의 주인공 제인이 바로 그런 경우 입니다. 가볍게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현재의 상황에서 그녀의 연애는 매번 꼬여만 갔습니다. 어디까지나 진지하게 만나는 것을 바랬으니까요.

그런데 제인이 남자친구를 만들려고 하면 그녀의 주위에는 유부남만 맴돌고 그 생각을 포기하면 싱글남이 갑자기 보이니 전부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유지하기도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진지한 관계를 기대했다가 상처받고, 다시 한 번 기대했다가 상처받는 이 패턴을 반복하는 사이 점점 제인은 지쳐갔고 상상 속의 인물 '미스터 다아시'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물론 제인이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좋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노생거 사원'을 제외하면 제인 오스틴의 전 작품을 두 번 이상 읽은 것도 사실이었구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소설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던 제인이 영국의 BBC 드라마로 제작된 '오만과 편견'을 보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배우 '콜린 퍼스'가 연기한 '미스터 다아시'에 푹 빠지게 된 것이지요. 무뚝뚝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똑똑한 여성 엘리자베스 베넷과 완벽한 사랑의 순간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 말입니다. 한심스런 현실 속과 비교를 하다 보니 상상 속의 인물이 완벽해보였고, 현실의 연애를 마다하고 상상 속의 남자를 꿈꾸는 지경이 되어 버린 겁니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나이 서른이 넘은 여성이 말이지요.

제인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안정적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외모도 성격도 꽤 매력적인 여성입니다. 그런 그녀의 인생이 그녀 집에 있는 화분 이파리처럼 말라버린 상황, 어떻게든 숨기고 싶었던 이 상황을 한 사람에게 들키고 맙니다. 엄마와 함께 집을 방문한 캐럴린 대고모한테 말입니다.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창피해서 어쩔 줄 모르는 제인에게 대고모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거기서 끝난 줄 알았던 정도의 일이었지만 캐럴린 대고모가 돌아가시고 제인에게 상속을 남겼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제인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는데요. 그녀에게 캐럴린 대고모가 남긴 것은 영국으로의 일등석 항공권과 3주짜리 영국행 휴가여행 상품권이었습니다. 오스틴 테마 파크에서 보낼 수 있는 3주,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주인공인 것 마냥 3주를 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인은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자극하는 이 선물에 기뻐해야 할 지 슬퍼해야 할 지 당혹해 합니다. 허나 어차피 환불 불가인 상품이었고 제인은 이 선물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합니다.

그 여행을 가서 다아시에 대한 집착을 떼어버리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 도착해보니 보닛을 쓰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서도 안 되는 1816년의 세계가 있었는데요. 이제 제인에게는 현대와 떨어져서 1816년을 연기하는 배우들, 그 테마 상품을 즐기러 또 다른 연기를 하고 있는 고객들과 보내는 3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실제로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나온 작품은 전부 읽어본 터라 제인의 심정에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하고 읽었습니다.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만 해도 '오만과 편견'의 현대판이라는 식으로 광고되어서 읽었었구요. 그런 맥락으로 BBC드라마 '오만과 편견'도 봤던 터라 콜린 퍼스가 연기한 미스터 다아시에 열광하는 제인의 심정도 이해는 됐습니다. 제인만큼 열광적은 아니었지만 그 드라마에서 콜린 퍼스가 꽤 매력적이긴 했거든요.

이 책 '오스틴 랜드'는 제인 오스틴에게 바치는 오마주라는 말이 딱 맞는 책입니다. 언뜻은 콜린 퍼스에 대한 열광 같은 느낌도 있지만 주인공 제인이 열광하는 인물은 어디까지나 '미스터 다아시'니까요. 정확하게는 그 시대와 진지한 관계를 동경한 것 같습니다만, 오스틴 랜드에서 다른 시대의 '어스트와일 양'의 역할을 연기하면서 점점 제인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상상과 실제는 다른 법이니까요. 그래서 유쾌한 로맨스 소설이라기보다 한 여성의 자아확립기 정도로 읽었습니다. 오스틴 랜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예술가로써의 옛 열정을 되찾기도 하고 그녀의 옛 남자친구를 어렸을 때부터 하나하나 되새김으로써 마지막에 이르게 되니까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유쾌하게 전개됩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은 몸무게에 집착하는 모습도 있고 심히 눈뜨고 못 봐줄 정도의 창피한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런 면에서 제인은 점잖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여성이 정서적인 부분에서 혼란스럽다가 안정을 찾아가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구요. 감정을 억누른 점잖은 말 속에 감정의 끈을 찾아가던 시대 1816년, 오스틴 랜드 속에서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위선이 인상적이기도 했구요. 제인 오스틴 소설 속의 장면이나 인물을 떠올리면서 보는 재미도 꽤 컸어요. '오스틴 랜드' 소재가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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