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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의 법칙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법칙들
피터 피츠사이몬스 지음, 강성희 옮김 / 프리윌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많은 법칙들이 존재한다. 가령 일기예보를 보고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가져가면 비가 오지 않고 무방비하게 그냥 나가면 꼭 비가 온다. 하기야 사람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비중을 더 두는 법이다. 꼭 나쁜 일에만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면 그 법칙이 정확하다기보다 나쁜 경우만 기억해서 적용한 경우가 더 많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가져가서 그 우산을 사용했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 되어서 기억에 그다지 남지 않는다. 하지만 우산을 가져가는 것을 잊는 바람에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되었다면 그런 일은 잘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또 그런 것을 지적하는 법칙은 꽤 잘 들어맞는 경우가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초심자 행운'이라는 것이 있다. 운이 잘 들어맞는 것인지 처음 하는 사람의 경우 잘 풀리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그 정확도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는 한 번쯤은 들어본 수많은 법칙들이 존재한다. 모르고 산다고 해서 해될 것도 없고 알고 산다고 해서 딱히 득될 것도 없지만 그런 법칙들을 알아가면서 느끼는 재미도 꽤 쏠쏠한 편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맞추어보기도 하고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이 되는 거라면 그냥 지나쳐도 된다. 그런 법칙들을 모아 둔 것이 바로 이 책 '51%의 법칙'이다. 책의 저자가 말하듯 정확도는 어디까지나 51%라고 한다. 맞겠나 싶다가도 그럴 것 같기도 한 법칙들이 모여 있고 그 하나하나에 대해 표현하는 저자의 입담이 뛰어나서 재미로 보기는 딱 좋은 책이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방의 법칙', '식사속도의 법칙', '2주의 법칙', '공중화장실의 법칙'이 있다.
먼저 '방의 법칙'이란 이런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의 마음에는 네 개의 방이 있다. 첫 번째 방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의 방이고 두 번째 방은 첫사랑의 방, 세 번째 방은 이상형의 방, 네 번째 방은 어느 순간 운명적으로 다가올 것 같은 사람의 방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바람둥이, 세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 두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비전이 없는 사람, 첫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독 드라마에는 첫 사랑의 방만 거대한 비전이 없는 사람만 득시글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식사속도의 법칙'은 식구가 많을수록 그 집 아이들의 평균 식사 속도는 빨라지고, 그중에서도 늦게 태어난 아이일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것이 식구가 많을수록 식사시간은 경쟁의 시간이 될 확률이 높고 맛있는 음식의 양에는 한정이 있으니 그 속도가 빨라지지 않으면 남들이 탐내는 음식을 먹을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막내에게는 어머니의 비호가 있겠지만 말이다.
세 번째로 '2주의 법칙'은 상대방이 어떤 약속을 요구하고 있고 그 상황을 일단 넘기고 싶다면 2주라는 기간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2주라는 기간은 상대가 화를 식히기도 적당하고 그 정도면 기다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더구나 적당한 기간이라서 한 달처럼 점점 화가 치솟을 만큼 긴 기간도 3일처럼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할 만큼 기억이 또렷한 기간도 아니라서 상대의 화도 식고 기억에서도 잊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정확도는 51%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공중화장실의 법칙'은 어느 나라에서나 남자화장실이 여자화장실보다 편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남자이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 대형마트의 남자화장실은 지나치는 동선 안에서 갈 수 있는 편리한 곳에 있지만 여자화장실은 그 곳을 지나서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야 있었다. 덕분에 많은 여자들이 화장실을 찾아서 이동하다가 남자화장실에 들어갈 뻔하고 놀라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반반에서 1% 높은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법칙들이라서 그리 정교하지는 않다. 신뢰도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 그건 정말 그렇지.'하고 공감하게 되는 면도 있고 그런 법칙이 있다는 자체가 우습게 느껴져서 웃게 되는 면이 있었다. 전 세계 인구의 51%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고 자신하는 '51%의 법칙' 재밌게 읽었다. 51%가 맞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법칙들이라는 말은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