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의 법칙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법칙들
피터 피츠사이몬스 지음, 강성희 옮김 / 프리윌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많은 법칙들이 존재한다. 가령 일기예보를 보고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가져가면 비가 오지 않고 무방비하게 그냥 나가면 꼭 비가 온다. 하기야 사람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비중을 더 두는 법이다. 꼭 나쁜 일에만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면 그 법칙이 정확하다기보다 나쁜 경우만 기억해서 적용한 경우가 더 많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가져가서 그 우산을 사용했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 되어서 기억에 그다지 남지 않는다. 하지만 우산을 가져가는 것을 잊는 바람에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되었다면 그런 일은 잘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또 그런 것을 지적하는 법칙은 꽤 잘 들어맞는 경우가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초심자 행운'이라는 것이 있다. 운이 잘 들어맞는 것인지 처음 하는 사람의 경우 잘 풀리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그 정확도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는 한 번쯤은 들어본 수많은 법칙들이 존재한다. 모르고 산다고 해서 해될 것도 없고 알고 산다고 해서 딱히 득될 것도 없지만 그런 법칙들을 알아가면서 느끼는 재미도 꽤 쏠쏠한 편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맞추어보기도 하고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이 되는 거라면 그냥 지나쳐도 된다. 그런 법칙들을 모아 둔 것이 바로 이 책 '51%의 법칙'이다. 책의 저자가 말하듯 정확도는 어디까지나 51%라고 한다. 맞겠나 싶다가도 그럴 것 같기도 한 법칙들이 모여 있고 그 하나하나에 대해 표현하는 저자의 입담이 뛰어나서 재미로 보기는 딱 좋은 책이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방의 법칙', '식사속도의 법칙', '2주의 법칙', '공중화장실의 법칙'이 있다.

먼저 '방의 법칙'이란 이런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의 마음에는 네 개의 방이 있다. 첫 번째 방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의 방이고 두 번째 방은 첫사랑의 방, 세 번째 방은 이상형의 방, 네 번째 방은 어느 순간 운명적으로 다가올 것 같은 사람의 방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바람둥이, 세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 두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비전이 없는 사람, 첫 번째 방의 크기가 가장 큰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독 드라마에는 첫 사랑의 방만 거대한 비전이 없는 사람만 득시글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식사속도의 법칙'은 식구가 많을수록 그 집 아이들의 평균 식사 속도는 빨라지고, 그중에서도 늦게 태어난 아이일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것이 식구가 많을수록 식사시간은 경쟁의 시간이 될 확률이 높고 맛있는 음식의 양에는 한정이 있으니 그 속도가 빨라지지 않으면 남들이 탐내는 음식을 먹을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막내에게는 어머니의 비호가 있겠지만 말이다.

세 번째로 '2주의 법칙'은 상대방이 어떤 약속을 요구하고 있고 그 상황을 일단 넘기고 싶다면 2주라는 기간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2주라는 기간은 상대가 화를 식히기도 적당하고 그 정도면 기다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더구나 적당한 기간이라서 한 달처럼 점점 화가 치솟을 만큼 긴 기간도 3일처럼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할 만큼 기억이 또렷한 기간도 아니라서 상대의 화도 식고 기억에서도 잊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정확도는 51%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공중화장실의 법칙'은 어느 나라에서나 남자화장실이 여자화장실보다 편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남자이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 대형마트의 남자화장실은 지나치는 동선 안에서 갈 수 있는 편리한 곳에 있지만 여자화장실은 그 곳을 지나서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야 있었다. 덕분에 많은 여자들이 화장실을 찾아서 이동하다가 남자화장실에 들어갈 뻔하고 놀라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반반에서 1% 높은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법칙들이라서 그리 정교하지는 않다. 신뢰도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 그건 정말 그렇지.'하고 공감하게 되는 면도 있고 그런 법칙이 있다는 자체가 우습게 느껴져서 웃게 되는 면이 있었다. 전 세계 인구의 51%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고 자신하는 '51%의 법칙' 재밌게 읽었다. 51%가 맞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법칙들이라는 말은 맞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투를 빈다] 서평을 보내주세요.
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욕실에서 손을 씻는 동안 머릿속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계기는 얼마 전에 읽은 책에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눈을 가리고 시간을 보내본다는 것이었다. 타인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머릿속의 수많은 생각의 파편 중에서 하필 그 기억이 떠오른 것은 집안에서 유일하게 창문이 없는 장소인 욕실에 있다는 점이 큰 몫을 했다.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눈까지 감으면 굳이 눈을 천으로 가리지 않아도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 움직여 볼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단순한 호기심으로 행한 일은 큰 충격을 가져왔다. 빛이 있고 눈이 보일 때의 공간과 어둠이라는 장막으로 시야를 뒤덮은 공간은 전혀 다른 곳이었다. 사실 욕실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고 조금만 팔을 뻗으면 금세 손이 벽에 닿을 것이 뻔했다. 더구나 몇 년 째 살고 있는 집의 욕실이니 더없이 익숙한 장소였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간단한 사실 하나로 당혹감과 공포감을 맛보게 되었다. 눈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문의 손잡이를 찾기 위해서 문을 더듬어 내려갔다. 잘못 움직여서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혹시 미끄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인 채로 말이다.

사람의 인생이 이런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방사능 거미에게 물려서 신기한 능력이 생기는 것은 책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사람은 큰 차이 없이 살아간다.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다는 공식은 어느 사람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된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질적, 정신적 여유로 삶의 질이 바뀌기는 하지만 단순화해서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다. 중국의 황제조차 늙는 것을 막지 못했고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사람의 인생은 뻔하다. 그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생은 어둠 속에서 손잡이를 찾아 손을 뻗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고 하지만 그 사실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힘들 때가 많다. 이 지구상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왔으니 그 사람들의 삶을 반복하는 것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도 자신이 입장이 되면 모든 것이 새롭고 또 어려울 때가 있다.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고민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어둠 속의 체험은 눈을 뜨고 빛을 되찾으면 된다지만 사람의 인생에 빛을 들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뿐이다.

결국 그런 마음가짐을 얻을 때까지 어둠 속에서 곤혹스러워 하는 사람처럼 발을 동동 구르며 고민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특히 인생의 갈림길이 지나치게 많아 보일 때 더 그렇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건투를 빈다'는 유쾌했다. 거미줄에 휘감겨 있는 것처럼 고민에 휩싸여 있었는데 한 마디를 할 때마다 그 거미줄이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내용은 어느 사람이 저자 김어준에게 고민을 상담하고 그가 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간이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는 페이지는 덤이라 할 수 있었다. 읽고 나니 덤 쪽이 더 인상적인 맛이 있었지만 고민에 대한 답변이 직설적이지만 통쾌하다.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대한 답변은 은근히 뻔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한 적당한 격려 일색이기 때문이다. 사실 격려가 아니라 직접적인 행동에 대한 충고를 하는 것도 타인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들어가니 누군가의 고민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는 그저 들어주는 것 뿐 셈이다. 허나 딱 잘라 꿈을 향해 움직이라거나 남자친구를 인류애적 관점에서 놓아주라고 하는 충고를 듣는 것은 통쾌한 맛이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슷한 고민을 말하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요점은 어디까지나 '정면돌파'지만 조목조목 분석해가며 열변을 토하는 저자의 말을 읽는 것도 즐거웠다. 유쾌하게 읽다보면 주변에 안개처럼 얽혀 있던 고민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지라는 말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기분이었다. 타인의 고민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마음을 위로받고 후련한 기분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전혀 예상치 못한 고민을 말하는 경우에는 그저 흥미로운 일을 구경하는 심정으로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난 소감은 한 마디로 '후련하다'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다 읽고 나니 누군가의 고민도 그에 대한 저자의 답변도 그리 생각나지 않았다. 오히려 중간 중간 들어간 저자의 맥락 없는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었다. 잡초를 뽑다가 이어지는 뜬금없는 생각이나 어머니에 대한 회상 같은 것 말이다. 단 하나 저자의 답변 중에 기억나는 게 있다면 '상황에 당당하게 맞서고 건투를 빈다'는 말일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단순화시키고
타인의 고민과 그에 대한 답변을 들어봄으로써
상황을 객관화시켜주는 것이 좋았어요.
역시 가장 좋은 점은 고민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경우
한 번에 그 고민을 날려보내 주는 점이었지요.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타인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통쾌한 답변을 준다니 딱히 떠오르는 책이 없네요.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추천해볼까도 했는데 조금 다른 것 같구요.
타인의 고민과 그에 대한 답변에서
다시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부분에서는
얼마 전에 읽은 '홈리스 중학생'을 추천하고 싶네요.
사람의 삶에 대한 생각과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거든요.
두 책을 다 읽고 나니 읽은 후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네요.
둘 다 좋았구요.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이 책이 인간관계 분야에 있더군요.
인간관계 분야라면 얼마 전에 읽은
'나는 매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된다' 추천할게요.
제목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나름 유용한 책이었어요.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연령불문하고 고민 많은 사람들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겠지만
굳이 연령대를 정한다면 20대에게 권하고 싶네요.
격렬한 고민으로 몸을 떠는 나이니까요.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자신이 이기적이란 사실 자체를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기심은 존재의 기본 권리다. 문제는 이기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과연 어디서 그 한계를 긋느냐 하는 것이다. 그 한계선을 이어 붙이면 그게 곧 자신이다.
(P144)

이 책은 알라딘 독자 서평단 도서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별 일이 아님에도 분개하게 되는 일이 하나 있다. 어떤 드라마건 간에 주인공의 고난은 진저리나게 길지만 주인공의 행복을 다룬 결말은 보통 10분을 넘지 않는다. 사극이야 그렇다 해도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에서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룬 이후의 이야기가 짧은 건 짜증스럽다. 사랑은 이루기도 어렵지만 이룬 후에 잘 유지해나가기가 더 어렵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사랑에 미남 미녀이지만 더없이 사악한 연적이 마구 끼어들어서 범죄 수준의 책략을 난무한 것만 잔뜩 흩뿌려 놓고 모든 방해가 사라지자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사실 두 사람의 고난은 그 때부터가 시작인데도 말이다. 물론 그 쯤 되면 환상의 충족이 되지 않으니 다루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연애를 다룬 드라마는 잘 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 책 '태양의 탑'은 사실 연애를 다룬 책이다. 그것도 연애의 처참한 이후를 다루고 있다. 실제 있다는 태양의 탑을 그린 기괴한 표지하며 비슷한 제목의 판타지 소설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게 하는 제목까지 연애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느낌임에도 연애를 다루고 있다. 더구나 '일본 판타지 노벨대상' 수상작이라고 쓰인 띠지가 책을 휘감고 있는데도 연애를 다룬 책이다. 그래서 연애가 인생 속의 가장 큰 환상이라서 그런가 하고 책을 펼치면 몇 장 넘어가지 않아서 얼추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먼저 이 책의 주인공은 기괴한 인물이다. 딱 잘라서 말하건대 기괴하다. 반쯤 양보한데도 특이한 사람이다. 주변에 더 특이한 기운을 풀풀 풍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소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위장 전략이고 그는 굳이 분류하자면 괴짜에 들어간다.

그런 주인공의 직업은 일단은 학생이다. 휴학 중이고 간간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먹고 살지만 성실하지 않은 교토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요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연구였다. 연구를 오래 해 와서 꽤 많은 논문을 써내기도 했지만 계속된 관찰을 해나가고 있었다. 대상은 헤어진 여자 친구 미즈오 씨였다. 어디까지나 감정을 전부 배제한 순수한 연구이며 요새 세상을 흉흉하게 하는 스토커라는 종류와 다르다고 이 책의 화자인 '나'는 딱 잘라 말하고 있다. 보는 입장에서는 그리 다르지도 않은 것 같다는 찜찜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지만 아직은 미즈오 씨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지도 범죄라는 생각이 들만큼 번지지도 않은 터라 그저 기괴한 짓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으면서 미즈오 씨에 대한 연구의욕을 불태우던 어느 날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힌다. 여태까지 관찰을 해오면서 미즈오 씨가 그것을 눈치 챈 것 같지도 않았고 전화를 했다가 끊는다던가 하는 몰상식한 행위를 한 적도 없는데 어떤 짜증나는 녀석이 다가와서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미즈오 씨가 싫어하니까 그런 범죄 행위는 그만두고 썩 물러가라는 위협을 들은 주인공은 상대의 얼굴 사진을 찍고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문제는 자전거를 두고 왔다는 것이었지만 다음 날 찾으러 가면 될 것이었고 감히 자신에게 거대한 모욕을 안긴 파렴치한 녀석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었다. 상대는 예상대로 미즈오 씨와 같은 나이의 법대생으로 얼굴만 번지르르한 기분 나쁜 녀석이었다. 꼴사나운 수염을 기르고 있었으며 감정을 배제한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는 자신을 스토커 따위로 치부하고 위협을 한 못된 녀석이었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입장에서 말이다.

이 쯤 되면 실은 주인공이 정말 스토커이고 피해여성인 가련한 미즈오 씨가 공포에 질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감정을 배제한 관찰자라는 '나'는 일생 일대 처음 있었던 일이었던 미즈오 씨와의 사랑을 잊지 못한 남자였고 그를 위협했던 상대역시 현재 미즈오 씨를 짝사랑하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당사자는 모르는 새에 스토커의 위험 수위에 닿을 듯 말듯 한 두 사람이 서로를 적대시하며 물어뜯기 시작한다. 처음 시작은 '나'의 스토커 행위는 범죄이며 더 이상의 괴롭힘을 계속한다면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온 엔도 아키라였다. 주인공은 이 편지를 받고 위축되기는 커녕 장문의 답장을 보낸다. 평소 편지를 보내는 걸 좋아해서 미즈오 씨와 사귈 때에도 쓸데없는 편지를 계속 남발해서 미즈오 씨의 집을 편지로 뒤덮은 남자답게 쓸데없는 내용을 잔뜩 담은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 내용인즉슨 미행이 범죄라고 하면서도 자신을 미행한 귀하의 행위야 말로 범죄에 가깝고 그런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아서 엔도야 말로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자신은 추호도 그럴 생각이 없으니 포기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편지가 답장으로 왔으니 기가 막히기야 했겠지만 엔도는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선다. 주인공의 집의 현관문을 테이프로 붙여서 안에서 못 열게 한 것이다. 이에 주인공은 바퀴벌레큐브라고 불리는 바퀴벌레 수백 마리를 선물로 보내는 것으로 응수한다.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해서 당최 목적을 알 수 없는 연구일지를 작성하던 주인공이 연적과 밑도 끝도 없는 보복전에 나서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어딘가 아픈 것 같은 후배를 달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야말로 괴짜란 말 외에는 지칭할 말이 없는 것 같은 주인공의 일상 같지 않은 일상을 읽는 것이 꽤나 유쾌했다.

헤어진 애인을 연구한다는 시작이 유쾌한 소재는 아니지만 그것을 묘사한 것이 경쾌한데다가 얼굴 밖에 모르는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망상을 불태우는 괴짜들의 이야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아르바이트생은 어느새 끔찍한 괴롭힘을 하는 새아버지와 잔혹한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가 되어버리지만 실제로는 새아버지도 남자친구도 없는 터라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괴짜들의 상상력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자신들의 일상의 90퍼센트는 머릿속에서 일어난다는 단언을 하는 그들이라 그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환상 그 자체였다.

단순히 인기 없는 남자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괴짜 교토대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들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라 아주 재밌게 읽었다. 망상이 반 이상이라서 멍하니 따라가다가 '아니잖아!'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실소를 자아냈다. 그리고 독특한 '에에자나이카'소동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웃게 되었다. 읽고 난 이후에도 연애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믿을 수 없고 그런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유쾌한 망상으로 가득 찬 '태양의 탑' 앞으로 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두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본래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팔아 살아간다. 운이 좋아서 평생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 이상 끊임없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변해 간다. 어떤 일을 할 지 선택할 수 있고 얼마간의 시간을 일할 지도 선택할 수 있다. 실상이야 취직을 하게 된 회사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게 되지만 일단 표면상으로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노예라는 끔찍한 상황에 속한 사람은 다르다. 그가 어떤 일을 얼마나 할지는 그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그의 주인에 속한 것이다. 사람의 주인은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음에도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 현재 알 수 없는 어딘가에도 있을 것이다. 어제도 무심코 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노예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었다. 과거의 노예는 당나귀 3마리 정도의 값이었다고 한다. 사람에게 가격을 매기고 그 평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권한을 타인이 가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은 같은 인종 간에도 벌어지지만 보통은 다른 인종 간에 벌어진다. 노예제라는 것의 특성상 일단 합리화가 필요하다. 가증스럽게도 자신의 존귀함을 유지하고 말도 안 되는 양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사람을 짐승처럼 다루는 입장이니 자신의 사악함을 드러내놓고 인정하면 될 것을 그건 싫은 것 같았다. 여기에도 노예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옥타비안이고 성은 없었다. 후에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의 성에 기트니가 쓰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옥타비안을 산 주인의 성이므로 그것을 그의 성으로 쓰는 것은 좀 부당한 느낌이었다.

옥타비안은 커다란 저택에서 왕자처럼 살아간다. 아름다운 어머니 카시오페이아 공주가 그의 곁에 있었고 아버지는 없었다. 그 집은 넓고 쾌적한 편이었으나 기이한 면이 있었다. 수많은 학자들이 그의 집을 드나들었으며 이름이 아닌 숫자로 서로를 지칭했다. 가령 집의 주인인 기트니씨는 03-01이었다. 숫자가 앞에 위치할수록 높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테면 왕은 01-01이었고 기트니의 연구를 후원하는 귀족은 02-01이었다. 옥타비안은 그런 기이한 집에서 자랐지만 그는 그 곳에서 태어나 자랐으므로 그 집이 무엇이 이상한지를 몰랐다. 무언가 이상하지만 무엇이 이상한지도 알 수 없는 가공된 세계 속에서 자라난 옥타비안은 자신의 처지도 잘 알 수 없었다. 왜 자신과 어머니만 이름으로 불리는 지도 알 수 없었고 많은 남자들이 어머니의 호감을 얻으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 저택에서 도련님이라고 불리며 온갖 교육을 받았다. 문학, 철학, 역사, 과학 전 분야를 망라한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음악 수업도 들어 수준급의 바이올린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 카시오페이아가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옥타비안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집안의 학자들이 전부 주목했다. 그가 다소 불만을 품은 것이 있다면 자신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과 어머니가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언제부턴가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그 이야기가 좋았고 어머니가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길 바랐지만 어머니는 언제부턴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모자는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었다. 사실상의 감금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는 마차를 탔는데 창밖을 내다보지 않도록 주의를 들었다.

아름다운 여왕처럼 저택에서 군림하는 어머니와 학문의 바다에 빠져 사는 생활은 옥타비안에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어려서는 알 수 없었지만 성장할수록 현재의 상황이 무언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후에야 알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매 번 식사량을 적고 배설물의 무게를 재거나 하지는 않았다. 옥타비안은 태어나서 내내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저택 내에 옥타비안이 들어갈 수 없는 비밀의 방이 있었다. 그 방의 출입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며 소름끼치게도 그 방의 입구에 옥타비안의 얼굴이 장식되어 있었다. 해골표시 대신에 옥타비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붙여 놓은 것이었는데 다른 학자들은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어린 옥타비안의 입장에서는 소름끼칠 뿐이었다.

안온한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어느 나들이 이후의 일이었다. 항상 마차 안에 얌전히 있을 것을 요구받았었지만 그 날 기트니씨는 기분이 좋았다. 옥타비안은 그것을 기회로 마부석에 하인과 함께 앉아서 가면 안 되냐고 묻는다. 의외로 기트니씨의 선선한 허락이 떨어지고 옥타비안은 신이 나서 마부석에 앉지만 하인의 반응은 뚱한 것이었다. 옥타비안은 애써 그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은 그런 번호가 아니라며 옥타비안의 팔을 꼬집는다. 그리고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옥타비안은 그 이후 보노라는 이름의 하인에게 정보를 얻으려 한다. 보노에게서 듣게 된 이야기를 토대로 옥타비안은 숨은 진실을 알아내기로 한다. 그리고 진실은 비밀의 방 안에 있었다. 자신이 실험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옥타비안은 절망하지만 아직 어렸기에 어떻게 할지를 몰랐다. 성격이 더 침울하고 진지해졌을 뿐이었다. 이때부터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한다.

이 책 '옥타비안 낫싱'은 독특한 소설이다. 노예제가 당연시 되던 미국에서 한 소년은 실험대상으로써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점차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소년은 무력했고 상황은 점차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자신의 상황을 바꾸려 하지만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야기는 처음에는 소년의 일기를 통해서 후에는 누군가의 편지나 실험보고서를 통해서 진행된다. 두 번의 분기점이 있는데 기트니씨의 후원자가 사망해 그 상속자가 저택에 방문하게 된 때와 전쟁이 격화되면서 다른 지방으로 피하게 된 석학협회가 천연두파티를 열게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두 번의 분기에서 옥타비안의 입장은 파도에 출렁이는 것 마냥 불안정하게 변해간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란 소년이 점차 부당한 현실과 맞서는 이야기 '옥타비안 낫싱' 다음 권이 기대되는 책이었다. 더 큰 파란이 있을 것 같지만 다음을 궁금해 하게 하는 터라 읽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이 사랑한 예술
아미르 D. 악젤 지음, 이충호 옮김 / 알마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천재가 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다. 천재인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천재이길 바란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다. 자신의 유한한 삶 동안에 의미를 찾길 바라는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어한다. 보통 그것은 자신의 이름일수도 있고 역사에 남을 업적일수도 있다. 이름이든 업적이든 남기려면 누구보다 뛰어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천재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 그런 면에서 아주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수학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 부르바키로 엄청난 양의 논문을 발표하고 수학은 물론이고 다방면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부르바키는 매년 엄청난 양의 논문을 발표하면서도 그 논문의 질은 사람들을 경악시킬 만한 수준의 것을 유지했다. 그의 발표와 저작들은 프랑스 수학계를 뒤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학에 영향을 미쳤으며 예술은 물론이고 문학 같은 관계없는 분야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그야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수학자이며 구조주의 자체로도 불릴 정도인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는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 곳에는 비밀이 있었다. 아무리 천재라 해도 역사에 남을 정도의 업적을 이룰 만한 수학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는 법이다. 안정적인 집안에서 자랐으며 르네상스적 만능인에 속하는 수학자 앙드레 베유의 머릿속에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여러 명의 수학자가 모여 함께 강의계획서를 짜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그 자신이 뛰어난 수학자이고 수학을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지만 베유는 친구가 매번 강의계획에 대해서 물을 때마다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비슷한 질문에 답변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일률적으로 강의계획서를 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당시 프랑스 수학계에는 일정한 체계가 없었다. 양차대전이 일어나서 대변혁이 일어났던 탓도 있었지만 수학을 가르칠 때 일정한 개념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도 않았고 적절한 교습과정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매번 무엇을 가르칠지 그리고 가르치지 않을지를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야 학생들은 적절한 지식을 얻을 수 없었다. 수학교수들의 관심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앙드레 베유의 계획은 많은 수학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적절한 강의계획서가 있다면 그것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면 되니 매번 무엇을 가르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거기에 학생들도 대학교 수준에 적합한 수학지식을 얻을 수 있으니 우수한 수학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

관심이 있는 수학자들이 모여 들고 그들은 무엇을 강의계획서에 넣고 뺄 지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그들의 이야기는 다른 쪽으로 번진다. 적절한 수학 교재도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있는 수학 교재는 지나치게 오래된 것이라 지금 쓰기에는 무리점이 많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학 교수는 그 교재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교재를 통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교재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모인 수학자들은 그 필요성을 절절히 느끼고 있던 만큼 점차 신이 나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다.

전쟁이라는 것은 기존의 많은 것들은 바꾼다. 그래서 많은 분야의 것들이 바뀌고 있던 때였다. 교재를 바꾼다면 수학 전반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프랑스 전체 대학에서 사용할 교재를 만든다는 점은 모인 수학자들을 흥분시킨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의 수학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바닥부터 쌓아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 한다.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증명되지 않은 것은 사용할 수 없었다. 시작은 집합에서 하자는 것과 모든 개념을 확립하자는 것으로 이야기가 모인다.

그리고 함께 일정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그에 걸맞은 결론을 내려서 공동으로 출판을 하기로 한다. 그 모든 저작들은 가상의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의 이름으로 출간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수학자가 한 명 탄생한 것이었는데 당시 그들은 그것을 몰랐다. 젊은 수학자들이 의욕적으로 모인 일이었고 희생정신이 없다면 성립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책 '수학이 사랑한 예술'은 모든 분야에 그 영향을 미친 수학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니콜라 부르바키의 저작은 구조주의 그 자체로도 불리고 그 확고한 개념들은 다양한 분야에 흔적을 남겼다. 그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이 책은 가상의 수학자를 말하기에 앞서 그 가상의 수학자를 이루어 낸 주요 수학자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니콜라 부르바키의 전체 상을 보게 하고 있다. 숲을 통해서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통해서 숲을 그려 보는 것이다. 단순히 강의계획서를 세우던 일이 점점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니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특히 니콜라 부르바키의 저작 대부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알렉상드르 그로텐디크의 삶은 흥미로운 것 이상이었다. 구조주의 수학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점도 좋았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인 젊은 수학자들이 얼마나 큰 업적을 이룰 수 있는지가 더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