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의 수수께끼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18인의 특별 추리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90
나루미 쇼 외 지음, 유찬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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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실종됐다. 아름다운 외모를 빛나게 하는 다정한 성품을 가진 소녀였다. 규칙적 생활을 하는 편인 소녀였기에 그 실종은 금새 알려졌고 FBI가 수사에 나섰다. 신앙심이 깊은 가족들은 소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빌고 있었다. 그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은 그 소녀와 사랑하는 사이며 그녀를 무사히 보호하고 있다는 남자로부터 였다. 가족들은 소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했다. 남자는 소녀와 얼마 전에 만났지만 서로 깊게 연결되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남자가 소녀를 납치했을 것이며 아마도 소녀는 죽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운한 예측 속에 남자는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 그것도 납치된 소녀의 동생에게 계속 걸어왔다. 가족들은 혹시 모를 기대 속에 전화를 받았고 자신의 딸을, 언니를 돌려달라고 남자에게 재차 부탁했다. 남자는 매번 그녀를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번번이 어겼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소녀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화벨은 울렸다. 자신과 소녀는 신의 뜻으로 하나가 되었으며 소녀의 동생도 그 영화로운 자리에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소녀의 동생에 대한 집착이 실마리가 되어 그 남자는 검거되었다.

그런데 소녀의 가족이 남자를 만나러 왔다. FBI 수사관들은 면회를 허락했지만 그들의 몸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다행히 소녀의 가족들은 신실한 사람들이라 수사관들이 없는 면회실에서 남자를 죽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용서를 하러 왔다고 했다. 미국의 형사재판은 배심원제라서 아마도 소녀의 가족들이 그 파렴치한 살인범을 죽였다 해도 무죄로 풀려날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용서를 선택했다. 자신들의 딸을, 언니를 죽이고 또 다른 딸을 죽이려 한 살인마를 말이다.

용서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죄가 무거운 만큼 고통은 크고 용서는 힘겹다.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 용서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범인을 다시 만났을 때 단편 '저벅저벅'의 주인공 역시 선택을 주저했다. 처음 그녀가 원한 것은 복수였다. 10살의 여름 가즈코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중학생을 만난 것이다. 소년은 그녀의 앞을 막아섰는데 가즈코는 불안한 마음에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자 소년은 요요로 그녀를 현혹시킨다. 아직 어린 아이였던 그녀는 쉽게 현혹되었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 때 소년은 한 손에 칼을 쥐고 그녀를 오두막으로 끌고 간다. 하의를 전부 벗기고 여성의 성기를 직접 보고 만져 보고 싶다는 추악한 발상 때문이었다. 구역질나는 경험이었다. 가즈코는 울면서 살려달라고 말하지만 소년은 이렇게 말한다. 어른에게 알리면 반드시 찾아와 '죽여버리겠다'고 말이다. 지켜보고 있다가 죽여 버리겠다는 폭언이었다. 가즈코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일은 그녀의 인생을 뒤틀어 놓았다. 누군가에게 그 일을 말하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을 사귀는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힘에 겨웠다. 결혼을 하고 이제 서른아홉인 그녀는 아직도 그 일에 휘둘린다. 결코 잊지 못한 것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그 때 그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무작정 소년을 쫓아가고 진실을 찾아내고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책 '흑색의 수수께끼'는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의 추리 단편 4개를 묶어 놓은 책이다. 하지만 딱히 추리 단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사실 읽으면서 좀 실망을 했다. 무덤덤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화남',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소년을 찾는 이야기 '저벅저벅', 아버지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 '목소리', 사라진 바이올린 찾기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까지 본격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는 단편들이었다. 하지만 읽기 자체는 술술 읽어질 뿐만 아니라 인상이 강렬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자신을 성추행한 소년을 찾아 나선다는 소재라든지 사라진 바이올린의 주인이 아인슈타인으로 설정되어 있는 부분이 그랬다.

'저벅저벅' 같은 경우에는 인상이 강렬해서 읽은 후에 가장 여운이 길게 남은 단편이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말이다. 반면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의 경우에는 경쾌한 추리소설이라고 할 정도로 가볍게 흘러갈 뿐만이 아니라 군데군데에 나오는 음식 묘사에 한층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전부 읽고 난 다음 가장 수수께끼인 것은 이 책의 제목 쪽이었다. 흑색의 수수께끼라지만 네 개의 단편을 관통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목과 동명의 단편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는 다면 좋을 '흑색의 수수께끼' 나쁘지는 않았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저벅저벅'이었는데 복수와 용서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용서야 말로 아름답다지만 복수의 칼을 들게 한 것도 용서의 손을 내밀게 하는 것도, 시작은 전부 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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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
조슈아 페리스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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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변화의 상황에서 적응을 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변화의 상황이 크면 스트레스도 크다고 한다. 부당하다고 느끼는 상황도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결혼이나 취업같은 자신의 인생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면 받는 스트레스의 양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익숙한 방식을 벗어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불안도 늘어나고 그 사실은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한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정리해고가 시작된다는 것은 최악의 변화이며 엄청난 공포인 셈이다. 설사 그 회사를 자신이 결코 좋아한 적이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사람마다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묵묵히 참으면서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불안을 떠넘기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정 정도를 넘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도 생겨난다. 집단 히스테리라고 할 지 후에 생각하면 창피할 뿐이지만 이성이 마비된 사람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에서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라니 별로 새로울 것도 없겠다는 섣부른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어긋났고 이 책은 익숙한 소재를 절묘하게 비틀어서 읽는 내내 웃게 되었다. 그 웃음 뒤에 씁쓸한 느낌이 따라왔지만 이 책이 재미있다는 전체적인 감상을 흐트러뜨리지는 않았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 때 호황을 맞았을 때는 고층빌딩의 3개 층을 쓰면서 잘 나갔던 광고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무리가 등장한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들을 '우리'라고 지칭한다. 같은 팀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말하는데 그 '우리'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은 자신들의 시간 때우기용 대화에 끼지 않는 조 포프와 다른 부서 사람들 그리고 회사의 공동 경영자이며 그들의 상사인 린 메이슨이었다. 그들은 회사에 다니는 것을 지긋지긋하게 여긴다. 그래서인지 가장 즐기는 일은 자신들이 해야 할 업무가 아니라 중간 관리자인 베니나 수석 아트 디렉터인 캐런이 전해주는 회사 내 소문을 듣는 일이었다. 호황일 때는 이것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는데 린이 그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 이상 그녀가 내주는 과제에 적절히 대응해서 광고시안을 내놓으면 되었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터와 아트 디렉터로 창의적 의견을 만드는 '우리'는 대부분의 근무 시간을 어떻게 때울까를 고민한다. 물론 그들이 대충 때운 시간까지 포함해서 전부 광고주가 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었다. 호황일 때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불경기가 되자 회사가 쓰던 3개 층 중에 하나인 59층이 일단 비워진다. 거기서 일하던 많은 사람들도 정리해고가 되는데 그 일은 일대 혼란을 몰고 온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얼굴은 보지만 이름은 모르고 알았더라도 잊어버린 사람들이 짐을 챙겨서 회사를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광고회사라서 카피라이터와 아트 디렉터는 그나마 정리 해고 초기 시기에는 나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다. 허나 그것은 불행 중 다행일 뿐이지 회사 내 분위기는 긴장으로 가득 찬다. 베니나 캐런에게서 최신 소식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상사에게 걸리지 않도록 몸을 사리게 된 것이다. 가령 비품이나 복사에 대한 정책도 바뀌어서 행크의 경우 매일 도서관 책을 가져와서 그 책 전부를 복사하고 그것이 마치 중요 서류인 양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린의 방으로 불려 가서 자신이 해고되었음을 알고 떠나갈 때마다 사람들의 불안과 안심을 동시에 경험했다. 떠나가는 동료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도 이번에 자신이 걸리지 않았다는 안심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동시에 다음번에 자신이 대상자가 된다면 이번에 산 새집의 대출금은 어떻게 하냐는 것부터 아이들 학비까지 온갖 문제들이 머릿속을 가득 차게 했다. 덕분에 시간은 매우 더디게 흘러갔는데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불어 닥친 상황이라 그들에게는 일이 더 소중해졌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미였고 그들은 해고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승진된 사람이 있었는데 항상 일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대화모임에 결코 나타나지 않는 조 포프였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어떠한 잡동사니도 쌓아두지 않았다. 그의 사무실에서 개인 물건이 있다면 아침에 출근할 때 타고 오는 자전거뿐이었다. 심지어 그는 그 자전거를 자신의 사무실에 넣고 자물쇠까지 걸어뒀다. 사실 조가 그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적도 없지만 그들의 무리에 끼지 않고 너무 유능하다는 사실에 그들은 그가 불편해졌다. 선한 얼굴에 한 점의 불안도 없는 표정으로 일의 진척 상황을 묻는 그를 볼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다. 하기야 조는 공동 경영자인 린과 직원인 자신들 사이의 중간 정도에 위치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몰랐다.

그들은 자신의 불안을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짐을 괴롭히거나 결코 대화 모임에 끼지 않는 조에 대한 험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혹은 얼마 전에 복귀했으나 아직도 신경증적 이상이 있는 것 같은 재닌을 이야기 거리로 만들면서 보내기도 한다. 재닌은 딸이 납치되고 살해된 채 발견된 불행한 어머니였다. 그들은 재닌을 동정하고 있었고 그녀를 웃음거리로 만들 생각은 없었지만 불안을 없앨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녀는 이미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기에 그녀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은 이야기 거리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재닌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도 그녀를 비웃을 생각도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랬지만 그들이 하는 행동도 이미 이상행동에 접어들고 있었고 재닌이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그들의 행동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그런 불안 상황은 어딘지 이상한 행동을 계속 해대고 유난히 공격적으로 조를 대하던 톰과 나이가 많은 크리스가 정리 해고를 당하면서 극에 달한다. 톰은 자신의 분노를 폭발시키려 하고 있었고 크리스는 자신이 해고가 되었음에도 계속 회사에 나타난다. 그가 멋진 광고시안을 짜왔다는 것을 회사 동료들이 린에게 넌지시 말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거기에 혹시 톰이 회사로 돌아와 불미스러운 사고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까지 생긴다. 그는 총기 애호가였던 것이다. 이 생각은 임신한 앰버의 과대망상으로 치부되었지만 의외로 린은 경비를 하는 측에 톰의 사진을 전달하고 결코 들어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제 그들의 이상 행동도 불안도 극에 달하면서 이야기는 기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평범한 사람들이 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에 처하고 기괴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라 그 사람들에게 동정이 가기도 했다. 허나 이야기 전개가 우울하게 흘러가는 편이 아니라 대부분 웃으면서 읽게 되었다. 말 그대로 최후가 될 때까지 이야기는 흘러가는데 그게 또 나름대로 유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부 읽고 난 이후에 다시 생각해보면 웃게 되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더 많았다. 누구나 그런 상황이 될 수 있고 그 상황에 빠진다면 그들처럼 행동하게 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해고의 상황에 빠져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첫 부분부터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갈등이 극에 달한 마지막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머릿속에 씁쓸함이 남지만 그 이중적인 매력에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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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이어 원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데이비드 마주켈리.프랭크 밀러 지음, 곽경신 옮김, 리치먼드 루이스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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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 일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경우가 있다. 별 생각 없이 시작한 게임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아서 끊임없는 게임오버 소리를 듣거나 애착을 느끼기 시작한 소설 주인공의 허망한 사망 등이 그렇다. 그 중에 제일 싫은 것은 마음 놓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 실컷 나쁜 짓을 한 악당이 싱글거리면서 사라지는 뒷모습을 볼 때 그렇다. 더구나 그 이후도 없이 영화가 끝났을 때는 울화가 부글부글 치밀어 오른다. 현실이 더 영화 같다지만 현실 속에서는 불합리한 일이 너무 많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은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고 이긴 사람이 정의가 되고 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영웅을 꿈꾼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누군가 대신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현실이 아니라면 만화에서 영화에서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나마 말이다. 사실 진짜 영웅이 존재한다면 그 영웅이 있게 만들 정도의 끔찍한 현실 상황을 한탄해야 하거나 영화 '핸콕'의 주인공처럼 범인 하나를 잡자고 수많은 기물을 부숴 꽤 많은 손해를 안겨 주는 걸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중 매체 속의 악인들이 보였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불안해한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나 가족이 저런 사람의 희생자가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영웅을 바랄 수밖에 없다. 위급한 순간에 나타나 구해주는 사람을 싫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실재하는 인물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덕분에 이야기 속에서는 온갖 맨들이 등장한다. 특이한 거미에 물려 초인적 능력을 가진 스파이더맨부터 태생부터가 이미 인간이 아닌 슈퍼맨까지가 그렇다. 허나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은 배트맨이 아닐까 싶다. 사실 박쥐를 형상화한 갑옷을 입고 싸우는 영웅이라니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초인적인 능력 없이 악당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계속 고뇌하는 영웅이라니 매혹적인 면이 더 크다. 능력으로 치면야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쪽이 더 크겠지만 어린 시절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평범한 사람이 악과 싸운다는 쪽에 더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브루스 웨인은 거대기업 총수이고 상당한 지능, 운동신경을 가진 인물이니 어디까지나 다른 히어로물의 주인공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정작 접하기는 영화로 봐서 몰랐지만 팀 버튼의 배트맨 1만해도 20년 전 영화라 하니 배트맨의 탄생은 이미 오래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인기 캐릭터의 부활을 꿈꾼 회사 측에서 다시 배트맨의 처음을 심도 있게 그리기로 하고 낸 작품이 바로 '배트맨 이어 원'이다. 그런데 좀 허심한 부분이 있는데 배트맨의 탄생을 다시 그리겠다고 자원한 프랭크 밀러가 그림 쪽에서는 손을 떼고 글만 썼다는 부분이었다. 이 사실을 미처 몰랐기에 조금 실망해버렸지만 그래도 소재는 배트맨이고 프랭크 밀러의 깊이 있는 내용은 그대로라 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림도 눈에 익으니 점차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이 책 '배트맨 이어 원'은 다시 태어난 배트맨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기본은 같지만 세부 사항은 다르다는 느낌이 조금 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이 고담 시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18년 동안의 준비를 끝내고 돌아온 브루스 웨인과 무언가 문제를 일으켜서 다른 도시로 전근을 온 제임스 고든이다. 브루스 웨인은 겉으로야 고담시에서 가장 부유한 미혼 남성이라 그런지 언론에서 그가 돌아왔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반면 경찰인 제임스 고든은 비행기가 아니라 기차를 통해 고담시에 들어오는데 그 도시는 혼란 그 자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차역으로 마중을 온 형사는 전근을 왔지만 직책이 부서장인 고든에게 지나치게 허물없이 대한다. 형사의 이름은 플래스였고 건방진 태도도 태도였지만 약간 불량한 소년들에게 지나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고든이 눈에 들어온다.

혼란스러운 죄의 도시에 들어 온 두 사람은 저마다 준비를 시작한다.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부모님이 살해당한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었고 그 이후 18년 동안 단련을 해왔다. 언젠가 세상에 나아가 악과 싸울 그날을 위해서 말이다. 고든은 무슨 문제를 일으켰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직한 형사인 그는 쓸데없는 문제에 휘말린 것으로 보였다. 부패한 경찰 조직은 그를 반기지 않았고 경찰청장도 그를 눈의 가시로 여긴다. 부서장이 된 그가 자신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자 플래스는 고든을 없앨 계획을 세운다.

상황은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는데 두 사람 다 문제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아직 배트맨이 되지 못한 브루스는 변장을 하고 거리에 나갔다가 시비에 휘말리고 그 와중에 창녀인 셀리나와 싸우고 만다. 그 일로 인해서 그는 경찰차에 태워진다. 고든 쪽도 상황이 그리 나은 편은 아니었다. 고든이 퇴근하던 것을 기다려 여러 명의 남자들이 그를 습격해온다. 고든은 반격하지만 예전만한 솜씨를 발휘하지 못했고 엉망으로 맞고 만다. 쓰러진 고든의 위로 그들은 이것은 경고에 불과하고 임신한 아내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어 고든의 귀에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고담 시로 들어오는 처음에서 배트맨이 탄생하기까지 그리고 탄생한 이후의 이야기가 나오는 터라 꽤 흥미로웠다. 팀 버튼의 배트맨 2에서는 악덕 대기업 총수의 비서였지만 살해당해서 캣 우먼이 되는 셀리나가 이 책에서는 원래 창녀였다가 배트맨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창녀에서 도둑으로 직업을 바꾼 여자로 나오는 점이 특이했다. 그러나 가장 특이했던 점은 배트맨의 조력자로 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경찰 부서장인 고든의 경우에는 그와 대등한 느낌이 없지 않았고 하비 덴트 역시 꽤 비중 있게 나오는 점이 신선했다. 고든의 고뇌와 배트맨의 고뇌가 서로 맞물리는 이야기 '배트맨 이어 원' 정말 재밌게 읽었다. 검은 가면으로 정체성을 감춘 고뇌하는 영웅이란 소재는 앞으로도 질릴 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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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목사님의 즐거운 유머
오카와 쓰구미치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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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공중전화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앞 사람이 통화를 길게 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사건이 있었다. 그 날은 매우 덥고 습해서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기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통화를 길게 해서 자신이 오래 기다렸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 꽤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지금에야 개인용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되어서 공중전화조차도 찾기 어려운 때가 많은 터라 그런 이유로 시비가 붙을 일이 없기는 하다. 허나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자체가 사람의 마음에 여유가 없어졌다는 증거란 생각이 든다. 작은 일에도 즐겁게 웃던 시절은 지나가고 옷깃만 스쳐도 살인날 더위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전에는 없던 스트레스 클리닉이 생겨나고 정신의 건강이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고 산다고 하는데 적절한 스트레스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활력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일정 수준을 넘어선 경우가 되면 고무줄이 끊어지는 것 마냥 정신적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기야 스트레스 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병에 걸릴 확률도 늘어난다고 한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다.

지나친 정신적 압박을 받아서 정신의 문제가 생긴다하니 사람들은 대책을 생각해냈다. 미리 미리 풀어내면 된다는 것이다. 가벼운 일이라도 웃을 거리를 만들어내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문제의 심각성으로 봐서는 가벼운 대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각박하고 여유가 없어진 사람들에게 웃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한다니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크게 틀린 말도 아닌 것이 억지로 웃어도 뇌에서는 웃었다고 생각해서 엔돌핀이 돌고, 실제로 화가 풀린 게 아니어서 화해를 하지 않아도 억지로 화해를 하게하고 악수를 하면 화해를 한 것으로 뇌에서 인지를 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크게 중요시 되지 않았던 웃음에 대한 부분이 많이 중요시 되었다. 이 책 '유쾌한 목사님의 즐거운 유머'도 그런 맥락에서 읽으면 될 것 같다. 일본에서 유명한 목사인 저자는 설교를 할 때 매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종교를 믿는 일정 이유 중 하나가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고 기댈 곳을 준다는 것을 생각하면 크게 틀린 선택도 아닌 것 같다. 신자들은 농담에 웃다보면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 있고 일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목사님이 낸 책이라 종교색이 짙기는 하지만 설교보다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모아 둔 터라 가볍게 읽기는 좋았다. 이백 페이지도 되지 않는 책의 분량 탓도 있었지만 말이다. 책에서 인상적인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다. 세 살이 된 어린 아이가 엄마와 함께 슈퍼마켓에 갔다고 한다. 그 아이는 초콜릿 칩 쿠키를 매우 좋아했는데 아이의 엄마는 슈퍼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아이에게 일러뒀다. 오늘은 초콜릿 칩 쿠키를 사줄 생각이 없으니 떼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도 알아들은 것 같았지만 아이는 아이인지라 막상 초콜릿 칩 쿠키를 보고나니 그것이 너무 먹고 싶어서 막무가내로 엄마에게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미 마음을 단단히 먹은 터라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계산대에 이른 두 모자는 줄을 서게 되었는데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꼬마는 카트에서 몸을 내밀고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 초콜릿 칩 쿠키 좀 사주세요!'라고 말이다. 주변의 사람들 대부분은 웃음을 터뜨렸고 일부는 박수도 쳤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와 세 살 난 아이는 집에 돌아갈 때 초콜릿 칩 쿠키 스물 세 상자를 들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였다고 한다. 아이의 기지가 놀랍기도 했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인터라 더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 웃음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있다. 웃는다는 것은 자아의 일시적 붕괴 현상이라는 것이다. 잠시 자신에게서 벗어나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면 마음의 긴장도 조금씩은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에 대한 정의가 기발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어느 광고에서 사람이 일생 동안 웃는 시간을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시간이 너무 적어서 당혹스러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던 '유쾌한 목사님의 즐거운 유머' 편하게 읽을 수 있던 것이 좋았다. 읽다 보니 초콜릿 칩 쿠키가 먹고 싶은 반작용이 남았던 것을 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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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지니어스 - 세계를 이끄는 기업의 천재적인 창의성
피터 피스크 지음, 김정수 옮김 / 마젤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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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꽤 신경 쓰고 사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식으로 눈치만 보고 머뭇거려서는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생태계가 번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생물군이 자리 잡아서 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나서 하나의 종이 멸종의 위기에 빠져도, 비슷하지만 그런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여러 종들이 버티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이란 묘해서 유행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면 단체 생활에 부적합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해서는 앞서 나갈 수가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고무줄 마냥 늘일 수 있다면 남들이 2시간 열심히 할 때 그 배의 시간을 들인다면 앞서 나갈 수 있겠지만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누구나 하루에 24시간이니 그런 식으로야 생각만 빙글빙글 돌 뿐이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천재가 되고 싶다 것이다. 그런데 천재란 일반적으로 재능이 넘치고 지능이 높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 누군가는 나무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숲을 보기도 하지만 천재는 나무도 숲도 다 보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본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좌뇌적 생각이든 우뇌적 생각이든 한 쪽으로 치우치기 싶다. 그런데 천재는 좌뇌적 생각, 우뇌적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기야 아인슈타인의 두뇌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좌뇌와 우뇌가 아주 연결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논리적 생각과 감성적 생각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연결해서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해내는 사람을 천재가 아니면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이 책 '비즈니스 지니어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천재적 발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기업들의 창의적인 면모를 설명하고 그에 맞추어 천재적이다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해내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런 기업들의 몇몇 예를 들어보면 아무리 봐도 모양은 투박한데 유행을 크게 타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크록스, 창의적 발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플, 기묘한 음료 레드 불 등이 있었다. 크록스는 아직 우리나라에 유행한 신발이 아니긴 하지만 세 친구가 여행을 가고 그 와중에 샌들을 산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점이 신선했다. 캐나다에서 산 샌들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샌들의 발등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보트용 신발로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세 친구는 각각 직업이 있었고 그 일은 부업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유행을 타자 물량을 댈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그 이유인즉슨 악어를 연상케 하는 제품의 이름과 모양은 투박하지만 신발을 두말할 것 없이 편하다고 열광하는 사람이 잔뜩 생겼다는 것이다. 일단 발등에 구멍이 나 있으니 통풍도 잘 되고 보트용 신발로 쓰려던 것이어서 재질도 물로 닦으면 간단히 세척이 가능한데다가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신발은 저렴해서 다른 신발 한 켤레 살 돈으로 세 켤레를 살 수 있고 색깔이 다양하면서 화려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평가는 열광적인 지지와 혐오의 극과 극이었지만 사업은 성공가도를 질주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묘한 음료 레드 불의 경우 여행지에서 마시게 된 강장음료에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어서 여독을 푸는 데는 그만이라는 사실을 안 남자가 그것을 서구 시장에 팔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는 만큼 약물이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서 정부 측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고 기묘한 맛에 사장될 위기도 있었는데 그것을 끝내 넘기고 환상적 기분과 컨디션을 선사하는 마법의 음료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애플이야 말할 것도 없이 컴퓨터 분야에서 시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돌아온 스티븐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고 아이튠즈를 제공함으로써 음악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성장시키고 그로 인해서 세계에 변혁을 일으키는 기업들의 이야기라니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유기농 초콜릿을 공급하는 업체의 이야기같이 만약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다면 한 번쯤 구매해보고 싶다는 것도 있었고 단순한 생각이 유행을 불러들여 온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사례도 있었다. 허나 남들과 다른 시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신기한 부분이었다. 특히 천재적 기업들의 전반적 특징을 다룬 부분보다 그 사이 사이에 들어있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는 초콜릿 칩 쿠키에 박혀 있는 초콜릿 마냥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좌뇌적 사고와 우뇌적 사고, 현재와 미래, 혁신적 아이디어와 실용적 아이디어, 고객과 시장 중심적 사고와 기업 중심적 사고를 조화시켜서 일 더하기 일을 이가 아니라 백으로 만드는 창조적 기업의 이야기 '비즈니스 지니어스' 인상 깊게 읽었다.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배워보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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